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18.00
Description
〈마징가 Z〉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문화 속에 담긴 두 나라 이야기
〈마징가 Z〉가 우리나라 만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져 본 적이 있는가? 〈슬램덩크〉를 읽고 소니 플레이어를 들으며 일본에 대한 선망과 열등감이 뒤섞인 성장기를 보낸 적이 있는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닌텐도를 부러워하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빌보드 1위(BTS), 아카데미 수상(〈기생충〉 〈미나리〉), 넷플릭스 1위(〈오징어 게임〉 〈지옥〉) 등 바야흐로 한류 열풍의 한가운데 선 지금, 왜 우리는 다시금 가깝고도 먼 두 나라 한국과 일본에 주목해야 할까?

문화심리학을 파고들어 온 저자 한민은 지금이야말로 한국인과 일본인을 제대로 알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이 책은 ‘먹방’과 ‘야동’으로 대표되는 두 나라 문화 비교에서 시작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성격적 특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담긴 숨은 의미와 심층 심리까지 하나하나 짚어 낸다. 또한 각 장 말미에 문화 연구의 기본 원리를 수록해 두 나라 사람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비슷한 듯 다르지만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는 일본인의 행동과, 한국인이라 오히려 관심을 두지 못했던 한국인의 행동에 숨은 배경을 살피다 보면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을 더욱 잘 알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잃어버린 N십 년’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오랫동안 ‘넘사벽’이었던 일본, 경제부터 문화까지 많은 분야에서 놀랍도록 약진하고 있는 한국. 두 나라가 겪은 흥망성쇠의 배경에는 두 나라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깊게 배어든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역사를 거슬러 가장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아 온 두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언제든 찾아올 위기를 대비하고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마련해 줄 것이다.

저자

한민

고려대학교심리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심리학석사,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클라크대학교의얀발지너교수연구실에서박사후과정을보냈으며,고려대학교,서강대학교평생교육원등에서10여년간심리학과문화심리학을가르쳤다.현재는우송대학교교양교육원에서심리학관련과목을강의하고있다.

대표저서로『슈퍼맨은왜미국으로갔을까』『우리가지금휘게를몰라서불행한가』『개저씨심리학』『문화심리학』(공저)『신명의심리학』(공저)등이있다.카카오브런치와네이버밴드에서‘한선생의문화심리학’을연재하며거침없는입담과귀에쏙쏙들어오는설명으로문화와마음이야기를전한다.

엄혹한생태여건속에서종족유지와서식지확대를꾀하고있는토종문화심리학자다.문화를사회현상에접근하는새로운틀로써이해하고있으며,한국인의마음이론은한국인이만들어야한다는생각을하고있다.일본을이해하려는노력만큼한국과한국인을이해하려는노력이필요하다고느껴,종종같은문화로분류되지만엄연한차이가있는두나라의문화를문화심리학의관점에서연구해오고있다.

목차

프롤로그:골든크로스는이미시작됐다

1부한국문화와일본문화이렇게나다릅니다
먹방의나라한국vs야동의나라일본|쎈언니들의나라한국vs귀여운소녀들의나라일본|온라인게임의한국vs콘솔게임의일본|떼창하는한국인vs감상하는일본인|막장의한국드라마vs이세계의일본애니|욕하는한국인vs예의바른일본인|사람을믿는한국인vs시스템을믿는일본인|반일의이유vs혐한의이유|한국의국뽕vs일본의국뽕|오냐오냐한국부모vs칼같은일본부모
#문화읽기의디딤돌:문화를어떻게이해해야할까

2부한국인과일본인의‘종특’의탄생
표정이큰한국의탈vs표정없는일본의탈|주체성자기의한국인vs대상적자기의일본인|한국인의정vs일본인의아마에|선을넘는한국인vs선을긋는일본인|한국의갑질vs일본의이지메|자기애성성격의한국인vs회피성성격의일본인|한국인의동일시vs일본인의환상|감정적한국인vs이성적일본인|한국인의화병vs일본인의대인공포증|산으로들어가는자연인vs방으로들어가는히키코모리
#문화읽기의디딤돌:개미가코끼리를이해하는방법

3부문화를뜯어보면숨은그림이보인다
한을품은한국귀신vs자리를지키는일본귀신|삼세판의씨름vs단판의스모|영웅이된도둑vs강한자가영웅|‘날넘고가라’한국의스승vs‘나만따라해라’일본의스승|미륵의한국vs지장의일본|괜찮아요?vs다이죠부?|한국인의부끄러움vs일본인의하지|분노하는한국인vs혐오하는일본인|한국의어울림vs일본의와|아버지면죽이고보는한국vs아버지를죽이지못한일본|한국의‘알다’vs일본의‘와카루’
#문화읽기의디딤돌:다른나라문화를본받기어려운이유

4부한국인과일본인의심층심리
한류는어디서비롯되었을까|왜한국인들은고속버스춤을출까|‘한’이란무엇일까|곰과호랑이는왜사람이되고자했을까|프로불편러들의나라|드립의민족|‘찢었다’는말은어디서왔을까|일본인은왜빈집에돌아와서도인사를할까|일본인에게‘벽’이란무엇일까|일본에는왜변신물이많을까|일본애니주인공은왜필살기에집착할까|거인과제국주의의향수|일본인이선을넘는경우|포켓몬스터로본일본의친구개념
#문화읽기의디딤돌:문화연구에무의식이중요한이유

에필로그:종의나라vs칼의나라

출판사 서평

한국인과일본인은과연얼마나다를까?
한국의공연장이떼창으로가득찰때,일본은왜기껏해야조용히박수만칠까?한국에는온갖의미의다양한욕이존재하는반면,일본에는왜딱히욕이랄것이없을까?한국인들이여럿이어울리는롤플레잉게임(리그오브레전드등)을즐길때,일본인들은왜혼자서하는콘솔게임(닌텐도등)을좋아할까?한국에는왜프로불편러가많을까?일본인은왜빈집에돌아와서도인사를할까?
가까운것빼면거의모든게다른두나라한국과일본은놀랄만큼다른삶의양상을보인다.일본인들이이세계(異世界)를배경으로한애니메이션속에서갈등을외면하고환상의세계로도피할때,한국인들은<오징어게임><미나리>등을통해고통스러운현실을직시하고‘관계’에서희망을찾는다.일본에서‘여자력’으로무장한소녀들이귀엽고순종적인매력을발산할때,한국에서는<스우파(스트리트우먼파이터)>의쎈언니들이편견을‘찢고’무대를휘어잡는다.

목소리가큰한국인vs조용히자리를지키는일본인
이러한차이는어디에서왔고,또어떤미래로이어질까?같은인종에유교,집단주의문화등을공유하는비슷한사람들로묶이기쉽지만,두나라사람들은스스로를바라보는태도에서부터극명한차이를보인다.한국인은자신을‘다른사람에게영향력을미치려고하는존재’로보는반면,일본인은자신을‘다른사람의영향력을받아들이려고하는존재’로보기때문이다.(116쪽)
한국인이‘이기고’싶어게임을잘하는것(38쪽),자신의‘주관적’친밀감을바탕으로정을베풀고자하는것,(124쪽)이래라저래라참견하는것이나(130쪽),일본인이주어진사회적역할에부담을느끼는것,(357쪽)되도록은혜를입지않고폐를끼치지않으려는것(132쪽)모두바로여기서비롯된다.한국에유독프로불편러들이많은것도이와관련있다.(319쪽)
한국인은일이자신의뜻대로되지않으면그‘억울함’이쌓여‘화병’으로표출되고,(173쪽)일본인은다른이들에게피해를줄지모른다는공포에휩싸여대인공포증에걸린다.(174쪽)이러한차이가사회적으로드러난현상이바로최근늘어나고있는‘은둔형외톨이’인듯하다.일본의‘히키코모리’는일본인구의1%에달하며,일체의사회활동을거부하고부모의도움을받아살아간다.반면한국의‘자연인’은세상일과세상사람들에게얽매일필요가없는곳으로떠난다.히키코모리가방에틀어박혀아무것도안하며무력하게지낸다면,자연인은산에서자립하며삶의이유를찾는다.두나라사람들의특성에서이러한차이의답을발견할수있지않을까?(177쪽)

먹방의나라한국vs야동의나라일본
인간의가장원초적인욕구인두행위는어떻게두나라를대표하는콘텐츠가되었을까?‘성진국’이라는명성(?)까지얻은데비해성생활만족도지수는꼴찌를기록한일본.야동에는‘엿보기’라는왜곡된방식으로타인과소통하고자하는일본인의욕구가반영되어있다.(17쪽)반면수시로건네는“밥한번먹자”라는인사처럼,‘밥’은한국에서관계를매개하는중요한상징이자관심,사랑의표현이다.먹방을시청하며소통하는것은관계에대한욕구가가장한국적으로드러난문화현상이다.(23쪽)
이처럼한국인과일본인의또다른차이는‘관계’에대한태도에서비롯된다.한국인은자신과타인의입장을자유롭게오갈수있다고여기며,일본인은자신을타인과명확히구분되는존재로간주하고서로피해를끼치지않으려고한다.(110쪽)한국인이여럿이어울려다양한역할을맡는MMORPG(멀티유저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을즐기고,일본인이게임기와일대일플레이를하는방식의콘솔게임을주로하는것도이러한태도와연관된다.(36쪽)
한국인의관심은때로상대방의영역에지나치게깊게들어가‘오지랖’문화를형성하기도한다.대인관계에피로감을느끼는한국젊은이들중에는이러한문화를부정적으로평가하고남에게폐끼치지않는깔끔한일본식인간관계를선호하기도하지만그렇게단편적으로바라보는것은곤란하다.관심과오지랖을통해한국인들이당연한듯누리고있는정서적지지가이루어지고,예의바르게보이는인간관계를유지하기위해일본인들이심리적압박을겪는것은우리눈에잘보이지않는것들이기때문이다.(110쪽)

치열한현실을마주하는한국vs아름다운세계에갇혀버린일본
현실에대한태도에서도두나라의차이가뚜렷이나타난다.가장대표적인것이일본의애니메이션과한국의드라마와영화이다.일본인이애니메이션을통해환상의세계를보려하는반면,한국인은드라마와영화를통해현실세계를보려한다고나할까.일본애니메이션이현실에직접개입하는대신우주나미래등판타지세계를배경삼아‘비유적으로’현실문제를그려낸다면한국은일제강점기,6.25,군사정권,민주화운동등가슴아픈역사도거침없이마주한다.(49쪽)괴물이나귀신,외계인이등장해도집세걱정하고월급걱정하며사람들과어울려살아가니너무현실적이어서비현실적일정도다.
반면‘이세계’를배경으로한일본의애니메이션속에서는어두운현실은찾아보기힘들다.동화같은이야기가주를이루고,언성을높이거나얼굴붉히는일없이아름답게갈등이해결된다.(159쪽)<원피스>나<포켓몬스터>등에서나타나듯친구끼리폐쇄적인집단을이루며,언제나원만한관계를유지한다.칸영화제대상을수상한고레에다히로카즈감독의영화<어느가족>이일본의어두운면을들춰냈다는이유로냉담한반응을얻은것을보면,엄연히존재하는현실을애써보지않으려는절박함마저느껴지는듯하다.(54쪽)

골든크로스는이미시작됐다
한국의위상이달라졌다.빌보드1위를석권한BTS부터한국적인콘텐츠로승부해아카데미작품상을수상한<기생충>,넷플릭스전세계1위에오른<오징어게임>등당장눈에띄는지표들뿐아니라한류에힘입어한국어를배우고한국의역사와문화를공부하는이들이많아지고있다.(8쪽)“가위바위보를해도일본은이겨야한다”는말을농담처럼내뱉던한국은2019년한국에대한일본의갑작스러운무역제재에도놀랄만큼타격을입지않았고,코로나팬데믹에도K-방역이라는빠른대처로세계의주목을받았다.오랫동안‘넘사벽’이었던일본은더이상없다.많은분야에서한국은일본과어깨를나란히하고있고심지어어떤분야는일본을넘어서고있다.(10쪽)
어떻게이런일들이가능했을까?답은문화에있다.여러권의저서를펴내고강연활동을지속하며오랜기간‘문화’에천착해온저자는이책을통해문화가한나라와그구성원들에게얼마나큰영향을끼치는지우리의눈앞에낱낱이펼쳐보인다.가장가까운거리에서끊임없이영향을주고받아온한국과일본,두나라에대한이야기는그야말로저자가해온연구의최정점에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곳곳에담긴문화심리학이론과학술적으로숙성된견해는단순히두나라를비교하는것을넘어서서문화심리학입문서로도손색이없다.
이책은가깝고도먼나라한국과일본,두나라사람들이하는수많은행동이어디서비롯되었는지그출발점을밝힌다.겉으로드러난현상과행동에주목하다보면끊임없이‘도무지이해할수없는사람들’이라는결론으로되돌아올뿐이다.하지만그아래깊고도단단하게자리잡은문화를되짚어가면엉망진창으로얽힌오해의실타래가한순간에풀어지는놀라운경험을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먹방의나라한국vs야동의나라일본
혼밥,혼술이더이상어색하지않고나혼자사는것이새로운생활스타일로받아들여지고있지만대인관계에대한욕구는그렇게쉽게사라질수있는것이아닙니다.먹방은관계에대한욕구가가장한국적으로드러난문화현상일것입니다.
그방식역시물론꽤나한국적인데요.보통야동이일방적으로성행위장면을보여준다면,먹방은시청자와의쌍방향소통이라는특징이있습니다.시청자들이채팅창이나댓글을통해먹방에반응하고BJ나유튜버가시청자들의요구를반영하는식이죠.먹방중에실시간댓글창이같이떠있는경우도흔한모습입니다.
끊임없이서로영향을미치고피드백하며함께뭔가를만들어가는것.한국인들이좋아하는사회적교류의방법입니다.각자의영역에선을긋고그안으로침범하는것을꺼리는일본인들과는다른방식이죠.(24~25쪽)

쎈언니들의나라한국vs귀여운소녀들의나라일본
어느분야에서나늘그래왔듯이한국은겉으로보면우당탕탕대소동이지만거시적관점에서는한발한발달라져왔습니다.그렇다면일본은어떨까요?
일본의성역할에대한생각은아직도매우전통적입니다.최근한국에서는〈스우파(스트리트우먼파이터)〉의열기가뜨거웠는데요.무대를휘어잡는쎈언니들의활약에많은시청자가열광했습니다.그동안크게주목받지못했던댄서들의역량과저력,그리고댄서(안무가)라는직업,춤에대한열정과철학은시청자들에게깊은감명을주었죠.
일본인은이런한국여성들을‘무섭다’고생각하는경향이있습니다.스우파댄서뿐아니라K-팝가수에대해서도이런생각은이어지는데요.일본의여성은매우나긋나긋하고여리여리한모습을주로보여주기때문입니다.이러한일본의여성성을가장잘드러내주는것이J-팝과애니메이션,게임등일본의문화콘텐츠에등장하는‘소녀들’입니다.(29쪽)

막장의한국드라마vs이세계의일본애니
두나라사람들이현실을보는방식과관련되어각문화콘텐츠의차이는두드러집니다.일본인은애니메이션을통해환상의세계를보려하는반면,한국인은드라마와영화를통해현실세계를보려한다고할까요?
물론일본애니메이션이‘인간의문제’에손놓고있는것은아닙니다.그방법이현실에직접개입하는식이아니라는뜻이죠.대부분의일본애니메이션은현실에존재하지않는세계,존재하지않는인물들간의사건을통해‘비유적으로’현실의문제를떠올릴수있게합니다.우주나미래,판타지세계를배경으로한깊이있고철학적인질문들을던지는것은일본애니메이션만이할수있는접근이죠.
그러나한국의드라마나영화는현실을직접다룹니다.일본이나중국등주변국에비해한국은역사관련콘텐츠의제작이단연두드러지는데요.일제강점기,6.25,군사정권,민주화운동,IMF등가슴아픈역사도거침없이다룬다는점이한국의특징입니다.(49쪽)

표정이큰한국의탈vs표정없는일본의탈
일본인은기본적으로자신과타인이명확히구분되는존재라는전제아래관계를맺습니다.서로에게피해를끼치는것을꺼려하고사회적으로규정지어진행동반경안에서행동하는것을편안해하는것은이러한전제에서비롯되는문화입니다.
반면,한국인들은기본적으로자신과타인의입장을자유롭게오갈수있다는전제아래대인관계를해나갑니다.한국인들이말하지않아도상대의마음을알수있다고생각하고(이심전심),때로는상대방의영역에지나치게깊게들어가거나(참견)상대가원치않는오지랖을부리는것또한이러한전제에서비롯된다고할수있습니다.
대인관계에피로감을느끼는한국젊은이들중에는이러한‘오지랖문화’를부정적으로평가하고남에게폐끼치지않고깔끔한일본식인간관계가좋다고생각하는사람이적지않은것같습니다만,문화는그렇게단편적으로만바라봐서는곤란합니다.
관심과오지랖을통해한국인들이당연한듯누리고있는정서적지지가이루어지고,깔끔하고예의바르게보이는인간관계를유지하기위해일본인들이심리적압박을겪는다는것은,한국문화에익숙한우리눈에는잘보이지않는것들이기때문이지요.(110쪽)

한국의갑질vs일본의이지메
갑질의동기역시통제감의극대화라할수있습니다.결핍된통제감을충족하는한국적인병리현상인것입니다.그러나갑질의양상은이지메와는차이를보입니다.이지메가‘집단의규범을어긴개인에대한집단적응징’의성격을갖는다면,갑질은‘자신의사회적지위를과시하려는개인적행위’라는점이두드러집니다.
을에대한괴롭힘은갑인자신에게걸맞은대우를하지않았다는것에초점이있지요.상대방탓을한다기보다는우월한자신을드러내고느끼는것이갑질의심리적기능으로보여집니다.또한방식에있어서도이지메가은밀한방식으로이루어진다면갑질은드러내놓고보란듯이한다는차이도있는것같습니다.
피해자들의심리에도차이가있습니다.이지메에순응하는일본인과는달리한국인은갑질을대단히부당하다고지각합니다.상대방과의지위차이나상황때문에일시적으로는복종하지만갑의처사를마음속으로받아들이거나갑질을받아들여야하는자신의처지를내면화하지는않죠.(142쪽)

산으로들어가는자연인vs방으로들어가는히키코모리
이들은산생활에서자유를느낀다고이야기합니다.산에서는더이상세상일과세상사람들에얽매일필요가없는것입니다.그것이자연인들이산으로들어가는이유입니다.‘들어간다’라는말을썼지만히키코모리가방으로‘들어가는’것과는차이가있습니다.산으로들어간다기보다는집을나간다고해야할까요.
히키코모리와마찬가지로외톨이생활이지만자연인의삶은다릅니다.그들은산속에서자연과계절의흐름을온몸으로느끼며자신이먹고살것들을마련합니다.더이상할수있는일이없어산으로들어온이들은산에서자신들이할수있는일을찾으며삶의이유를찾아내는듯합니다.(182~183쪽)

한을품은한국귀신vs자리를지키는일본귀신
한때문에귀신이되고한을풀기위해사람에게나타나는한국의귀신과역시저세상으로가지못할만큼의큰원한을품었으나자신이죽은곳에머물면서자신과큰관계없는이들에게까지해를끼치는일본의귀신.
사람들과친숙하고함께어울려살며웬만해서는해를끼치지않는한국의요괴와자신들의영역이확고하고이를침범한인간들을확실하게응징하는일본의요괴.한국인과일본인마음의어떤차이가여기에투영되어있을까요?(199~200쪽)

삼세판의씨름vs단판의스모
즉,한국인들의자기인식은‘실제의자기가치보다높은’자기가치감에근거하고있다고할수있습니다.자기가치감이높다는것은시쳇말로‘근자감’,즉‘근거없는자신감’이라할수있는자기인식인데이러한자기인식의방식이한국인에게유형화되어있다는것입니다.
자존심강하고지기싫어하는한국인들은한번의승부로패배를인정하기가어렵습니다.적어도세판에두번은져야“이번엔내가졌다”는소리가나올수있는것입니다.“다음에두고보자!”라는말이따라붙는것은물론이고요.
그러나일본인들은다릅니다.한번의승부로생사가갈리는칼의문화여서그랬을까요.한번의승부로승패가갈리면대다수의일본인들은패배를받아들입니다.승자로서의상대와패자로서의자신의지위를인정하는것이죠.(205~206쪽)

한국의어울림vs일본의와
따라서어울림은‘탈개성화의조화’로정의할수있을것같습니다.개개의주체가각자의소리를내지만전체적으로는어우러지는모습이죠.겉으로보기에는전혀조화스럽지않고뒤죽박죽으로보이지만거기에는분명나름의법칙과흐름이존재합니다.
자신의개성을드러낸다고해서그한계가없는것은아니죠.자유로운자기표현과전체를위해지켜야할어느정도의선.그선을넘나드는맛이어울림의묘미입니다.한국을대표하는음식인비빔밥은이러한어울림의상징이라할수있습니다.각종나물과고기,계란,밥,참기름,고추장등모든재료가각자의개성을잃지않지만그들이섞여또다른하나로완성되는것이죠.
일본을대표하는음식이스시인것역시인상적입니다.얇게저민생선살은밥과섞이지않고정확히경계지어있습니다.가츠동,텐동등덮밥종류도그렇고요.물론배속에들어가면똑같겠지만일본인들이무엇이든명확히나뉜것을선호한다는하나의사례가될것같습니다.전체와개인의역할처럼말이죠.(263~264쪽)

왜한국인들은고속버스춤을출까
따라서고속버스춤은신명에도달하기위한제의입니다.이신명을내기위해사람들은긍정적기분을느낄수있는행위에몰입합니다.빠른비트의음악은감정을고조시키고함께하는이들과의공감은이러한감정을더욱끌어올리는기폭제가됩니다.
마침내체면때문에,성격때문에,사회적지위때문에평소에는하지못하던그어떤행동도허용되는완벽한자유의순간이찾아옵니다.답답하던,막혔던기운이터져나와자유롭게흘러넘치는순간입니다.서로의눈빛을통해이를확인한다음부터그곳은이미신명의세계입니다.
이신명을맛보기전까지는일상으로돌아갈수없습니다.잠시의일탈이끝나고다시일상으로돌아가야한다는생각이들때,신명을향한욕구는더욱불타오릅니다.관광을마치고돌아가는야밤의고속버스가춤판이될수밖에없는이유입니다.(299쪽)

프로불편러들의나라
불편함은결코긍정적정서라하기어렵습니다.불편함과같은부정적정서들은당연히행복을느끼는데방해가됩니다.한국인들의행복도가낮은이유중에는불편함을쉬이느끼는우리의마음경험방식도한몫했을겁니다.
그러나반드시기억해야할사실이있습니다.세상을바꾸는이들은불편을느끼는사람들이라는것입니다.사회적합의를찾아가려는노력과불필요한감정싸움을줄이려는지혜가뒷받침된다면프로불편러들의불편감은사회를변혁하는원동력이될수있습니다.
한국에사는우리들은늘우리나라가별로라고불평했지만한국은누구도몰랐던사이세계에서도손꼽히는‘편한’나라가되어있었던것처럼말이죠.(319~320쪽)

일본인은왜빈집에돌아와서도인사를할까
일본인들에게바깥세상은해야만하는일들이가득한세상입니다.일본문화에서자신에게주어진일에충실하지못할때주어지는부담감은상상이상입니다.늘얼굴맞대는사람들로부터하루아침에손가락질을받거나이지메를당할수도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일본인들은자신들의삶을종종‘싸움’으로묘사합니다.이러한삶의자세는잇쇼켄메이一生縣命,즉목숨을건다는말로요약할수있는데요.일본의애니메이션에는목숨을걸고수많은종류의싸움에나서는주인공들이등장합니다.
그런일본인에게집이란전쟁과같은바깥생활에서지치고힘들었던나를따뜻이맞아주는나만의공간입니다.바깥과안을구분하는내경계안쪽의세계.
“타다이마”란나를맞아주는,그세계에대한인사말일것입니다.(338쪽)

일본애니주인공은왜필살기에집착할까
그러나찰나의순간에승패가갈리는승부의현장에서이러한생각은집중력을저해하고자신의능력을발휘하지못하게하는걸림돌입니다.따라서필살기는일본인들에게경쟁의불안과패배로비롯될수치를제거하는역할을해줍니다.
내가상대보다압도적으로강하다면승부에서혹시라도질까봐걱정하지않아도되고내게쏟아지는다른이들의기대를저버리지않아도되니까요.다시말해,필살기란일본인들에게‘내가내자리에서내역할을하게해주는’도구인것입니다.
이는반대로,일본사회에서‘자기자리에서제역할을해야한다’는압력이얼마나큰가에대한증거라고해석할수있을것같습니다.한사람이사회에서자기역할을하기위해‘필살기’까지필요할정도니말이죠.(3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