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입은 옷 (양장본 Hardcover)

책이 입은 옷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줌파 라히리, 작가와 텍스트, 내용과 표지, 예술과 상업성을 이야기하다.
첫 단편소설집에서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다루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줌파 라히리. 그녀가 모국어라 할 수 있는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쓴 첫 산문집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이후 두 번째 산문집 『책이 입은 옷』을 출간했다. 2015년 6월 피렌체에서 열린 작가 페스티벌에서 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로 강연한 원고를 바탕으로 집필한 이 책은 작가 특유의 명료한 문체로 글과 책의 표지, 작가와 표지 디자이너, 예술과 시장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날카롭게 풀어 썼다.

책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구분하기 위해, 진열대에서 독자의 이목을 끌어 구매에 이르게 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인 표지. 하지만 마치 옷이 우리가 말하기도 전에 우리의 뭔가를 나타내주듯, 표지를 입자마자 책은 새로운 개성을 얻고 읽혀지기 전에 벌써 뭔가를 표현한다. 줌파 라히리는 이 점을 걱정한다. 표지는 단순히 책이 입는 첫 번째 옷일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시각적 해석 혹은 출판사의 견해와 갈망이 담긴 홍보용 해석이며, 작가와 독자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면서 작가의 말을 보호해주기도 하지만 상처를 입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줌파 라히리의 놀라운 직관력을 다시금 보여주는 이 책은 줌파 라히리가 어릴 적 있던 옷으로 많은 놀림을 받으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경험이 자신의 일부인 책에 투영되어 표지를 책이 입은 옷, 하나의 강요된 정체성으로 파악했다는 흥미로운 시각으로부터 출발한다. 또한 출판사와 독자들에게 책을 만들 때의 자세와 책을 구매할 때의 자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저자

줌파라히리

저자줌파라히리JhumpaLahiri는1967년영국런던의벵골출신이민자가정에서태어났다.곧미국으로이민하여로드아일랜드에서성장했다.바너드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보스턴대학교문예창작과대학원에재학하면서단편소설을쓰기시작했다.같은대학에서르네상스문화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9년첫소설집『축복받은집』을출간해그해오헨리문학상과펜/헤밍웨이상을,이듬해퓰리처상을수상했다.2002년구겐하임재단장학금을받았다.2003년출간한장편소설『이름뒤에숨은사랑』이‘뉴요커들이가장많이읽은소설’로뽑혔고전미베스트셀러를기록했다.2008년출간한단편집『그저좋은사람』은그해프랭크오코너국제단편소설상을수상했고<뉴욕타임스>선정‘2008년최우수도서10’에들었다.2013년두번째장편소설『저지대』를발표했다.이탈리아어로쓴첫산문집『이작은책은언제나나보다크다』로비아레조-베르실리아국제상을받았다.2015년미국인문훈장인내셔널휴머니티스메달을받기도했다.프린스턴대학교문예창작과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목차

교복의매력011
왜표지가있어야할까?021
상호교감과공동작업035
발가벗은책045
획일성과무질서053
내표지들063
살아있는표지,죽은표지,완벽한표지075

후기184
옮긴이의말188
책이입은옷들196

출판사 서평

줌파라히리의두번째특별산문집
책표지에대한유니크하고도클래시컬한사색
서른셋의나이에장편소설이아닌첫단편소설집으로,‘미국인’의정체성이아닌‘미국에사는사람’의정체성문제를다룬작품으로,퓰리처상을수상하며주목받았던인도계미국작가줌파라히리.그녀는『축복받은집』『이름뒤에숨은사랑』『그저좋은사람』『저지대』를거치며퓰리처상을포함오헨리문학상,펜/헤밍웨이상,프랭크오코너국제단편소설상등유수의상을휩쓸었고전미베스트셀러를기록,평단과독자의신뢰와사랑을고루받는미국의대표작가로자리매김하였다.2015년9월10일에는미국의오바마전대통령으로부터내셔널휴머니티스메달(NationalHumanitiesMedal)을수여받기도했다.
모국어라할영어가아닌외국어인이탈리아어로직접쓴첫산문집『이작은책은언제나나보다크다』를통해작가적모험을감행했던그녀는또다시이탈리아어로두번째산문집을펴냈다.『책이입은옷』이바로그책이다.『이작은책은언제나나보다크다』에서는내면의빈공간을채워주고자아를실현해줄새로운표현수단으로서이탈리아어를선택하고배우는과정을그녀의삶과연결해작가특유의명료한문체로진솔하게드러낸바있다.영국런던의벵골출신이민자가정에서태어나미국에서성장한줌파라히리는정체성의갈등과혼란을영어와벵골어,이탈리아어의관계를통해설명했다.
두번째산문집『책이입은옷』에서도정체성의문제는우리가입는옷,나아가그녀의일부인책이입는옷즉표지의문제로표현된다.작가의글과책의표지,작가와표지디자이너,예술과시장사이의복잡한관계를날카롭게풀어쓴이책은시사하는바가크다.
한편『책이입은옷』은2015년6월피렌체에서열린작가페스티벌에서줌파라히리가이탈리아어로강연한원고를바탕으로집필한것이다.다른종류의언어라할시각언어에대한생각을이탈리아어로썼고이를책으로펴냈다.

글쓰는과정이꿈이라면표지는꿈에서깨는것
작가와책,그들을둘러싼프로세스에대한흥미로운탐구
줌파라히리에게옷은늘옷이상의의미가있다.어린시절평범한미국소녀의옷을입길원했던작가는인도전통의상을강요하는엄마와갈등을겪으며입는옷이언어나음식처럼우리의정체성,문화,소속을표현해준다는걸경험했다.미국에서는물론이고인도에서도입고있던옷때문에이방인으로인식됐던두려움이남아때와장소에어울리는적당한옷을골라입어야한다는중압감에시달렸고,차라리교복같은유니폼을입는게간단하지않을까생각하기도한다.
줌파라히리의작품에서는옷이하나의메타포로자주사용된다.그건남들이자신의겉모습이아닌내면의본질자체를봐주기를바라기때문이다.피부색,외모,입고있는옷이아닌그녀가자신의존재와세상을어떻게바라보고느끼는지봐주기를원한다.그런바람은작품에도투영된다.그녀의말에덧입혀지는옷,즉책표지가아닌그안의내용을독자들이봐주기를바란다.표지는단순히책이입는첫번째옷일뿐만아니라첫번째시각적해석혹은출판사의견해와갈망이담긴홍보용해석이며,작가와독자사이에다리역할을하면서작가의말을보호해주기도하지만상처를입히기도하기때문이다.
그녀는자신의책과표지사이에늘차이,불균형이있음을느낀다.

내용에걸맞은표지는내말이세상을걸어가는동안,독자들과만나러가는동안내말을감싸주는우아하고따뜻하며예쁜외투같다.
잘못된표지는거추장스럽고숨막히는옷이다.아니면너무작아몸에맞지않는스웨터다.
아름다운표지는기쁨을준다.내말을귀기울여듣고이해해주는느낌이다.
보기흉한표지는날싫어하는적같다.
-25쪽에서

줌파라히리는물론표지의역할과필요성을인정한다.책의정체성을규정하고구분하기위해,진열대에서독자의이목을끌어구매에이르게하기위해필요한장치다.하지만마치옷이우리가말하기도전에우리의뭔가를나타내주듯,표지를입자마자책은새로운개성을얻고읽혀지기전에벌써뭔가를표현한다.그녀는이점을걱정한다.표지가작가의말을다른언어로해석하는일종의번역이라면,번역인표지가내용에충실해야하는데내용을압도할수도지배할수도있기때문이다.표지가안에있는것을감추는가면이될수도,독자를유혹하는도구가될수도있다.책이말하는것과표지가말하는것이다를수있으므로진실과거짓사이의대립을일으키기도한다.줌파라히리는표지가자신의책의정신을반영해주길바라기에작가와표지디자이너사이의상호교감과공동작업을원한다.예컨대버지니아울프와그녀의친언니버네사벨의공동작업을꿈꾼다.텍스트의‘시각적메아리’라고일컬어진이작업들은줌파라히리가이상적으로그리는것이다.
또한줌파리히리는표지가없는‘발가벗은책’을그리워한다.도서관사서의딸이었던그녀는어린시절도서관의무수히많은책들을읽었다.그때읽었던책,표지를떼어하드커버로묶은책들은그무엇도먼저드러내지않아서내용을알려면책을읽는수밖에없었다.예상할수없고참조할것없는발가벗은책들에서작가들은그들말로만자신을드러냈고,그래서자유로운독서를가능케했다.

독자와책의관계는이제책주변에서움직이는열두명남짓사람들의매개를통해훨씬더많이형성된다.작가인나와텍스트,우리만있는게아니다.발가벗은책의침묵,그미스터리가그립다.보조해주는자료가없는외로운책말이다.예상할수없고참조할것없는자유로운독서를가능케하는미스터리.내생각에발가벗은책도스스로설힘이있다.
-48~49쪽에서

작가는서로다른두정체성사이에서평생갈등을겪어왔고,이갈등에서자유로워지려했지만늘같은고민에사로잡혔다고고백한다.출판사는작가의이름과사진을보고인도를연상시키는틀에박힌것들을표지로구상했다.이런잘못된표지는그녀가어렸을때부터느낀불안을자극했다.나는누구일까?난어떻게보이고,어떻게옷을입고있고,어떻게인식되고,어떻게읽힐까?작가는그질문을피하기위해,그대답을찾기위해서글을쓴다.그녀의책은여러언어로번역되고각나라의정체성,집단취향이반영돼같은책이여러표지를입고나온다.세계여러나라백여권의다른표지를경험한그녀,이른바서로다른‘이미지의파노라마’를흥미롭게바라본다.
줌파라히리는확실한정체성을가지려애썼지만영원히두충동사이에서갈등을겪을것이며오히려이혼란스러운정체성이그녀를풍요롭게할것이라말한다.작가가뭔가를표현한다는것은,달라지려노력한다는의미라는것을알고그노력안에서보호받음을궁극적으로이야기한다.

사려깊은줌파라히리식산문적풍경
책이입는다양한옷들을통해보는재미를더하다
이책은줌파라히리의놀라운직관력을다시금보여준다.어릴적입고있던옷으로많은놀림을받으며자신의정체성에대해심각하게고민했던경험이자신의일부인책에투영되어표지를책이입은옷,하나의강요된정체성으로파악했다는흥미로운시각으로부터출발한다.또한출판사와독자들에게책을만들때의자세와책을구매할때의자세에대해한번쯤생각할거리를제공한다.출판사는쏟아져나오는수많은책들사이에서독자의선택을받기위해관심을끌만한수많은정보를표지에넣고때로는내용과어울리지않는디자인을싣기도한다.독자들역시작가의명성과수상경력,매력적인표지와문구에이끌려책을선택하는경우가많다.표지에이끌려책을선택했다가실망한경험이누구나있을것이다.그녀는결국선입견없이작가의말을봐달라고부탁한다.
작가와텍스트,내용과표지,예술과상업성등의관계를진진하게이야기한이산문집은기존줌파라히리의열혈독자뿐만아니라일반독자에게도신선한책이될것이다.
책에언급된표지들은말미에부록으로실었다.어릴적작가로하여금표지만보면구매하게이끌었던리처드베이커의그림이새겨진포켓북부터버지니아울프의소설을훌륭한시각언어로표현했던친언니버네사벨의표지,아름다운하나의질서를보여주는이탈리아출판사전집의표지들,신뢰의상징이된펭귄북스포켓북,낡은책들을그림으로써책의운명에대해생각하게하는미국인화가리처드베이커의책그림들,그리고작가자신의책표지들등다채로운사진자료를통해읽는재미에보는재미까지더해특별한경험을선물한다.

책내용의‘시각적해석이자번역’인책표지가아름답다는것은작가에게도,독자들에게도중요하다.하지만그보다중요한것은책에서만나는단어,문장,작가의영혼이아닐까.“독자가내책에서만나는첫단어는내가쓴말이고싶다”는줌파라히리의바람처럼.세계독자들로부터사랑을받아무려백여개의책표지를경험한그녀.책표지에대한그녀의독특하고도고전적인사색은‘얼굴’일수도‘가면’일수도있는표지를넘기고,그너머의영혼을만나고싶은의지를불러일으킨다.우리가진실한사랑을갈망할때그러하듯.
-김숨소설가의추천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