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키린의 말 (마음을 주고받은 명배우와 명감독의 인터뷰 | 양장본 Hardcover)

키키 키린의 말 (마음을 주고받은 명배우와 명감독의 인터뷰 | 양장본 Hardcover)

$20.24
Description
“이 책은 나에게 이제는 수신되지 않는 ‘연애편지’일 것이다”
마음이 맞았던 배우와 감독이 나눈 여섯 번의 인터뷰 『키키 키린의 말』
평범한 어머니와 할머니를 주로 연기하면서도 특유의 개성을 덧입혀 묵직한 존재감을 내뿜었던 배우 키키 키린. 우리에겐 ‘고레에다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로 친숙하지만, 키키 키린은 배우로서 연예인으로서 오랜 시간 일본 대중문화를 견인해온 인물이다.
마음산책 열여섯 번째 말 시리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인터뷰어로 나선 키키 키린 인터뷰집, 『키키 키린의 말』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2008년부터 키키가 세상을 떠난 2018년 사이 나눈 여섯 번의 대담에는 키키의 60여 년 연기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는 TV 드라마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스무 살 무렵부터 영화로 본거지를 옮긴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히 들려준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책이 삶과 죽음, 태도와 관계 등 시대의 어른으로서 인생의 교훈을 전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말 시리즈에서는 배우로서 ‘연기라는 것, 연기하는 것’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풀어놓는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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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레에다히로카즈

영화감독.1962년도쿄에서태어났다.와세다대학제1문학부문예학과를졸업한뒤,TV방송제작회사티브이맨유니언에입사해주로다큐멘터리방송을연출했다.이때경험을바탕으로우리주변의이웃과시대의사회상을사실적으로그려내는영화세계를구축했다.1995년〈환상의빛〉으로첫영화를찍었고,2004년개봉한〈아무도모른다〉는주연야기라유야가칸국제영화제에서사상최연소로남우주연상을수상하며크게주목받았다.2013년키키키린과함께한세번째작품〈그렇게아버지가된다〉로칸국제영화제심사위원상을수상한이듬해,티브이맨유니언에서독립한뒤니시카와미와,스나다마미등과함께제작자집단‘분부쿠’를설립했다.2018년키키키린과의여섯번째이자마지막작품이된〈어느가족〉이칸국제영화제에서황금종려상을수상하며명실공히세계적거장으로자리매김했다.국내출간된저서로『걷는듯천천히』『영화를찍으며생각한것』등이있으며,현재첫한국영화〈브로커〉촬영을준비중이다.

목차

들어가며┃고레에다히로카즈

일상에서붕떴다가돌아오다
자연스레숨쉬듯존재하다
뼈를빼고움직이다
평범한사람을연기하다
진지하게,재미있게놀다
틀니를빼다

추도문┃고레에다히로카즈
기고문┃우치다야야코
마치며┃고레에다히로카즈

옮긴이의말
키린씨와의작업
출전·참고문헌·사진출처
연보

출판사 서평

고레에다는연재된인터뷰를단행본으로출간하는과정에서주도적인역할을했다.책의여는말과맺는말을직접썼고,여섯편의인터뷰마다당시분위기와대화를곱씹으며글을보충해내용을더욱풍성하게했다.또한책에는키키의고별식에서동료배우하시즈메이사오가대독한감독의추도문전문도실려있어,여전히키키를그리워하는독자들에게짙은여운을선사한다.
이책이특히반가운것은서로에게대체불가능한배우와감독으로호흡을맞춰온두사람의필름밖모습을엿볼수있다는점이다.키키와고레에다는두터운친교와신뢰를쌓으면서도늘적당한거리를유지하며존중하던사이인만큼격의없이장난을주고받다가도순식간에깊은연기이야기로나아간다.고레에다의영화에서더이상키키를만날수없다는상심에빠져있던영화팬과독자들에게『키키키린의말』은연애편지같은선물이되어줄것이다.

사랑해야할대상이이제여기에존재하지않고,손에닿지않는다.하지만바로그렇기때문에그‘부재’를그립게여긴다.이‘그리워하는’일을업으로삼는불행한체질의인간이작가가된다고생각하는데,그런뜻에서이책은나에게이제는수신되지않는‘연애편지’일것이다.(고레에다히로카즈)
─346쪽「마치며」에서

“나를고집해주는사람이생겼다는건아주감사한일이에요”
일본영화계를대표하는파트너,키키키린과고레에다히로카즈

키키와고레에다는2008년〈걸어도걸어도〉를시작으로〈진짜로일어날지도몰라기적〉〈그렇게아버지가된다〉〈바닷마을다이어리〉〈태풍이지나가고〉에이어2018년칸영화제에서황금종려상을수상한〈어느가족〉까지총여섯편의작품을함께하며‘고레에다표가족영화’를완성해나갔다.둘의첫만남은키키가2007년영화〈도쿄타워〉로일본아카데미상에서첫최우수여우주연상을수상한직후였다.고레에다는‘이작품을안봤다면〈걸어도걸어도〉출연을제안하지않았을것같’다고할만큼키키의연기인생에변곡점이된시기다.
사실배우와감독으로서두사람의출발점은영화가아니라TV였다.키키는스무살무렵TV드라마로데뷔한이후,수십년간다양한드라마에서비중있는감초역할을맡으며안방극장의인기인으로사랑받아왔다.줄곧자신을배우이기보다연예인으로인식해왔던그는일찍이예능과CF에서도활약하며더욱더재미있고즐거운연기를추구했다.역시오랜시간TV방송제작회사에서일해온고레에다는그런키키의연기를“가벼운발놀림과‘잡맛’을굳이버리려하지않”았다고평가한다.
고레에다는캐스팅전에키키를등장인물로상정해놓고쓴각본도여럿있을만큼배우에대한애정이각별했다.키키는주어진대사와장면에갇히지않고상황을해석해연기하는배우로유명한데,감독은그를온전히신뢰하며촬영현장에서도늘긴장을늦추지않았다.키키도“평범한대목의평범한움직임을”알아봐주는감독에게깊은믿음을보이며두사람은일본영화계의가장주목할만한파트너로자리매김했다.

고레에다:어떤배우에게‘이사람은제대로된연출가다’라고진심으로인정받는존재가되고싶다는느낌,그런느낌을주는배우가있다는건연출가에게중요한일이라고생각해서요.배우의연기를제대로보고,배우에게‘아아,그런부분을보는구나’라는인상을주는,연기를통한커뮤니케이션을할수있는연출가이고싶어요.

키키:(…)우선은고레에다라는한인간의매력,존재,살아온역사가굉장히풍성하다는게보이고,그게좋거든.난촬영이끝나면대본을휙버리는무례한배우고(웃음),남과비교하지않고재미있게태연하게살수있으면된다는식으로오늘까지살아온인간이야.하지만그렇게고레에다감독이나자신조차싫어하는나를꺼리지않고‘이런각도에서봐볼까’하는느낌으로매력적으로이끌어내주는거니까,그런사람이그렇게말해준다면……아직목숨에여유가있다면좀더살수있겠구나하고,지금그렇게생각했어요.
─79~80쪽

“배우란역시일상을살지않으면안돼요”
꾸밈없이담백하게연기했던배우키키키린의진면목

키키는연기든말이든기록으로남는것이무섭다며“뒤에남겨야할연기론같은건내게는없다”라고입버릇처럼말했다.그러나고레에다라는유능한인터뷰어가이끄는대로허심탄회하게나눈대화에서키키의연기관은자연스레드러난다.
그는연기할때평범한일상을살듯연기하는것을중시했다.이는특별한사건보다오히려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일상에서이야기를포착해관객과공감대를형성하고생각할거리를던져주는고레에다의영화와도일맥상통한다.무엇보다키키는인물의‘자연스러운움직임’이제대로된연기의기본이라고생각했다.뭔가를하는김에말하는듯한그의연기는자칫밋밋해보이는캐릭터에생명력을불어넣는다.

요즘영화나드라마를보면‘사건이일어났다!또일어났다!’로채워져있잖아요?점점그런특별한사건이없으면드라마가아니다,영화가아니다,하는착각이드는건무서운일이에요.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일상이있기에인간세계가존재한다고생각하고요.
─24쪽

한편키키는각본을읽다가도‘왜이런사람이이집에있는지,등장인물의대사나행동이부자연스럽다든지,사심을갖고배우를캐스팅한것은아닌지’주저없이감독에게질문공세를퍼붓는다.고레에다는일견사소해보이는의구심일지라도키키의적극적인개입이각본을풀어나가는데중요한실마리가되었다고고백한다.감독보다도더연출가적인시선으로극전체를부감하는눈이야말로키키키린을범상한배우들과구분짓는능력이었다.

“이제할머니는잊고당신은당신의시간을젊은사람을위해써”
소중한사람일수록단호하고냉정하게고한마지막인사

〈어느가족〉촬영후마지막인터뷰에앞서키키는고레에다에게시한부선고를받았다는사실을전한다.오랜투병생활과병세악화로조용히생을정리하던그는대수롭지않은말투로감독에게이번영화가마지막이라고못박았고,칸영화제에참석했을때는더이상감독과만나지않을것이라고선언한다.고레에다는그날이후키키가세상을떠날때까지단한번도그를만나지못했다.
12년의세월이무색하리만치야멸찬태도로감독과의교류를단절한것은,뚝심있게자신을고집해온젊은감독이슬픔에서빨리벗어나길바라는마음에서였을것이다.그는평소추구했던‘흘러가사라지는말끔함’을실천하듯유난스럽지않은방식으로세상과의작별을고했다.『키키키린의말』은지극히자신다운마지막을보여준키키키린이라는배우를고레에다라는렌즈로담아낸또하나의작품으로기억될것이다.

개인적인이야기를딱하나만더하는것을용서해주세요.키린씨,당신이떠난9월15일은제어머니의기일이기도합니다.어머니와헤어진날이렇게또다시어머니가만나게해준당신과작별하는운명이란것이,제안의외로움을한층더견디기힘들게만듭니다.(…)이미먼길을떠난등을뒤쫓듯이,관속의당신을향해마지막으로했던말을한번만더반복하며작별인사를마무리하려합니다.키린씨,저를만나줘서고맙습니다.안녕.
─338~339쪽「추도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