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세세한야생의목격담”
시인이전하는야생의생생한목격담,자연의경이
생전했던인터뷰에서메리올리버는시상이떠올랐을때바로기록하기위해항상노트를들고다녔는데,펜이없어서낭패를본이후로는산책길나무들에펜을숨겨두었다고말한다.이처럼메리올리버는자연을현장에서직접관찰하면서야생의경이를절묘한묘사와비유로독자에게전했다.인간의의지와상관없이스스로의법칙으로흘러가는자연을바라보며그아름다움을예찬하기도하고,알을낳으러모래밭을기어가는거북을보면서는거북이자신의본성대로,“오랜맹목적소망”을따라해야할일을한다며경이로워한다.블루베리밭에서잠이들었다가사슴과부딪혀깨어난경험을떠올리면서는자연과의행복했던만남을찬양한다.이렇듯인간과자연의관계를탐구하는메리올리버의시선은자연과동화하고싶은마음까지가닿는다.그는꿈속에서버펄로새끼를낳는어미를바라보며자신에게도그들과함께할자리를내어달라고부탁하기도하고,「팔월」에서는블랙베리를먹는곰에감정이입해곰의기쁨을표현하기도한다.
죽음을생명의과정으로수용하는시인의시선도특별하다.「물고기」에서화자는물고기를먹으면서자연에서먹고먹히며이어지는“생명의대장정”에대한신비로움을노래하고,「죽음이찾아오면」에서는자신이죽음을맞이한다면“호기심가득안고그문으로들어서고싶”다고고백한다.
이세상에서살아가려면
세가지를
할수있어야만하지.
유한한생명을사랑하기,
자신의삶이그것에달려있음을
알고그걸끌어안기,
그리고놓아줄때가되면
놓아주기.
-「블랙워터숲에서」
1960년대에썼던초기시부터대표작까지
메리올리버의시세계속으로
첫시집『여행하지않고』(1963년)를포함해서메리올리버가30년간쓴시들을모은『기러기』에는자연뿐만아니라다양한소재를다룬시를만날수있다.먼저시인이좋아하는예술가들에대해쓴시가눈에띈다.「푸른부전나비」에서는현실의삶에서눈을돌려“상상력의삶”을향했던소년시절의제임스블레이크에대해쓰기도하고,「제임스라이트를위한세편의시」에서는시인제임스라이트의죽음을애도하는절절함이전해온다.메리올리버가‘단하루도생각하지않은날이없었다’고말하는음악가‘로베르트슈만’을다룬동명의시도수록되어있다.
어린시절을추억하는시에서는자연을노래하는시인이전의메리올리버의면모를볼수있다.그는말짝짓기를해주러갔던기억을쓰기도하고(「봄」)완연한봄날,바깥의자연에마음을빼앗겨학교교실에붙들려있는처지에화가났던일을유머러스하게「교실의봄」에담기도한다.「시골에서자라」에서는자신이시골에서자라서“나무의오감과물의육감을지녔”고,그렇기에자연의징후를민감하게포착할수있었다고말한다.
가족과주변사람에대한시도눈길을끈다.『리버스틱스,오하이오』에서는할머니,나이든엄마,메리올리버가함께오하이오주에있는‘리버스틱스’(그리스신화속저승의강이름이기도하다)에간경험을쓴시로,제목부터내용까지죽음이란주제가짙게드리워져있다.「엘지이모의밤의음악」은환청에시달리는나이든이모를보살피며사랑을느끼는시인의마음이,「보스턴대학병원」은사랑하는이의병문안을가서그의부재를두려워하는마음이뭉클하게다가온다.
할머니는주전자들과국자들사이에서계셨지.
환한미소지으며,문법에맞지않는말로,
넌복이많다,꼭훌륭한사람이되거라하셨지.
그래서난할머니를기쁘게해드리려고공부했지─
그풍요의해에온갖과일들을따서
조리고식혀서이름표를붙인할머니를난늘기억할거야.
-「해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