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말 (은둔 시절의 마지막 인터뷰 | 양장본 Hardcover)

헤밍웨이의 말 (은둔 시절의 마지막 인터뷰 | 양장본 Hardcover)

$16.00
Description
쿠바에서 만난 인간 헤밍웨이의 마지막 인터뷰
『헤밍웨이의 말』은 헤밍웨이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몇 달 전후인 1954년 5월과 12월의 인터뷰, 그리고 4년 뒤인 1958년의 두 인터뷰, 모두 네 편의 인터뷰를 모은 책으로 헤밍웨이의 마지막 인터뷰가 포함돼 있다. 인터뷰 매체만 해도 [파리리뷰], [애틀랜틱 먼슬리], 자신의 직장이기도 했던 [토론토스타], 그리고 [에스콰이어]로 화려하다.

『헤밍웨이의 말』에는 자신에 관한 무성한 소문을 헤치고 나온 진짜 헤밍웨이의 모습이 담겼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누그러진 모습, 작품에 관한 말은 절대 늘어놓지 않으려는 단호함, 자기 작품에 대한 혹평과 호평을 덤덤히 받아넘기는 모습 등, 헤밍웨이의 소소한 인성부터 글쓰기에 대한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헤밍웨이는 이 책에 담긴 마지막 인터뷰를 끝으로 2년 뒤 쿠바에서 추방당했고, 다시 1년 뒤 아이다호 주 케첨의 자택에서 자살했다. 그 원인으로는 다음 작품에 대한 중압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병, 1954년 초 있었던 두 번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몸이 망가지면서 얻은 우울증과 피해망상이 전해지는데, 『헤밍웨이의 말』은 그런 지병을 겪기 바로 전의 한 시절을 다룬다.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쁨을 누리기는커녕 언급조차 삼가며 글쓰기만 생각하고, 문청이던 1920년대의 파리를 회상하며 애틋함에 젖고, 술과 낚시에 탐닉하며 호시절을 위장하는 황혼 녘 헤밍웨이의 모습에서 커다란 인생 굴곡마저 글감으로 승화하는 진짜 작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저자

어니스트헤밍웨이

저자어니스트헤밍웨이ErnestMillerHemingway는미국작가.1899년일리노이주오크파크에서의사아버지와음악가어머니에게서태어났다.고등학교시절저널리즘수업을듣고학교신문을편집했으며졸업후<캔자스시티스타>에서본격적으로기자생활을시작했다.이경력은제1차세계대전중이던1918년,이탈리아전선에운전병으로종군하느라6개월여에그쳤지만,훗날명확한단문과힘있는긍정문으로상징되는헤밍웨이문체의토대가되었다.
1918년7월박격포공격에큰부상을입고밀라노로후송되었다.거기서뒤에두번째장편『무기여잘있거라』의여주인공모델이된간호사아그네스폰쿠로프스키와사랑에빠져결혼을약속했으나이별의트라우마를안고서1919년귀향,토론토와시카고에서기자로일하기시작했다.1921년해들리리처드슨과첫결혼을하고두달뒤<토론토스타>의통신원으로파리에정착했다.그곳에서거트루드스타인,스콧피츠제럴드,에즈라파운드,제임스조이스등과교류하며문학활동을했고1923년부터소설과시를모아책을냈다.1926년첫장편이자‘잃어버린세대’를대표하는소설『태양은다시떠오른다』를내놓았다.
1928년파리의삶을마무리하고미국플로리다주키웨스트에정착해이듬해『무기여잘있거라』를발표했다.키웨스트시절에산문『오후의죽음』(1932)과「킬리만자로의표범」(1936)같은명단편들을썼다.1937년북아메리카신문연맹의제안으로스페인내전의참상을고발했고이경험을『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1940)에담았다.
스페인내전이끝난1939년쿠바에아예정착해1960년까지살았다.그사이에도통신원으로서노르망디상륙작전등제2차세계대전의현장을밟았다.쿠바의삶을바탕으로1952년『노인과바다』를발표해이듬해퓰리처상을,이태뒤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이작품으로호평과의심을오가던그간의필력논란에종지부를찍었다.1950년대말부터우울증과피해망상등으로심신이피폐해갔다.1960년7월쿠바에서추방돼미국아이다호주케첨에최종정착했으나이듬해7월2일자택에서엽총으로목숨을끊었다.평생네번의결혼을했고세아들을두었다.

목차

들어가며마초─셀러브리티를넘어서

소설의기술
쿠바의헤밍웨이
헤밍웨이에게들르다
오후의삶─마지막인터뷰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어니스트헤밍웨이의마지막인터뷰
왜곡도오해도없는인간헤밍웨이와의만남

현대소설에뚜렷한전범을남긴미국작가어니스트헤밍웨이를말할때무엇보다먼저이야기하는것은고등학교졸업후일찍부터시작한기자생활과기사쓰기에서비롯한,구구절절한설명없는명확한단문과힘있는긍정문으로대표되는그의문체다.거기에운전병으로또종군기자로양차세계대전을겪고유럽의여러분쟁을쫓아다니며보도하고첫신혼시절부터파리와기타유럽을전전하던방랑벽때문에,그리고술고래에사교와사냥과낚시를즐기고평생네번의결혼을한사생활때문에작가헤밍웨이는더더욱“마초적”문체의전형으로받아들여졌다.하지만일찌감치얻은명성에힘입어호기나부리기좋아했을거라는세간의짐작과달리,그는자기자신과작품에관해말하기를극도로꺼리며작품생각만한천생작가였지셀러브리티와는거리가멀었다.그가떠돈곳은기사를팔아궁핍한생활을해가며‘로스트제너레이션’과교류하던파리그리고여러전장과아프리카오지였지안락한미국의문단이아니었다.자신에대한오해가있다는걸아는지모르는지,헤밍웨이는1930년대초반부터드나들던쿠바에1939년부터아예눌러살기시작했다.그곳에서모든인터뷰를삼간채쿠바술인다이키리와보트와낚시에빠져사는,이를테면은둔의호시절을누리는듯했다.하지만그는천성적으로부지런한작가였다.그가거기서낚아올리려던것은어디까지나좋은작품이었고,결국그를길이길이거장의반열에올려놓을『노인과바다』를1952년발표했다.그러나그때에도헤밍웨이에게우선이었던건오래못갈기쁨을누리는일보다더나은차기작을쓰는일이었고,이러한부담은그가1961년7월자살하기까지계속됐다.
『헤밍웨이의말』은헤밍웨이가노벨문학상을받기몇달전후인1954년5월과12월의인터뷰,그리고4년뒤인1958년의두인터뷰,모두네편의인터뷰를모은책으로헤밍웨이의마지막인터뷰가포함돼있다.인터뷰매체만해도<파리리뷰>,<애틀랜틱먼슬리>,자신의직장이기도했던<토론토스타>,그리고<에스콰이어>로화려하다.『헤밍웨이의말』에는자신에관한무성한소문을헤치고나온진짜헤밍웨이의모습이담겼다.사람좋아하고술좋아하는누그러진모습,작품에관한말은절대늘어놓지않으려는단호함,자기작품에대한혹평과호평을덤덤히받아넘기는모습등,헤밍웨이의소소한인성부터글쓰기에대한진정성을엿볼수있다.헤밍웨이는이책에담긴마지막인터뷰를끝으로2년뒤쿠바에서추방당했고,다시1년뒤아이다호주케첨의자택에서자살했다.그원인으로는다음작품에대한중압감,아버지로부터물려받은유전병,1954년초있었던두번의비행기추락사고로몸이망가지면서얻은우울증과피해망상이전해지는데,『헤밍웨이의말』은그런지병을겪기바로전의한시절을다룬다.노벨문학상수상의기쁨을누리기는커녕언급조차삼가며글쓰기만생각하고,문청이던1920년대의파리를회상하며애틋함에젖고,술과낚시에탐닉하며호시절을위장하는황혼녘헤밍웨이의모습에서커다란인생굴곡마저글감으로승화하는진짜작가의면모를엿볼수있다.

“거기권투선수가하나있었어요.한쪽눈이망가졌지만그래도꽤실력이좋아서다시싸우기로결심했죠.(…)나한테매주자기경기심판을봐주겠느냐고청을합디다.(…)그래서결국심판을봐주기로했죠.거긴흑인구역이었는데날제대로소개하더군요.‘자,오늘밤의심판은세계적으로유명한백만장자이자스포츠맨,플레이보이인어니스트헤밍웨이씨입니다!’그사람들은플레이보이가사람에게붙일수있는최고의칭호라고생각했죠.그런칭찬을들은사람이어떻게노벨상에감동할수있겠습니까?”
─89쪽


인터뷰를끊고쿠바에은둔하던헤밍웨이
대가가아닌소박한작가의일상관찰기

“생을얼마남겨놓지않은시점에이루어진이인터뷰들속말년의헤밍웨이는정력적이고자신만만하던셀러브리티작가헤밍웨이와는사뭇다르다.마초의아이콘답게글쓰기를운동에비유하곤했던헤밍웨이는작가는구원투수없이9회까지공을던져야하는투수이며타이틀방어를위해서건타이틀도전을위해서건끝없이링에올라야하는권투선수라는식의비유나암시를즐겨쓰곤했지만,이말년의인터뷰들을읽고있노라면그가즐겨사용하던이비유조차다른울림을가진다.굵직한문제작을남기고요절하거나일찌감치은퇴해버리지않고,점점높아만가는차기작에대한기대와요구를떠안은채평생새로운작품을써내고평가받는부담을안고살아가는작가의삶은‘지루하고가차없고무자비한’것이라는그의말에서이제과거의호기로움이나자신만만함보다는오랜경험에서만올수있는진짜배기고단함과압박감이훨씬더절실하게느껴지고,그런만큼그소명의식을버리지않는그의작가의식이더진지하게다가오기때문이다.”
─「들어가며」

<에스콰이어>와의마지막인터뷰에서밝히듯,명인터뷰로서이책의첫꼭지로실린<파리리뷰>인터뷰마저도사실헤밍웨이의교정을거쳐나온것이다.그만큼그는말보다글을믿고의지한사람이었다.그래서『헤밍웨이의말』에실린인터뷰들은헤밍웨이의모습을여과없이보여주는몇안되는기록으로서중요하다.
이책에서헤밍웨이는마초도셀러브리티도아니다.그런세상의인식을뒤로하고그는마흔살이던1939년부터쿠바에자택을구해카스트로정권에추방당한1960년까지살았다.자신을작가이외의무엇으로몰아가는모든매체와연락을끊고,은둔자처럼쿠바에푹잠겨,호평과혹평을번갈아받던자신의불안한이력을넘어서려고더나은작품을쓰는데몰두했다.네편의인터뷰를보면실제로헤밍웨이가마초와거드름쟁이로여겨진까닭을알기어렵다.그는인터뷰는거절해도손님대접은잊지않는예의바른사람에,철학자가아니라며한사코말을삼가는겸손한사람이고,자신에대한박한평은웃어넘기되,친구였던제임스조이스에대해농담을해놓고는나중에농담이었다고다시한번당부해야마음이놓이는여린사람이다.『헤밍웨이의말』은대가,거장,마초,셀러브리티등일반의기대와다른헤밍웨이의모습을보여준다.대중과매체의편의대로박제되고싶지않았던그의수수한일상과소박한규칙들이이책에담겼다.

“허락없이내집에왔군요.그건옳지않아요.난책을쓰는중이고인터뷰는하지않습니다.이해해줬으면좋겠군요.그래도들어와요.(…)실망한건알지만,내가무례하게구는건아니죠?당신인터뷰에응해주면다른스무명이내가왜규칙을깼는지알고싶어할겁니다.그건무례한게아니잖아요,안그래요?커피어때요?아니면혹시술?”
─109쪽


못다한지난날이야기
헤밍웨이가세월을겪는법

헤밍웨이는때로는울적했고,참치떼가몰려오거나줄에걸린돌고래가금푸른빛몸을드러내며솟구칠때는소년처럼환희에차어쩔줄몰랐고,몇번은필라를잠깐조종하려고엎드린채선교갑판으로기어갔다.그는현재에대해서는거의아무것도,미래에대해서는전혀이야기하지않았고,과거에대해서는많은이야기를했다.
─86쪽

『헤밍웨이의말』곳곳에서보이듯헤밍웨이에게글쓰기는늘현재였고,살아가는목적이었으며,완료될수없는것이었다.그래서그는미래를쉬낙관하지도실망하지도않았고그에대한말도아꼈다.다만지난날에대해서는말하기를좋아했다.인터뷰를않겠다며말을삼가다가도과거의끈을건들면언제그랬냐는듯말을이어나간다.가령궁핍하게먹고살면서도문학성을틔우느라행복했던1920년대파리시절.

“그시절은내겐전혀고생같지않았어요.힘들지만재미있었어요.난일하고있었고,부양할아내와아이가있었죠.매일아침먼저시장에가서범비(장남존)먹을거리를샀던생각이나는군요.아이엄마는잠을자야했거든요.”이말이비난으로들리지않도록그는덧붙였다.“알겠지만,그건섬세하기짝이없는여자들의특징입니다.그사람들은잠이필요하고,잠을자고나면근사하죠.”
─96쪽

양차세계대전을현장에서겪고,파리에서벨에포크시절을지나고,저널리스트로서유럽의여러내전을전하고,네번이나결혼과이별을반복하며역마살낀사람처럼복잡하게살다가단조롭고느린세월에접어든헤밍웨이에게과거는수많은만남과선택과이별의가능성으로충만했던,“신명(juice)”의보고였다.소설을쓸때무엇보다경험에서빚어내는걸중시했던헤밍웨이에게과거는하염없이애틋했고,미래는황혼기에도열려있었다.이책에서헤밍웨이는미련마저추억으로끌어안는큰품과미래에대한약간의기대로묵묵히현재를치러내고,『노인과바다』의산티아고노인처럼,진한소설을덮었을때의그윽한잔상이아른거리게만든다.

“기분이울적할때.예전을돌이켜보면서글을쓸수있다는걸확인하면기분이좋아지거든요.”
─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