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경계를 넘는 스토리텔러)

이안 (경계를 넘는 스토리텔러)

$16.07
Description
장르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영화적 카멜레온” 이안
그가 말하는 영화 창작의 비밀
“다재다능한” “장르를 넘나드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안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한 사람의 관심사가 이토록 넓으면서 동시에 깊을 수 있는지 놀라움을 자아낸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감독은 몇몇 있지만 이안만큼 상이한 국적과 문화적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고르게 완성도가 뛰어난 영화를 만든 감독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음식남녀>를 포함한 대만 가족드라마 삼부작, 영국의 제인 오스틴 원작 <센스 앤 센서빌리티>, 중국 무협 영화 <와호장룡>,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 <브로크백 마운틴>, 마블 코믹스 원작 <헐크>, 중국 스파이 멜로 <색, 계>, 인도 소년의 망망대해 표류기 <라이프 오브 파이>까지. 올해 2019년 개봉 예정인 <제미니 맨(Gemini Man)>에서는 미국의 유명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배우 윌 스미스와 손잡고 SF 액션 장르에 도전한다. 이렇게 왕성한 창작의 비밀을 묻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이안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욕구는 인종과 문화, 시대를 초월해서 동일합니다. 바로 그것이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영화들을 만드는 게 허용되는 이유입니다”라고 밝힌다.
『이안』은 마음산책 영화감독 인터뷰집 시리즈 열한 번째 책이다. 1994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총 스무 번의 인터뷰를 엮었다. 이안은 자신의 성장 배경과 삶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영화적 화두와 창작 방법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대만의 명문 고등학교 교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위에 주눅들고 맏아들인 자신을 향한 기대에 부담을 느꼈던 성장기,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연극, 영화에 발을 들였던 경험, 영화를 배우러 유학한 미국에서 문화적 아웃사이더로 적응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도 끝내 감독으로 데뷔한 일화를 들려준다. 억압적인 가정 분위기에 억눌린 채 자라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해서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다양한 장소에 가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던 경험이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능력을 주었다고 하는 부분에선 문화적 경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그의 창작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영화적 화두뿐 아니라 제작 현장에서 촬영감독 등의 스태프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 국내에서도 유명한 양조위, 탕웨이, 케이트 윈즐릿, 에마 톰슨, 휴 그랜트 같은 쟁쟁한 배우들과 연기에 관해 어떻게 소통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데뷔작 <쿵후 선생>에서 인연을 맺고 영화를 만드는 평생의 동지가 된 제작자 제임스 샤머스, 테드 호프와의 일화도 흥미를 더한다.

“나는 나를 열망하는 영화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영화 연출을, 모든 장르와 인간 유형을 탐구하고픈 호기심을 느낍니다.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처럼 영국인들은 특정한 작업 방식이 있습니다. 홍콩의 무술감독과 가장 뛰어난 영화감독에게는 배울 만한 무엇인가가 늘 있습니다. 웨스턴을 만들 때는 말을 타고 권총을 가진 사내들이 있습니다. 나를 매혹시키는 무엇인가가 늘 있습니다.”
─250쪽에서
저자

카를라레이풀러

(KarlaRaeFuller)
컬럼비아칼리지시카고의영화·텔레비전예술학부부교수다.저서로는『할리우드,동양으로가다:미국영화계에서아시아인이한활약(HollywoodGoesOriental:CaucAsianPerformanceinAmericanFilm)』(2010)이있다.

목차

서문

대만영화계의뉴페이스/크리스베리
이안,<음식남녀>를만들려고고국대만으로돌아가다/스티븐레아
<음식남녀>:눈을위한향연/브룩코머
상투적인유머와유혹/그레이엄풀러
이안에대한의견/오렌무버만
숙취/고드프리체셔
<라이드위드데블>:이안인터뷰/엘런킴
이안과제임스샤머스/닐노먼
용의등장/데이비드E.윌리엄스
이안이헐크와씨름하다/폴피셔
고지대로말을달려라/피터보엔
파이어스톰/리베카데이비스
잔인한의도들/닉제임스
진정으로명랑한이야기를기초로/데이비드콜먼
<테이킹우드스탁>을위한이안인터뷰/존히스콕
경계선넘나들기/글렌케니
<라이프오브파이>에대한이안의의견/제이슨리로이
이안이<라이프오브파이>를스크린에데려간여정에대해말하다/알렉스빌링턴
그는어떻게영화로만드는게불가능한<라이프오브파이>를만들었나/존히스콕
이안이<제미니맨>으로“디지털시네마를위한새로운미학”을창조하려애쓰고있는이유를설명하다/제러미케이

옮긴이의말
연보
필모그래피
찾아보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가족사와성장담의고백
아웃사이더를향한애정을영화에담다

문화적경계를자유롭게넘나들며다양한장르의영화를만든이안.뜻밖에도,필모그래피에서연상되는자유로운성향과정반대였던성장기를내밀하게고백한다.조부모가중국공산당에처형당해혼자대만으로온아버지가이안을낳고,그에게걸었던크나큰기대때문에진정한자아를대면할수없었다는것.예술을멀리했던학자집안의분위기와당시대만에만연한가부장제문화에눌려항상조용했고,스스로표현하기를“가장멍한아이”였다고하는그는연극과영화를접하면서자신의길을찾는다.이후아버지의반대를무릅쓰고미국으로영화유학을떠나고,미국문화에적응하지못해애를먹지만끝내영화감독으로성공한다.성장기에겪었던갈등과이방인으로살았던경험은그가연출한작품들의캐릭터와드라마에잘녹아있다.
<결혼피로연>(1993)에서손주보기를고대하는부모님에게게이임을숨기고위장결혼으로위기를벗어나려는웨이퉁,내면의욕망을감추고살아가는<와호장룡>(2000)의무사들,보수적인미국서부에서성(性)정체성을숨기는<브로크백마운틴>(2005)의카우보이,억압적인어머니밑에서성(性)적인자기혐오에시달리는타이버가우드스탁페스티벌에연루되면서자기해방을맞이하는이야기<테이킹우드스탁>(2009)까지,캐릭터의면면은다양하지만관통하는정서는비슷하다.이안은자신과같은처지인영화속아웃사이더캐릭터에게깊이공감하면서이들을통해보편적인것을찾아내려시도했다고전한다.
부모세대로표현되는전통과갈등하는캐릭터들이자주등장하지만,자신의아버지를이해한다고명확하게밝히는이안은상이한입장에선캐릭터들을사려깊게표현한다.나아가<아이스스톰>(1997)에서는좋은부모가된다는것은무엇인지를탐구하면서세대간의조화를꾀한다.이렇듯이안은아웃사이더캐릭터에애정을보내고억압적인관습에도전하는동시에,캐릭터와드라마를깊이있게다루는영화들로다채로운필모그래피를쌓아가고있다.

“23세때미국에처음온경험이,(내가떠나온곳에대해서는더이상믿지않지만)미국에서미국인이아닌존재가된경험이,내가이전에그랬듯앞으로도평생외부인이자아웃사이더가될거라는사실을깨닫게만들었다고생각합니다.그덕에나는다른관점에서세상을보는게,솔직한(straight)세상을보는게대단히쉬워졌습니다.내영화들에서나는늘<라이드위드데블>의토비매과이어와제프리라이트캐릭터같은아웃사이더들에게동질감을느낍니다.더불어,나는사건의실상은사람들이말하는것하고는다르다는것을이해합니다.미국과남북전쟁,70년대는우리가들은얘기그대로가아닙니다.따라서소재가내눈에대단히생생히보이고,다른관점을갖고있으며,우리가공공장소나미디어에서보는것이아니면나는그것을대단히흥미로운시선으로봅니다.”
─157쪽에서

스토리텔링에뿌리내리고
영화기술의한계에도전하다

내가만드는종류의영화에서정말로중요한것은드라마입니다.내영화들은인간적인존재에대한영화여야합니다.인간의얼굴보다관객의관심을더오래붙들어두는것은없고,관객이동질감을느낄수있는대상도없습니다.스토리텔링과드라마,인간의얼굴이모든게내가하고싶은작업의핵심을이룹니다.나는앞서만든영화들에서벗어나려고애쓰면서,비주얼에더신경쓰면서영화를만들고또만듭니다.앞선작품들하고차이나는것을만드는걸좋아하기때문입니다.하지만상당한노력을해야만그런결과를얻을수있습니다.그모든것은캐릭터들과관련돼야합니다.
─215~216쪽에서

책에서한인터뷰어는“작가·감독이안처럼캐릭터와이야기의활용법을철저히통달한현대영화감독은드물다”고언급한다.스토리텔링의중요성을거듭강조하는이안은자신이중시하는건장르나영화기술자체가아니라인간의드라마임을밝힌다.장르보다는자신이본능적으로반응하고감응하는소재가먼저고,그것이요구하는장르를찾는다는것.촬영에관해서도그는근사한비주얼을만들어내는것보다영상이캐릭터와스토리를추동해나가는것에초점을맞춘다고말한다.타고난균형감각을가지고소재와드라마,영화적기술을조율해나갔던제작과정들에서그의영화를향한신념을확인할수있다.탄탄한드라마를창작하기위해다양한시대와사회구조를탐구하는이야기도전한다.
이를테면<테이킹우드스탁>촬영때,60년대의히피들을묘사하기위해배우,엑스트라에게당시신문기사와글,히피용어등을정리한“히피핸드북”을만들어주고,우드스탁페스티벌즈음의정치,문화적분위기를담은영화,다큐,음악등의목록을정해서감상하게했다.나아가히피들의외모와동작을철저하게조사하고연출하는모습에서이안의학구적이고완벽주의적면모를볼수있다.제작당시최첨단영상기술을도입했던<헐크>(2003)와<라이프오브파이>(2012)에서도이런면모가잘드러난다.CG캐릭터인헐크를실감나게표현하기위해감독자신이직접모션캡처복장을입고헐크의표정을연기했던일화,<라이프오브파이>에서호랑이CG캐릭터제작과실제같은‘물’연출을위해고심했던기억,3D에대한도전까지책에담았다.<라이프오브파이>로3D기술을성공적으로다룬이안은이제눈을돌려<빌리린의롱하프타임워크>부터초당120프레임이라는새로운영화기술에도전하고있다.이기술을도입한최신작<제미니맨>은올해관객과만날준비가한창이다.스토리텔링에뿌리를내리고영화기술을향한도전을멈추지않는이안이스크린에또어떤신세계를펼쳐낼지기대하며지켜볼일이다.

작가·감독이안처럼캐릭터와이야기의활용법을철저히통달한현대영화감독은드물다.장편영화를불과일곱편만드는동안,그는탄탄한드라마를창작하기위해무척이나다양한시대와사회구조를탐구하는능력을가진‘영화적카멜레온’으로스스로입지를다졌다.
─126쪽에서

이안(AngLee)
1954년대만핑둥현의차오저우에서태어났다.예술과는거리가먼가정환경에서자랐지만1973년대만국립예술원에입학했고1978년미국일리노이대학에서연극을전공했다.언어문제로연기에어려움을겪고영화연출로진로를바꿔뉴욕대학교필름스쿨에들어갔다.졸업후6년간장편영화연출기회를얻지못하다가대만시나리오공모전에직접쓴<쿵후선생>이당선되어1992년에데뷔했다.미국으로건너가문화적아웃사이더로살았던경험,영화공부를반대했던아버지가상징하는전통문화와의갈등은데뷔작을포함해이후연출작들이다루는주제에서잘드러난다.
성공적으로데뷔한후‘장르를불문한’‘다재다능한’이라는수식어가붙을만큼장르와시공간을넘나들며다양한영화를만들었다.1990년대에대만가족드라마삼부작과제인오스틴원작의<센스앤센서빌리티>를연출하고2001년중국무협영화<와호장룡>을발표했다.이후코믹북으로눈을돌려<헐크>(2003)에도전했고미국서부카우보이로맨스<브로크백마운틴>(2006)을세상에내놓았다.
장르뿐아니라영화기술을향한도전을멈추지않아<라이프오브파이>(2012)를통해3D영화의신기원을열었다.<빌리린의롱하프타임워크>(2016),<제미니맨>(2019)에서는초당120프레임을통해새로운영화적체험을관객에게선사하려노력하고있다.영화를향한이런열정을인정받아<브로크백마운틴>과<라이프오브파이>로아시아인이자비(非)백인으로는최초로아카데미감독상을두번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