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리산에 산다 (이원규 포토에세이)

나는 지리산에 산다 (이원규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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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꽃과 별이 있어 지구는 살만하다!
이원규 시인은 지리산에 산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무작정 때려치우고 지리산으로 들어간 지 23년이 되었다. 지리산에서 빈집을 옮겨 다니며 거처를 만들고 야생화 사진을 찍고 별을 보며 시를 썼다. 세속적으로 말하자면 ‘돈’ 되지 않는 일만 골라 하면서, 야생마처럼 바이크 하나를 타고 지리산 주변과 전국을 떠돌았다. 우주에서 빛나는 별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그는 빛이 없는 산속으로 잠입하여, 수많은 날 동안 낮은 포복으로 밤을 지켰다.
이원규의 포토 에세이『나는 지리산에 산다』는 그의 지리산행과 야생화 탐구와 별과의 교신을 기록한 글과 사진이다. 그의 사진은 별처럼 빛나고 그의 글은 야생화처럼 소박하다.
우리가 세상에 오기 전부터, 또 세상을 떠난 오랜 후에도 이원규가 교신한 꽃과 별들은 피었다가 지고, 떴다가 지고를 영겁의 시간 동안 반복할 것이다. 이원규는 지구와 우주의 주인공인 꽃과 별을 잠시 염탐했을 뿐이다. 인간의 찰나적 염탐의 기록이라 해도, 그렇기 때문에 이원규의 글과 사진을 보면, 오히려 편안해진다. 꽃과 별이 있어 지구는 살만하다. 이원규는 이 책을 통해 바로 그것을 말하고 있다.
- 하응백(문학평론가)

23년의 입산, 그리하여 얻어낸 자연의 빛!
“아아, 심봤다!”였다. 1942년 구례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발견된 뒤 그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지리산표, 섬진강표인 ‘조선 남바람꽃’을 70여년 만에 찾아낸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남바람꽃을 보았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 근거가 될 만한 사진 한 장 없었다. 그런데 어느 무덤가에서 처음 이 꽃과 마주쳤다.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묵묵히 비밀을 간
직한 채 1년을 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벚꽃이 필 무렵부터 오며가며 남몰래 그 무덤가를 지켜보았다. 마침내 벚꽃이 다 질 무렵에서야 몇 송이 꽃을 피운 남바람꽃과 제대로 마주쳤다. 주변을 차근차근 둘러보았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곳곳에 남바람꽃 일가들이 무더기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날마다 이른 아침 눈을 뜨면 나는 마치 애인을 만나러 가는 심정으로 남바람꽃의 자태를 보러갔다.
하지만 꽃이 환하게 더 피어나기를 기다리며 하루에도 몇 번씩 멀리서 지켜만 보았다. 행여나 보전되기도 전에 훼손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면서.
- 본문 중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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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원규

시인으로지내던1998년봄서울역에서전라선밤기차에올랐다.구례구역에내린뒤지리산에입산한지23년째,산중빈집을떠돌며이사만여덟번을했다.잠시집을비우고‘4대강을살리자’며먼길을나선지얼마뒤,3만리순례의후유증으로몸을일으키지못했다.지독한고통으로찾은병원에서결핵성늑막염이라는진단을받았다.홀연지리산으로되돌아간그가어느날부터안개와구름속의야생화를담기시작했다.비바람이불고먹구름이밀려오면날마다산에올랐다.날마다수백장의사진을찍었지만모두지우다보니7년동안단3장만을남기기도했다.몽환적인사진한장을위해야영을하고우중의산정에서한송이꽃앞에쭈그려앉아아홉시간을기다렸고비바람몰아치는산길에서구르기도다반사였다.마침내도처에숨었던야생화들이환한얼굴을드러냈고,빛이없는산속에서별들이찬란하게쏟아져내렸다.비로소족필(足筆)의시인이된그가이책에지극히사랑하는산과꽃과별의자취를남겼다.오늘도그는세상도처의꽃들과벗하며지리산품에안겨산다.

목차

1.나는23년째입산중이다
사람의시간,하늘의시간11
지리산에서빈집구하기16
“나는루저다!”행복한반란23
태어나기좋고죽기에도좋은곳26
몽유운무화,나도꽃이다!30
별들의여인숙,나의‘별나무’38
섬진강첫매화‘소학정매화’를아시나요46
“꽃만말고매화향을찍어봐”할매화,할(喝)매화!51
‘노예’,노동하는예술가들55
눈을감아야더잘보인다59
친구,내슬픔을등에지고가는사람65
사진가고김영갑형,그대몸속의지수화풍!71

2.야생화가나를살렸다
섬진강,문득돌아보는당신의눈빛89
할미꽃,봄비따라길떠나는꽃상여95
봄은속도전이다102
‘붉은립스틱’물매화와금강초롱꽃109
심봤다!‘조선남바람꽃’자생지발견118
중국황산의‘몽필생화’가부럽지않다132
진도자란과반려동물천도재140
벚꽃그늘아래‘밭두렁사진전’152
‘땅한평구하기’인터넷사진전의기적159

3.살아춤추는지상의별
별빛은어둠에예의를갖추고189
‘별사냥’,은하수를찾아서193
지리산천년송과강원도자작나무숲203
‘별사냥’과작은형212
대륙여행,영하30도의바이칼호수와몽골220
“봄꽃이여,너는이미다이루었다!”235
폐사지의석탑과천년의별빛242
바이칼호수은하수아래단체사진을찍다251
반딧불이,살아춤추는‘지상의별’259
칠월칠석밤하늘의UFO를찍다268
섬진강첫은하수278
수경스님의공양게송283
미얀마의야자수밀키웨이293
반딧불이혼인비행301
은하수와만성두드러기304
시여,그러나나는아직너를모른다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