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식탁 : 자연이 허락한 사계절의 기쁨을 채집하는 삶

야생의 식탁 : 자연이 허락한 사계절의 기쁨을 채집하는 삶

$19.80
Description
자연에서는 누구도 가난해지지 않는다

생태학자 최재천 ·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강력 추천!
기후 위기와 자연 파괴를 염려하면서도 기꺼이 무한 욕망의 소비 지옥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을 보며, 모 와일드는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린다. ‘정말로 지구에 식량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는 채집ㆍ수렵만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답을 얻기 위해 직접 채취와 야생식만으로 살아보겠다고 나선 저자의 도전기다. 자연을 사랑하는 채취인이자 약초학자인 모 와일드는 일 년 동안 마트에 가는 대신 숲에서 나뭇잎과 버섯을 따고 바다에서 해초를 뜯는다. 도토리 가루로 팬케이크를 굽고 난생처음 고등어 낚시에 도전한다. 매 끼니가 고군분투다. 그런데 이렇게 계절마다 자연이 내주는 것들에 의지해 살아 보니, 배만 부른 게 아니라 마음도 넉넉해진다.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를 눈앞의 자연에 집중하는 순간, 복잡한 생각은 전부 사라지고 단순한 즐거움이 솟는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먹는 값비싼 요리가 하나도 안 부럽다.
호기심을 안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저자를 따라 숲과 바다를 쏘다니고, 그가 초대한 식탁 앞에 앉게 된다. 이 유쾌하고 모험심 넘치는 스코틀랜드 할머니는 죽은 나무둥치 아래 버섯을 찾아내는 법부터 인류의 식문화사, 동식물의 생태, 영혼을 살찌우는 야생식 레시피까지 하루하루 다채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식탁을 차려 낸다. 지금껏 한번도 느껴 본 적 없는 야생의 맛과 효과를 경험할 시간이다.

저자

모와일드

(MoWilde)
동식물과사랑에빠진채취인이자약초연구자.4개대륙을돌아다니며보낸어린시절,특히케냐의자연속에서지내던때부터식물과허브에매료되었다.한곳에뿌리내리지못하는삶은어른이된후로도한동안이어졌고,다양한직업을섭렵하며홀로세아이를키우다쉰살에대학에들어가약초학석사학위를받았다.지금은스코틀랜드시골에집을짓고버섯을좋아하는두하우스메이트와함께마음껏‘와일드’한삶을살고있다.
“채취만으로정말먹고살수있을까요?”채취강습을하며가장많이듣는이질문에대한답으로일년간야생식만먹는실험을했다.마치고대인류처럼,지금이곳의자연에서내손으로직접구한것들로만스스로를먹여살린사계절동안의삶을이책에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1부겨울
1장시작에앞선몇가지
2장첫날
3장채취구역
4장뿌리를캐다
5장망가진땅
6장계절의변화
7장사냥과육식
8장든든한우정

2부야라흐
9장이른봄이오다
10장보릿고개
11장해초를따며
12장수액이오르다
13장세상에서가장달콤한것

3부봄
14장4월의눈
15장노란향기
16장숲의경이
17장생선만찬

4부여름
18장방목에서치즈까지
19장갯벌의보물들
20장하지의햇살아래
21장꽃과열매
22장낙원에서보낸여름
23장풀과곡식
24장풍요와슬픔사이

5부가을
25장씨앗과꿀
26장버섯에거는기대
27장추분
28장야생의치유

6부마지막나날
29장미래를향한희망
30장멋진신세계
31장감사의시간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오늘부터나는마트대신숲에가기로했다”

기후위기와자연파괴를염려하면서도기꺼이무한욕망의소비지옥으로뛰어드는사람들을보며,뭔가특단의조치가필요하다고느낀모와일드는실험을하나해보기로했다.일년동안식료품을사는데일절돈을쓰지않고,농사도짓지않고,오로지자신이사는스코틀랜드중부자연에서나는것만을채취해서살아가겠다는것.물론약초와채취전문가인그에겐나름대로유리한점이있다.그렇다해도고대인처럼야생식만먹고사는게요즘시대에가능한일일까?그는과연굶주리지않고,온갖음식과소비의유혹에굴복하지않고무사히실험을끝마칠수있을까?

지금이곳의자연에서채집한것들로만
스스로를먹여살린사계절식탁일기

채취와야생식을한다고하면구석기식식단인팔레오를생각하는이들이많다.그러나자연의질서를따르자면어느한가지식단만고수할수가없다.팔레오는육류와생선이풍부한여름철에,비건은신선한푸성귀가넘쳐나는봄에만적합하고,감자와빵같은탄수화물위주의식단은겨울철농경사회에서나가능하다.결국매끼니를자연에서구하려면,조상들의지혜를참고하되직접밖에나가서뭘먹을수있는지알아보는수밖에없다.

겨울,잠들었던야생의자아를깨우다
모와일드는이제껏거의채식주의자로살아왔지만앞으로일년간은무엇이든먹을각오를해야했다.우리가야채하면흔히떠올리는당근,애호박,브로콜리,피망같은것들은스코틀랜드야생에서자라지않는다.이웃이잡아다준사슴고기가아니었다면기나긴겨울을어떻게버텼을까.낮이짧은계절에는부지런히움직여야아직얼지않은분홍쇠비름잎을따고통통한덩이뿌리맛이좋은땅감자를캘수있다.직접몸을움직이지않으면한끼도저절로해결되지않는고단한생활이지만,“먹을거리를채취하러밖에나가면항상기분이좋아진다.차가운공기를한껏들이마실때마다기운이솟구치고나자신을되찾는느낌이다.”
그는자동차열쇠를어디다뒀는지는늘까먹어도한번먹을거리를찾아낸곳은절대로잊지않는다.몇년전숲에서길을잃고헤매다멋진그물버섯을발견한적이있는데,그로부터8년이나지난후에표지판도나침반도없이곧바로그장소로돌아가버섯을찾아냈을정도다.어쩌면그옛날채취인조상들이남긴유전자,야생의본능이숲속깊은곳에서만깨어나는지도모른다.

이른봄의위기,보릿고개
절기상으론봄이지만저자가사는언덕위목조주택은여전히폭설로고립되어있다.식량채취가불가능하고비축해둔견과류와곡물도빠르게바닥나는상황에서,이맘때면찾아오는우울증까지겹치자모와일드는식욕도잃고기력도잃는다.
그가어린시절을보낸케냐에서는건기가끝나면다들비가오기만을기다리곤했다.하지만하늘은매일구름한점없이푸르렀고무자비한햇볕에땅이좍좍갈라졌다.그러던어느날저멀리지평선너머에서천둥이울리더니번개가번득였다.첫빗방울이땅에떨어지기도전에갑자기눈에보이지도않던수백가지초목이싹을틔웠다.비가올것을식물이어떻게알았는지신기할뿐이었다.자세히들여다보면지금이곳의눈속에서도생명의움직임을목격할수있다.그늘진구석에초록빛이어른거리고,돌돌말린새싹들이햇살속에펼쳐질날을기다리며야금야금자라고있다.
마침내얼었던땅이녹자그는갓딴신선한버섯을요리해먹으며활력을되찾는다.춘분아침산책길에자작나무잔가지를꺾었더니물방울이뚝뚝떨어졌다.수액채취가가능하도록나무에물이올랐다는뜻이다.이보다더멋진봄의약속이있을까.

푸성귀에배부르고꽃향기에취하는봄
집근처산비탈에앵초꽃이만발한걸보니완연한봄이다.본격적으로먹을거리를찾아숲으로바다로나설때다.너도밤나무잎의새콤한맛과산사나무잎의고소한맛을아는사람이얼마나될까?이시기에돋아난어린나뭇잎은정말맛있어서기린처럼나무에서바로뜯어먹을수도있고,샐러드를만들거나발효시키거나술로담가도좋다.
골치아픈잡초취급을받는서양민들레도채취인에게는반가운식재료다.자작나무수액시럽을뿌려노릇노릇하게구운민들레뿌리를씹으며,모와일드는이식물이어디서왔는지를떠올린다.길가에서,심지어고속도로중앙분리대에서도자라나는민들레는억센뿌리를깊이뻗어콘크리트를부수고흙에영양을공급한다.민들레뿐아니라소리쟁이,우엉,엉겅퀴처럼버려진땅에자라나는식물상당수는인간의간을해독해주는약초일뿐만아니라,지구를해독하는터프한일꾼들이다.

빌베리가익기를기다리는여름
육지식물의잎이질겨지고해초도맛을잃는여름에는의외로먹을거리구하기가힘들다.저자는현대인의식단에는넘쳐나지만야생에서는구하기어려운당분과지방이부족해어려움을겪기도한다.급기야정신줄을놓고피시앤칩스가게로달려가는아찔한순간도있었지만,다행히가게가문을닫아위기를면했다.
베리류등햇과일이나오기전까지는충분한칼로리를얻으려면낚시와유제품에의존할수밖에없다는걸깨닫고친구네농장에염소젖을구하러간다.옛날에는계절의변화에따라가축을이끌고여름목초지와겨울은신처를오가는이동방목을했다고한다.치즈만들기를좋아하는모와일드는방목장의나무오두막에살며우유를짜고치즈를만드는삶을상상해본다.손으로무언가를만드는일은채취와비슷한매력이있다.우엉뿌리를캐서껍질을벗기고,구멍난양말을한땀한땀꿰매는일은일종의명상과도같다.이렇게시간과수고를들이다보면현재내가가진것에더욱감사하게되고,그런감사의마음은가장소박한삶에도풍요로움을불어넣는다.

가을,자연의넉넉함과회복력에감사하며
먹을거리가흐드러지는가을은가장바쁜계절이다.헤이즐넛도따야하고어수리씨앗도모아야하니까.모든씨앗은살아남기위해약간의독성을지닐수있지만,이는욕심내지말고조금씩만먹으라는자연의교훈이다.
농약을치지않은초원에서무더기로자란버섯을따다가버섯의멸종을걱정하던모와일드는땅에화학제초제와살충제를들이붓는것이인간에게도생각보다빠른죽음을가져올것임을경고한다.토양과바다가죽으면우리에겐무엇이남을까?지구가훼손되긴했어도아직전부다잃은것은아니다.인간에의해훼손된땅에는언제는그곳을복원하러오는개척종식물들이있다.자연의재활용담당인버섯은석유찌꺼기마저분해할수있는경이로운존재들이다.야생식을하며자연의치유력을몸소경험한덕분에그는미래에대한희망을품게되었다.

“나는궁핍과고난을각오하며이한해를시작했다.
그러나내가발견한것은오히려풍요로움이었다”

우여곡절끝에결승점이가까워질수록모와일드는아이러니한기분을느낀다.이렇게고단하고제약이많은생활에도불구하고실험을끝내고싶지가않은것이다.발걸음이닿는어디에서나제철식재료를발견하는재미,다른생각은전부잊고눈앞의자연에몰두할때의순수한즐거움은슈퍼마켓에서플라스틱용기에든음식을사는사람은결코알수없으리라.하루종일쓰레기를만들지않는기쁨,식물과마주보고서로의지하며살아가는기쁨은또어떤가.
야생식을하며얻은것들중에는이웃과친구들의관대함이라는선물도빼놓을수없다.고대인들이그러했듯,야생에서식량을구하는일은타인을필요로한다.사슴이며오리며야생동물고기를나눠준이웃들,첫만남에물고기잡는법을가르쳐준낯선이,행여나굶을까온갖식재료를소포로부쳐주고자기만아는생물서식지를공유해준채취인동료들이없었다면이무모한실험이성공하기는어려웠을지모른다.당연하게도,자연에서얻은풍요로움에는그자연의일부인인간에게서받은다정함도포함된다.
그리고이모든것은돈을주고산것이아니었다.식료품물가가아무리올라도덕다리버섯,쐐기풀잎,별꽃은여전히공짜다.더많이갖겠다고,혼자만누리겠다고욕심부리지않는다면,자연의넉넉함은누구에게나무료다.영화〈미나리〉에서윤여정이연기한순자의대사처럼.
“미나리는이렇게잡초처럼아무데서나자라니까누구든지다뽑아먹을수있어.
부자든가난한사람이든다뽑아먹고건강해질수있어.”

인간과자연의몸과마음이한데건강해지는길

야생식의해를마무리하며,모와일드는자연이내준것을먹고살아간날마다한그루씩총365그루의나무를심는다.진정한채취인은‘오는정이있으면가는정도있다’는것이자연의기본법칙임을이해한다.그래서자연이공짜로내주는것을받을때도존중하는자세를보이고,깊은사랑과감사의마음을돌려준다.
인간이모든생명체와맺었던이러한호혜관계의상실이야말로오늘날우리가처한위기의핵심이다.저자는자연에온전히몰입하는것만이인간과지구의단절을치유할방법이라고직감하고,이를증명하기위한실험에도전했다.결론적으로야생식으로생존하는것이가능할뿐만아니라매우건강한삶의방식임을밝혀냈다.그는몸무게가30킬로그램이줄어25년전옷사이즈를입게되었고,당뇨병이있던친구는실험에동참한지3개월만에혈당수치가정상범위로돌아왔다.두사람모두장내미생물생태계가완전히바뀌었다.달라진것은몸의건강만이아니다.자연과연결되는기쁨은지친영혼을위한양식이다.모와일드는“날씨가좋든나쁘든무조건산과들을돌아다녀야하는지금기분이매우좋고유례없이건강하며그어느때보다행복하다.”이행복을느끼기위해꼭시골에살거나,엄격한야생식을해야만하는것은아니다.그저자연속에서더많은시간을보내며자연이건네는말에귀기울이는것만으로도가능하다.
최재천교수의추천사처럼,“인간과자연의몸과마음이한데건강해지는길이이책에담겨있다.늘곁에두고실천해보길권한다.”

추천사

나는우리인류에게가장시급하고중요한삶의전환은자연과인간의관계를새롭게정립하는‘생태적전환’이라고생각했다.야생식실험은매우손쉽고바람직한생태적전환의첫걸음이다.인간과자연의몸과마음이한데건강해지는길이이책에담겨있다.늘곁에두고매일실천해보길권한다.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에코과학부석좌교수,생명다양성재단이사장)

이토록생생한야생에서의경험이라니.독자들에게지금당장‘야생의자아’를찾고자하는욕구를불러일으킬것이다.하루종일쓰레기를만들지않는기쁨,죽은나무아래버섯을찾아내는기쁨,식물과마주보고서로의지하며살아가는기쁨.저자가야생에서발견한수많은형태의기쁨을더많은독자와나누고싶다.
―이소영(식물세밀화가,원예학연구자)

이책에서내가읽은것은실험으로서의삶이다.그저당연하게스쳐지나갔던삶의구석구석이새로운의미와독특성으로살아난다.때로는예상한결과보다더풍부한것들을만난다.저자는그것을‘궁핍’과‘고난’을예상하고나서얻은‘풍요’라고했다.
―박혜윤(《숲속의자본주의자》《도시인의월든》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