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급행열차

아메리칸 급행열차

$13.00
Description
온몸으로 폭발을 견디며 애써 삶을 이어가려는 순간들에 대한 기록!
장편과 단편소설을 포함하여 평생에 걸쳐 단 8권의 소설밖에 쓰지 않은 제임스 설터의 두 번째 단편집 『아메리칸 급행열차』. 표제작 《아메리칸 급행열차》를 포함하여 총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번 단편집은 특유의 건조하고 조금은 가혹한 문장으로 사랑하고 욕망하거나, 다가오는 죽음에 속수무책인 순간들을 그리고 있다. 단편들은 제각기 다른 층위의 인간상을 다루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하나의 일관된 구성과 흐름으로 읽히기도 한다.

급작스럽게 성공한 두 젊은 변호사가 유럽을 여행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이들의 뒤틀린 욕망과 젊은 날의 치기를 읽는 이가 아연실색할 정도의 냉혹한 문장으로 묘사하며 저자가 이번 단편집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밝힌 표제작 《아메리칸 급행열차》, 사고를 당해 죽음을 앞둔 20분 동안 자신을 때려눕힌 삶을 반추하며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려 애쓰는 제인 베어의 이야기를 담은 《20분》, 스러져가는 삶의 한가운데에 놓인 어느 중년 부인의 심리를 놀랍도록 정확하고 쓸쓸하게 그린 《황혼》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수상내역
- 1989년 펜 포크너상(PEN Faulkner Award for Fiction) 수상
저자

제임스설터

저자제임스설터는미국소설가.1925년뉴저지에서태어나뉴욕에서자랐다.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졸업후전투기조종사로수많은전투에참전,비행중대장까지지냈다.한국전쟁경험을바탕으로군에서집필한『사냥꾼들』(1956)을출간하면서전역,전업작가로데뷔했다.1967년『스포츠와여가』로“사실적에로티즘의걸작”이라는평가를받으며작가로서입지를굳혔다.이후한동안시나리오집필에몰두해영화[다운힐레이서DownhillRacer](1969)와[약속TheAppointment](1969)의시나리오를썼고,[세타인들Three](1969)의시나리오를쓰고연출했다.
1975년『가벼운나날』을발표해큰호평을받았다.리처드포드는서문에서“소설을읽는독자들에게제임스설터가오늘날미국최고의문장가라는사실은일종의신념과도같다”라고썼고,줌파라히리는“이소설에부끄러울정도로큰빚을졌다”라고말했다.1988년펴낸단편집『아메리칸급행열차DuskandOtherStories』로이듬해펜/포크너상을받았으며,시집『스틸서치StillSuch』(1988),회고록『불타는시절BurningtheDays』(1997)을냈다.2000년대들어서는단편집『어젯밤』(2005)을발표해“삶이라는터질듯한혼돈을누구도설터처럼그려내지못한다”라는찬사를받았다.이밖의작품으로소설『암오브플레시TheArmofFlesh』(1961,2000년개정판은『캐사다Cassada』),『솔로페이스SoloFaces』(1979),여행기『그때그곳에서』(2005),부부가함께쓴에세이『위대한한스푼LifeisMeals』(2006)등이있다.2013년장편소설『올댓이즈』를발표해“더없을위업”“설터의작품중에서도최고”등수많은극찬을받았다.
2012년펜/포크너재단이뛰어난단편작가에게수여하는펜/맬러머드상을받았고,2013년에는예일대에서제정한윈덤캠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됐다.
2015년6월,뉴욕주새그하버에서아흔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목차

서문7

탕헤르해변에서19
20분41
아메리칸급행열차55
이국의해변91
영화121
잃어버린아들들147
애크닐로165
황혼179
부정의방식191
괴테아눔의파괴209
흙233

옮긴이의말246

출판사 서평

제임스설터의두번째단편집,펜/포크너수상작
“정확한문장”으로쓴열한편의소설

제임스설터는다른작가에비해유난히도글을쓰는속도가느렸다.장편과단편소설을포함하여평생에걸쳐단8권의소설밖에쓰지않은그는글을쓰는데에는“완전한고독”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전쟁을겪고사고로딸을잃은그가고독속에서응시해야만했던삶을문장으로옮기기위해서는적지않은시간이필요했다.[워싱턴포스트]는설터를일컬어“단한줄의문장으로가슴을깨뜨릴수있는”작가라평했는데,이는그가단어하나,문장하나를쓰는데도얼마나세심하게공을들였는지짐작하게해준다.

초대에응하기전에,시체처럼얼굴에화장을하고설터의식탁으로가앉기전에,우리는먼저각오해야한다.우리가실은얼마나위선적이고속물적인인간인지인정할각오,영원하리라믿었던것들이한낱달리는기차밖으로스쳐지나가는풍경에지나지않는다는것을인정할각오,욕망의한가운데있는우리의육체가실은일초일초무참히늙고있다는것을인정할각오,현재가실은되돌릴수없는과거라는것을받아들일각오.
-김숨(소설가)

제임스설터의세련되고정교한문장
단편소설의정수를보여주는문학상수상작

설터는[파리리뷰]와의인터뷰에서단편이란어떠해야하냐고묻는질문에“첫줄,첫문장,첫문단.모든게우리를끌어들여야하고기억할만해야하고어떤경이로움을느끼게하는것”이라고답했다.『아메리칸급행열차』에는표제작「아메리칸급행열차」를포함하여총11편의단편이수록되어있다.각단편들은설터특유의건조하고조금은가혹한문장으로사랑하고욕망하거나,다가오는죽음에속수무책인순간들을그린다.
이를테면「20분」에서제인베어는사고를당해죽음을앞둔20분동안자신을‘때려눕힌’삶을반추하며어떻게든다시‘일어서려’애쓰며,「흙」의노인해리는‘끝내누워죽지않으려는동물’처럼죽음에성큼성큼다가선다.「부정의방식」과「괴테아눔의파괴」에는작가라는삶에시달리는중압감과함께유명세와사랑을갈구하는모습등이담겨있다.표제작이자설터본인이이번단편집중에서가장좋아하는작품이라밝힌「아메리칸급행열차」는급작스럽게성공한두젊은변호사가유럽을여행하는상황을배경으로,이들의뒤틀린욕망과젊은날의치기를읽는이가아연실색할정도의냉혹한문장으로묘사하는작품이다.또한「황혼」에서는스러져가는삶의한가운데에놓인어느중년부인의심리를놀랍도록정확하고쓸쓸하게그린다.

그날저녁호텔로돌아왔을때프랭크가에다에게그문제에관해설명했다.그녀는즉시이해했다.싫어요.그녀는고개를저었다.앨런은바에혼자앉아있었다.달착지근한리큐어를마셨다.그런일은일어나지않을거라고생각했다.어쨌든상관없었다.그렇지만부끄러웠다.머리위에있는호텔,호텔의복도,조용한방들,이것들이그거말고다른무엇을위해존재하겠는가?
-87~88쪽,「아메리칸급행열차」

『아메리칸급행열차』의단편들은제각기다른층위의인간상을다루는것같으면서도한편으로는하나의일관된구성과흐름으로읽히기도한다.그것은인류가공유하는삶에짙게밴어떤상투성,그리고그속에숨겨진낯섦을설터가예리하게간파해냈기때문일것이다.

일상에서한걸음뒤로물러날시간이었다.때때로그녀는바다쪽을바라보며아들생각을했다.그일은오래전에그소리와더불어일어났다.이제그녀는날마다그생각으로돌아가지는않았다.사람들은시간이지나면나아지겠지만뇌리에서아주사라지는일은결코없다고말했다.다른많은것들과마찬가지로이역시그들의말이옳았다.
-187쪽,「황혼」

빈번히훼손되는소설속의인물들
영웅적행위란삶을똑바로보는일

그러나그런낯선기분,낯섦이바로설터문학의커다란장점이다.그의소설은우리가기대하는소설문법에서벗어나기일쑤여서우리의관습적인독서를끊임없이방해한다.그가만들어낸세계와플롯과문장은그거말고이걸보라고,그렇게보지말고이런식으로보라고,그생각은허위일지모르니이렇게생각해보라고자꾸딴지를거는것만같다.
-248쪽,「옮긴이의말」

설터는섬뜩하게빛나는정교한문장들로우리가‘꾸며낸’삶의거짓과허위를기어이벗겨내고만다.그는우리가눈감고외면했던,고개를돌리며괜찮은척하려했던순간들을끝내똑바로보게만든다.그의소설을읽으면서모골이송연해지고자꾸어딘가로숨고만싶어지는것은바로그때문이다.그러나우리는숨지못한다.이책의서문을쓴작가이자편집자인필립구레비치는“설터는부단히단편소설의형식을새롭게한다”라고말하고“그의작중인물들과그인물들이사는세상은빈번히훼손된다.그럼에도그는여전히영웅적행위를믿는작가다”라며우리가결국설터의소설을손에서놓지못하는이유를설명한다.설터가믿은영웅적행위는결국자신의삶을똑바로마주하는것이었다.사는게무서워뒤로숨지않는일,허리를꼿꼿이펴고훼손된삶을,부서지는시간을견뎌내는일.그것이설터가본영웅적행위이자곧우리네의모습이었다.

날이어두워졌다.도와줘요,누구없어요?도와줘요,그녀는계속반복했다.누군가올것이다.와야했다.그녀는겁을집어먹지않으려고애썼다.아버지를떠올렸다.아버지는인생을한문장으로설명할줄알았다.“삶은우릴때려눕히고우린다시일어나는거야.그게전부야.”아버지는단하나의좋은점만을인식했다.무슨일이일어났는지아버지가듣는다면,당신의딸은단지거기누워있을뿐이라는말만들을것이다.그녀는집에가려고노력해야했다.아주조금밖에가지못하더라도.몇야드밖에가지못하더라도.
-50쪽,「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