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곳이 생겼다 (호원숙의 여행 이야기)

그리운 곳이 생겼다 (호원숙의 여행 이야기)

$14.00
Description
박완서 작가의 맏딸, 호원숙 작가가 기록한 십여 년의 여행 기록.
2016년 1월 22일은 박완서 작가가 타계한 지 5년이 된 날이다. 생전은 물론 여전히 한국문학의 큰 산맥으로 자리하는 작가 박완서.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맏딸 호원숙이 있다. 호원숙은 작가 박완서의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했으며, 어머니가 타계한 뒤에는 그녀의 작품 세계를 기리는데 여생을 쓰고 있다. 『그리운 곳이 생겼다』는 호원숙이 2004년 어머니와 떠난 네팔 여행을 시작으로 어머니를 잃고 다녀온 이베리아, 발틱해 여행까지 지난 십여 년의 여행 기록을 묶은 산문집이다.

지난 십여 년은 저자인 자신에게도 인생 여정 가운데 중요한 일들이 연이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에는 쉰 살이 넘어 온전히 홀로 떠난 여행에 대한 능동적 기쁨, 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느낀 알 수 없는 충만함, 또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한 여정에서는 힘든 고비를 넘어 이제껏 잘 살아왔다는 동지애가, 어머니를 잃고 떠난 여행에서는 애도하는 한 인간의 경건한 모습이 펼쳐진다.
늘 그 자리에 남아 엄마, 아내, 딸, 며느리의 소임을 다하던 작가 호원숙이 누군가를 배웅하고 마중하던 이에서 벗어나 오롯이 떠날 수 있는 자유를 얻기까지 거쳤던 시간에 대한 애틋함이 담겨있는 책이다. 충만한 기쁨, 슬픔의 나날들 가운데 큰 요구와 책임을 안고 살아야 했던 한 인간이 털어놓는 여정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녀를 마음속에서부터 응원하게 한다.
저자

호원숙

저자호원숙은1954년서울에서호영진박완서의맏딸로태어났다.경기여중고와서울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를나와<뿌리깊은나무>편집기자를지냈다.
1992년어머니의연대기「행복한예술가의초상」을썼다.
2011년어머니가돌아가신후아치울에머물며『박완서소설전집』『박완서단편소설전집』『나목을말하다』『박완서산문전집』등의출간에관여했다.
지은책으로『큰나무사이로걸어가니내키가커졌다』(2006)『엄마는아직도여전히』(2015)가있다.경운박물관운영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또하나의눈을뜨다
또하나의눈_네팔
저푸른빛을보기위해1_백두산천지
저푸른빛을보기위해2_백두산천지
바이칼에서생긴일_바이칼

엄마와밤기차를
오랜예찬_유럽
엄마와밤기차를타다_루마니아
6월의장미를_불가리아
감미로운선물_벨기에
더할나위없는행복의땅이여_네덜란드

능동적인기쁨
자연에깃든영혼_뉴질랜드
분홍리본_크루즈여행
열대의여름_필리핀

그리운곳이생겼다
길없는길_몽골
다정한풍경_이베리아
도스토옙스키의시간들_발틱해

출판사 서평

“그립다는느낌은축복이다”
박완서작가의맏딸호원숙의그리움가득한십여년의여행기록

올해1월22일은박완서작가가타계한지5년이된날이었다.또한올9월4일은박완서작가의85세생일이기도하다.생전은물론여전히한국문학의큰산맥으로자리하는작가의곁에는맏딸호원숙이있다.어머니의육필원고를직접신문사나출판사에들고나르던딸은어머니문학여정의든든한조력자로함께했으며,어머니가타계한뒤에는아치울노란집에서“작가를그리워하는사람들을손님으로”맞으며어머니의뜻과작품세계를기리는데여생을쓰고있다.그렇게어머니의타계뒤더욱깊이‘박완서의딸’로각인된숙명가운데,박완서라는문학적대지에서묵묵히자신만의꽃밭을일구어가는한기품있는영혼의산문을마주할수있는기쁨이생겼다.이미『큰나무사이로걸어가니내키가커졌다』『엄마는아직도여전히』두권의산문집을통해“오랜만에품위있는글과마주했다는뿌듯함”(이문재시인)을안긴바있던호원숙.
『그리운곳이생겼다』는호원숙이2004년어머니와떠난네팔여행을시작으로어머니를잃고다녀온이베리아,발틱해여행까지지난십여년의여행기록을엮은산문집이다.쉰살이넘어온전히홀로떠난여행에서는능동적인기쁨이,어머니와남편과함께떠난여행에서는알수없는충만함이,또고등학교친구들과함께한여정에서는힘든고비를넘어이제껏잘살아왔다는동지애가,어머니를잃고떠난여행에서는애도하는한인간의경건한모습이펼쳐지며뭉클함을자아낸다.
지난십여년은저자인자신에게도인생여정가운데중요한일들이연이었던시간이었다.이책은그충만한기쁨과극렬한슬픔의날들가운데모든것을받아들이며사색하는,큰요구와책임을안고살아야했던한인간이털어놓는소박하고도단정한인생예찬이라할만한다.

나에게는허황된마음이있었다.쓰지도않은소설의제목을생각해본다든지내지도않은시집의서문을머릿속으로써본다든지하는,주로문학에관한것이었다.문학의문밖에서마냥그리워하는마음이있었다.그러나이여행기로말미암아그렇게그리운곳이생겼다.
그리워할곳이생겼으므로나는충분하다고생각한다.
이책이나만의만족이아니고빛났던그순간들이누군가의마음에가닿게된다면더바랄나위없겠다.“가슴에그리움이샘물처럼고인다.그립다는느낌은축복이다”라고쓰신어머니를그리워하는사람들에게도그축복을나누어주었으면한다.아울러어머니의85세생신에이책을드리게되어기쁘고감사하다.
-「책머리에」에서

“살면서이런순간이또올수있을까”
홀로때론함께가는여행,생생히펼쳐지는사려깊은인생여정

이책은여행을통한한영혼의사려깊은인생여정기라할수있다.늘그자리에남아엄마,아내,딸,며느리의소임을다하던작가가누군가를배웅하고마중하던이에서벗어나오롯이떠날수있는자유를확보하기까지거쳤던시간에대한애틋함을발견하며이여행을응원하게만든다.

만50년을살았는데아직도마음이설레고아직도좋은일이있을거라고생각하고더훌륭해질수있다는희망을버리지않은나.나를낳아주신엄마,나를무조건사랑하셨던아버지,그리고먼저간그리운동생,나의짝에게감사하는마음뿐이었다.정글의밤공기는신비로워모든기억들을아름답게만들어주었다.
-39쪽에서

“또하나의눈”을뜬네팔여행이후,백두산천지여행에서도동기들과떠났던크루즈여행에서도홀로떠난유럽여행에서도과거의시간을긍정하며앞으로의새로운나를꿈꾼다.인생의초반기를잘가꾸고선물처럼건네받은이시간들은여행의행위를통해더욱풍성한여정이된다.

드디어울음이터진다.인생길도이돌밭처럼지루하고재미없고힘들게만이어진다면.문득그럴지도몰라.스스로에게묻는다.네인생에무얼그리힘들게살아보았니?
-256쪽에서

1부「또하나의눈을뜨다」에서는첫여행네팔에서의새로운경험,백두산천지를마침내눈앞에마주하고느낀감동,바이칼의아름다운풍광앞에서잃어버린카메라를통해깨달은이야기들이펼쳐진다.2부「엄마와밤기차를」에서는홀로패키지여행으로갔던유럽의자유로운모습들,어머니와함께떠난루마니아,불가리아,벨기에,네덜란드의온화한발걸음들을추억한다.3부「능동적인기쁨」에서는어쩌다혼자떠났던뉴질랜드에서맞닥뜨린광활한자연과어머니의책을번역했던엡스타인교수가족과의시간들속에서엄마의소설속주인공으로등장했던대학생의나를떠올린다.또고등학교동창들과의크루즈여행은말할수없는감정의소용돌이를경험케한다.모범생들이었던그녀들의현재의열정적인모습을보면서생의고락을함께해온동지로서애틋함을맛본다.4부「그리운곳이생겼다」에서는몽골의끝없는돌밭길을걸으며인생을다시생각해보는여정이펼쳐진다.그리고엄마를잃고떠난이베리아와발틱해의여정속에서어머니를애도하고그애도가운데스스로의인생을단단하게여민다.

“나는엄마도그립고그책을읽었던그시간도그리웠다”
기품있는한영혼의헤아림,85세어머니생일에바치는책

『그리운곳이생겼다』는저자의여행기인동시에대작가였던박완서를엄마로둔딸이엄마와함께한모녀의다정한시간여행으로도읽힌다.어느날루마니아의밤기차를엄마와타고내린밤,엄마의고백은딸의마음에슬픔을안긴다.

수체아바의호텔에서하룻밤을묵는다.멀리왔고곤고하기때문일까.어머니는옷을갈아입으면서“내가박경리선생돌아가시고얼마나허전한지아니”하신다.그분의장례기간동안장례위원장이라는생전연습해보지도않은일을잘치른어머니다.원주에서감자나김치를가져가라는전화를받으면기꺼이달려가던어머니다.돌보아줄웃어른이없다는것,마음이저리다.
-166쪽에서

함께한네팔여행에서수천장의사진을찍으며애지중지했던카메라를잃어버린딸이징징거리자어머니가한말은여느어머니와같지만그자체로울림을준다.

그때어머니의준엄한음성이들린다.“응석부리지마라.더좋은걸로또사면되지.”
-103쪽에서

고등학교시절도스토옙스키의소설을권하던어머니를둔저자가어머니를잃고들렀던도스토옙스키의집에서는무슨생각을하게될까?

나는비가추적추적오는창가를내다보며엄마는여기와서무슨생각을하셨을까?김윤식선생님은페테르부르크에어머니와같이오셨다고사진을보여주셨다.두분은여기서무슨이야기를하셨을까?뜻도없이엄마를불러본다.마치엄마의아주오래된연인을찾아온것같다.
-313~314쪽에서

네팔의꽃밭을어머니와걸으며아치울의꽃밭을떠올리던기억,루마니아의아침이밝기전밥짓는연기나던동네를일없이산책하던기억,바이칼의호수로향하며듣던시한편의기억.이제는모두돌아갈수없는풍경이지만그기억을간직할수있어서지금가고있는이길이헛되지않다는기품있는영혼의고백은그자체로뜻깊다.그리운때,그리운곳,그리운사람이있고그그리움을묵직하게펼쳐내는호원숙의이원숙한산문집으로말미암아더욱그러하다.

이제비아의여행은끝나갑니다.인생의여정을마친엄마를뜻도없이불러봅니다.
-317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