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18.00
Description
다가가기 어려웠던 미술과 비로소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해 줄 책!
미술은 고상한 취미, 지식인들의 전유물이라는 뿌리 깊은 인상을 깨는 이 책은 미술 전공자나 관련 전문가가 아니라 ‘미술 덕후’가 썼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 하나 없이 집 서가에 꽂혀 있던 미술책을 우연히 보고 예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다. 그 강렬한 순간을 시작으로 이후 다양한 미술책을 탐독하고 틈날 때마다 미술관을 찾아 미술품과 수다를 떨었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그중에서도 특히 유럽 미술관 7곳에 소장된 미술품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자 편견 없이 시작된 예술적 탐구 과정이 맺은 결실이다.
물론 미술관에 가는 것이 의무 사항도 아니고, 미켈란젤로나 다빈치의 미술품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일상을 영위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다만, 저자는 미술관 방문이 무척이나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체험이라는 것을 전한다. 그동안 미술과 내외해 왔다면 이제부터라도 이 책으로 미술과 대화의 물꼬를 터 보시기를 바란다. 작품이 품고 있는 넘치는 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그 대화가 당장 삶을 눈에 띄게 바꾸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삶을 선물해 줄 것이다.

저자

정시몬

한국에서태어나미국에서학업을마치고현재는캘리포니아주에서공인회계사겸비즈니스컨설턴트로일한다.틈나는대로좋은책을소개,번역하거나직접책을기획하고집필하는것을본업보다더좋아한다.저서로는인문학브런치시리즈《철학브런치》《세계사브런치》《세계문학브런치》《클래식브런치》등이있다.

어린시절집서가에꽂혀있던세계유명아티스트들의화집을펼쳐본것을시작으로지금까지다양한경로를통해미술감상을즐겨왔다.《할말많은미술관》은그중에서도유럽의유명미술관들을방문하여걸작미술품들과조우한경험의기록이다.미술감상은작품과감상자사이의대화와같다.그대화는왁자지껄할수도,은근한속삭임일수도,아예침묵속에서나누는교감일수도있다.그런미적체험에굳이어떤유별난지식이필요한것은아니다.이책은미술이야기만나오면말문이막혀곤혹스러운사람들에게,작품과대화의물꼬를트게해줄것이다.

목차

프롤로그|미술관혹은지성과감성의교차로

제1관루브르박물관_왕궁에서미술관으로,절대왕정의보물단지
때론완전하지않아도아름다울수있다〈날개를펼친승리의여신〉〈밀로의비너스〉
논란이된거장의작품〈암굴의성모〉〈라벨페로니에르〉
역사적고증을파괴한새로운접근〈헬렌의유괴〉〈크리세이스를부친에게돌려보내는율리시스〉
자존심의두얼굴〈나폴레옹대관식〉〈레카미에부인초상〉
스승만큼뛰어난제자의그림〈스핑크스의수수께끼를푸는오이디푸스〉〈발팽송의목욕하는여인〉
대작을그린자,무게를견뎌라〈민중을이끄는자유의여신상〉〈사르다나팔루스의최후〉

제2관오르세미술관_철도역에서미술관으로,프랑스근대회화의전당
대세‘소방관미술’의이상과한계〈뮤즈와시인〉〈사하라에서의저녁기도〉
때론경쾌하게때론육중하게현실을직시하다〈돈키호테와죽은나귀〉〈쫓긴사슴의최후〉〈화가의스튜디오〉
악인이라곤없을것같은따스한전원풍경〈만종〉〈이삭줍는사람들〉
최상류사회의명암을담아내다〈루로열가의서클〉〈무도회〉
금기를깬도발적인그림이가져온파장〈풀밭위의오찬〉〈올랭피아〉
빛의화가,그인상적인시작과진화〈정원의여인들〉〈파라솔을든여인〉연작
당대의종합예술가드가의재발견〈중세전쟁장면〉〈벨렐리가족초상〉
짧은생애속에서피워낸새로운경지〈춤추는제인아브릴〉〈물랭루주에서의춤〉〈무어풍의춤〉
선이아닌점으로표현한세계〈서커스〉〈우물가의여인들〉
낮보다밝은밤을그려내다〈별이빛나는밤〉
삶도예술도‘돌파구’가필요하다〈타히티의여인들〉〈그리고그녀들의황금육체〉
실감나는묘사가불러온오해〈청동시대〉〈지옥의문〉
‘한방의훅’을노리는폭발직전의에너지〈활쏘는헤라클레스〉〈베토벤두상〉

제3관오랑주리미술관_오렌지온실에서미술관으로,전환기프랑스미술의전당
영원히울려퍼질백조의노래〈수련〉연작(〈아침〉〈버드나무의아침〉)
쇼팽의곡이떠오르는그림〈피아노앞의소녀들〉〈어린두소녀의초상〉〈피아노앞의이본과크리스틴르롤〉
평범한것이특별해지는마법〈세잔여사의초상〉〈붉은지붕을품은전원풍경〉〈사과와비스킷〉
거장의여유〈회색바지를입은오달리스크〉〈내실〉〈젊은여성과꽃병〉
눈치빠른변신의귀재〈붉은색배경의누드〉〈빗질하는여인〉〈대형정물화〉

제4관내셔널갤러리_양보다질,소수정예군단
국가원수의위엄,화가의장인정신〈레오나르도로레단총독〉
그림에드리워진죽음의그림자〈대사들〉
신의변신은무죄?〈유로파의겁탈〉〈가니메데의겁탈〉
메멘토파리!〈호퍼가문여성의초상〉
야심의종착역〈수틀앞에앉은퐁파두르여사〉
빛의화가가본일출과일몰〈율리시스〉〈전함테메레르〉

제5관우피치미술관_르네상스황금기의타임캡슐
위대한작품,위대한스타의탄생〈수태고지〉
거장의결코작지않은소품〈성가족〉
여신을둘러싼페르소나혹은숨겨진알레고리찾기〈비너스의탄생〉〈라프리마베라〉
균형잡힌미학이주는안정감〈마리아,그리스도,어린세례요한〉
자체발광예술가의면모〈자화상〉〈귀도발도공작초상화〉〈엘리사베타초상화〉
오래도록완벽하게〈우르비노의비너스〉
충격과위트의공존〈메두사의머리〉〈이삭의희생〉
독자적인모사본의포스〈카를5세의기마초상〉

제6관아카데미아미술관_우피치가결코갖지못한것
전무후무한조각〈다비드상〉
특이한조화혹은조화의결핍〈세례요한과두천사와함께한동정녀와아기예수〉

제7관바티칸미술관_가장작은나라,가장큰미술관
‘최고존엄’의경지〈프리마포르타의아우구스투스상〉
불운의예언자와풀리지않는수수께끼〈라오콘군상〉
비밀의상자〈성헬레나의석관〉
장인정신과사상적내공이빚은예술적승리〈아테네학당〉
인간은우러러보고신은내려다본다〈시스티나예배당천장화-천지창조〉
신의심판,아티스트의심판〈시스티나예배당제단화-최후의심판〉

에필로그|세계의종말과한점의그림〈진주귀고리소녀〉
참고문헌
이미지출처

출판사 서평

“지구가멸망할때단하나의미술품을구해낼수있다면?”

프라도미술관이불길에휩싸인다면무엇을건져낼것인가?”프랑스시인장콕토는이질문에‘불길’이라고답했다.화가살바도르달리는한술더떠서‘산소’라고말했다.산소가없다면불길도없을테니,모든미술품을지키겠다는재치있는답변이었다.“지구가멸망할때단하나의미술품을구해낼수있다면?”이라는질문에세계저명인사들이저마다다른대답을한일화도유명하다.
‘미술덕후’저자는그들에대적할위트도,뛰어난예술지식도없지만,그질문에망설임없이최애작품을고른다.바로〈진주귀고리소녀〉다.이유는간단했다.사진인지그림인지헷갈릴정도로사람이붓을움직여만든결과물이라는것이선뜻믿어지지않았던그작품이첫만남이후오래도록마음에남았기때문이다.오죽했으면그그림이나중에유명해졌을때는,틈날때꺼내보며혼자좋아하던것이갑자기전세계의공유자산이된듯한느낌에떨떠름할정도였다고한다.
과연우리는같은질문에어떤대답을할까?좋아하는음식이나노래,영화에관해말할때는망설이지않으면서좋아하는미술작품을묻는말엔괜히작아지곤한다.어쩌면미술은고상한취미이며예술적지식없이는즐기기힘들다는인상때문인지도모른다.이렇듯미술에다가가기도전에먼저겁부터먹는사람들에게저자는‘가볍게’미술에접근하길권한다.특별한미술지식을갖추지않더라도그저좋아하는작품하나쯤품겠다는마음이면된다는것이다.미술앞에서주눅들지않고자신있게나만의인생작품을말할수있는날을꿈꾸며,이제《할말많은미술관》관람을시작해보자.

스몰토크로시작하는
피크닉가듯즐거운유럽미술여행!

저자는직접경험한‘말이넘치는’미술관의모습을《할말많은미술관》에서재현해냈다.각각의관은루브르,오르세,오랑주리,내셔널갤러리,우피치,아카데미아,바티칸이렇게서로다른매력을지닌7곳의유럽미술관으로이루어져있으며,기원전부터1920년대까지다양한시기의작품100여점을선별하여소개하고있다.다빈치,다비드,미켈란젤로와같은거장의대표작은물론다른책에서는다루지않는거장의숨은명작과작자미상이지만그자체로매력적인작품들이가득하다.거기에저자특유의솔직한감상까지더해져볼거리,읽을거리가풍부하다.
이책은미술관은조용하고미술은어렵다는편견을깬다.저자는우선미술과‘스몰토크’부터시작해보라고권한다.“어떤화가들이스승과제자사이였을까?”“위대한거장들도남모를굴욕의순간이있었다고?”“예술의동반자이자숙명의라이벌관계는?”“그림에서화가의고집이보인다고?”소소하면서호기심을자극하는이야기들로먼저‘화가’와가까워지면그들의‘작품’에한발짝더다가가기쉬워진다.좀더깊이있는대화를나누고싶은사람들을위해저자는미술사조나색채표현기법,그림을주문한이와그림속모델이야기,당시의역사적배경에관한이야기도덤으로들려준다.배경지식이있든없든중요한것은일단작품과‘대화’를시작하는것이다.그런대화가꼭왁자지껄할필요도없다.진짜맛깔난대화는그저속삭임일수도있고,아예침묵속에서서로를마주하는것일수도있다.
물론미술관에가는것이삶의의무사항은아니다.평생인문학고전한권읽지않아도얼마든지행복하고생산적인삶을살수있듯이,거장들의미술품에눈길한번주지않아도일상을영위하는데는별지장이없다.다만기존의편견과는달리,미술관방문은‘무척이나다채롭고흥미진진한체험’이다.저자가실제로접한미술관은생기없는골동품가게라기보다는치즈처럼풍미깊은지성과와인처럼달콤한감성이교차하는흥겨운피크닉에가까웠다.마치피크닉에서담소를나누듯미술과수다를떨어보는건어떨까?

미술을즐기는데정답은없다
‘나만의방식’으로‘나를위한’미술즐기기

저자는어릴적,아무런정보없이우연히본미술책에서작품의아름다움에매료된이후지식을위한미술감상이아닌작품그자체로의미술을즐겨왔다.틈날때마다미술관을방문하고관련책을접하며자연스럽게미술지식이쌓이기도했지만,무엇보다도그과정을통해‘미술을즐기는자신만의방법’을찾을수있었다.아마추어지만오히려미술을더속속들이알게된것이다.책에서소개하는작품감상법을참고해독자들도‘나만의감상법’을찾아볼수있다.

모두가좋다고하는그림말고자신의그림취향찾기〈암굴의성모〉

다빈치의〈모나리자〉는화가의대표작이자말이필요없을정도로유명한작품이다.인기를증명이라도하듯루브르에서도그앞은인파로늘혼란스럽다.하지만오히려저자의눈길을끄는다빈치의그림은〈암굴의성모〉다.섬세한덧칠로부드러운명암이느껴지는다빈치의여타작품과달리〈암굴의성모〉에서드러나는비교적깔끔한느낌의붓질이저자는더자신의취향이라고이야기한다.분명한선의윤곽덕분에움직임이확실하게느껴진다는것이다.
그런데저자취향을만족시킨이그림이제작당시의뢰인의취향에는맞지않았던모양이다.처음엔밀라노프란체스코성당제단화로사용되기위해제작되었는데,성당측이그림이마음에들지않는다며작품수령과잔금결제를거절하는바람에화가는다른구매자를찾아나서야하는상황에처하기도했었다.제아무리뛰어난예술가라도의뢰인의기호를맞춰야하는현실에서완전히자유로울순없었다.관람객의취향은제각각이다.누군가에겐〈암굴의성모〉가,누군가에겐다빈치의또다른그림이최고의작품일수도있다.저자는‘유명하니까’‘모두가그렇다고하니까’좋은작품이라고생각하기보다는,다수의견해와다르다고하더라도자신만의예술적취향을가다듬는연습이필요하다고강조한다.

작가의‘말’속에작품이보인다〈화가의스튜디오〉

감독의말속에영화가보이고,소설가의말속에소설이그려지는경험을해봤을것이다.미술감상이막막하다면작가가남긴말속에서감상의힌트를찾아보는것도도움이된다.
사실주의화풍을이끈쿠르베는왜종교화를그리지않느냐는질문에“천사를본적이없소.천사를보여주면천사를그려드리지”라고응수한것으로유명하다.작품〈화가의스튜디오〉에서는시인보들레르를비롯해그의지인들이상당수등장하는데,이등장인물들에대한해석에는평자마다의견이다르지만쿠르베가자신의삶에영향을끼친다양한인간군상을표현하고있는것은분명해보인다.그가남긴말처럼,그는본적없는천국과지옥보다다양한인간군상이사는‘현실’을직시했다.
완벽주의성향으로유명한티치아노는“즉흥시로는결코완벽한시구를지어낼수없다”는말을남겼다.당시유행하던속성기법을따르지않고오래공들여완성한걸작〈우르비노의비너스〉를그린화가다운명언이다.대중에게너무도익숙한작품〈별이빛나는밤〉을그린고흐는“밤은낮보다훨씬풍요로운색을띤다”고했으며,전무후무한조각〈다비드상〉을만든미켈란젤로는“대리석속에천사가갇혀있기에돌을파서그를해방시켰다”고했다.작가들이생전에남긴말들을곱씹으며그림을보면그들의예술이그리멀게만느껴지지않는다.작가들은저마다의예술관이녹아든작품으로세상에오래도록‘말’을건네고있다.

숨겨진보석을찾듯새로운작품을발견하는재미〈호퍼가문여성의초상〉

유명한작가의작품은늘관심의대상이다.물론그만한가치가있어서겠지만,숨겨진보석을발견하듯작자미상의작품중관심이가는작품을찾아보는것도미술을즐기는또하나의방법이될수있다.
〈호퍼가문여성의초상〉은작가도,그림속여성의정체도오늘날까지베일에싸여있다.그런데도만만치않은존재감으로관람객들의시선을붙잡는데,그림자체가상당한콘텐츠를담고있어볼수록흥미진진하다.우스꽝스러울정도로큰머릿수건,모델이들고있는물망초의의미도주목할만하지만,특히그림속‘파리’가눈에띈다.파리는중세~르네상스회화에서삶의유한함,인간의연약함등의상징으로쓰였다고한다.사람목숨도파리목숨만큼한방에훅갈수있으니평소겸손하고조심하라는의미에서그림에자주등장하는해골과같은맥락이다.파리를화가자신의솜씨를과시하기위한일종의팬서비스로보는해석도있다.그정도로화가가내공을쏟아그린흔적이역력한데,가는촉수뿐아니라그그림자까지도놓치지않았을만큼세부묘사에심혈을기울인덕분에,진짜파리가그림위에앉아있는것같은착각을불러일으킬정도다.파리를그려넣은의도가무엇이었든지간에,작품에서신선한비주얼효과를뽐내는감초역할을한것은분명해보인다.

미술관과작가의인연혹은운명〈수련연작〉

‘그작품은왜그미술관에소장되어있을까?’이런궁금증을품어본적있는가?왜유독한작가의작품이특정미술관에많은지,왜작가의고향에있는미술관이아닌다른나라미술관에그림이소장되어있는지,여기에도흥미로운이야깃거리들이담겨있다.
예를들어오랑주리는‘모네의예술에바친영예의전당’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모네와인연이깊다.그의작품은다른미술관에도있는데왜유독오랑주리미술관에그런평가가붙은걸까?
영어에는‘백조의노래’라는표현이있다.백조는죽기직전단한번아름다운소리로운다는전설에서유래한말로,대개어떤사람이마지막으로이루어낸업적,유종의미를거둔성공을일컫는다.슬럼프에빠졌던노년의모네는전례없는세계대전을목도하고다시붓을든다.두아들이징집되어전장에나가있는동안그는전쟁과승리를묘사한그림이아닌물과꽃을묘사한그림〈수련연작〉8점을완성한다.자신이가장잘알고있었던빛과어둠,꽃과물을화두삼아그만의‘백조의노래’를부른셈이다.초대형벽화급사이즈인이그림들을걸기위해거의건물을새로짓는수준에달하는내부공사를벌여야했다.그토록정원을사랑했던모네,그의유작은마치운명처럼왕실식물원자리였던오랑주리에전시되어지금껏관람객들과만나고있다.

저자는소개하는작품말미마다짧은감상을P.S로남겼다.그내용만모아읽어봐도미술이좀더친근하게느껴진다.작품과격의없는대화를나눠보고나만의감상평을P.S한줄로남겨보는것은어떨까?
미술을즐기는방식에하나의정답은없다.《할말많은미술관》을거니는동안,낯설기만했던미술에조금더가까워지기를바란다.관람을마칠때면당신도미술에대해나름대로‘할말’이생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