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독서

프루스트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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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프루스트의 독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침잠하기 전의 프루스트를 알 수 있는 세 편의 산문을 모았다. 이 산문들은 프루스트가 불어로 번역한 존 러스킨의 『참깨와 백합』과 작가 폴 모랑 등의 책에 부친 서문으로, 책에 대한 단순한 해설을 넘어 프루스트의 예술론과 독서법을 알려주는 명문이다. 특히 1906년 발표된 첫 산문 「독서에 관하여」는 서평가로서도 탁월했던 프루스트의 진면목이 드러나며, 후에 출간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서정을 예고하는 글로서 어떤 식의 글쓰기와 사유로 자신의 글을 다져갔는지 보여줄 중요한 텍스트다.
저자

마르셀프루스트

저자마르셀프루스트는작가이자평론가,번역가.1871년파리16구오퇴유에서태어났다.위생학자인아버지와부유한유대계집안규수였던어머니사이에서유복한어린시절을보냈다.아버지의신앙을따라가톨릭교세례를받기도했으나나중엔무신론자가되었다.아홉살즈음부터천식을앓아평생숙환이되었다.1882년에콩도르세학교에입학해문학등에뛰어난소질을보이며살롱과사교계를드나들었고문학적으로성숙해갔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집필하려고칩거를시작한1909년이전은주로번역,습작,비평의시기로영국대문호존러스킨의책등을불어로옮기며고유한예술성을다져갔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첫권『스완네집쪽으로』는여러번의퇴짜끝에1913년자비로출간했으나그뒤명성을얻기시작해이후의연작으로공쿠르상등을받았다.1922년11월18일폐렴으로사망하기까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원고에매달렸으나완간을보지는못했다.

목차

들어가며

독서에관하여
침울한주거지에행복을
달콤한비축품

출판사 서평

생활에스미는책,자꾸되새기는책,어디서나함께할책
‘마음산문고’의세번째묶음[문학과삶],랭보와프루스트

마음산책은SNS의발달로빠르게변해가는읽기관습과이에대응하는출판시장의흐름에발맞추어마음산문고를발간하고있다.문고의사전적정의는“대중에널리보급할수있도록저렴하고휴대하기편하게부문별·내용별등일정한체계로자그마하게만든책”으로독일의레클람,프랑스의크세즈,일본의이와나미문고가대표적이다.이책들은차별없는지식에앞장선출판물로서한나라의출판수준을보여주는지표라할수있다.마음산문고는지식의보급이라는문고본래의목적에서나아가‘지금이곳’의감성과사고를큐레이팅한다는새의의를더해2017년1월[요네하라마리특별문고]를,그뒤5월이해인수녀의[사랑·기쁨문고]를내놓아주목을받았다.
“생활에스미는책,자꾸되새기는책,어디서나함께할책”을표어로하는마음산문고의2018년행보는프랑스문학을대표하는두사람의책으로시작한다.스물이전에자신의시를완성하고문학을떠난뒤이후의삶을방랑으로채우다서른일곱에죽은천재시인아르튀르랭보.그리고서른여덟이되던해에어릴적부터앓은지병으로집안에틀어박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쓰는데마지막숨까지쏟아부은소설가마르셀프루스트.시인의마지막모습을솔직하게담은『랭보의마지막날』과프루스트의예리하고유머러스한비평가적면모가돋보이는『프루스트의독서』,이른바[문학과삶]문고가두문학가의후광을걷어내고더없이진솔한모습을보여줄것이다.
마음산문고[문학과삶]은밀란쿤데라,로맹가리,아멜리노통브,피에르바야르등의책을옮긴프랑스어번역자백선희가엄선한산문으로『프루스트의독서』중「독서에관하여」를제외하고는국내초역이다.

너무이른완성과너무늦은완성
문학밖과안으로각자를유배했던랭보와프루스트

하라르에서지내며그는프랑스에서문학으로성공할가능성을보았지만청춘기의작품을계속이어가지않은걸흡족해했다.왜냐하면“졸작이었으니까”.(이자벨이“왜글을계속안써요?”하고묻자랭보는이렇게대답했다고한다.“계속할수가없었어.그랬다간난미쳐버렸을거야.”그러곤잠시침묵한뒤정말슬픈표정으로말을이었다.“게다가졸작이었으니까.”)
─「랭보의마지막여행」,『랭보의마지막날』98-99쪽

마음산문고의세번째묶음[문학과삶]은이를데없이유명한이름이지만그천재성과기벽혹은비범함때문에쉽게다가서기어려웠던랭보와프루스트의소박하고인간적인모습을보여준다.랭보는1854년생시인,프루스트는1871년생소설가이자평론가로두사람은분야도세대도다르지만,랭보는일찍이스무살무렵까지최고의작품을써내고그뒤론유럽과중동과아프리카등지에서노동자,용병,무기밀매상으로살며문학밖에서문학을향수했다.반면프루스트는유복한집안에서자라사교계의총아로지내다가부모의죽음이후인서른여덟살부터는집에칩거하며삶의마지막순간까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집필했다.문학적으로이른완성을맛본랭보는자기밖의이상향을끝없이동경하며헤맸고,세상을알아갈때상실을겪은프루스트는자기안으로들어가잃어버린시간을끝내헤맸다.삶으로문학을했던시인,문학으로삶을되살리려한소설가의삶이닮은듯대비된다.
『랭보의마지막날』과『프루스트의독서』는비장하게만여겨온이두사람의면면을새롭게보여줄책이다.암에걸려사경을헤매는마지막순간에도탈출을갈망하던랭보는그저순수하고정많고베풀기를좋아하며툴툴거릴줄아는보통사람이었다.또평생천식을달고산프루스트는소설가이기이전에비평가답게,부드럽고감상적일거라는짐작과달리신랄한비판과유머로책을읽으며자신의경험을풀어놓는다.이두책은세월을거듭하며빤하고관습적인인상으로굳어진랭보와프루스트의숨결을한결가까이서맡게하며,이들의문학적기원혹은종착지를친근한모습으로보여줄것이다.

나의할아버지는자존심이아주강해서모든요리가성공하기를바랐는데,요리에관해아는바가없어서
요리를망쳐도전혀알지못했다.그는이따금,사실은아주드물게요리를망쳤다고인정했는데,그건순전히우연의결과였다.대고모의언제나의욕넘치는비평은오히려요리사가어떤요리를제대로할줄몰랐다는의미여서할아버지에게는정말이지용납하기힘든일로보일수밖에없었다.종종할아버지와논쟁을벌이지않으려고대고모는입술끝으로맛을보고는의견을내놓지않았는데,그것만으로도우리는즉각호의적이지않은의견이라는걸알수있었다.
─「독서에관하여」,『프루스트의독서』27-28쪽

독서는정적과고독속의미로
문장사이의틈을메우는수백년된침묵속으로

“프루스트를읽으셨습니까?”라는질문을받고자신있게읽었다고대답할사람은생각보다그리많지않을것이다.세계적인명성에비해많이안읽히는작가,작품을끝까지읽는것이위업처럼여겨지는작가들이있다.그중한사람이바로프루스트다.3000페이지가넘고4세대에걸쳐200명넘는인물이등장하며이야기가꼬리를물고뻗어가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한번들어가면무사히출구를찾을지알수없는미로같은작품이다.
─「들어가며」,『프루스트의독서』7쪽

마르셀프루스트는서른여덟살인1909년부터집안에틀어박혀13년뒤세상을뜰때까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집필했다.삶의후반부를꽉채운집요한대작때문에그는오히려불멸의고전을상징하는보통명사처럼자리잡았다.그위엄탓에,『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문을처음연『스완네집쪽으로』가거듭출간을거절당하다자비로출간된경력이있다는점도,1909년이전의프루스트가신랄한비판과유머를갖춘평론가이자번역가로서사교계의총아였다는점도잊히기일쑤다.『프루스트의독서』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침잠하기전의프루스트를알수있는세편의산문을모았다.이산문들은프루스트가불어로번역한존러스킨의『참깨와백합』과작가폴모랑등의책에부친서문으로,책에대한단순한해설을넘어프루스트의예술론과독서법을알려주는명문이다.특히1906년발표된첫산문「독서에관하여」는서평가로서도탁월했던프루스트의진면목이드러나며,후에출간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서정을예고하는글로서어떤식의글쓰기와사유로자신의글을다져갔는지보여줄중요한텍스트다.그뒤이어지는「침울한주거지에행복을」은프루스트가죽기3년전인1919년에,「달콤한비축품」은죽기1년전인1921년에발표된글인데,『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완결하는데쇠약한몸을바친와중에도말년까지명석한사고와재치를간직한대작가의의지를엿볼수있다.

문체가스탕달에게나보들레르에게동일한중요성을갖지않았다는건분명하다.벨은어느풍경에대해
“이매혹적인장소들”“이눈부신장소들”이라말하고,그의여주인공가운데한사람에대해“이사랑스러운여자”“이매력적인여자”라고말하며그이상자세히쓰려하지않았다.그저“그녀는그에게무한히긴편지를썼다”라고말할정도로줄여서말했다.그러나생각의의식적조합이가리고있는무의식적인골조를문체의일부라고간주한다면,스탕달에게도그건존재한다.나는쥘리앵소렐이나파브리스가부질없는걱정을벗고이해관계를떠나향락적인삶을살때마다그들이언제나높은곳(블라네스신부의종탑망루,파브리스의감방혹은쥘리앵의감방)에있다는사실을즐거이입증해보일수있을것이다.이것은도스토옙스키의작품속여기저기서자신들이살해했다는걸알아차린인물의발끝까지고개숙여절하는인물들,새로운천사를닮은그인물들만큼이나아름답다.
─「달콤한비축품」,『프루스트의독서』123-1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