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없는캄캄한바다를노젓는배
-신장현의소설
세대에서세대로이어지는음험한기운속에서이명그룹을둘러싼냉정한자본의음모와이에맞서파멸하는개인과사다리를타고현실에편승하여삶을개선하려는자의대립이펼쳐진다.승부는결정되어있는것.그래도싸우지않을수없다.기적은일어날것인가?
사이버의공간을마음껏날아자유인이되고자하는곽진석,그리고타워크레인을타고과거에서벗어나세상을훨훨날고자하는영석,두형제는쌍둥이빌딩의동관과서관에서각각전혀성격이다른일을하면서갈등하고점점어쩔수없는중력에끌려든다.
영석은참고참았던분노에몸을떨며타워크레인의기어를밀었다.그것은부정과불의,위선과교만,악에대한분노고응징이었다.와이어가주르르풀리고송신탑이가교를내리치며장전무와현장소장은추락사하고만다.
주인공들은이위기를어떻게극복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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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현의소설『태백타임캡슐』은만만한소설이아니다.이소설은작가신장현이젊은시절부터우리사회모순의대표적인장소로상정하고추적해온사북탄광을둘러싼해묵은갈등을일차적인소재로한다.세월이흘러사람도바뀌고석탄산업은그명맥을상실해도자본과노동의본질적인갈등은여전히유효하게살아남아이시대를관통한다.한때우리는그것을거창하게천민자본주의욕망구조라고하기도했지만,더정확하게말하자면그것은구조화된자본의탐욕이다.여기에자유로운사람은없거나도태될수밖에없다.작가신장현은태백의사북탄광이상징하는이원대립의세계가불행히도아직도우리사회의본질을압축하여여전히작동한다는의미에서‘타임캡슐’이란말을제목에사용한듯하다.
소설속에서타워크레인으로표징되는건설현장과IT산업이출몰해도그건결국사북탄광과같은이원적대립구도속의자본의탐욕이다.돈키호테와세상과의화해가애시당초불가능하듯,신장현소설의주인공들도자본주의적세상속으로의용해가불가능하다.
타협도배반도용서도없이신장현의주인공은홀로삿대를저어저어두운밤하늘을용감하게나아간다.동쪽하늘에는빛도없는데.
_하응백(소설가,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