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의 시학

연민의 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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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들 곁에서 신음에 귀 기울이고, 고통을 통감하는 현장 비평가!
‘의외의 것’을 연민으로 바라보는 따스한 마음
25명 시인의 텍스트를 총 4부에 담아내다
경향신문 ‘詩想과 세상’, 머니투데이 ‘시인의 집’ 등의 칼럼 연재를 통해 빼어낸 글솜씨를 인정받은 김정수 시인의 첫 평론집 『연민의 시학』이 ‘휴먼앤북스 평론선 1’로 출간되었다. 『사과의 잠』 『홀연, 선잠』 『하늘로 가는 혀』 『서랍 속의 사막』 등 4권을 시집을 출간한 김정수 시인은 은유에 의한 상큼한 이미지의 부드러움, 슬그머니 사유적 깊이를 담아가는 부드러움, 눈에 안 띄면서도 잔잔한 미학을 이끌어내는 설득력, 자기만의 내재율 속에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을 인정받아 제9회 사이펀문학상(2024)을 수상하기도 했다.
첫 평론집 『연민의 시학』을 통해 시에서 평론의 영역을 넓히는 듯하지만, 사실 김정수 시인은 1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집 해설과 신작 시집 서평, 문예지 신작시에 대한 분석 글을 써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첫 평론집은 퇴직 후의 왕성한 활동의 결과물이다. 시인은 ‘책머리’에서 그동안 쓴 산문 중에서 최근에 쓴 시집 해설 위주로 묶는다면서 두 권 분량의 원고에서 문예지에 쓴 서평과 신작 시평, 시집 발문을 덜어냈다고 한다. 해설 중에서도 전체 흐름에서 벗어난 것은 손에서 내려놓았다며 오로지 책의 완성도에 집중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제1부 삶의 연민과 시간’, ‘제2부 형식의 죽음과 사유’, ‘제3부 존재와 세계의 분류법’, ‘제4부 공간의 사색과 소요’ 등 전체 4부로 구성했다. 텍스트 대상은 문효치·오탁번·이동순 등 원로 시인부터 조현석·천수호·이선이 등 중견 시인, 신새벽·강성남·성은경 등 신진 시인까지 총 25명의 시집을 텍스트로 삼고 있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김정수의 평론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 비평’을 지향한다. 그는 현란한 이론이나 오리무중의 개념에 등을 돌리며 항상 날것으로서의 시 쓰기와 시 읽기의 현장에 가 있다”면서 “그는 다른 사람의 시를 읽기 전에 먼저 시를 쓰며, 시 쓰기의 현장에서 시 읽기의 현장으로 자연스레 이동한다”고 했다. 김정수의 평론집은 이론보다는 현장에 집중하고 있다. 오래 시를 쓰고 읽은 경험을 바탕으로 시인들 곁에서 그들의 신음에 귀 기울이고, 고통을 통감하며, 그들이 겉으로 채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건져낸다. 그 중심에 연민의 시선이 있다. 삶보다는 죽음에, 죽음보다는 불멸에, 배척보다는 연민에, 번잡보다는 고요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부드러움 속의 날카로움이 숨어 있다.
저자

김정수

저자:김정수
김정수시인은1963년경기도안성에서태어났으며,경희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했다.1990년《현대시학》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사과의잠』『홀연,선잠』『하늘로가는혀』『서랍속의사막』이있으며,평론집으로『연민과외출하기』를냈다.경희문학상과사이펀문학상을수상했다.경향신문‘詩想과세상’과주간경향‘김정수의시톡’,머니투데이‘시인의집’을연재했다.현재는시와더불어시집해설과신작시집서평등을쓰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삶의연민과시간
문장저편에숨겨진세계의단단함―문효치시집『헤이,막걸리』
최초의침묵,내안에자리한신성神性―최영규시집『설산아래서서』
연민과외출,소리너머의“새것”―천수호시인의신작시읽기
새삶을위한백지의“여기”―조현석시집『불법,…체류자』
기억의슬픔과말의위로―정영선시집『누군가의꿈속으로호출될때누구는내꿈을꿀까』
그윽하게물드는마음―이선이시집『물의극장에서』

제2부형식의죽음과사유
형식과죽음,사유를담는두가지방식―오탁번시집『알요강』―위선환시집『시작하는빛』
좀비야,청산에가자―이동순시집『좀비에관한연구』
생의가장바깥에대한사유―정학명시집『허공의비탈』
세번의선택과한채의허공―이도화시집『온·오프는로봇명령어가아니다』
아무것도소유하지못한자의단단한슬픔―배동욱시집『저무수한빛가운데빛으로』
페루해변으로가서죽는새들처럼―이호준시집『사는거,그깟』

제3부존재와세계의분류법
세상을이해하는나만의생각/시분류법―정선영시집『책상위의환상』
‘떨림’과‘미혹’사이에서길잃은파랑탐험가―신새벽시집『파랑아카이브』
와인―시,발효의미학―강성남시집『당신과듣는와인춤』
휘발된시간,응고된상처―성은경시집『모나리자증후군』
삶의순환과멈춤,그리고슬픔의무게―이다영시집『백령도표류기』
숨김혹은위장의시학―배선옥시집『초록가시의시간』

제4부공간의사색과소요
희언자연希言自然,소요하고소유하고사유하다―나석중시집『저녁이슬그머니』
존재의부재와공간에갇힌파편화된기억―최지안시집『수요일의브런치』
생명,몸과마음의귀향―정완희시집『조찬』
‘시간의상자’엿보기1―유성임시집『붉음을쥐고있는뜨거운손끝』
공간과세계의확장,낮고부드러운생生의기록―유기택시집『고양이문신처럼그리운당신』
후진하는열차에올라탄혁명적낭만주의자―이건행시집『상사화지기전에』

출판사 서평

추천사

김정수의평론집은처음부터끝까지‘현장비평’을지향한다.그는현란한이론이나오리무중의개념에등을돌리며항상날것으로서의시쓰기와시읽기의현장에가있다.건축으로치자면그는설계자도감리자도아닌현장감독같은존재이다.그는다른사람의시를읽기전에먼저시를쓰며,시쓰기의현장에서시읽기의현장으로자연스레이동한다.현장비평가로서그는누구보다도글쓰기의고뇌와환희에익숙하다.그는시인들곁에서그들의신음에귀기울이고,고통을통감하며,그들이겉으로채말하지않은이야기를건져낸다.그는시쓰기의현장에서시인이다하지못한이야기를마저대신해주는시적영매이다.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명예교수)

가장치열하게시를사는이.아침에일어나면서시를생각하고밤에는시의해석에골몰하다잠드는이.시의근심으로앓고시의확장으로기뻐하는이.시의뒷전에서지만,시의맨앞을내어다보는이.시인김정수.나는그를,시에게생의정수를내어준시의사제라이르리.
-정우영(시인)

책속에서

오래알고지낸친구에게의외로부끄러움을많이탄다는말을들었다.부끄러움이야남앞에나서는걸그리좋아하지않으니틀린말은아닌데,의외라는수식어가마음에쓰였다.의외라는말의이면에는달라진내모습,만나지못한세월의무게,세속에물든변화의거리감이존재할것이다.‘의외’와‘부끄러움’에서서운한감정이읽혔다.
시만쓰던사람이시집해설과문예지서평,여러매체에시에대한단평과신작시집서평을10년쯤연재한것도내삶에서의외일것이다.대학때이후지금까지글을떠나서살아본적이없으니,산문이낯선것은아니다.오히려시보다더익숙하다고할까.글을쓰면서늘느끼는것이지만,문학은‘뻔한것’은그대로두고‘의외의것’을추구한다.그‘의외의것’을반복해서읽으며때로는분리하고,때로는통합하면서일정한패턴을찾으려한다.텍스트와행간에숨어있는시인의생각과경험,사유의세계에가닿으려한다.시평을쓰는순간에는그시인과접속한다는,그시인의자리에서사고하며읽어내려한다.연민은삶과죽음,혹은존재와세계를대하는태도라기보다는시를대하는내마음그자체다.‘의외의것’을연민으로바라보는마음의바탕에는따스함이깃들어있다고믿는다.
(-‘책머리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