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의 세계

시옷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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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옷의 낱말들!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시옷의 세계』. 사전의 형태가 아닌 산문집으로 시와 시인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실은 그 선물이, 그리하여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그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의 시가 된다고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손길이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되는 그런 시에 옷을 입히듯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입혀나가고 있다.

‘사귐’에서부터 ‘사라짐’, ‘사소한 신비’, ‘산책’ 등을 거쳐 ‘씩씩하게’까지 35개의 낱말을 국어사전에 실린 순서대로 다루며 해당 낱말을 화두로 삼아 산문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 자신이 자라온 이야기부터 아끼는 사람과 사물, 글귀, 그리고 시인에 관한 정의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저자가 찍은 사진과 함께 또 다른 ‘시옷’ 낱말들에 대한 짧은 정의들 들려주며 우리가 놓친 시선과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전해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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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소연

지은이:김소연
시인.아무도내게시를써보라고권하지않았기때문에시를쓰는사람이되었다.시집읽는걸지독하게좋아하다가,순도100퍼센트내마음에드는시는직접써보고싶다는생각을했다.그생각을했던도서관은지금사라지고없다.그곳에다시가고싶을때마다,나는인파속으로걸어들어간다.바쁜걸음들속에서혼자정지한듯한시간이좋다.혼자가아닌곳에서혼자가되기위하여,어디론가외출하고어디론가떠난다.그곳에서,좋은시를쓰고싶다는열망보다내마음에드는시를꼭쓰고싶다는소망을꺼내놓는다.소망을자주만나기위해서내겐심심한시간이많이필요하다.노력하는것을싫어하지만,심심하기위해서라면최선의노력을기울여왔다.심심함이윤기나는고독이되어갈때나는씩씩해진다.조금더심심해지고조금더씩씩해지기위하여,오직그렇게되기위하여살아가고있다.

시집『극에달하다』『빛들의피곤이밤을끌어당긴다』『눈물이라는뼈』『수학자의아침』과산문집『마음사전』『시옷의세계』를냈다.  

목차

사귐이책을건네며

사라짐
사소한신비
산책
살아온날들
상상력:미지와경계를과학하는마음
새기다:너에게이름을보낸다
새하얀사람
생일
서슴거림의기록:침묵단상

선물이되는사람
선물이되는시간
세번째상하이
세월의선의들
소리가보인다
소심+서투름:무뚝뚝함에대하여
소풍:우리가우리에게가는길
손가락으로가리키다

손짓들
송경동
수집하다
순교하는장난:김수영에게
숭배하다:당신의거짓말을
쉬운얼굴
쉼보르스카:비미非美의비밀
스무살에게:검은멍과검은곰팡이와검은조약돌
Struggle
시야

시인으로산다는것갈매나무를생각함
식물원의문장
신해욱헬륨풍선처럼떠오르는시점과시제
실루엣그림자론
심보선감염의가능성을생각함
씨앗을심던날단어를찾아서
씩씩하게

이책에인용된작품들

출판사 서평

『마음사전』의저자김소연,다른시선과삶을권하다
“조금더심심하게,조금더씩씩하게”


『마음사전』으로이미폭넓은독자층을확보한시인김소연.마음을이루는낱말하나하나를자신만의언어로정의,많은이들이공감하고밑줄긋도록한그가이번엔‘시옷’을꺼내놓았다.‘시옷(ㅅ)’으로시작하는낱말들이자‘시’에입힌‘옷’의세계,『시옷의세계』다.사전의형태가아닌본격산문집으로,시와시인의생활을이야기한다.『마음사전』을읽으며‘도대체이사람은어떤생각으로어떻게살까’싶었던독자라면이책이그궁금증을풀어줄것이다.저자의시선과생활을눈으로좇다가,우리가놓친시선과삶의태도를다시생각하게된다.
세상을이렇게저렇게바꿔야한다고,우리는이렇게살아야한다고주장하는이들이넘쳐나는요즘,시인은말한다.“세상을바꾸려는손길이아니라세상을다르게바라보려는시선이”곧시이며,거기에자신의이야기를입혀건네고싶었다고.“조금더심심해지고조금더씩씩해지기위하여,오직그렇게되기위하여살아”간다는저자김소연.『시옷의세계』는그삶의방식에스며들도록조용히손을건넨다.

「사귐」에서「씩씩하게」까지,산문으로푼정의
“금세사라지고말것들을부지런히기록해두고싶다”


머리말「사귐」에서시작된이책은「사라짐」「사소한신비」「산책」등을거쳐「씩씩하게」까지,35개의낱말을국어사전에실린순서대로다룬다.그러나사전적정의라기보다는해당낱말을화두로삼은‘산문적정의’라하는편이옳다.저자가자라온이야기에서부터아끼는사람과사물에관한,글귀에관한,그리고시인에관한조곤조곤한정의다.풀어쓴글이지만『마음사전』의저자답게단어하나,문장한구절,쉼표하나도버릴수없이신중하다.또한시각,촉각,청각을모두일깨우는무척감각적인글이다.이따금저자가찍은사진과함께또다른‘시옷’낱말들에대한짧은정의를만나면그감각이새롭게환기된다.
“혼자가되기위하여,어디론가외출하고어디론가떠난다”라고저자소개글에서밝힌대로,이책은‘떠남’의기록을포함한다.관광지를바삐둘러보고기념사진을찍고선물을사는보통의여행자와는달리,저자는주로한곳에오래머물며사소한것들을관찰하고주워모은다.그리고끝없이상상한다.사소한것들,사라지고말것들을향한애정은평소그의생활이기도하다.네잎클로버씨앗을마당한구석에뿌려놓고클로버를하루에하나씩따서책갈피에끼우는일,창밖에서날아든잠자리나벌을관찰하는일,걸을때보도블록사이의풀을밟지않도록조심하는일…….그가사소한걸간직하는이유는,추억이소중해서가아니다.

사소했고아무것도아닌것을보물로가져와간직하며지냈다.어떤것은추억을직조해주었고어떤것은계속해서마음을아프게했다.마음아픈것들은내내마음을아프게만했다.내가그사물과만난것은너무나사소한일이지만사소한일들은마음아픈일일수록운명처럼커다래진다.주워온사소한사물들을내가간직하는것은추억이소중해서가아니라,사소함이이토록커져간다는것을잊지않고싶어서다.
―「수집하다」에서

이시대에시와시인이필요한이유
“시인으로산다는건비경제적비사회적으로가능한일”


사람들이쉽게지나치는것들을향한시인의시선은사회적약자에대한지지와연대로이어진다.그리고그것역시소소한일상의일부라여긴다.한진중공업파업당시크레인에올라가시위를벌이던김진숙을응원하러간것도,거기서다른시인들과문학천막을치고밤을새운것도,두려움을아는‘우리’가서로를만나는소풍같은거라고말한다.
“투쟁이라는건반드시패기와결기로똘똘뭉친지사의행동양식만을뜻하진않는다.몸부림치고허우적거릴뿐인패자의눈물나는행동양식도투쟁”(「Struggle」에서)이라는그의정의에따르면,남들과달라도그렇게할수밖에없는것,그래야만조금은행복해진다는진심역시고귀한투쟁이다.그리고어찌보면그것이시적인삶이다.
‘이시대에시를쓴다는것,시인으로살아간다는것이무엇인가’는이책을관통하는화두라할수있다.‘상상력’을그는이렇게정의한다.“사물하나의변화를통해공간에대한체감능력이무한히확장되는것”이자“시간을거슬러서연결불가능한것을연결하는용기를얻는것”.그리고시인의상상력은‘풍부한’게아니라‘정확한’거라고지적한다.

시인의상상력이란정확하고과학적인증표와징표를통해징후를밝혀내는논리적과정이다.그러니까상상력이풍부하다는표현은틀린표현이다.상상력이정확하다라는표현이오히려더옳다.보이는세계와보이지않는세계사이에숨겨진공간들,그경계의영역들,그이상한미지의세계에대해느끼는우리의모호함을시인은상상력의힘으로정확하게호명해낸다.
―「상상력」에서

“시인이가난한것은한사회안에시인이너무많기때문”이고“시인이너무많은것은세상이너무병들었고제도가지긋지긋하게갑갑하기때문”이며“시인이가난한것은가난을선택했기때문”이라말하는시인김소연.변두리에서살아왔고변두리인의정체성을탐구해왔으며변두리의것들을자긍심있게돌보는데에시만한것이없었다는그다.자신이생각한아름다운윤리를아름다운언어로말해주는시의세계에서살다보니어느덧시인이되어있었다고그는고백한다.그리고생활의비참에영혼만큼은물들지않기위해서우리모두에게시가필요한지도모른다고,비참하고우울해도무지못살겠는모든이에게시가필요하다고말한다.

시인이되고자하는사람이물었다.“시인으로살아간다는것이경제적사회적으로가능한일인지요.”(…)“비경제적비사회적으로가능한일입니다.”
―「시인으로산다는것」에서

그의말들을지지하는‘시’와‘시인’들이책곳곳에포진돼있다.독자는맥락에따라언제든새롭게읽히는게시구절임을,그리고시와산문이서로이렇게도스며들수있음을발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