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기호 가족 소설 | 웃기다 찡 바람 잘 날 없는 식구 이야기 | 양장본 Hardcover)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기호 가족 소설 | 웃기다 찡 바람 잘 날 없는 식구 이야기 | 양장본 Hardcover)

$12.50
Description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이기호의 가족 소설.
‘희비극적’이라 할 독보적 세계를 축조했던 작가 이기호가 이번엔 가족을 소재로 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소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로 돌아왔다. 전작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개인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현재를 관통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특유의 눈물과 웃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정서는 ‘가족’이라는 옷을 입고 전에 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해졌으며 그만큼 더 깊어졌다.

이 책은 한 월간지에 2011년부터 3년 넘게 ‘유쾌한 기호씨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엮은 것으로 갈팡질팡과 조삼모사를 들락거리는 아빠와 신중과 둔중 사이의 현명하고 터프한 엄마, 사랑에 너무 금방 빠지는 ‘문맹’ 첫째 아이와 엄마의 배꼽을 사랑하며 그림 그리기에 밤낮없이 몰입하는 둘째 아이, 아빠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얼쑤!”라고 장단을 맞추는 셋째 아이. 세 아이들과 함께 비로소 자라나는 온 식구의 유쾌한 성장 일기가 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은 모두 한 월간지에 2011년부터 3년 넘게 ‘유쾌한 기호씨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것들이다. 본디 30년 연재를 시한으로 삼고 시작했지만, 2014년 4월 이후 작가의 사정으로 중단되었다. 다시 재개할 수 없기에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더 특별한 자전적 기록으로 온전히 남았다.
저자

이기호

저자이기호는1972년강원도원주에서태어났다.
1999년<현대문학>신인추천공모에단편「버니」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소설집『김박사는누구인가?』『갈팡질팡하다가내이럴줄알았지』『최순덕성령충만기』,짧은소설『웬만해선아무렇지않다』,장편소설『차남들의세계사』『사과는잘해요』등을펴냈다.
이효석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김승옥문학상등을받았다.
현재광주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가족은자란다
가족은자란다
내부지향남편
그의어깨
여덟살차이
홀로남겨진밤
우리처음만난날
장모님의미역국
케이크한상자
일요일엔취사금지
아들과함께걷는길
그래서우리는조금더가까이있었다

염소와학교
염소와학교
부끄러움을배웁니다
가족사진
사는곳,살아야할곳
여자친구
내지친몸뉠곳은어디뇨
사랑에빠졌나보다
바다가갈라지든땅이솟아오르든
아내의귀환
늙고늙어병들면
쿨한이별

너는어느별에서왔니?
소머리국밥
너는어느별에서왔니?
첼로가뭐라고
낭만적사실에입각한인간주의
여름이되면
그녀는달려간다,이상한나라로
잔소리대마왕
그림을그립시다
네버엔딩스토리
고구마뿌리가내릴즈음
헤어지긴싫단말이에요

우리가잘알지못하는세계
뽑기의매력
목욕은즐거워
장수풍뎅이를책임져
눈앞을가리는것
진짜하고싶은일
모두의일기장
우동이좋아요
어머니와굴비
허풍과엄살의길
슈퍼파워나가신다
우리가잘알지못하는세계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웃음과눈물의귀재,진짜이야기꾼이들려준다
이기호의특별한가족소설

“2000년대문학이선사하는여러유쾌함들중에서도가장‘개념있는’유쾌함중의하나”나“이기호의소설에서는많이웃은만큼결국더아파지기때문에희극조차이미비극의한부분이다”(문학평론가신형철)라는평에서도알수있듯‘희비극적’이라할그만의독보적세계를축조했던작가이기호.박완서의『세가지소원』,정이현의『말하자면좋은사람』에이은마음산책짧은소설시리즈세번째책『웬만해선아무렇지않다』를통해수많은독자의사랑을받으며이기호라는하나의‘장르’를다시금확인시켰다.
『웬만해선아무렇지않다』는아무리노력해도나아지지않는불안한현실속에서어떻게살아야하는가가개인의가장중요한화두가된현재를관통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다.폼나는사람들,세련된사람들이아닌좌충우돌전전긍긍하는평범한사람들,그렇게최선을다한사람들이맞닥뜨린어떤순간을작가는비애와익살로호명하며남녀노소속깊은공감을산터다.
그런그가가족을소재로한처음이자마지막이될,아이들의성장담이기도한소설『세살버릇여름까지간다』를펴냈다.특유의눈물과웃음은말할것도없거니와그정서는‘가족’이라는옷을입고전에없이사랑스럽고애틋해졌으며그만큼더깊어졌다.
이책은한월간지에2011년부터3년넘게‘유쾌한기호씨네’라는제목으로연재했던글을엮은것이다.본디30년을연재시한으로삼고시작한것이었지만2014년4월이후작가의사정으로중단했다.재개할수는없겠지만,그래서지금더특별한가족의자전적기록으로온전히남았다.“가족이라는이름자체가꼭소설의다른말인것같다”는작가의고백이묵직하게와닿는다.

이책에‘가족소설’이라는타이틀을붙인이유는,여기에쓴이야기보다쓰지못한일들이더많기때문이다.소설은때론삭제되고지워진문장들을종이밖으로밀어내며완성되는경우가많은데,그렇다고해서그것들이모두사라지는것은아니다.오히려그것들때문에한편의소설이온전히세상밖으로나오게되는것이다.
세상모든가족이야기는그런소설과많이닮아있다.
나에게는가족이라는이름자체가꼭소설의다른말인것만같다.
―「작가의말」에서

갈팡질팡아빠와터프한엄마그리고우다다다세아이
바람잘날없는한지붕식구

발탄강아지처럼온집안을뛰어다니기바쁜두아들이있는집에어느날여자아이가태어났다.갈팡질팡과조삼모사를들락거리는아빠와신중과둔중사이의현명하고터프한엄마,사랑에너무금방빠지는‘문맹’첫째아이와엄마의배꼽을사랑하며그림그리기에밤낮없이몰입하는둘째아이,아빠가노래를부를때마다“얼쑤!”라고장단을맞추는셋째아이.세아이들과함께비로소자라나는온식구의유쾌한성장일기가진진하게펼쳐진다.

학교에서돌아온직후나는아내에게조심스럽게“그래도입학전에한글은떼줘야하지않을까?”라고말했다.아내는무슨일이있었는지안봐도뻔하다는듯말없이고개만끄덕였다.
그러던보름전첫째아이와함께자려고침대에누웠을때,불쑥이런질문이튀어나왔다.
“아빠,내가오늘책에서읽었는데,세살버릇이언제까지가는줄알아?”
나는속으로‘제법이네,이제학교가도문제없겠네’라고생각했다.
“글쎄?언제까지일까?”
나는아이쪽으로모로누우면서궁금한표정을지어보였다.그러자아이가예의또그씩씩한목소리로대답했다.
“그건말이지……여름까지간다!”
나는잠깐아랫입술을깨문채두눈을감았다.그러면서또바로이런생각을했다.그래,여름까지가자,여름까지놀면그만큼키도클거야.나는말없이첫째아이를꽉끌어안아주었다.
―「여름이되면」에서

셋째아이의탄생을알리며시작한가족소설은시간의흐름에따라자연스럽게가족의크고작은일상사,친척을비롯한이웃과나눈정,다툼과안타까움과불만의시간,소소한꿈까지도담아낸다.가족과가족을둘러싼시간들을통해배워나가는인생의묘미는큰감흥을준다.가족의지문처럼아로새겨진알콩달콩하고세세한순간들을함께하다보면행복과희망이있다면이런무늬이지않을까고개끄덕이게된다.그렇게「그래서우리는조금더가까이있었다」속‘나’는한공간한시간을함께하고있는평범한한가족의풍경을애틋하게그려낸다.

그날밤늦게서재에서나와안방으로들어가보니아내와세아이들이침대바로아래좁은방바닥에이불을깔고나란히누워잠들어있었다.침대에서자면아이들이따라올라올까봐,그러다가행여아래로떨어지기라도할까봐아내는항상방바닥에서잠을잤다.다닥다닥붙어자고있는아내와아이들을보자니무언가뭉클한것이가슴한쪽을스치고지나갔다.그래서나도침대위로오르지못하고그들틈에살짝모로누웠다.쌕쌕거리는아이들의숨소리가들리고아내의콧김이내뺨에와닿았다.아이들의살내음과아내의살내음도와닿았다.누운자리는좁았고,그래서우리는조금더가까이있었다.
―「그래서우리는조금더가까이있었다」에서

기쁨은더기뻐지고슬픔은더슬퍼지는것
가족은함께자란다

작가는44편의이야기속에서웃고우는한가족의모습을통해결국모든가족의보편성을수긍하게만든다.「가족사진」에는셋째아이의돌사진을찍기위해온가족이사진관에모여사진을찍고난뒤아버지의영정사진까지미리찍게되는날의에피소드를담았다.젊을적자신들을위해희생했던아버지의얼굴을비로소카메라밖에서들여다보는현재의‘나’는여전히아버지의자리에서툴지만그럼에도‘허풍과엄살’을무기삼아하나하나공부해나가고있다.그렇게아버지가된다.

어쩌면아버지의얼굴구석구석에가족모두가들어있어아버지의독사진이야말로진정한우리의가족사진인것처럼느껴지기도했다.
―「가족사진」에서

가족의어느한때가지나가고있음을예감하며,아들이자아버지이자남편인‘내’가켜켜의시간을추억하는장면은찡하기까지하다.“아이들과함께지낸다는건기쁜일은더기뻐지고슬픈일은더슬퍼지는일이되는것”이라는깨달음은그리하여깊은울림으로다가온다.
가족은함께자란다.‘이기호적인’웃음과눈물로포착한동시대평범하지만그래서더특별한이가족의인생풍경들은슬픔과어지러움이혼재하는지금이곳의독자들에게공감과위안의시간을선물해줄것이다.

벚꽃이지고초록이무성해지면,다시아이들은그만큼자라나있겠지.
아이들의땀내음과하얗게자라나는손톱과낮잠후의칭얼거림과작은신발들.
그시간들은모두어떻게기억될까?
기억하면그일상들을온전히간직할수있는것일까?

아이들과함께지낸다는건기쁜일은더기뻐지고슬픈일은더슬퍼지는일이되는것이다.아내와나는지금그한가운데서있었다.세상모든아이들에게,그들의부모에게,그리고슬픔에빠져있는부모들과아이들에게도언제나포스가함께하길.
지금내가할수있는말은오직그것뿐이다.
―「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