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

$18.00
Description
40억 년 동안 뻔뻔하고 염치없었던 진화사
그 비밀을 파헤치는 가장 지적이고 경이로운 여정
동물의 단단한 몸, 물고기의 지느러미, 새의 깃털과 날개, 인간의 손발과 커다란 뇌는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진 진화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전에 없던 혁신적인 발명품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자연과 생명은 탁월한 발명가라기보다 수십억 년에 걸쳐 베끼고 훔치고 변형해 온 뻔뻔한 모방꾼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고생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내 안의 물고기》의 저자 닐 슈빈은 이번 신작에서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표절과 도용으로 가득한 진화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발 달린 물고기와 깃털 달린 공룡 화석, 바이러스 덕분에 생물이 더 똑똑해진 이유, 이기적이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핑 유전자, 크리스퍼-카스(유전자 가위) 기술의 탄생 배경 등 흥미진진하고 매혹적인 에피소드들을 통해 40억 년의 진화사와 200년의 진화 연구사, 그리고 최근 2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게놈 생물학의 최신 성과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덕분에 독자들은 진화의 경이로움과 생명의 다양성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

닐슈빈저

세계적인고생물학자이자과학커뮤니케이터.컬럼비아대학교,하버드대학교,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공부했고현재시카고대학교생명과학과석좌교수이자부학장으로재직중이다.2011년에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회원으로선출되었다.그는2004년북극에서목,팔꿈치,손목을가진물고기화석‘틱타알릭(Tiktaalik)’을발굴했다.이화석은진화연구역사상가장중요한화석중하나로평가받았고,이발견은《가디언》선정‘올해의10대과학뉴스’로꼽혔다.그과정을담은전작《내안의물고기》는국립과학아카데미‘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그외대표작으로《DNA에서우주를만나다》가있다.

그동안닐슈빈은왕성한집필활동과강의를통해인간과동물의진화사에대한새로운관점과생명다양성의기원을소개해왔다.40억년에걸쳐고대물고기는땅위를걷도록진화했고,파충류는하늘을나는새로변했으며,유인원은두다리로걷고말하고글을쓰는인류가되었다.고생물학자들은2세기가넘도록이런변화를설명해주는선사시대화석을찾기위해전세계를누볐다.그리고지난20여년동안아찔할정도로빠르게발전한유전자기술은가장근본적인의문에답을줄수있는강력한도구가되었다.찰스다윈의《종의기원》이후수많은과학자가화석과게놈을이용해우여곡절과시행착오,표절과도용으로가득한자연의발명과진화의비밀을밝히기위해노력해왔다.닐슈빈은이책을통해그발견의여정으로독자들을안내한다.

목차

프롤로그

1장기능의변화:옛것을이용해새것을만들다
폐로숨쉬는물고기|날지못하는공룡이깃털을가진이유

2장발생하는발생학:발명의씨앗은어떻게자라는가
발생학의태동|도롱뇽이알려주는발생타이밍|멍게는우리의조상|빅아이디어의시대|모두를지배하는하나의세포

3장게놈안의지휘자:이토록역동적인진화레시피
분자생물학혁명|유전자없는게놈이라니|박테리아가답을주다|헤밍웨이의여섯발가락고양이|기능을켜고끄는유전자스위치

4장아름다운괴물:변이는어떻게진화의연료가되는가
유전실험의영웅초파리|꿰어진유전자구슬|돌연변이페이스트|생물판잘라붙이기|우리안의괴물유전자|유전자의재사용과재배치

5장흉내쟁이:표절과도용은유전적발명의어머니
유전자중복의시대|정크DNA의발견|새유전자보다베낀유전자가많다|사람의뇌가커진이유|인간유전자는중복투성이|이리저리점프하는옥수수유전자

6장우리안의전쟁터: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는착각
점핑유전자가돌연변이를퍼뜨리다|숙주와바이러스의치열한내전|바이러스감염덕분에똑똑해지다

7장조작된주사위:진화는불확실한도박이아니다
퇴화함으로써진화하는생물|도롱뇽이혀를총알처럼발사하는비결|유전레시피에내재된제약|진화는현실가능한세계중최선|자연의발명은우연이아니다

8장인수합병:조립식진화가세상을바꾼다
세포의조립으로단백질공장이탄생하다|또한번의조립으로몸이생기다|부분들이이루는조화로운전체|부분들의조합으로진화의새로운가능성을열다|자연의발명을도용한크리스퍼-카스

에필로그|감사의말|더읽을거리|주|도판출처|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과연자연은최고의발명가인가,
베끼고훔치고속이는모방꾼인가

1980년대중반,하버드대학교대학원에진학한닐슈빈에게화석연구는진화의비밀을밝히는데가장든든한무기가될것같았다.실제로2004년북극에서목,팔꿈치,손목을가진물고기화석‘틱타알릭’을발굴해일약세계적인고생물학자로자리매김하기도했다.이화석은진화연구역사상가장중요한화석중하나로평가받았고,‘틱타알릭’발굴과정과연구성과를담은《내안의물고기》는국립과학아카데미‘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
하지만화석만큼강력한새로운도구와맞닥뜨린것도대학원생시절이었다.당시동물의몸을만드는DNA가발견되고파리의머리,날개,더듬이형성에관여하는유전자가밝혀지는등게놈연구가빠르게발전하고있었다.그동안화석사냥꾼이도맡아온‘자연은어떻게발명해왔는가’라는질문에유전자연구가보다명확한답을줄수있으리라기대했다.무엇보다그는과학자도진화하지않으면결국멸종되어화석이될거라고생각했다.(16쪽)그래서화석과유전자라는양손의도구를활용해진화사연구를계속했다.그결과수십억년에걸친진화의역사가우여곡절과시행착오,표절과도용으로가득했음을알게되었다.
이책은팔다리,날개와깃털,지느러미,커다란뇌와뛰어난인지능력등생명의진화를이끈혁신과발명이사실은수십억년동안베끼고훔치고변형한결과라고말한다.세계최고의과학스토리텔러인저자가들려주는진화연구사와게놈생물학의최신성과를따라가다보면,40억년동안뻔뻔하고염치없었던자연의본모습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

표절과도용으로만들어진우리몸

다른동물과차별되는인간만의대표적인형질은바로큰뇌를가졌다는것이다.그런데우리의뇌가어떻게이렇게커질수있었을까?캘리포니아의한연구팀이인간과히말라야원숭이의뇌조직을비교한결과인간에게만있는‘NOTCH2NL’유전자를발견했는데이유전자는뇌조직형성에영향을미치는것으로나타났다.또이유전자는‘NOTCH’유전자의사본임이밝혀졌다.즉,‘NOTCH’유전자가끊임없이복사되고중복되는과정에서변이가일어나하나둘새로운기능을얻게되었는데,그중하나가‘NOTCH2NL’유전자인것이다.결국인간의뇌가커질수있었던이유는유전자가새로만들어지기보다원본‘NOTCH’유전자를베끼고베끼고또베낀덕분이다.(203쪽)
사실동물의몸과유전자에는이런사본이가득하다.갈비뼈,척추뼈,팔다리뼈등인간을비롯해많은동물의골격은전반적인설계가비슷하다.(187쪽)이는여러동물의각기다른사지골격이태고의골격배열을베끼고변주해각각생겨났기때문이다.게다가시각,후각,호흡,단백질생성등생명을유지하는데꼭필요한기능을담당하는유전자들도모두복제된것들이다.(200쪽)
나아가인간의전체게놈중3분의2이상이이렇게복제된사본이다.이정도면뼈든기관이든유전자든베끼고복사할수있다면굳이새로만들지않는것처럼보인다.이를두고저자는“자연이작곡가였다면역대최고의저작권위반자로등극할것”이라고말한다.(199쪽)

시행착오는어떻게진화의연료가되는가

돌연변이는유전자가복사되고중복되는과정에서발생하는일종의실수이자시행착오다.그런데진화라는엔진에는변이라는연료가필요하다.연료가많을수록엔진은더빠르게,더강력하게움직일수있다.자연은이러한시행착오도허투루버리지않고새로운발명의밑천으로삼는다.
1940년대활동했던독일의과학자리처드골트슈미트는“최초의새는파충류의알에서부화했다”고말할정도로,진화는점진적으로일어나는것이아니라단한번의변혁으로이루어진다고주장했다.하지만생명사에서이‘한번의변혁’은결코쉬운일이아니다.왜냐하면수백개유전자에돌연변이가일어나야하기때문이다.그러나하나의작은변이가일어날확률도비교적낮은데하물며게놈수백군데에서동시에일어나는것은확률적으로거의불가능에가깝다.(222쪽)그런데이게어떻게가능했을까?
1900년대초,과학계에서여성과학자의위상은매우열악했다.미국의과학자바버라매클린톡은대학교에서유전학을전공하고싶었지만허용되지않았다.그래서여성에게허용된원예학과에진학했다.하지만그덕분에유전학연구의이상적인재료중하나인옥수수를연구할수있었다.그리고옥수수알의서로다른색깔들을조사하다가게놈여기저기로뛰어다니는점핑유전자를발견하게되었다.(208쪽)그런데이유전자는아주이기적이다.오직자기사본을만드는일만하기때문이다.하지만때로유용한돌연변이를게놈곳곳으로뛰어다니며실어나른다.점핑유전자의이기적인성질때문에게놈수백군데에서변이가동시에일어날수있었던것이다.(231쪽)

숙주와바이러스의전쟁때문에똑똑해지다

우리의DNA는우리조상에게물려받거나그저복제만으로이루어진것이아니다.때로바이러스가침입했다가우리게놈의일부가되기도한다.이때게놈과바이러스사이에벌어지는치열한전쟁은기억과인지능력을향상시키는놀라운결과를낳기도한다.
유타대학교의과학자제이슨셰퍼드는우리뇌에서기억과학습에영향을미치는아크유전자의단백질을분석했다.그런데그과정에서아크단백질이에이즈와같은바이러스단백질과동일하다는사실을발견했다.(237쪽)바이러스는숙주를감염시켜자신의사본을무한히만들어증식해나간다.그런데어쩌다가감염능력을잃고우리게놈의일부가되어기억향상이라는역할을맡게되었을까?
과학자들의추정에따르면약3억7500만년전,모든육지생물의공통조상이고대바이러스에감염되었다.이바이러스는숙주의게놈안에서아크단백질의한버전을만들었다.하지만게놈은이바이러스를가만두고보지않았고곧둘사이에전쟁이벌어졌다.게놈에게패한바이러스는무력화된후그렇게게놈의일부가된것이다.(241쪽)사실이외에도우리게놈에는과거에감염되었던바이러스들의흔적이무수히많은데,우리게놈의약8퍼센트가불활성화된바이러스조각으로이루어져있다고한다.이들중일부는여전히기능을유지하며숙주의활동을돕고있다.(243쪽)

세포들의인수합병과조립식진화

함부로침입한바이러스를자신의일부로삼은게놈처럼세포도병합하고조립하는방식으로진화하기도한다.1960년대,과학자린마굴리스는동식물세포와세포소기관을연구하고있었다.세포소기관은세포의핵주위에서다양한기능을수행하는기관이다.동물세포의미토콘드리아,식물세포의엽록체가대표적인데이들은세포에동력을제공하는역할을한다.그런데마굴리스가핵과세포소기관의게놈을비교한결과둘은유전적으로전혀관계가없다는사실이드러났다.유전적으로‘남남’이나마찬가지인세포와세포소기관이어떻게한몸이되었을까?
마굴리스는후속연구를통해과감한가설을제기했다.아주오래전,원래자유생활을하던미토콘드리아와엽록체가다른세포에병합되어결국그세포를위해에너지를생산하는일꾼이되었다는것이다.마치큰회사가작은회사를합병하는것처럼말이다.하지만그녀의아이디어는얼토당토않다며학계의비웃음을샀고,15개의학술지로부터발표를거절당했다.그렇게시간이지나1980년대에들어더빠른DNA염기서열분석기법이개발되자세포소기관의유전적역사가더상세하게밝혀졌다.그결과마굴리스의가설이사실로증명되었다.(280쪽)이처럼서로다른개체들이합쳐지고조립되어더크고복잡한개체를이루는방법은진화의강력한수단중하나일뿐아니라몸의발명이라는수수께끼를풀열쇠가되었다.

옛것을활용해새것을만들다

1960년대,예일대학교의과학자존오스트롬은이족보행공룡과조류의여러형질이매우비슷하다는것을알아냈다.속이비어가볍지만튼튼한뼈,날개돋친팔,경첩같은관절,강한근육,빠른성장속도등으로미루어볼때공룡은충분히새의조상이라할만했다.하지만이런그의주장은공룡에게깃털이없다는이유로학계에서철저하게무시당했다.당시에는하늘을날기위해깃털이필수라고여겼기때문이다.
하지만1997년중국에서깃털로뒤덮인공룡의화석이발견되었다.그화석은보존상태가매우좋았던덕분에깃털을확인할수있었다.날지못하는공룡에게서깃털의존재가확인되자그용도에대한연구가진행되었다.과학자들은그깃털이이성에게과시하기위한장식용이나체온보호를위한단열재역할을했을것이라고보았다.어쨌든그깃털은하늘을날기위해생긴것이아니었고,오스트롬은30여년만에자신의주장이옳았음을인정받고기쁨의눈물을흘렸다.(50쪽)
깃털은동물이하늘을날기위해생겨난것이아니라,하늘을날기전부터가지고있었던것이다.다만본격적으로비행이시작되면서그용도가변경된것이다.폐와팔다리도마찬가지다.우리의먼조상이었던원시물고기는물밖으로나오기전부터사지로변할뼈를가지고있었고,이미폐를가지고있어서공기호흡을병행했다.(37쪽)이처럼자연의수많은발명이용도변경(기능의변화)과재활용을통해완성되었다.

<책속에서>

진화사라는길고도기묘한경이의여행
생명사에큰변화가일어나면동물의생활방식과몸조직이완전히달라진다.물고기에서육상생물로의진화,새의탄생,그리고몸자체의시작은생명사에일어난혁명들중극히일부에불과하다.그리고그런혁명들을조사하는과학은놀라움으로가득하다.깃털이동물의비행을돕기위해생겼다거나폐와다리가동물들이육지에서걷는것을돕기위해생겼다고생각한다면―여러분만그렇게생각하는게아니지만―완전히틀렸다.-<본문17~18쪽>

날지못하는공룡이깃털을가진이유
1997년에뉴욕의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고척추동물학회가열렸다.학회참석자들사이에는보통때와는다른분위기가감돌고있었다.이런국제적인모임은보통때는매우지루해서,강연이나포스터발표사이사이에칵테일파티와사교행사가열리는것이전부였다.당시학회회원들은연구하는생물에따라소집단으로갈라지기일쑤였다.포유류연구자들은포유류발표장으로,어류고생물학자들은어류발표장으로가는식이다.참석자들은시작할때한자리에모여인사를나눈뒤에는각자흩어져분야별강연을들으러간다.
그런데1997년은달랐다.모든복도와강당,그리고모든소집단이떠들썩했다.
“그거봤어요?”“정말이에요?”-<본문48쪽>

발생학의태동
이후폰베어는한가지실수를저질렀다.각기다른종의배아를담은병들중몇개에라벨을붙이는걸깜박한것이다.어느종을어느병에넣었는지알수없으니,이제자세히관찰하며구별하는수밖에없었다.라벨이붙어있지않은배아에대해회상하면서폰베어는이렇게썼다.“이것은도마뱀일까,작은새일까,아니면아주어린포유류일까.이동물들은머리와몸통모양이흡사하다.어떤배아에서도아직사지는보이지않는다.하지만발생초기단계에사지가존재한다해도그것을보고그배아가무엇이될지알수는없다.도마뱀과포유류의사지,새의날개와발,사람의손발은모두똑같은기본형태에서생기기때문이다.”
폰베어는라벨을깜박한덕분에,동물이발생과정에서나타내는질서를알게되었다.성체의몸을보면눈치챌수없지만동물들은발생초기단계에서는놀라울정도로비슷하다.성체또는갓태어난개체에서외형에차이가있는경우라도발생초기단계에서는매우비슷하다.-<본문66~67쪽>

멍게는우리의조상
가스탱은무척추동물에서척추동물로의진화에가장중요하게작용한요인은발생타이밍변화라고주장했다.인간의성인또는물고기의성체는멍게와전혀비슷하지않으며그런비교자체를모욕이라고느끼는사람도많을것이다.하지만멍게유생은척추동물의정수라고할수있는특징을갖고있다.모든척추동물의조상은멍게와비슷한동물이발생을일찍멈추고유생단계의특징을동결한채그대로성숙하면서생겨났을것이다.그결과로멍게와비슷한동물의유생을닮은성체가탄생했다.그리고신경삭,막대모양의결합조직,아가미구멍을갖춘이자유유영동물은모든어류,양서류,파충류,조류,포유류의어머니가되었다.-<본문82~83쪽>

모두를지배하는하나의세포
플랫의시대에는과학교수직에여성을위한자리는거의없었다.하물며오랜정설을뒤집는생각을표명한사람이라면더말할필요도없었다.대학연구자가될수없었던플랫은캘리포니아의해안도시퍼시픽그로브로가서작은연구소를차렸다.그리고발견을계속이어가던가운데,당시창설된스탠퍼드대학교의총장을맡고있던데이비드스타조던(DavidStarrJordan)에게편지를썼다.연구직에대한미련과자신이획기적인발견을했다는자부심을담아그녀는편지를이렇게마무리했다.“일이없는삶은가치가없습니다.원하는일을할수없다면차선을찾을수밖에없습니다.”-<본문93쪽>

분자생물학혁명
내가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캠퍼스에도착한것은고생물학박사학위를막딴1987년이었다.마침윌슨과그의팀은발견의정점에있었다.당시내세계의중심은암석과화석이었지,단백질이나DNA가아니었다.윌슨의강의는이미캠퍼스전역에서청강생들이몰려올정도로인기가높았고,해부학자와분자생물학자사이에는전선이형성되어깊은골이나있었다.어느날내가고생물학자동료들과함께한세미나에참석했을때의일인데,윌슨이슬라이드를한장넘길때마다동료들은점점더불편한심기를드러냈다.불만이극에달한것은윌슨이세개의변수를사용한간단한방정식을제시했을때였다.윌슨은그방정식을사용하면다양한종에서진화가일어나는속도를알수있다고말했다.한동료가그슬라이드를보더니팔꿈치로나를툭치며빈정거리는투로물었다.“그러니까고생물학의대부분이저방정식에들어맞는다는거야?”-<본문112쪽>

헤밍웨이의여섯발가락고양이
옛날에뱃사람들은발가락이여섯개인고양이가배에행운을가져다준다고믿었다.이른바벙어리장갑고양이라불리는이고양이들은넓적한발덕분에해상에서균형을잘잡을수있기때문에쥐잡이의명수로여겨졌다.스탠리덱스터라는이름의선장은한배에서태어난여섯발가락고양이들중한마리를당시플로리다주키웨스트섬에살고있던자신의친구어니스트헤밍웨이에게주었다.이새끼고양이‘스노우화이트(백설공주)’는여섯발가락고양이혈통을탄생시켰고,그후손들은지금도헤밍웨이의생가에서번성하고있다.이고양이들은관광객들에게가장인기있는볼거리일뿐아니라,게놈의작동에관한새로운발상에도중요한역할을했다.-<본문124쪽>

돌연변이페이스트
동료가무심코던진한마디에러빈과맥기니스는연구동뒷마당으로달려나가벌레,곤충,파리등기어다니는생물을닥치는대로잡았다.그리고각생물의DNA를추출한후그생물들도비슷한서열의유전자군을가지고있는지조사했다.예상대로가지고있었다.게다가그것이끝이아니었다.후속연구에서개구리,생쥐,나아가사람의DNA에도비슷한서열이있는것으로밝혀졌다.
지렁이,파리,물고기,쥐에대한후속연구에서동물의몸에관한보편적인사실이드러났다.파리의몸을만드는유전자군과기본적으로같은것이,지렁이부터사람까지거의모든동물에게서발견된것이다.-<본문166쪽>

새유전자보다베낀유전자가많다
게놈은음악과닮았다.같은소절을여러방식으로반복함으로써무수히다양한곡을만들수있기때문이다.실제로자연이작곡가였다면역대최고의저작권위반자로등극할것이다.DNA의일부분부터유전자와단백질에이르기까지모든것이원본의변형된사본이니말이다.게놈에서중복을보기시작하면마치새로운안경을쓴것처럼세계가이전과는다르게보인다.일단게놈에서중복을발견하면그때부터는게놈이중복투성이로보인다.새로운유전물질인줄알았던것이옛것의복사본처럼보인다.진화는창조자라기보다는모방자에가깝다.수십억년에걸쳐옛DNA와단백질,심지어는기관의설계도까지베끼고변형해왔으니말이다.-<본문199쪽>

진화는현실가능한세계중최선
배아발생을건축과정에비유해보자.여러분이만일건축가라면,여러분이선택하는건축공법과자재에따라최종적으로짓는집의종류가달라질것이다.특정종류의집이다른종류의집보다지어지기쉽다.동사한도롱뇽의발에서보았듯이,같은원리가동물에도적용된다.동물의발생방식은특정발명이나변화가다른것에비해생기기쉽게만든다.(중략)
에른스트마이어가나와차를나누는동안진화에대한자신의견해를말한적이있다.그는볼테르의말을변주해이렇게말했다.진화의결과는‘생각할수있는최선의세계’가아니라‘현실적으로가능한세계들중최선’이라고.유전,발생,진화사가가능한변화의종류를결정한다.-<본문274~275쪽>

<추천사>

나는방황하던대학생시절자크모노의《우연과필연》에이끌려생물학의길에들어섰는데,그길의끝에서저녁노을같은이책을만났다.이책은진화에관심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읽어야할필독서로손색이없다._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에코과학부석좌교수)
진화의여정속에서생명의역동성을보기위해,이제는아름다운화석이아닌DNA의아름다움에주목해야한다.이책에는DNA시대를맞기까지생명의역사를읽고자했던연구자들의진화사가녹아있다._우은진(세종대학교역사학과교수,《우리는모두2%네안데르탈인이다》저자)
닐슈빈은대단한생물들,그리고그생물들을연구하는더욱대단한사람들의이야기를통해‘자연은어떻게발명하는가’라는진화의핵심미스터리를풀어나간다._션B.캐럴(진화생물학자,메릴랜드대학교교수,《우연이만든세계》저자)
모험과반전과미스터리가가득한,거부할수없을정도로매혹적인과학서!_로버트M.헤이즌(지질학자,《지구이야기》저자)
닐슈빈은놀라울정도로매혹적인DNA와화석의세계로우리를안내한다.그의명확한설명과통찰력에찰스다윈도분명박수를보낼것이다._도널드조핸슨(고인류학자,《루시,최초의인류》저자)
그는이야심차고유익한책에서자신의연구,과학사의영웅담,고생물학과유전학의최신발견을버무려진화의최대미스터리중일부를설명한다._스티브브루사테(고생물학자,에든버러대학교부교수,《완전히새로운공룡의역사》저자)
나는이책을집어들자마자매료되었고결코내려놓을수없었다._롭던(생태학자,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교수,《집은결코혼자가아니다》저자)
이책은진화의신비를밝힌세계적과학자들의초상을그리고있으며독자들에게는자연에대한큰그림을소개한다._《네이처》
진화의역사를친절하고사려깊고매우흥미진진하게다룬책._《사이언스》
닐슈빈은타고난이야기꾼이자최고의과학커뮤니케이터다._《월스트리스저널》
이책은마치놀이기구같다.재밌고감동적이며반짝반짝빛나는일화로가득해서사랑하지않을수없다._《BBC와일드라이프매거진》
지적유희를즐길수있는탁월한에듀테인먼트과학책._《퍼블리셔스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