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여가

스포츠와 여가

$12.00
Description
몸의 언어를 솔직하게 표현한 에로티시즘
『스포츠와 여가』는 제임스 설터의 통산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마음산책이 출간하는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1967년 발표되어 ‘제임스 설터’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린 작품으로, 60년대 초반에 제임스 설터가 프랑스에서 겪었던 일이 모티프가 되었다. 프랑스에서도 60년대의 어지러운 세파가 미치지 않던 작은 마을 오툉에서의 애정사를 현실과 상상과 기억을 정교하게 뒤섞어 오묘하고 은밀한 꿈처럼 그렸다. 사실적인 성 묘사로 한동안 출판사를 찾지 못하다가 '파리 리뷰' 편집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조지 플림턴을 만나 가까스로 출간된 일화가 있다.

서른네 살에 규범화된 삶을 살아온 ‘나’는 기차를 타고 프랑스의 작은 마을 오툉에 있는 친구의 저택을 찾는다. 친구의 권유로 머물게 된 빈집에서 그는, 몇 장의 사진으로 남은 이곳에서의 과거를 바탕으로 기억을 혹은 상상을 재구성해나간다. ‘나’는 잘생기고 수재인 미국 청년 필립 딘을 친구의 파티에서 만났다. ‘나’의 기억 속에서 필립 딘은 일찌감치 예일대를 그만두고 유럽과 남미를 여행한 자유분방한 청년이다. 52년형 들라주를 몰며 어디서나 고유한 매력으로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필립 딘에게 ‘나’는 호감을 갖게 되고, 그의 사생활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나’와 필립 딘은 열여덟 살에 불과한 아름다운 카페 종업원 안마리 코스탈라를 만난다. 필립 딘은 그런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에 끌리고, 그녀를 꾀어 육체를 나누고, 언제고 끝나지 않을 듯 현재에 충실한 깊고 관능적인 사랑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둘의 애정이 깊어질수록 사랑은 현실이 되어간다. 가족을 소개하고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안마리의 적극적인 태도에 필립 딘은 뒷걸음치기 시작한다. 그는 사랑 뒤에 부과될 책임이 버거워 결국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필립 딘과 안마리의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건 어디까지나 제3자인 ‘나’다. 소설이 끝나도록 자신을 밝히지 않는 화자 ‘나’는, 필립 딘과 안마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현재형의 화법으로, 연인의 한없이 내밀한 일들까지 머릿속에서 그려나간다.
저자는 평범한 애정사로 보일 수 있을 필립 딘과 안마리 코스탈라의 관계를 제3자의 상상으로써 전달하며, 몸은 그 자체로 고유한 언어이자 교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몸을 단지 관능의 매개물로만 다루지 않는 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살을 부딪는 일은 때로 천 마디 말보다 깊은 정서적 교감을 이루는 일이며, 역설적이게도 사랑은 이러한 교감마저 저버릴 만큼 알 수 없이 스러져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제임스설터

저자제임스설터(JamesSalter)는미국의소설가.1925년뉴저지에서태어나뉴욕에서자랐다.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졸업후전투기조종사로수많은전투에참전,비행중대장까지지냈다.한국전쟁경험을바탕으로군에서집필한『헌터스(TheHunters)』(1957)를출간하면서전역,전업작가로데뷔했다.1967년『스포츠와여가』가“사실주의적에로티즘의역작”이라는평가를받으며작가로서입지를굳혔다.이후한동안시나리오집필에몰두해영화<다운힐레이서(DownhillRacer)>(1969)와<어포인트먼트(TheAppointment)>(1969)의시나리오를썼다.1975년『가벼운나날』을발표,또한번큰호평을받았다.작가브렌던길은“생존작가중『가벼운나날』보다아름다운소설을쓴작가는생각할수없다”라고밝혔고,줌파라히리는“이소설에부끄러울정도로큰빚을졌다”라고말하기도했다.1988년펴낸단편집『황혼(DuskandOtherStories)』으로이듬해펜/포크너상을받았으며,시집『스틸서치(StillSuch)』(1988),자서전『버닝더데이즈(BurningtheDays)』(1997)를냈다.2000년대들어서는단편집『어젯밤』(2005)을발표해“삶이라는터질듯한혼돈을누구도설터처럼그려내지못한다”라는찬사를받았다.이외작품으로소설『암오브플레시(TheArmofFlesh)』(1961,개정판2000년『캐사다[Cassada]』),『솔로페이스(SoloFaces)』(1979),여행기『그때그곳에서(ThereandThen)』(2005),부부가함께쓴에세이『위대한한스푼(LifeisMeals)』(2006)등이있다.2013년소설『올댓이즈(AllThatIs)』를발표해언론으로부터“더없을위업”“설터의작품중에서도최고”등많은극찬과주목을받았다.2012년펜/포크너재단이뛰어난단편작가에게수여하는펜/맬러머드상을받았고,2013년에는예일대에서제정한윈덤캠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됐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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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가들의작가”제임스설터를알린대표작
프랑스를배경으로정교하게세공한,쓸쓸한포르노그래피


〈가디언〉지는2013년에(다작이아닌)제임스설터를두고“필립로스와존업다이크가유명한방식으로유명하지는않지만,대단하다고일컬어지는부류의미국작가”라며“작가들의작가”라는수식어를다시언급했다.어쩌면제임스설터는아직그들만큼의유명세를얻지못했는지도모른다.하지만그가매우유명하고단단한지원군을둔작가라는사실은틀림없다.수전손택은제임스설터를“독서의강렬한즐거움을아는독자에게특히어울리는작가”라칭송하며“전작을탐독하고싶고,아직출간되지않은책이초조하게기다려지는작가”라고말했고,줌파라히리는“작가로서그의소설에부끄러울정도로큰빚을졌다”라고말했다.필립로스와함께미국현대문학을대표하는소설가리처드포드는“소설을읽는독자들에게제임스설터가오늘날미국최고의문장가라는사실은일종의신념과같다”라고이야기했고,퓰리처상을수상한〈뉴욕타임스〉의명비평가미치코가쿠타니는“제임스설터는한문장으로개인사의모든면을담아낼수있다”고말했다.이들모두가여느수식어나찬사보다확실한자신의이름을걸고제임스설터의위상을치켜세운다.
『스포츠와여가』는제임스설터의통산세번째장편소설이자,마음산책이출간하는그의세번째작품이다.1967년발표되어‘제임스설터’라는이름을본격적으로세상에알린작품으로,60년대초반에제임스설터가프랑스에서겪었던일이모티프가되었다.
이소설은프랑스에서도60년대의어지러운세파가미치지않던작은마을오툉에서의애정사를다룬다.이야기를이끄는건서른넷의남성으로친구의집을빌려얼마간오툉에머물게된‘나’다.그는오툉에서예일대를중퇴한스물넷의미국청년필립딘과,카페종업원으로일하는열여덟살의가난한프랑스처녀안마리코스탈라를가까이서지켜보게되고,이들의만남과사랑,이별을모두마주한다.육체에이끌려사랑과결혼으로확장될수있었던일이권태와이별로엇나가기까지의모든행로를,화자인‘나’는직접목격한일인지상상인지모를이야기로그려나간다.끝까지익명으로남아있는화자의관찰(혹은상상)속에서필립딘과안마리코스탈라는,여느애정보다진하고육체적이지만끝이예감되는쓸쓸한사랑을나눈다.이것을제임스설터는현실과상상과기억을정교하게뒤섞어“오묘하고은밀한”꿈처럼그렸다.
『스포츠와여가』는사실적인성묘사로한동안출판사를찾지못하다가<파리리뷰>편집자이자저널리스트인조지플림턴을만나가까스로출간된일화가있다.하지만성묘사가이소설의장치일뿐이라는건“에로틱리얼리즘의걸작”이라는<뉴욕타임스>의리뷰만으로도알수있다.작가조이스캐롤오츠는<뉴욕리뷰오브북스>를통해이소설을다음과같이예찬했다.

『롤리타』가나보코프에게차용된,매력적으로천박한미국에바친발렌타인카드같은것이라면,『스포츠와여가』는설터가그의프랑스에보내는발렌타인카드다.
-조이스캐롤오츠

제3자가되뇌는어떤연애사
사실과상상을오가며그리는덧없는사랑


이글은오툉에서찍은사진들에부친메모다.그저메모로시작했는데,그러다가뭔가다른것,사건이라고할만한것을서술하게되었다고하는편이낫겠다.이사건은오직내게만의미있는것이지만더는감추지않으련다.그시간은과거가되었으므로.
여기서말하는그어느것도사실이아니다.내가오툉이라고했지만사실오세르가될수도있었다.여러분도분명히이런사실을곧알게될것이다.그저내마음속에들어왔던세부를,내살을찢어버릴수있었던파편을기록할뿐이다.
-21~22쪽

서른네살에규범화된삶을살아온‘나’는기차를타고프랑스의작은마을오툉에있는친구의저택을찾는다.친구의권유로머물게된빈집에서그는,몇장의사진으로남은이곳에서의과거를바탕으로기억을혹은상상을재구성해나간다.화자인‘나’의기억은잘생기고수재인미국청년필립딘과,젊고아름다운프랑스처녀안마리코스탈라의사랑에가닿는다.
‘나’는필립딘을친구의파티에서만났다.‘나’의기억속에서필립딘은일찌감치예일대를그만두고유럽과남미를여행한자유분방한청년이다.52년형들라주를몰며어디서나고유한매력으로이성의마음을사로잡는필립딘에게‘나’는호감을갖게되고,그의사생활을관찰하기시작한다.야생마같은그의자유로움과젊음,성적매력에대한부러움을품고서.
어느날‘나’와필립딘은열여덟살에불과한카페종업원안마리코스탈라를만난다.아름답고순결한처녀로보이지만십대의나이에흑인미군을애인으로두었을만큼세상을텄고,굴을먹어본적이없을만큼가난한여자다.필립딘은그런그녀의젊음과아름다움에끌리고,그녀를꾀어육체를나누고,언제고끝나지않을듯현재에충실한깊고관능적인사랑을이어나간다.하지만둘의애정이깊어질수록사랑은현실이되어간다.가족을소개하고결혼에대한생각을묻는안마리의적극적인태도에필립딘은뒷걸음치기시작한다.그는사랑뒤에부과될책임이버거워결국떠나기로마음먹는다.
필립딘과안마리의이모든이야기를전하는건어디까지나제3자인‘나’다.소설이끝나도록자신을밝히지않는화자‘나’는,필립딘과안마리의일거수일투족을현재형의화법으로,연인의한없이내밀한일들까지머릿속에서그려나간다.사진처럼기억처럼,이따금은맥락없이이야기되는한연인의은밀한개인사.무엇이들은이야기이고목격한이야기인지,어디까지가사실이고허구인지화자인‘나’는밝히지않는다.다만가끔씩불쑥끼어드는과거형의문장들에서상상의균열을,화자의욕망을엿볼수있을뿐이다.그렇게현실과상상의경계를넘나들며연인의일상을좇는동안,독자는사랑의흥망성쇠를함께한다.세상을태울듯일순간달아올랐다가끝을모르고식어가는권태까지도.

그들은여전히아무말없이서로몸을붙인채오랫동안누워있다.그들을결합시켜주는게그런몸의대화라는사실이끔찍하다.그잔인함이그들을사랑으로이끈다.
나는그가들어오는소리를듣는다.나는책을읽고있다.그런것처럼보일것이다.앙리4세가루아얄광장과퐁뇌프다리를세우며파리를아름답게만들고있다.나는그줄을읽고또읽는다.나는무슨일이일어났는지알지만,그에게아무말도할수없다.아무말도.내가가진것은다만통나무처럼무거운문장들뿐.
-87쪽

그녀가임신을하면어떡하나,그는생각한다.무거운구름아래쪽이납처럼짙다.그생각은가만히다가왔지만그의마음속에자리를잡는다.그는감히그생각을입밖으로낼수없다.문득그는자신이그녀와결혼하고싶어하지않는다는걸분명히느낀다.그런데그녀가아기를낳는다면그는어떡해야하는가?간단히떨치고떠나버릴수없을것이다.그의두발이차가워진다.두뺨이건조한걸느낀다.오후의한기가그의영혼속으로들어와버린것같다.그녀는저아래물가를따라걷고있다.딘은이일이어떻게끝날까를생각하며둑위에서천천히걸음을옮긴다.
-130쪽

작가자신이꼽은‘기억에남을’작품
몸의언어를솔직하게표현한에로티시즘


제임스설터는평범한애정사로보일수있을필립딘과안마리코스탈라의관계를제3자의상상으로써전달한다.사랑은환락과같은속성이있다.사랑은현실에마모되게마련이고,결국남는건빛처럼환하지만실체가없는,셀수없이많은순간들로파편화된판타지뿐이다.이처럼과거의일이되고타자화되어야만발견되는뒤늦은가치.그래서사랑은덧없는일일지도모른다는것을,제임스설터는『쿠란』의구절을빌려와이야기한다.

현세의삶이란한낱스포츠와여가일뿐임을기억하라.
-『쿠란』57장「무쇠의장」

제임스설터는<파리리뷰>와의인터뷰에서기억에남을두작품을꼽아달라는요구에『가벼운나날』과『스포츠와여가』를들었다.『스포츠와여가』는그만큼제임스설터의애착이녹아있는작품이다.이소설을출간하고사실적인성묘사때문에평단과독자의호불호가갈린것을두고제임스설터는이렇게말했다.

“에로티시즘은이소설의중심이고본질입니다.그건분명해요.로르카의말을빌리자면난이소설이음란하되순수하고,어떤면에선말로나타낼수없으면서도억누르기힘든것들을묘사했으면싶었어요.”
-제임스설터,<파리리뷰>인터뷰에서

『스포츠와여가』는몸을단지관능의매개물로만다루지않는다.정신과육체중어느한쪽에우선순위를두기보다,몸은그자체로고유한언어이자교감이라는사실을보여준다.살을부딪는일은때로천마디말보다깊은정서적교감을이루는일이며,역설적이게도사랑은이러한교감마저저버릴만큼알수없이스러져갈수있음을『스포츠와여가』는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