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들

사냥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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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과 죽음 사이, 존재의 고원에 있었던 이들의 이야기!
작가의 작가라고 불리는 제임스 설터의 데뷔작 『사냥꾼들』. 1952년 전투기 조종사로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이력을 가진 그가 당시 제335전투비행대대에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 번의 급선회만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뒤바뀌는 비좁은 조종석 안에서의 고독과 중압감, 미그기를 잡아 수훈을 세우는 데 허기진 조종사들의 경쟁 관계, 스러질 줄 예감하면서도 승리보다 더 숭고한 것을 좇는 주인공의 영웅적 선택 등을 그리고 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비행과 전투, 적에게 품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 작품에서 그는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고독함을 담아냈다.

서른한 살의 대위 클리브 코넬은 다섯 대 이상의 적기를 격추하면 붉은 별 다섯 개와 함께 주어지는 에이스 칭호를 얻기 위해 자신감에 부풀어 김포 기지로 전출되지만 좀처럼 적기를 만나지 못하거나 놓치기를 반복한다. 그러는 사이 미그기를 몇 대 격추했는지가 최고선이 되어버린 부대의 분위기 속에서, 승전보를 가져오라고 독촉하는 이밀 대령과 편대장 자리를 노리는 천부적인 사냥꾼 펠 사이에서 심리적 압박과 고립감을 겪는다.

원칙과 규율을 중시하는 클리브는 공훈에 눈이 멀어 독단적인 행동을 일삼고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는 부하 펠을 견제하려 하지만, 나날이 에이스로 추앙받는 펠의 높아진 입지만 확인할 뿐 자신은 절박감과 회의감을 더해간다. 그러던 중 부대 전체가 술렁일 일이 발생한다.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적군의 에이스 ‘케이시 존스’가 돌아온 것. 하늘을 공포로 물들이던 케이시 존스의 등장으로 부대는 전의를 가다듬고, 클리브 역시 기사회생의 기회를 될 케이시 존스에게 차라리 동질감을 느끼며 ‘F-86 세이버’에 올라 숭고한 선택을 향해 나아간다.
저자

제임스설터

저자제임스설터JamesSalter는미국소설가.1925년뉴저지에서태어나뉴욕에서자랐다.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졸업후전투기조종사로수많은전투에참전,비행중대장까지지냈다.한국전쟁경험을바탕으로군에서집필한『사냥꾼들』(1956)을출간하면서전역,전업작가로데뷔했다.1967년『스포츠와여가』가“사실적에로티즘의걸작”이라는평가를받으며작가로서입지를굳혔다.이후한동안시나리오집필에몰두해영화〈다운힐레이서DownhillRacer〉(1969)와〈어포인트먼트TheAppointment〉(1969)의시나리오를썼고,〈세타인들Three〉(1969)시나리오를쓰고연출했다.
1975년『가벼운나날』을발표,뒤에큰호평을받았다.리처드포드는서문에서“소설을읽는독자들에게제임스설터가오늘날미국최고의문장가라는사실은일종의신념과도같다”라고썼고,줌파라히리는“이소설에부끄러울정도로큰빚을졌다”라고말했다.1988년펴낸단편집『황혼DuskandOtherStories』으로이듬해펜/포크너상을받았으며,시집『스틸서치StillSuch』(1988),회고록『불타는날들BurningtheDays』(1997)를냈다.2000년대들어서는단편집『어젯밤』(2005)을발표해“삶이라는터질듯한혼돈을누구도설터처럼그려내지못한다”라는찬사를받았다.이밖의작품으로소설『암오브플레시TheArmofFlesh』(1961,개정판2000년『캐사다Cassada』),『솔로페이스SoloFaces』(1979),여행기『그때그곳에서ThereandThen』(2005),부부가함께쓴에세이『위대한한스푼LifeisMeals』(2006)등이있다.2013년소설『올댓이즈』를발표해“더없을위업”“설터의작품중에서도최고”등수많은극찬을받았다.
2012년펜/포크너재단이뛰어난단편작가에게수여하는펜/맬러머드상을받았고,2013년에는예일대에서제정한윈덤캠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됐다.
2015년6월,뉴욕주새그하버에서아흔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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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가의작가”제임스설터의시작을알린작품
공중전과고독감을섬세히묘사한찬란한데뷔작


『사냥꾼들』은『올댓이즈』『가벼운나날』『어젯밤』등의작품을내놓아“작가의작가”“가장미국적인문장을구사하는작가”등의찬사를받은제임스설터의데뷔작이다.제임스설터하면앞의수식어들못지않게자주그의특별한이력이언급되는데,바로1952년전투기조종사로서한국전쟁에참전했던일.『사냥꾼들』은제임스설터가당시제335전투비행대대에서겪은일들이바탕이된소설로,덧없고쓸쓸한분위기가짙은그의이후소설들의시원인작품이다.
첫소설『사냥꾼들』에서이미제임스설터는자신의기조를결정지었다.전쟁의참상을고발하거나영웅적인일화를미화하는데애쓰기보다는,한번의급선회만으로쫓는자와쫓기는자가뒤바뀌는비좁은조종석안에서의고독과중압감,미그기를잡아수훈을세우는데허기진조종사들의경쟁관계,스러질줄예감하면서도승리보다더숭고한것을좇는주인공의영웅적선택등을다룬다.처음부터제임스설터는세월에빛이바랠전쟁,정치적으로해석될소지가있는그진창같은담론에무게를두지않고,자신이가장잘이야기할수있는것,즉목표와열정과성취의‘빛바램’자체를정확한문체로그렸다.『사냥꾼들』이한국을배경으로당시미·소양진영의첨단기종이던‘F-86세이버’와‘미그-15’전투기의공중전을묘사하는데세심한공을들이면서도전쟁소설이기보다는“인간의존재론적의미를다룬소설”(「옮긴이의말」)로읽히는것은그런까닭이다.
『사냥꾼들』은제임스설터가군생활중집필한소설이다.1956년발표되어큰주목을받았으며,이성공으로제임스설터는이듬해군에서나와전업소설가가되었다.이작품은40여년뒤인1997년작가에의해개정되었는데,한국어판은개정판을옮겼다.한편『사냥꾼들』은초판출간2년뒤인1958년,로버트미첨과로버트와그너가주연한동명의영화로도만들어졌으나원작에서크게각색되었다.

쫓거나쫓기거나,중간지대가없는삶
가늘게바스라지기보단장엄한실패를좇아


다섯대이상의적기를격추하면붉은별다섯개와함께에이스칭호가주어진다.서른한살의대위클리브코넬은에이스가되려는일념으로자신감에부풀어김포기지로전출되지만좀처럼적기를만나지못하거나놓치기를반복한다.그러는사이미그기를몇대격추했는지가최고선이되어버린부대의분위기속에서,승전보를가져오라고독촉하는이밀대령과편대장자리를노리는천부적인사냥꾼펠사이에서심리적압박과고립감을겪는다.원칙과규율을중시하는클리브는공훈에눈이멀어독단적인행동을일삼고동료를위험에빠뜨리는부하펠을견제하려하지만,나날이에이스로추앙받는펠의높아진입지만확인할뿐자신은절박감과회의감을더해간다.그러던중부대전체가술렁일일이발생한다.완전히사라진줄알았던적군의에이스‘케이시존스’가돌아온것.하늘을공포로물들이던케이시존스의등장으로부대는전의를가다듬고,클리브역시기사회생의기회를될케이시존스에게차라리동질감을느끼며‘F-86세이버’에올라숭고한선택을향해나아간다.

그는죽음가까이까지이르고싶다는,그리고그후에찾아오는순결함을느끼고싶다는충동을마치다른사람에게일어난일인양이따금떠올리곤했다.그는인간의자기극복과,자기극복이이루어지는숭고한금욕의세계를언제나존중했다.
-20쪽

『사냥꾼들』은분명전쟁,그중에서도공중전을소재로하지만주로지상의부대에서이야기가진행된다.열린공간에서적과아군이뚜렷이양분된채치고받는치열함은이작품에서보기어렵다.그보다는부대내의경쟁과알력,그때문에적이구원자가되는아이러니,관보다좁은조종석에유폐돼철저히혼자서모든걸책임져야하는고독감등을그린다.하지만제임스설터가공들여전하는것은무엇보다도,그의다른소설에서처럼,영원할줄알았으나시간의더께에빛을바래가는모든것이다.싸움에서귀환하지못한동료의빈자리가늘어날수록,전역을하여원래의삶으로돌아가는동료가늘어날수록클리브는쓸쓸해지고,줄곧그를지탱해주었던‘에이스가되는일’자체에회의를느낀다.그는영웅도언젠가퇴색하리란걸알지만,승리와패배라는두가지선택만이존재하는전장바깥의다른삶은알지못한다.전투기를몰고이미이생의끝까지가보았고,완벽하고순수한하늘에매료당해서.결국클리브는야비하고덧없는성공과일수만채우다명예없이퇴역하는실패사이에서가늘게빛나는제3의운명을향해나아간다.

“여기또오면안돼,버트.”클리브가말했다.그들은삶과죽음사이,존재의고원에있었다.
“왜요?”
“세상에서가장완벽한삶이니까.”
“어느면에선그렇죠.”
“모든면에서그래.이렇게죽는것도나쁘지않을것같군.”
“더좋은방법이있지않을까요?”들레오가말했다.
“아니야.단박에가는게중요해.가령하늘저높이별에닿았다가지상으로떨어져스러진다면근사하지않겠나?”
-159~160쪽

“은신처가된다고할까.하늘은신과같은공간이에요.홀로하늘을날고있으면그보다중요한것은없지요.”
-184쪽

제임스설터의실제이야기
비행에관한최상의묘사


한국전쟁은1950년부터1953년에걸쳐일어났다.한반도의지형과그곳에서벌어진전쟁의양상은당시잘알려진문제였다.제트전투기가새롭게전쟁에투입되었고,소련에서중공군과북한군을지원하기위해조종사와전투기를보내오자첫공중전이벌어졌다.소련전투기에맞선것은대부분미국전투기였다.
-9쪽,「서문」에서

1925년생인제임스설터는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에서비행훈련을마치고필리핀,일본오키나와,하와이등여러공군기지로전속하다가한국전쟁에자원해1952년한국땅을밟았고,그해2월부터8월까지제335전투비행대대에서‘F-86세이버’를몰고100여차례이상출전했다.세이버는재빠른미그기를내세운소련에열세로몰리던미국이대항마로내놓은야심작으로,이결과한국전쟁은제트전투기들간의전투가벌어진첫무대가되었다.제트전투기라곤하나당시에는레이더성능도낮은데다미사일이개발되기전이었다.미그기는그저기관포를,세이버기는기관총을탑재해,공중전은이를테면하늘에서벌어지는육박전과같았다.이런상황에서목숨이오가는승패는조종사개인의능력에크게달려있었고,조종사는하늘그리고적과보다직접적인관계를맺었다.이러한일을실제로겪고비행과전투,적에게품는복합적인감정들을섬세하게묘사할수있었기에<뉴욕타임스북리뷰>는“비행에관한최상의묘사”라며제임스설터를생텍쥐페리와나란히언급했다.
『사냥꾼들』에서제임스설터는전쟁을완전히빠져들수도빠져나올수도없는,반도처럼고립된상황으로보고,그안에서개인의고독감을눈여겨본다.내부에도외부에도경쟁자가있는,마음둘곳없는상황속에서계절과시간의무상한흐름만이감지되는삶.제임스설터는이데뷔작에서부터그의작품들을관통하는그고독함을담아내었다.시간과함께삭고부서지는모든것안에서도영롱함을건져내는그는,처음부터제임스설터였다.

그는자신이왜이런상황에처했는지,승리와패배만이존재하는견고한틀속에어떻게해서자신이갇히게되었는지의아했다.뛰어남의정의가오직하나인이황폐한땅에서는승리와패배만이존재할뿐그어떤타협도없었다.성공과실패사이에중간지대가얼마간이라도존재한다면.그런공간이절실했다.갈망으로가슴이텅비는듯했다.
-1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