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직업 (독자,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삶)

읽는 직업 (독자,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삶)

$15.37
Description
“거의 책대로 살게 된다”
베테랑 인문편집자가 기록한 책을 둘러싼 세계
14년간 꾸준히 굵직한 인문서 목록을 쌓아온 출판사,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출판사, 좋은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사를 수식하는 말들에는 독자들의 신뢰와 지지가 깔려 있다. 글항아리의 편집장인 저자 이은혜는 그 시작부터 고락을 함께했다. 열렬한 독서가이면서 유능한 편집자, 마침내 저자로 거듭난 그에게 책을 읽고 만들고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읽는 직업』은 편집자 이은혜가 오랜 시간 골몰해온 출판과 편집에 관한 고민, 태도를 숨김없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책으로, 풍부한 편집 경험에서 우러난 베테랑 편집자의 날카로운 시각과 깊은 통찰력이 돋보인다. 편집자의 일을 실무에 기초한 매뉴얼식으로 나열하지 않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보여줌으로써 편집의 세계를 명료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편집자는 자신이 만든 책을 얼마간 따라가고, 책은 만드는 편집자를 반영한다. 주제나 내용뿐만이 아니라 교정하는 습관부터 목차를 구성하는 방식까지 책에는 편집자의 취향이 구석구석 스며든다. 그렇다면 원고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장악하기 위해 편집자는 무엇을 할까. 이 책의 저자는 편집 과정 중 무엇 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수많은 참고도서를 읽는 것은 물론, 때로는 활자 밖으로 나가 지방 곳곳을 답사하고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모으기도 한다. 그러나 독자는 책에 들어간 시간과 공력을 알기 힘들고, 대개 오탈자를 통해 편집자의 존재를 인식한다. 저자 이은혜는 몇 달간 책에 매달려도 기어코 발생하는 오탈자로 인해 껴안게 되는 오욕을, 성찰하는 마음을 담아 털어놓는다.
저자는 새로운 독자군의 등장으로 편집자의 멘털 관리가 중요해졌음을 강조하고, 같은 이유로 편집자는 다른 편집자가 만든 책을 섣불리 평가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나아가 편집자로서 천 권밖에 팔리지 않는 책들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글항아리에는 가치 있고 유의미하지만 독자의 간택을 받기 힘든 책, 그중에서도 소위 ‘벽돌책’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책이 꽤 있다. 두께가 장벽이 되거나 시류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단 천 명의 손에만 쥐어진 채 명을 다하는 책들이다. 저자는 “딱 천 마리의 학만 접어 선물한 듯한 기분”이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내비치며, 더 많은 독자가 깊고 넓은 인문서의 세계에 합류하기를 당부한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이은혜

인문출판사글항아리편집장.대학과대학원에서정치학을전공했고,3년6개월간학술기자로근무했다.기자생활을하면서『최고의고전번역을찾아서』(전2권),『한국의미,최고의예술품을찾아서』(전2권),『한국의美를다시읽는다』등을기획했다.글항아리창립멤버로인문학·사회과학·과학·예술등다양한분야의책들을섭렵하며15년여간기획과편집을해왔다.제54회한국출판문화상편집상을받았고,〈서울신문〉과〈한겨레21〉에칼럼을기고하고있다.저자들의탄생,발전,만개,죽음을모두지켜본최초의목격자이자조력자이다.앞으로도책을써나갈그들을더잘돕는사람이되고싶다.

목차

머리말거의책대로살게된다

1부저자관찰기
저자앓이
거절하고거절당하고
친구가될수있을까
각주의욕망
막대자석같은저자
그들은가난하다
삶이글이될때
정신병원에서보내온노트
밀도의아름다움

2부편집자의밤과낮
한권의책을편집하기위해
팩트체커들의세상
편집자의이력서
얼마나손댈것인가
속도론에관하여
외서기획,발견일까발굴일까
뭉툭한색연필로쓴보도자료
모방하는편집자들
문제상황에맞닥뜨렸을때
쓰다보면알게된다

3부독자와책을옹호하며
독자는앙상하지않다
그시절을지나면못읽는책들
두꺼운책옹호론
겨우천권만팔리는책들에관하여
복간의모험
같이늙어가는편집자,저자,독자
거미줄같은책장

맺음말책,얼마나사고얼마나읽어야할까
추천의말경청_탕누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저자는출판을지탱하는‘저자-독자-편집자’라는트라이앵글을중심에놓고이야기를전개해나간다.함께작업해온저자들을향한경외,두꺼운책을외면하는독자들에게보내는소망,편집자란직업에쏟는무한한열정이진진하게펼쳐진다.가끔은융통성없다는소리를들을만큼정공법을따르는이상적인편집자의태도와철학은이책을읽는이에게‘직업으로서의편집자’는누구인가,‘출판의생태계’는무엇인가를이해하는데큰도움을준다.

사실많은독자는책을‘재미’로본다.나역시재미로책을읽는데,다만그재미의종류가서로달라서어떤이들은내가읽는책이‘정말재미없어보인다’고말하기도한다.여하튼재미로읽기시작한책이밥벌이가된저자와편집자,그리고재미로글을읽다가언젠가그자신도글을쓰게될독자들까지포함해책읽는이들이거의책대로살게되는일을많이목격했으면한다.
─9~10쪽

출판계는저자-편집자-독자라는트라이앵글로‘계界’를지탱하고있다.저자는기존작가들의글을수없이읽으면서자신도그들처럼글을써먹고살길을찾겠다고결심한다.편집자는누구보다글을좋아하고책을많이읽어왔으니책주변에머물며먹고살겠다고결심한다.독자역시책주변을맴돈다.한번책을읽은독자는계속책에빠질가능성이높기때문에,세상사람들은책을읽는이와읽지않는이로나뉜다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
─148쪽

“한명의저자는하나의세계를열어준다”
자신을투신해글을써내는경이로운사람들

투고원고를살펴보는것은편집자의중요한일과중하나다.편집자의메일함에는하루에도수십통의투고가쏟아진다.원고를보내오는이들은편집자가누구인지,그의관심분야는무엇인지아무것도모르는상태로염원을담아저자가되기를꿈꾼다.그러나수많은원고중책이되는것은극소수다.편집자는저자를향한애정과글에대한취향그리고손익계산등을종합해사업가의마음으로원고를취사선택한다.다시말해,아무리글이좋고기획이우수하다할지라도메일함과서랍에방치되는원고가셀수없이많다.저자는‘국내현실과의접점이없어서’‘너무전문적이거나너무개인적이어서’‘글이어려워서’같은,일견납득하기어려운이유들로줄줄이퇴짜를놓아야만하는편집자의고충을토로한다.
이와반대로읽는순간글쓴이의자장안으로편집자를끌어당겨사랑에빠트리는강렬한원고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하고있던모든일을제쳐놓게할만큼뛰어”난글을쓰는저자를좋아하게되는것은편집자의필연적인운명이라는것이다.그렇게한번사랑에빠진편집자는저자가열어준세계로들어가유영하고,그세계는곧장또다른세계로편집자를안내한다.편집자이은혜는토마피케티의『21세기자본』을만들면서‘불평등’이라는주제에압도되었고,이후거시적문제에서내려와지속적으로우리곁의작고연약한존재들에게시선을보내며불평등문제에천착해왔다.그결과,글항아리의한축인불평등관련도서란큰줄기를만들수있었다.

지칠줄모르고누군가를또다시좋아하게되는것이편집자의특성이다.왜냐하면글로써사람을먼저접하는우리는서로의신상부터파악하는과정을생략한채,곧바로정체성(글)의핵심으로파고들기때문이다.그러니좋아하게되는속도도빠르고관계의밀도도높으며,헤어지면그만큼커다란내상을입는다.
─24쪽

비밀은글을쓰게한다.그러므로진짜비밀은없고,입에서입으로전해진비밀과달리글로쓰인비밀은울음과비탄을마침내정돈해서담아내는까닭에희망을향해달린다.수많은사람이오늘도출판사로원고를보내온다.그것들은자신의의도와상관없이아카이브로축적되어거대한강물을이룬다.강물은때로는핏빛이다.하지만다른물줄기와섞이고모여들면서하나의역사를기록한다.책으로출판되기도하고,혹은출판되지못한채출판사메일에만흔적을남긴다.제운명을어느이름모를편집자의손에내맡긴채.
─68쪽

“편집자는책을만들기위해삶의방식도바꾼다”
책만드는사람의관찰과기억

편집자는자신이만든책을얼마간따라가고,책은만드는편집자를반영한다.주제나내용뿐만이아니라교정하는습관부터목차를구성하는방식까지책에는편집자의취향이구석구석스며든다.그렇다면원고를제대로이해하기위해,한권의책을장악하기위해편집자는무엇을할까.이책의저자는편집과정중무엇하나허투루하는법이없다.수많은참고도서를읽는것은물론,때로는활자밖으로나가지방곳곳을답사하고박물관을돌아다니며자료를모으기도한다.그러나독자는책에들어간시간과공력을알기힘들고,대개오탈자를통해편집자의존재를인식한다.저자이은혜는몇달간책에매달려도기어코발생하는오탈자로인해껴안게되는오욕을,성찰하는마음을담아털어놓는다.
한편,베스트셀러가나오면그즉시모방이시작되고비슷한표지와내용의책들을연이어내놓는출판시장에대한아쉬움도지적한다.트렌드싸움은곧속도전이므로편집자는주제와구성보다외형에치중하게된다.저자는결국책의완성도가떨어짐에도불구하고왜출판사와편집자가계속해서서로를모방할수밖에없는지이야기하며,“모험과실험보다는안정과확신에올라”탄편집자가얼마나위험한지샅샅이들여다본다.

편집은효율성과는담을쌓은분야이고,원고를음미하면서자기감상을끼적거릴여유는없다.근원이되는자료를찾아연어처럼헤엄쳐야하고,내가틀렸을지모른다는불안감을24시간마음속에담아둬야한다(혹은나만큼정확한사람은없다는자부심까지도).
─104쪽

(…)요즘편집자들은옛시절의편집자들과달리자기정체성의30퍼센트쯤은마케터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필사적으로알리고팔아야한다’,이게그들의모토지만베스트셀러를만들어본경험은그리많지않다.그러므로남에게서배워야한다고생각하고,그것은곧모방으로이어진다.
─151쪽

“독자는매일다만얼마큼이라도성장한다”
뒤돌아보지않고끝끝내이어지는독서

과거발언할매체가없어상대적으로침묵하는존재였던독자는이제수많은발언의장場을활용해다채로운의견을표명한다.적극적으로출판생태계의일원임을표출하는독자덕에출판은자성하며더욱단단하게내실을키울수있다.그러나종종책을읽지않고인터넷서점에올라와있는목차나책소개만훑어본후,한두개의별과함께악평을남기는“나쁜독자”도있다.저자는새로운독자군의등장으로편집자의멘털관리가중요해졌음을강조하고,같은이유로편집자는다른편집자가만든책을섣불리평가하지못한다고이야기한다.
나아가편집자로서천권밖에팔리지않는책들을대변해주기도한다.글항아리에는가치있고유의미하지만독자의간택을받기힘든책,그중에서도소위‘벽돌책’이라고불리는두꺼운책이꽤있다.두께가장벽이되거나시류에맞지않다는이유로단천명의손에만쥐어진채명을다하는책들이다.저자는“딱천마리의학만접어선물한듯한기분”이라는말로안타까움을내비치며,더많은독자가깊고넓은인문서의세계에합류하기를당부한다.

편집자는독자를대표해원고에대한최종결정을내리는막중한역할을맡는다.사실편집자는독자를그리잘알지못한다.다만최근몇년사이의판매추이로독자를더듬어짐작할뿐이다.여하튼저자와역자는우선편집자를설득하려하고,편집자는독자를상상하며그들의욕구를측정하려한다.
─53쪽

(…)이책들을쓴이들이마련해준렌즈는무경험자들이경험자로부터얻어낼수있는최대치의이야기를보여줄것이다.이들모두21세기를어느정도예언하며경고하는절박한목소리인데,딱1000명의독자만빼고는이들증언에귀를잘기울이지않는다.그리하여이런책을만들고나면딱천마리의학만접어선물한듯한기분이든다.학을더이상접을수없는것이못내안타까운것은물론이다.
─1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