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살다(문고본)

소설을 살다(문고본)

$12.83
Description
생활에 스미는 책, 자꾸 되새기는 책, 어디서나 함께할 책
마음산 문고의 네 번째 묶음 ‘이승우 글쓰기’
문고의 사전적 정의는 “대중에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저렴하고 휴대하기 편하게 부문별·내용별 등 일정한 체계로 자그마하게 만든 책”으로 독일의 레클람, 프랑스의 크세즈,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가 대표적이다. 이 책들은 차별 없는 지식에 앞장선 출판물로서 한 나라의 출판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마음산 문고는 지식의 보급이라는 문고 본래의 목적에서 한발 나아가 ‘지금 이곳’의 감성과 사고를 큐레이팅한다는 의의를 더했다. 트렌드와 콘셉트에 맞춰 여러 권씩 짝짓는 일종의 ‘모듈’ 형식으로 2017년 1월 <요네하라 마리 특별 문고> 5종, 같은 해 5월 이해인 수녀의 <사랑·기쁨 문고> 2종, 2018년 1월 <문학과 삶>(『랭보의 마지막 날』 『프루스트의 독서』)을 출간했다.

마음산 문고의 2019년 첫 모듈은 오랫동안 구할 수 없던 소설가 이승우의 글쓰기책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와 『소설을 살다』로 짝을 맞췄다. “소설로 인생에 복무한다”라고 말하며 등단 이래 줄곧 삶과 괴리되지 않은 소설을 궁구한 그의, ‘소설 쓰기’와 ‘소설가 되기’에 관한 깊은 생각이 담겼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현직 문예창작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가 자기 소설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본격적으로 소설의 기술을 정리한 산문이며, 『소설을 살다』는 무엇이 소설을 쓰게 하며 소설가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산문이다. 세월을 타지 않는 소설가의 수칙을 읽으면 자신의 글을 쓰는 데, 자기의 이야기를 갖는 데 충분한 동기와 의욕을 갖게 될 것이다.
저자

이승우

소설가,조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1959년전남장흥에서태어났다.서울신학대학교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에서공부했다.1981년<한국문학>신인상에『에리직톤의초상』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로『사랑의생애』『지상의노래』『식물들의사생활』『생의이면』『그곳이어디든』등이있고,소설집으로『만든눈물참은눈물』『모르는사람들』『심인광고』『나는아주오래살것이다』『미궁에대한추측』등이있으며,산문집으로『소설을살다』『사막은샘을품고있다』『내영혼의지도』등이있다.
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현대문학상,동서문학상,대산문학상등을수상했고다수의작품이독일어,프랑스어,일본어등으로번역되었다.

목차

들어가며

소설안─소설쓰기

왜나인가,하필이면나인가
젊은날의편지
희망이면서절망인
데뷔작쓰던무렵
내안에는내가얼마나많은걸까/상처와각성
서자의당당함
수첩뒤지기
고독과싸우다
가면을쓴자전소설
나는왜문학을하는가/인생에대한복무
새벽산책
골짜기에빠진세대의소설쓰기
대산문학상에대한기억
내소설의공간
단편소설「샘섬」의모티프
이야기의미로,문학의광야
책의죽음을생각한다
나무들의내면에는무엇이있나
소설,무지로부터위탁받은열정
역사속으로,혹은역사위로/파리인상기
민통선과재두루미와「재두루미」
7년만의장편

소설밖─소설읽기

카프카가보낸사신
오지않는애인을기다리며읽는읽지못하는책
말많은세상에대한‘침묵의세계’
프란츠카프카의‘아버지께드리는편지’
자작나무와낙엽송아래에서책읽기
카눈,혹은삶과죽음의문제를다루는특별한방법
예찬보다더좋은것은없다
약한자의초상
내가살아있다는루머
신없는인간의자기분열
아가페와에로스의부딪침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책이나온다.책을읽다가나는아직쓰이지않은,그러나곧쓰일또다른책을발견한다.
─『소설을살다』73쪽

쓴다는것과산다는것의의미
소설가이승우의창작노트,삶쓰기

훌륭한소설작품은정교한기술의산문이아니고심오한정신의산물이다.문학작품의가치를결정하는심미적기준을테크닉의수준에의해좌우되는것으로인식하는것은오해다.(…)이세상에태어나는한편의소설은,그소설이탄생하는순간까지의그작가의삶의총체다.안에있는것이밖으로나온다.축적해놓은것이없으면나올것이없다.차면넘치는이치다.
─『당신은이미소설을쓰기시작했다』179쪽

『당신은이미소설을쓰기시작했다』와『소설을살다』의초판은각각2006년과2008년에처음출간됐다.그의작품이독일과프랑스등해외에소개되기시작한지10여년뒤,그게이문화에대한일시적인호감때문이아니라작품자체의동력때문임을입증하고나서다.작가로서그만한궤도에오른뒤에도그는글쓰기에대한고민을게을리하지않았고,자신이얻은것을나누는데인색하지않았다.이두산문집은그가삶에복무하듯글을써오면서깨달은소설가의기술과태도를따뜻하게전한다.
두책모두궁극적으로소설쓰기와삶이라는주제를말하지만방식은서로다르다.『당신은이미소설을쓰기시작했다』는소설가이면서문예창작학과교수인그가1981년등단한뒤오랫동안소설을써오며쌓은깊이있는노하우가담긴창작노트다.좋은소설가는소설가이기이전에좋은독자라는점,낯익은일상이낯설게보여야한다는점,절실한이야기는그만큼드러내기가두려울수밖에없다는점처럼소설가의태도와관련된이야기뿐아니라소설을쓸때반드시고민하게되는원칙과요소들을오래도록고민한결과다.실제로작가를지망하는사람뿐아니라더나은글쓰기를고민하는누구에게나참고가될이야기가담겼다.
『당신은이미소설을쓰기시작했다』가소설의이론이라면『소설을살다』는소설가의실제라고부를만한산문이다.무엇을먹고읽고듣고느끼고배우는지,또그것이어떻게글이되는지보여줄소설가이승우의내밀한경험들이담겼다.고향과화해하던일화,고민많은신학도에서작가로의각성,습작시절의기억,그의여러유명작품이나오게된배경,작가로서초대받아간파리의인상,그의사고를넓혀준작가와작품들.결핍감과고독함과창작의벽에갇힌속에서도쓰기를멈출수없는,멈추지않는사람으로산다는의미를그의정교한통찰과문장으로곱씹을수있는책이다.

내소설들이일종의허족이나다름없다는생각을한다.가짜지만그만큼절실하다고말하고싶은데그만큼절실하지만어쨌든가짜나다름없지않느냐는반문을받는다고해도별로할말이없다.농담처럼하는말이지만나는절필할계획이없다.소설이나를필요로하기때문이아니라내가소설을필요로하기때문이다.소설은내가만든집이지만,그래서그렇게허술하지만,그러나나를살게하는집이기도하다.나는내소설안에서,소설과함께산다.
─『소설을살다』52-53쪽

이승우식‘젊은예술가의초상’
소설을쓰게하는모든것

수첩은늘몸에지니고다닌다.외출할때호주머니에넣거나가방에넣는다.나는신비주의자는아니지만,언제그럴듯한생각이나이미지가스쳐지나갈지모른다는생각을항상하고있다.그런생각이나이미지가자주출몰하지않는다는것도알고있다.그런것들은대개떠오르는것이아니라지나가는것이다.지나가는시간이정해진것도아니다.지나가기때문에얼른붙잡아야한다.붙잡지않으면어디론가사라져버린다.어디로가는지알수없으니다시찾기도어렵다.그러니까메모를하는것은붙잡는것이다.
─『소설을살다』70쪽

『소설을살다』는소설가이승우가산문으로쓴‘젊은예술가의초상’이라할만하다.그가작가로발돋움하게된이야기들과지금도훗날에도작가로서의그를지탱해줄것들을털어놓는다.“심각한글도있고가벼운글도있다.자의식이지나쳐서조금불편한글도있고,소설이아닌데도어쩐지여전히가면을쓰고있는것같은글도있다”(「들어가며」)라며양해로입을떼듯,그의다양한자아를보여줄은밀하고은근한이야기들을담았다.소설가의삶은다를거라고,다른사람만이소설가가된다고지레선긋는사람들에게안심이되도록『소설을살다』는그가읽었던책이며좋아하는작가,만났던사람,가본곳,소설을쓰게된배경,습작시절,고향등에관한이야기로빼곡하다.누군가를소설가로만드는것은별난집필습관이나취미가아니라,조금진지한눈과기억을붙잡을메모장그리고얼마간의부지런함임을그는이야기한다.
『소설을살다』는약20년에걸쳐쓴원고들을엮었다.분량도무게도다다르지만큰뭉치로서이승우라는한작가의섬세한결을보여준다.그의가장변화많고역동적이던때의모습들로한소설가가싹트고완성돼가는과정을엿보고,글쓰기가삶에어떤의미를부여해줄수있는지돌아보게한다.

글쓰기를업으로삼고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어떤작가또는어떤작품과결정적인만남의경험을가지고있기마련이다.그러한만남이한꿈많은젊은이로하여금문학에운명을걸게만든다.그빛나는작품을쓴작가의그림자속으로기꺼이들어가려는욕망,대부분의경우그것이한사람의작가를탄생시킨다.
─『소설을살다』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