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가벼운발걸음으로너무도태평하게”
경이로운자연세계에대한변치않는사랑의선언
메리올리버는자연세계의일원이자관찰자로서셀수없이많은아침,숲을산책하고바닷가를거닐며주의깊게보고듣고느낀모든순간을기록한다.잎을세기위해무모하게나무에오르기도하고,쥐똥나무에서들려오는굴뚝새의열정적인노랫소리를들으며생각에잠기기도하고,잔잔했다가일순난폭해지는바다를보며인간의본성을떠올리기도한다.오랜시간지켜봐온,일견비슷한풍경을두고도그는또다른신비를발견하고새로운깨달음을얻는다.
가끔나는나무한그루의잎들을세느라종일을보내지.그러기위해선가지마다기어올라공책에숫자를적어야해.(…)물론언젠가는포기를하게되지만그때쯤이면경이감에반쯤은미쳐버리지─무수한잎들,고요한나뭇가지들,나의가망없는노력.그달콤하고중요한곳에서나,세상-찬양충만한큰웃음터뜨리지.
─23쪽「어리석다고?아니,그렇지않아」에서
한편,구체적인사안을언급하며인간세계에대한불신과경멸의감정을노골적으로드러내기도한다.세상을사랑한다고주장하면서자연을“풍요로운곤죽”으로만들고,진귀한야생공간을지키기는커녕개발하여공항활주로를확장하려드는사람들.매일같이조간신문에서목격하는것이라곤이처럼자신을수치스럽게하는재난같은결정들이다.그러나메리올리버는인간의오만과이기심으로인한절망까지도우아한시로승화시켜,우리또한자연세계의일부라는인식을하도록촉구한다.
위원회의선량한시민들은/모든것을더하는데/표를던지지./나는//이른새벽에/희끄무레한모래언덕들로나가,/황야의빈공간들을/둘러보지.//왜냐하면거기무언가가있으니까,/거기에그것밖에없을때무언가가있어,/거기에다른것이있을때는없는것.
─101쪽「공항활주로확장」
“모든서늘한날들에우리쾌활하게살아가야지”
어둠에서빛을건져올리는용감한위안의언어
메리올리버노년에출간된이시집에는삶과죽음에대한다층적인고찰이돋보인다.나이들어가면서,교감하던대상들과의이별을경험하면서가까워진‘죽음’의어두운이미지는점차긍정된다.특히사랑하는반려견퍼시의죽음은메리올리버에게큰슬픔을안겼지만,그는시안에서퍼시를소환하여회상하고애도하고새로운추억을덧입혀웃음짓게된다.시인은남겨진자의슬픔을시를통해극복함으로써죽음이영영슬픈것만은아니라는메시지를공유한다.
그는작지만용감했으니까.//(…)그는잘때코를조금밖에안골았으니까.//(…)그는상한몸으로내게와서오래살지못할게/분명했지만,하루하루를제대로누렸으니까.//(…)그는병이날때마다이겨내고또이겨냈으니까./이겨낼수있을때까지이겨내다가떠났으니까.//(…)그는나를사랑했으니까.
─133~137쪽「“나는나의개퍼시를생각하게될테니까”」에서
삶과죽음의경계에서끝없이고민하던메리올리버는「정원사」에서“나는충분히살았을까?나는충분히사랑했을까?”라고자문하기에이른다.마음속을어지럽히는질문들은“정원으로걸어들어가”며갈무리되고,내면의정원에들어선그는비로소정서적압박에서벗어나고요한휴식을취하게된다.야생한가운데서평화롭게자신의죽음을그려보는메리올리버를통해독자는평온이허락되는순간의감각을간접적으로나마느끼며위안을얻게될것이다.
이외출,이매이지않음,/중력과단일한형상을벗어날해결책./지금나는여기있고,나중에는저기있을거야./나는저작은구름이되어,물을내려다볼거야,/멈추어있는구름,흰다리를든구름,/아기양처럼보이는구름.
─131쪽「인생이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