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입술 (우리를 살게 하는 맛의 기억 사전양장본 Hardcover)

칼과 입술 (우리를 살게 하는 맛의 기억 사전양장본 Hardcover)

$13.09
Description
오래도록 기억될 음식과 맛의 경험
많은 독자의 애정을 받아온 윤대녕의 맛 산문집 《어머니의 수저》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판『칼과 입술』. 작가는 지난 2015년 1년여 캐나다에 거주하는 동안 손수 해먹던 매번 어딘가 잘못 조리된 것 같은 음식 이야기를 하며, 지난 세월을 음식으로 다시금 소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람은 태어난 곳으로부터 사방 십리의 음식을 먹고 살아야 무병하다는 그의 말처럼, 결국 돌아올 곳 화해할 곳은 지난날의 음식, 시간, 사람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 책은 열 가지 맛의 기억 사전 형식을 빌려 우리나라 음식의 기본이라 할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장아찌, 젓갈부터 소, 돼지, 닭 그리고 갖가지 생선, 술, 제주도와 섬진강의 먹을거리 등을 정갈하고도 맛깔나게 써내려간 윤대녕 작가만의 풍미 가득한 산문집이다.

특히 윤대녕 작가가 소환한 기억의 맛 안에는 철저히 발로 뛴 흔적이 가득하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장소와 그곳의 음식들은 그의 경험과 공들인 자료 수집이 더해져 진진한 맛여행 산문집으로 자리한다. 음식의 기원이나 계보 등 지식과 정보는 《자산어보》 같은 옛 문헌과 익히 전해 내려오던 고전, 구전되던 전설까지 방대한 자료를 참조했음은 물론 몸으로 맞닥뜨린 숱한 취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간잽이, 어부, 식당 아주머니 등 현장 고수들의 지혜로운 말씀 등은 이 글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세태가 변하고 취향이 변하는 가운데서도 음식과 맛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오래도록 기억된다. 그 맛이 우리를 키웠고 살게 했던 힘이었기에 그러하다. 하물며 작가가 음미하는 맛의 멋은 변치 않는 고도의 미감을 선물한다. 맛으로부터 출발해 삶의 수려한 감각을 다시 목도할 산문집, 윤대녕의 귀환이 귀한 이유다. 한편 이 책은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팔순이 넘은 그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

윤대녕

저자윤대녕은1962년충남예산에서태어나단국대불문과를졸업했다.1990년『문학사상』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은어낚시통신』『남쪽계단을보라』『많은별들이한곳으로흘러갔다』『누가걸어간다』『제비를기르다』『대설주의보』『도자기박물관』,장편소설『옛날영화를보러갔다』『추억의아주먼곳』『달의지평선』『미란』『눈의여행자』『호랑이는왜바다로갔나』『피에로들의집』,산문집『그녀에게얘기해주고싶은것들』『이모든극적인순간들』『사라진공간들,되살아나는꿈들』등이있다.오늘의젊은예술가상,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이효석문학상,김유정문학상,김준성문학상을수상했다.현재동덕여대문예창작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책머리에

처음의맛
동침하는부부_수저
이동하는식탁_한식

묵힌맛
어머님이거나부처님_된장
달항아리의얼룩_간장
떡볶이와붉은악마_고추장

살아있는맛
신성한,너무나도신성한_소
죽어서도돈을먹는짐승_돼지
브리짓바르도에게_개
그대,날기를영원히포기했는가_닭

오랜풍경의맛
공자가콧등을찌푸린까닭은?_김치
독속에은둔하는자들_장아찌
어머니의짠젖_젓갈

물고기의맛
사람을널리이롭게하다_명태
그푸른힘으로_고등어
칼과입술_갈치
살구꽃필때울면서북상하다_조기

장소의맛
경주에서고래고기를먹다
제주도의맛
내가대전에가는또다른이유

시간의맛
섬진강의봄
섬진강의가을
봄밤에찾아간곳들

함께의맛
황복먹고배꽃을보다
그의칼솜씨

마시는맛
그뜨거움과차가움에대하여_소주와맥주
그탁함과맑음에대하여_막걸리와청주

끝의맛
생선회들
어머니와함께먹고싶은음식

출판사 서평

“삶은칼과입술에서부터시작되었다”
새롭게펴내는윤대녕산문의정수,팔순어머니에게바치는책

한국문학에서그의영토는고유하다.“이를테면삶의사막에서,존재의외곽에서”(「은어낚시통신」,1994)인간존재의시원과여정을끊임없이탐구해온작가윤대녕.그의문학적대기안에서한국문학이좀더풍요로운시절을향유했다는건자명하다.작가적도정가운데그만이일구어낼수있는성취하나는그의입과눈과발이머무는곳,곧음식과길위의여행이집약된산문의장일것이다.
소설가김영하는진행하는팟캐스트에서음식이야기를윤대녕작가만큼쓸수있는이는없다,라고말했다.특유의아름다운한국어구사와우리음식에대한사랑과감수성이절절한산문이라칭했다.그책,많은독자의애정을받았고끊임없이회자되어오던윤대녕의맛산문집『어머니의수저』를출간10년기념특별한산문집으로다시펴낸다.
작가는지난2015년1년여캐나다에거주하는동안손수해먹던매번어딘가잘못조리된것같은음식이야기를하며,지난세월을음식으로다시금소환하는작업에착수했다.사람은태어난곳으로부터사방십리의음식을먹고살아야무병하다는그의말처럼,결국돌아올곳화해할곳은지난날의음식,시간,사람임을깨달았던것이다.그간의풍화에훼손되지않은기억의풍경을하나하나복원해새롭게가다듬었고시간을견디지못한글은아낌없이내려놓았으며오류는마침내바로잡아『칼과입술』로매듭지었다.이책은열가지맛의기억사전형식을빌려우리나라음식의기본이라할된장,간장,고추장,김치,장아찌,젓갈부터소,돼지,닭그리고갖가지생선,술,제주도와섬진강의먹을거리등을정갈하고도맛깔나게써내려간윤대녕작가만의풍미가득한산문집이다.
세태가변하고취향이변하는가운데서도음식과맛의경험은누구에게나오래도록기억된다.그맛이우리를키웠고살게했던힘이었기에그러하다.하물며작가가음미하는맛의멋은변치않는고도의미감을선물한다.맛으로부터출발해삶의수려한감각을다시목도할산문집,윤대녕의귀환이귀한이유다.
한편작가가책머리에밝히고있듯『칼과입술』은“나중에두고두고후회하는일이없도록”팔순이넘은그의어머니에게바치는책이기도하다.

“나는너의그푸르른힘을빌려간신히그시절을지나왔다”
몸과마음을보하는음식,시간,사람의기억사전

이책은우리나라사방을감싸는지리적음식기행서인동시에,어린시절,방황의청년시절을거치는시간속의음식여행이야기다.음식의재료가자라난곳,음식을만든사람,그음식을먹고행복해하는사람들의마음이곳곳에고스란히드러난다.흰종지에담긴간장을보며어머니가자신을낳지않으려간장을퍼먹었다는사실을알고있던막내삼촌의말없음을“그윽히서러워”하고,학창시절연말이면문학도들과함께찾아가던대전시장의두부두루치기집을생각하며어린시절집으로배달해먹던두부라는음식의안온함을덧대기억한다.이십대시절방황하던청년으로절에곁방살이를하면서벌로장아찌만먹어야했던일부터직장을다닐무렵광화문에자리하던생선구이집에서맞던고단한저녁들을생각한다.죽은전처를잊지못해방황하는사내와섬진강의한여관에서밤새화투를치면서마셨던고로쇠물을섬진강의추억으로,거주할무렵낚시에심취해낚았던많은물고기들을제주도의맛으로써내려가기도한다.‘나된장찌개잘끓이는데’라는말을만날때마다하던여자애와의못다이룬사랑은된장이라는음식으로수렴되며,젓갈을보며“어머니의짠젖”이라명명한다.

내생애그토록정갈한밥상을받아보기는그제나이제나처음이었다.그밥은맛있었다.말할것도없이장아찌덕분이었다.어느장아찌든된장독속에오래박아둔터라깊은맛이배어나왔다.장아찌가밥도둑역할을한것이다.한달이나장아찌반찬으로밥을먹는동안,나는몸과마음이지극히맑아지는경험을했다.그장아찌들은묵언默言으로전하는스님의말씀이었던것이다.오늘날까지도내게장아찌는하나의법法이다.
-100쪽에서

작가의기억으로다시태어난음식이야기는행간마다“사람의울혈진속을달래주는맑고뜨거운해장국으로변한다”.돌아갈수없어더애틋해진풍경들이문장하나하나단어하나하나에되살아나며숨어있던우리의미각을일깨운다.

겨울의황태덕장은그풍경이장엄하다.바다에서잡힌명태가깊은산중에서눈보라와햇빛과어둠에번갈아익어가는과정은사람이도를닦고법을구하는일만큼이나지난하다.그것이마침내황태국이란이름으로아침밥상에올라오면사람의울혈진속을달래주는맑고뜨거운해장국으로변한다.나역시해마다속초와강릉과양양을오르내리며얼마나많이황태국으로쓰린속을달랬던가.속초동명항의허름한횟집에서가자미,도다리,미역치,돌참치를회로썰어놓고마신소주는또얼마인가.그때마다황태국은설악에쌓인눈처럼내지친몸과마음을맑게풀어주곤했다.
-116쪽에서

“윤대녕씨는참자상한사람이군요”
지극히섬세한이의인생음미,더할나위없는축복이자위안

『칼과입술』은윤대녕작가가소환한기억의맛이지만그안에는철저히발로뛴흔적이가득하다.책에등장하는수많은장소와그곳의음식들은그의경험과공들인자료수집이더해져진진한맛여행산문집으로자리한다.음식의기원이나계보등지식과정보는『자산어보』같은옛문헌과익히전해내려오던고전,구전되던전설까지방대한자료를참조했음은물론몸으로맞닥뜨린숱한취재의흔적이고스란히느껴진다.간잽이,어부,식당아주머니등현장고수들의지혜로운말씀등은이글을읽는또다른재미다.

이근처가조기잡이로유명한칠산어장이라네.봄이되면산란을위해제주도와추자도를거쳐이쪽으로조기떼가몰려오지.그때가되면북상하는조기떼들이개구리울음소리를내며바닷물위로뛰어오르는걸볼수있어.수놈이암놈을부르는소리라고하지.또썰물때가되면조기떼가수면가까이에떠서퇴거하기때문에마치바람에숲이우는것같은소리가들린다네.어릴때아버지와배를타고나가바닷물속에대나무를꽂고조기떼우는소리를듣곤했어.살구꽃이필때면수백척의안강망어선이운집해일대파시를이루는데밤이되면그야말로장관이었다네.이봐,봄이되면나는자주조기떼꿈을꿔.그들과함께푸른카펫이깔린바닷속을유영하는꿈을말이야.
-137~138쪽에서

산문집가운데소설가배수아가작가에게보냈다는이메일의답장은이러하다.“윤대녕씨는참자상한사람이군요.”이산문집으로서지극히섬세한작가윤대녕을음미하기에충분하다.10년의시간을돌아다시‘회귀’한작가만이줄수있는“더할나위없는축복이자위안”이여기에있다.

저녁을굶은채술을마시고집으로돌아온밤에아내가끓여주는조기매운탕과뜨거운밥한그릇은내게더할나위없는축복이자위안이다.
-14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