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 요조 산문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 요조 산문

$14.00
Description
발을 헛딛고 패배해도 끝내 무언가 만든다
요조가 말하는 예술가의 하루하루
뮤지션이자 작가, 제주의 동네 서점 ‘책방무사’의 대표인 요조의 산문집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은 요조의 음악과 일상, 다방면의 예술가들, 인간관계, 달리기, 채식, 책방 운영에 이르기까지, 요조의 내면을 만들어온 다종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산문집이다. 그동안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오늘도, 무사』 『아무튼, 떡볶이』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 등을 통해 뮤지션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온 요조는, 1년여 만에 선보이는 단독 산문집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을 통해 보다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냈지만 대부분 한 가지 주제를 두고 글을 썼다면, 이 책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은 요조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본격적인 첫 산문집이라 할 수 있다. 읊조리듯 노래하며 사람들의 두 귀를 쫑긋 세우게 했던 그가 써 내려가는 문장들은 작가를 닮아 나직하면서도 위트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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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요조

글쓰고노래하고영화만들고제주에서책방무사를운영하는여자.본명은신수진.1집[Traveler],2집[나의쓸모],스페셜앨범[MyNameIsYozoh],단편영화로만든EP앨범[나는아직도당신이궁금하여자다가도일어납니다],[우리는선처럼가만히누워]를발표했다.지은책으로『오늘도,무사』『눈이아닌것으로도읽은기분』,『여자로살아가는우리들에게』(공저)등이있다...

목차

7책머리에

이직업은명백하게멋이있다

17건강하고튼튼한예술가가되는법
23겁쟁이음악가의친구
29시는언제나어렵고그것은나에게아주쉬운일이다
33너의이름에바칠수있는코드
40아침의저주
46아름다운것을무서워하는일
51지원에게
57그저막상막하로써-김숨,『L의운동화』를읽고
63답답하면서도어쩐지천만다행이라는생각이드는나의굴레
69자는얼굴

아름다움은재미있다

77BetweenUs
86시래기볶음을만들다가친구의바다에놀러가기
92모른다는말로도망치는사람과모른다는말로다가가는사람
98할아버지
106외로운사람,힘든사람,슬픈사람
114나는나의남은인생을내주변의멋진사람들을흉내내면서살고싶다
123나는『아무튼,떡볶이』라는책을쓰고이런일이있었다
133아름다움은재미있다
138나의크고부족한사랑
142정말재미있다
150부드럽게,허벅지가터지지않게
158작았다가커다래지는우리들

옆에서기

167동네책방을운영하며가장크게느껴지는어려움
173구겨진얼굴
177가장불쌍한것은인간
181저는채식주의자이고고기를좋아합니다
189택시는좋은것이다
199어깨,홍갑,수진
205배가부르고기분도좋아지는나라
209참예쁜것
213사유의공격
219길고꾸준하게먹는일
224호텔에서묵는일에레벨을매길수있다면나는레벨1이다
232오래살아남기

출판사 서평

담담하고의연하게,
나,타인,사회로확장되는시선

요조의시선이우선머무는곳은가족과애인등가장가까운사람들이다.자못덤덤하게이야기하지만그들을향한애정의무게는가볍지않다.특히사고로먼저세상을떠난동생을떠올릴때,요조는‘너무슬프다’라고직접적으로말하는대신자신의일상의변화를가만히털어놓는다.동생의죽음이후지하철을타지못하던요조가처음으로지하철혼자타기에성공하던날,강하게내리쬐는햇빛을두고마치‘축하해!’하고박수를쳐준것같았다는일화는요조의상실감에깊이감응하게만든다.그리고어떤상실감은결코극복의대상이될수없다는것,그저살아낼뿐이라는사실을요조의글을읽으며깨닫게된다.

제가보고듣는많은것들을어쩔수없이수현이라는필터를거쳐느끼고받아들이는사람이라는것을한결가볍고자연스럽게여겨보기로했습니다.수현을잃은경험과상실감이극복되지않아도좋은채로,저는앞으로도느끼는대로,생각나는대로수현을사용해보겠습니다.수현을이야기하다가재미있으면웃고,수현을이야기하다가슬퍼지면울도록하겠습니다._55쪽

또한책에는요조가만난타인들이다수등장한다.임경선,장강명,하재영,김완,권여선작가를비롯하여현대미술가민준기,박서보까지……그가애정을보이는인물들은다양하다.요조는일상속에서이들과의만남을자연스레녹여낸다.시래기볶음을만들다가문득떠오른친구민준기의전시를보러가고,임경선작가에게호텔을즐기는법을배우며,팟캐스트진행을하며권여선작가를만나‘술과안주’에대해진솔한이야기를나누기도한다.이들이그려내는다정한풍경은,요조의글과시선이‘나’에서‘타인’으로,그리고‘사회’로점진적으로나아가는데밑바탕이된다.

처음에그는커피를마시자며나를호텔로데려갔다.호텔에서커피마시는거처음이라고쭈뼛거리는나를데리고다니면서봐봐라,요조야,호텔에는말이다,이렇게옷가게도있고,술집도있고,풀장이있기도하고……하면서호텔의내부를일단주눅들지않은폼으로걸을수있도록가르쳐주던임작가는,그다음엔호텔에서밥을사주고,또그다음엔술을사주고,그다음번에는룸서비스를시켜주고……아주재능교육식,스텝바이스텝으로나를호텔에길들여갔다._225쪽

요조의글은‘나’와‘너’를넘어‘사회’로차츰확장되어간다.그리고이확장은,요조가만나온사람뿐아니라겪은삶의경험에서비롯된다.책방을운영하며도서정가제에대해진지하게고민하고,채식을지향하며자연스레식문화와동물권을돌아본다.또한자영업자로서부당한일을겪으며얼굴을붉힐일이생기면,거리로나와집회를하는사람들의‘구겨진얼굴’을떠올리기도한다.무엇이‘옳다’고주장하기보다는끊임없이자신의상황에비추어보고고민하는그의글을통해,독자들은사회문제와나의삶을연결지어생각해볼수있는기회또한얻게될것이다.

거리에도‘구겨진얼굴’은많다.집회현장에나와앉아있는사람들.그들은조용하고얌전하지않다.늘화를내고,얼굴을빨갛게만들며언성을높이고,머리를깎고피를토할듯절규하고있다.나는그구겨진얼굴들을보며이제절대로‘저렇게까지흥분할일이야?’하고생각하지않는다.죽고싶을만큼매일같이겪는불평등과차별들,아무리좋게말해도듣지않고변하지않아결국얼굴이꾸깃꾸깃구겨진채로거리에나온노동자들과여성들,장애인들,그밖의약자들.언제어디서든어떤구겨진얼굴을마주했을때‘얼굴을펴라’고하는것이아니라무엇이당신의얼굴이이렇게구겨지도록만들었는지를묻는것.최대한자주그구겨진얼굴을따라옆에서는것.책방을운영하면서힘들고귀하게배운태도이다._176쪽

“부드럽게,허벅지가터지지않게”
매일매일쌓아가는,성실한예술가의감각

책은이십대,음악작업을꿈꾸며다른예술가들의삶을탐독하던시절부터어느덧여러장의음반과책을낸음악가이자직업인이된현재에이르기까지,요조의삶의궤적으로촘촘하다.“예술가란모름지기환상을좇는나약하고불안한존재여야한다”라고믿었던이십대의요조는,“꾸준하게운동하고,영양제도먹고,인사도미국사람처럼”하는사람이되었다고고백한다.건강하고튼튼하게,성실하게음악을하고글을쓰며어느덧데뷔13년차아티스트가된것이다.그의다정하면서도시시콜콜한삶의기록을따라가보자.어느덧한여성예술가의삶의자세가몸에스며오는것을느낄수있을것이다.

나는그틈에조용히서서여기까지올라온태도에대해오래생각했다.모든걸이렇게하자.책방도음악도글도,내나머지인생속에서하고싶은일들을,다이렇게하자.부드럽게,허벅지가터지지않게.그런생각을하면서이감각을잊지않으려고눈을오랫동안꾹감았다._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