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이 (상실의 글쓰기에 대하여 | 반양장)

알리바이 (상실의 글쓰기에 대하여 | 반양장)

$14.00
Description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원작 소설가 안드레 애치먼 산문집 국내 첫 출간
전 세계를 첫사랑의 설렘으로 들뜨게 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원작 『그해, 여름 손님』의 작가 안드레 애치먼이 이번에는 산문집을 들고 찾아왔다. 라틴어로 ‘다른 곳에’라는 뜻을 가진 제목의 『알리바이』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산문집이다. 터키계 유대인으로 이집트에서 태어나 유럽과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던 애치먼은 자신의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찾아 과거로 돌아간다. 상실된 시공간과 갈망했던 미래가 뒤섞인 기억을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에두르는 글쓰기는 아렴풋하지만 강렬했던 추억으로 독자를 이끈다.

1951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나 유럽을 동경했던 애치먼은 그곳에 뿌리내릴 새도 없이 불안한 정세 속에서 로마로 망명한다. 다시 3년 후에 뉴욕으로 이주해 정착한 후 리먼칼리지와 하버드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뉴욕시립대학교 비교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기억을 담은 산문집 『이집트를 떠나며(Out of Egypt)』로 화이팅어워드 논픽션상을 받았고 『그해, 여름 손님』이 람다문학상 게이소설 부문을 수상하고 영화화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프루스트 연구가이기도 한 그는 프루스트의 문장을 모은 『프루스트 프로젝트(Proust Project)』를 기획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해, 여름 손님』의 후속작 『나를 찾아라(Find Me)』가 큰 화제 속에 출간되었다.
영화와 소설로 국내에 많이 알려졌지만 작가 자신의 내밀한 고백을 담은 산문집으로는 처음인 점에서 『알리바이』는 안드레 애치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우리가 결국 기억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는 과거의 우리 자신이다. 또한 종종 우리가 고대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복원된 과거이다. (…) 내가 돌아가길 갈구한 이집트는 내가 아는 이집트도, 벗어나고 싶어 조바심을 내던 이집트도 아니다.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이 되게끔 꾸미는 법을 터득한 바로 그 이집트이다.
-253쪽에서
저자

안드레애치먼

1951년1월2일이집트에서출생했다.뉴욕대학에서작문을공부하고프린스턴대학에서프랑스문학을가르쳤다.지금은작가로활동하는한편뉴욕시립대학대학원에서비교문학을가르치며가족과함께맨해튼에살고있다.1995년회고록『OutofEgypt』로화이팅어워드논픽션부문(WhitingAwardforNonfiction)을수상했고,1997년구겐하임펠로십(GuggenheimFellowship)수상자로선정되었으며,2007년『CallMebyYourName』으로람다문학상게이소설부문(LambdaLiteraryAwardWinnerforGayFiction)을수상했다.저서는『OutofEgypt』,『FalsePapers:EssaysonExileandMemory』,『TheProustProject』,『CallMebyYourName』,『EightWhiteNights』,『Alibis:EssaysonElsewhere』,『HarvardSquare』,『EnigmaVariations』가있다.

목차

라벤더
친밀감
나의모네순간
지연하기
불확실한어느유대인에대한생각
문학순례는과거로나아간다
반사실적여행자
로마의시간들
바다와기억
보주광장
토스카나에서
바르셀로나
뉴욕,찬란히빛나는
자기충전
건물들도죽었다
빈방들
델타가

끝맺는말-시차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네이름으로나를불러줘,내이름으로너를부를게.”
〈콜미바이유어네임〉원작소설가안드레애치먼
산문집국내첫출간

전세계를첫사랑의설렘으로들뜨게한영화〈콜미바이유어네임〉원작『그해,여름손님』의작가안드레애치먼이이번에는산문집을들고찾아왔다.라틴어로‘다른곳에’라는뜻을가진제목의『알리바이』는국내에처음소개되는산문집이다.터키계유대인으로이집트에서태어나유럽과미국에서망명생활을했던애치먼은자신의혼란스러운정체성을찾아과거로돌아간다.상실된시공간과갈망했던미래가뒤섞인기억을유려하고아름다운문체로에두르는글쓰기는아렴풋하지만강렬했던추억으로독자를이끈다.
1951년이집트알렉산드리아에서태어나유럽을동경했던애치먼은그곳에뿌리내릴새도없이불안한정세속에서로마로망명한다.다시3년후에뉴욕으로이주해정착한후리먼칼리지와하버드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했다.현재뉴욕시립대학교비교문학전공교수로재직하고있다.이집트알렉산드리아의기억을담은산문집『이집트를떠나며(OutofEgypt)』로화이팅어워드논픽션상을받았고『그해,여름손님』이람다문학상게이소설부문을수상하고영화화되면서전세계적인주목을받는작가로떠올랐다.프루스트연구가이기도한그는프루스트의문장을모은『프루스트프로젝트(ProustProject)』를기획하기도했다.최근에는『그해,여름손님』의후속작『나를찾아라(FindMe)』가큰화제속에출간되었다.
영화와소설로국내에많이알려졌지만작가자신의내밀한고백을담은산문집으로는처음인점에서『알리바이』는안드레애치먼을더깊이이해할수있는계기를마련해줄것이다.

우리가결국기억하는것은과거가아니라,미래를상상하는과거의우리자신이다.또한종종우리가고대하는것은미래가아니라복원된과거이다.(…)내가돌아가길갈구한이집트는내가아는이집트도,벗어나고싶어조바심을내던이집트도아니다.다른곳에서다른사람이되게끔꾸미는법을터득한바로그이집트이다.
-253쪽에서

“나는다른곳에있다.내게는알리바이,그림자자아가있다.”
정체성을찾아떠난소설가의내면순례기

“삶은어딘가에서라벤더향으로시작한다”라는문장으로시작하는『알리바이』는시공간에흩어진정체성을찾아떠도는작가의고백을담고있다.그는라벤더향기부터장소,시간등내밀한기억의흔적을살피며자신의상실된뿌리를애타게찾는다.이런혼란은작가를둘러싼사회적배경과유년의기억그리고유대인이라는정체성에서부터기인한다.
터키계유대인인그는이집트의불안한정치상황과다국적문화속에서성장했다.유럽을동경했던그는상상한유럽을알렉산드리아에덧씌우는방식으로알렉산드리아에애정을가진다.“유럽으로돌아가기를애타게갈망하는복제품”으로바라보는인식의왜곡과도치로알렉산드리아를사랑했던그는로마로망명을하면서상상했던유럽과실재의유럽이다르다는사실에직면한다.그는다시문학작품을통해상상의시공간을로마의거리에덧씌우고동시에“다른곳에서다른사람이되기를터득한”알렉산드리아에서의상상과갈망을그리워한다.
‘다른곳에’라는뜻의제목‘알리바이’에서도드러나듯다른곳,다른시간을도치하는반사실적전이없이는현재를인식하지못한다고하는그는과거와상상의미래가중첩된기억속에서자신의정체성을찾으려시도한다.삶의연대기에깊이새겨져구분되지않는상상과실재의단층선을세심하게살피고기억의에움길을돌아보는것이다.유대인이라는것도이런여정에많은굽이를만든다.역사적박해를피해유대인이아닌척가장해야했던조상들처럼작가도어릴적부터유대인이아닌척가장하고유럽에편입되기를바라면서도부정할수없는유대인정체성사이에서방황한다.스스로말하듯그는‘집이없는망명자’인것이다.
정체성의흔적을찾는방식의하나로장소에대한산문들이눈에띈다.「친밀감」「문학순례는과거로나아간다」「바르셀로나」「뉴욕,찬란히빛나는」「델타가」에서알렉산드리아,로마그리고뉴욕의기억에관해쓰고유대인조상의흔적을찾아바르셀로나에가기도한다.「나의모네순간」「지연하기」등문학,예술에대해풀어낸글들도흥미롭다.베네치아와파리,토스카나에관해쓴「바다와기억」「보주광장」「토스카나에서」,작가의소소한일상이담긴「자기충전」「빈방들」도만나볼수있다.

우리는세상을그자체로보지도읽지도사랑하지도못하며,세상의흔적을그자체로알지도못한다.눈앞에놓인것이외의다른것을볼때중요한것은무엇을보는지아는것이다.우리가보는건장막이다.그것은생명없는물체에본질을불어넣고,타인과함께나누고싶은것이다.손을내민우리의몸에결국와닿는것은세상자체가아니라,우리가세상에투영한찬란한빛이다.편지가아닌봉투이고,선물이아닌포장지이다.
-56쪽에서

‘심장박동이자욕망인운율’로지은글쓰기
작가의맥박으로초대한다는것

망명에대한글쓰기를나의집으로삼았다고말하는걸로나는망명을요약할수있으리라.심지어내집을단어나단어가의미하는바가아니라운율로,단지운율만으로지었다고말할수도있다.왜냐하면운율은감정과같고,호흡과같고,심장박동이자욕망이기때문이다.운율이,우리가꿈꿨던과거의삶,혹은꿈꾸는미래의삶을재창조하지못한다하더라도,그렇게운율을타며탐색하고살피는행위만으로도우리는이세상에서느끼며살아갈수있다.
-288쪽에서

『알리바이』에서자신의정체성을찾아나선안드레애치먼은자연스럽게작가로서문학과글쓰기에대한생각을전한다.외로운어린시절문학에빠졌던기억부터좋아하는프루스트와프랑스심리소설그리고자신의회고록까지다채로운이야기를풀어낸다.
「친밀감」에서그는로마로망명하고문학에빠져살던날들을돌아본다.로마에서“책방에서책방으로걷는것”이일상이었던사춘기,문학작품속세계를로마에투영하고상상하면서외롭고남루했던시간들을지나갔다고고백한다.자신이본것은로마자체가아니라그곳을사랑하게만든,자신이끼워넣은“필터”였다는것.또한이시절을통해책속에서자신을발견하고책을사랑하는법을배웠다고말한다.나아가독서가“작가의맥박을마치내것인양읽으라는초대”임을깨닫고프랑스심리소설에빠졌던추억을떠올린다.
「지연하기」에서는프루스트에대한깊은애정이드러난다.그는프루스트의소설이“더나은시간을고대하는것이외에는아무것도하지않은시간을되돌아보는사내의이야기”라고정의한다.이를테면『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마르셀은통제불능의현재를통제하기위해현재를예행연습하고미리글로쓴다는것이다.애치먼은프루스트가기억과소망이라는필터를통해현재의경험을기록하고가공해서더큰그림을보려한다고분석한다.시공간을도치하는방식으로글을쓰는애치먼이프루스트에게얼마나큰영향을받았는지를확인할수있다.
「델타가」에서는이집트에서의유년시절을다룬산문집『이집트를떠나며』의에피소드를들려주며기억과글쓰기에관한흥미로운논점을던진다.1990년잡지에먼저발표한글에서는이집트에서추방되기전날동생과함께알렉산드리아의밤거리를걸었다는글을썼다가,5년후이글을수록해출간한책에서는동생을없애서독자를크게당황하게했던일을거론한다.그리고다시애치먼은실제로는그거리를걸었던적조차없었다고밝힌다.그러나사실이아니었어도진심으로갈망했고상상했던것도기억에포함되는것이아닐지논하면서글쓰기라는“평행우주”에재배치된허구의기억이‘마치억눌러도떨쳐버릴수없는진실같았다’라고토로한다.
문학을넘어예술에관해논하는「나의모네순간」도흥미롭다.『그해,여름손님』을쓸때영감을준것으로알려진모네의그림〈보르디게라의저택들〉을통해현실과예술의관계를탐색한다.모네가그림의실제풍경보다“자기안에더많이깃든어떤것,마치그것이우리모두에게있는것처럼그영향을우리도느끼는어떤것을그리려고했는지도모른다”라고하면서“그가사랑한것은배경보다도그의내부에더많이있던까닭에”모네가가장좋아한것은그림을그리는의식이리라추측한다.
마지막으로「끝맺는말」에서그는정체성을찾는망명자로서,망명에대한글쓰기를자신의집으로삼았다고작가로서의자의식을밝힌다.운율로지은글이삶을재창조하지못하더라도자신의“심장박동이자욕망”인운율을살피는것만으로도세상을느끼며살아갈수있다고하는부분에선흩어진기억의흔적을에둘러쓰는영원한망명자애치먼의애달픈진심이느껴진다.안드레애치먼의운율이오롯이담긴『알리바이』를이제독자들이자신만의맥박으로읽을차례이다.

어쩌면글쓰기가열어젖힌평행우주로,우리는모든소중한기억을하나하나옮겨원하는대로재배치하는것인지도모른다.
-13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