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전 :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린 마음의 낱말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다! (양장)

마음사전 :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린 마음의 낱말들,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다! (양장)

$15.00
저자

김소연

시인.수없이반복해서지겹기도했던일들을새로운일들만큼사랑할수있게되었다.숨쉬기.밥먹기.일하기.또일하기.낙담하기.믿기.한번더믿기.울기.울다가웃기.잠들기.이런것들을이제야사랑하게되었다.시가너무작아진것은아닐까자주갸우뚱하며지냈고,시가작아진것이아니라우리가커다래졌다는사실을알아가는중이다.

시집『극에달하다』『빛들의피곤이밤을끌어당긴다』...

목차

책머리에

1.오직마음때문에존재하는것들
유리와거울|차한잔과담배한모금
차가운거울과뜨거운차한잔

2.마음에존재하는감각들
거부|방향|어둠|빛|깊이와거리|잔상|착시|달다
향기|가벼움|마음의절연체|차가움과뜨거움|올가미

3.감정〈기분〈느낌

4.감정의태초들
공포|죄책감

5.작은차이가빚는전혀다른결론
중요하다:소중하다|행복:기쁨|소망:희망
평안하다:편안하다|처참하다:처절하다:처연하다
정성:성의|동정:연민|은은하다:은근하다|축하:축복
유쾌:상쾌:경쾌:통쾌

6.눈물,우리의가장나종지니인것
슬프다:구슬프다,애닯다,비애,애잔하다,서럽다,섭섭하다,서운하다...
연민:가엾다,동정심,불쌍하다,애처롭다,딱하다...
분노:노여움,역정,원망,원통,분개,치욕,화,성,골...
감격:감동,감화,감개무량,환희...

7.'외롭다'라는말의언저리들
외롭다|쓸쓸하다|권태|심심하다|무료하다|허전하다
공허하다|적막하다|결핍|허기|평화

8.다가갈까,기다릴까,지켜볼까

9.'호감'에대하여
존경|동경|흠모와열광|옹호|좋아하다|반하다
매혹되다|아끼다|매력|보은|신뢰

10.심장에문신을새기다
손|목소리|뒷모습|체취

11.말?거짓말
말,나자신을위하여|거짓말,당신을위하여

12.유대감들
엄살|걱정|공감|상처의전시회|비밀|농담|경청

13.사랑,그불가항력의낭비에대한보고서

14.동전의양면과도같은마음들
기대|진실|주시注視|고독의,독한커피와도같은힘
질투는혹시|배신의개운함
불안이영혼을잠식할지라도|살의|이해|사랑과신앙
도덕과헌신|그럼에도…

15.진짜와가짜
이기심:자기애|표정:눈빛|자존심:자존감

16.버림받은말들을어루만지다
사실과진실|순진함과순수함|솔직함과정직함
질투와시기|반항과저항|착함과선함|위선과위악

17.집단,정의,마녀사냥

18.순교와도같은
두려움|연애|부모자식|시

19.길고양이가쓰레기통을헤집듯,'사랑해'라는쓰레기통을헤집다
처음말해지는'사랑해'|'사랑해'라는말이두번,세번...반복될때
마지막에하는'사랑해'라는그말

20.이별의능력
개운하다|미련이남다|추억하다|도착하다
정복하다|마음의공황|망각

21.깊은밤을날아서

22.잔인한아침

23.무심함의일곱빛깔
따뜻한무심함|호방한무심함|이기적무심함|유니크한무심함
작전상무심함|무심한무심함|무심하기엔너무쩨쩨한당신

24.시간,박약한세계에주는은총
십대|이십대|삼십대|사십대

25.여행은어땠니

26.당신의저쪽손과나의이손이


마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마음의뉘앙스를섬세하게포착하다
─시인의감성과직관으로충만한,특별한사전

마음의빛깔을분별하고자애쓴사람이라면한번쯤‘외롭다’와‘쓸쓸하다’가어떻게다른지찾아보았을것이다.『표준국어대사전』에는‘외롭다’가“홀로되거나의지할곳이없어쓸쓸하다”로,‘쓸쓸하다’가“외롭고적적하다”로풀이되어있다.이런풀이를따르면‘외롭다’와‘쓸쓸하다’가어떻게다른지한눈에알길이없다.외롭다→쓸쓸하다→적적하다→쓸쓸하다→외롭다…….순환정의circulardefinition를벗어나지못하기때문이다.
1)『마음사전』은이러한일반사전이지닌한계,곧순환정의와언어학적인정의,보편적인정의마저과감하게떨쳐버린다.

‘외롭다’라는말은형용사가아니다.활달히움직이고있는동작동사다.텅비어버린마음의상태를못견디겠을때에사람들은‘외롭다’라는낱말을찾는다.그리고그것을발화한다.그말에는외로움을어찌하지못해이미움직여대는어떤에너지가담겨있다.그에너지가외로운상태를동작동사로바꿔놓는다.(91쪽,「외롭다」)

‘외롭다’라는말에비하면,‘쓸쓸함’은마음의안쪽보다는마음밖의정경에더치우쳐있다.정확하게는,마음과마음밖정경의관계에대한반응이다.외로움은주변을응시한다면,쓸쓸함은주변을둘러본다.마음을둘러싼정경을둘러보고는,그낮은온도에영향을받아서마음의온도가내려가는게바로‘쓸쓸함’이다.(92쪽,「쓸쓸하다」)

『표준국어대사전』과는전혀다른방식이다.저자는마음의빛깔을,언어학적이고과학적이며정신분석학적인방법이아닌,감성과직관으로헤아린다.무미건조하게직조된사상과이론의망을거치지않은,보편주의자의눈을버린색다른접근법이다.이는일면,일반적인세계의질서와논리에서벗어나있으면서도온전한세계와치밀한논리를구축하는시인의시작법과도닮아있다.
2)그리고이책은많은부분에서‘행복-기쁨,’‘순진함-순수함’과같은연관어聯關語의미묘한차이를세세하게다루고있다.23장「무심함의일곱빛깔」에서「따뜻한무심함」,「호방한무심함」,「이기적무심함」세편만보아도각각의‘무심함’의뉘앙스가얼마나다른지,뉘앙스의포착이얼마나중요한지새삼느끼게해준다.마음의빛깔은서로비슷해보여혼동할만하며,미묘한차이를놓치지않으려면섬세한접근이필요하다는적극적인예증이라고하겠다.

그는열번중에딱한번의기회를아주잘포착하는귀신이다.아홉번은무심하다가정말필요한순간에다가와위로한마디를툭던진다.대개‘거봐’라고시작되는걱정한마디다.‘거봐’라는한마디때문에,무심한줄알았던그가꽤오랫동안내문제를속으로걱정해왔겠구나감동하게한다.그는그어떤말들도효력이없다고믿는편이어서,말을아껴왔다가슈퍼맨처럼가장중요한순간에나타나준다.(263쪽,「따뜻한무심함」)
남들이오늘은무슨옷을입을지,오늘은어떤음악을들을지,어느식당이음식을맛있게하는지를생각해두는순간에그는,우주는어떤방식으로팽창하는지,지구의종말은어떤형태로닥칠지,세계인류의언어는몇종이나되는지,다음차례의빙하기는몇년도에시작될지를생각해두느라바쁘다.호방함은간혹도를넘어서,당구를칠때에도옆당구대로공을훌쩍넘겨버리고는공이사라지는묘기가가능해졌다고기뻐한다.그에겐당구대는물론이고이우주가너무좁다.(264쪽,「호방한무심함」)

그는오직자신의일에만열중한다.지구상에희망을남기기위해서가아니라,세상돌아가는것을통알지못해서,지구가멸망할때도하던대로사과나무를심을것이다.(265쪽,「이기적무심함」)

3)한발더나아가저자는「틈」이라는보유편補遺篇에서,본문에서다루지못한100낱말을검객이칼을쓰듯군더더기없이단순명료하게풀어낸다.마음의낱말들에대한남다른감성과직관이한층도드라져보이는부분이다.

(…)
까칠함고슴도치인척하는섬약한토끼들.
(…)
새침함모서리를손끝으로훑으며빠르게지나가는것.
(…)

『마음사전』이탄생하게된내력
─마음경영이이생의목표다!

왜저자김소연은알면알수록더욱모를마음에관심을기울이게되었을까.발단인즉소박하다.십수년전남편(시인이자건축가함성호)에게‘외롭다’라는말이무엇인지설명하기위해,더구나남편이잘못알아들어서이것저것끌어다대며이야기하다꼬박하룻밤을새웠다는것.그후마음관련낱말을찬찬히들여다보고챙기는버릇이몸에배게되었다고한다.

외롭다는말을설명하기위해서하룻밤을꼬박새워본적이있다.“그러니까”에서시작해서“이를테면”을거쳐서,“마치그것은……”을지나“비교하자면……”즈음에이르렀을때에야그는겨우,‘외롭다’는말을이해했다.이해하자마자그는침대에누웠고이내코를곯았고,나는공책을펼쳤고‘외로움’을발화한대가를치른간밤을낱낱이기록했다.십수년전의일이다.

그뒤로그와대화를나눌때에는,내입에서나온마음관련낱말하나하나에밑줄을긋고,주석을달며말하는습관이생겼다.어느한사람때문에생긴버릇이지만,이제는나에게어법이되어버렸다.(「책머리에」)

마음의낱말과깊은인연을맺은그밤이후저자는낱말하나하나를짚어가다보면,마음의경영도이루어지리라기대하며,이『마음사전』을집필하게되었다고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