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에스컬레이터

십자가와 에스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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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십자가와 에스켈레이터』는 이금례 시인의 시와 산문집이다. 이 책에는 시집에는 「나팔꽃 신자」를 비롯한 시 27편과 「에스켈레이터」를 비롯한 수필 25편이 실려 있다. 이금례 시인의 시는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소재를 찾아 시적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시편이 상당히 많다. 그 깨달음은 거창하지도 않고 위대하지도 않지만, “아! 그렇지” 하고 속으로 감탄사를 유발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시적(詩的) 지혜라고도 할 만한데, 그 지혜를 군더더기 없이 잘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하기는커녕 훌륭하거나 모범적이지도 못한 보통 사람에게는 이금례 시인의 깨달음이 더 가슴으로 와 닿는다.
이금례 시인의 산문 또한 글맛이 있다. 이런 글맛의 수필 중에서 「나를 살리신 하나님」 같은 글은 이금례 시인의 일생을 압축하고 있다. 고난 끝에 신앙을 찾게 되어 이금례 시인은 안정을 찾았다. 그 안정에는 글이 큰 힘이 되었으니, 하나님이 이금례 시인에게 글과 함께 노후를 행복하게 지내라고 “하나님께서 어리석은 제가 견디지 못할 줄 이미 아시고 글을 쓰게 하신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축복이다.
저자

이금례

1944년 서울 출생이다. 2016년 계간 〈에세이포레〉 가을호에 수필로 등단했다.
2018년 시집 『나는 붉은 치자꽃이었다』로 작품 활동을 했으며, 시집 『나는 붉은 치자꽃이었다』, 『바람의 여자』, 『내 중심을 낚는 이 누구신가』 등과 수필집으로 『허물벗기』, 『이화동 연가』를 냈다.
2020년 〈포에트리 아바〉 수필문학상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종로지부 회원이며, 2022년 시낭송 교육지도사 자격을 취득(한국교육컨설팅개발원)했다.

목차

1부 나팔꽃 신자

나팔꽃 신자
순환선
십자가
소금을 볶으며
벽과 못
세월과 후각
추석 무렵
오백 원!
봄비 2
안경과 아버지
꽃이불
손
만추(晩秋)
봄은 왔다지만


2부 꽃의 물음

모과처럼
아까시나무 아래
지병
가을은 서글퍼요
바람소리
마지막 눈
밤비
애인(愛人)
재회(再會) - 추모관에서
기적
이러다가!
꽃의 물음
화이트 크리스마스


3부 에스컬레이터

행복하세요
에스컬레이터 [escalator]
포기
피를 보다
빨래터
옥수수
병실에서 크게 웃다
아버지를 중국 사람이라고 불렀다
나를 살리신 하나님
무쇠솥
한여름 밑반찬
은행나무
한순간


4부 이금례 시인의 일상

낙산을 오르며
꽈리
팔순 무렵
돈가스(포크커틀릿)
토종유감
소중한 첫 열매
여자만(汝自灣)
수다의 즐거움
유모차 유감
봄나들이
손에게 미안하다
이금례 시인의 일상

발문 축복 / 하응백(소설가·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여기까지 보면 이금례 시인은 평균적인 산수에 맞는 나이의 삶을 살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간절하고 깔끔한 시적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게 사실은 “꽃나무 두어 그루와 화초 분 서너 개”만큼이나 소중하다.
일상을 관찰하고 기억을 가다듬고, 그 일상과 기억을 버무려서, 시인은 마치 김치를 담듯이 시를 쓰고 수필을 쓴다.
우리 한국인은 우리 식탁에 오르는 김치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잘 안다. 농부는 배추와 무와 고추와 마늘과 같은 농작물을 가꾸고, 어부는 멸치나 새우와 같은 해산물을 잡아서 갈무리하고, 염부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소금을 만들어 낸다. 그 모든 게 어느 날 한 장소에 모여 작업이 시작된다. 배추는 소금에 절여서 씻어지고, 여러 양념은 다듬어진다. 이 재료를 정성스럽게 버무려 김치를 완성하는 손이 있다. 그 손이 바로 시인이다. 인생이란 재료와 자연이란 양념을 잘 버무려 김치를 완성한다. 김치가 맛이 있으려면 ‘손맛’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손맛’이 바로 시인의 시적 언어이며, 언어 감각이다.
이금례 시인은 시라는 김치를 익숙한 ‘손맛’으로 담는다. 독자는 맛있게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