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 예술인의 진솔한 삶의 기록!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이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인 김승국의 시상집 『쿠시나가르의 밤』. 이 책은 소통이 단절된 도시의 삶 속에서 절망을 극복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담아낸 시와 함께 자신만의 시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저자의 단상이 담긴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의 ‘쿠시나가르’는 석가모니의 열반지인 인도의 불교 성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저자는 이번 시상집에서 그러한 종교적 배경을 깔고 열반에 들기 전의 세계, 인간의 갈등과 고뇌, 슬픔, 기쁨에 사로잡힌 채 번뇌의 세계에 머무는 시적 자아의 방황을 그리고 있다.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 4부까지는 70편의 시를 담았고, 5부에서는 저자가 그동안 살면서 만나 온 아름다운 인연들과 전통예술에 관한 단상, 일상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하는 40편의 에세이를 수록하였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나무닮기
나무가 오래 사는 것은 겨울을 견디기 때문이다.
온몸을 벗기우고
얼어붙은 땅속에 끈질긴 힘줄이 묶인 채
철저히 인종(忍從)의 겨울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는 치욕을 치르고 생명을 보장받았다.
유다처럼.
내가 오래 살아온 것은 나무 닮기를 해 왔다는 것.
내가 치른 것은 굴복과 침묵.
그래도 떨구지 못한 하나의 잎새가 있기에
이 쓰라린 겨울이 더욱 춥구나.
나무닮기
나무가 오래 사는 것은 겨울을 견디기 때문이다.
온몸을 벗기우고
얼어붙은 땅속에 끈질긴 힘줄이 묶인 채
철저히 인종(忍從)의 겨울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는 치욕을 치르고 생명을 보장받았다.
유다처럼.
내가 오래 살아온 것은 나무 닮기를 해 왔다는 것.
내가 치른 것은 굴복과 침묵.
그래도 떨구지 못한 하나의 잎새가 있기에
이 쓰라린 겨울이 더욱 춥구나.
쿠시나가르의 밤 (시상집)
$1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