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허락된 미래 (조해진 짧은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 (조해진 짧은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균열이 생기고 무너져가는 세계의 귀퉁이에서
소설가 조해진이 건네는 여덟 편의 안부
신작 짧은 소설집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 출간
2004년 등단 이후 줄곧 사회의 테두리, 중심부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을 대변하듯 이야기를 만들어온 소설가 조해진의 짧은 소설집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출간됐다. 18여 년 동안 네 권의 소설집과 여섯 권의 장편소설을 출간한 그는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의 가치를 꾸준히 증명해왔다.

조해진의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는 마음산책 열세 번째 짧은 소설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며 세심하게 정련한 문장으로 쌓아 올린 여덟 편의 소설은 여전히 따뜻하고 묵직하다. 작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동안 쉬이 꺼내 보이지 않았던 SF적 상상력을 담아냈다. 미지의 행성 ‘X’와의 충돌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재회한 연인 이경과 현석(「X-이경」 「X-현석」), 우주선 고장으로 16년간 우주를 떠돌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지구로의 귀환을 준비하는 은정(「귀환」), 생명 연장 프로젝트에 성공해 233년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넬(「CLOSED」)까지. 가깝거나 먼 미래 속 작은 개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색다른 방식으로 독자에게 안위를 묻는다.
이번 짧은 소설은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그림작가 중 한 명인 곽지선(제니곽)과 함께했다. 독창적인 발상과 기법을 통해 상상의 영역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독특한 질감의 그림들이 책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2년여 전부터 균열이 생기고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이 세계의 귀퉁이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 건지 자주 고민하곤 했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는 실은 ‘허락하고 싶지 않은 미래’의 다른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락하고 싶지 않아서, 미래 세대가 현재의 과오와 남용에서 자유롭기를 바랐기에,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완성해갈 수 있었습니다.” _「작가의 말」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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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해진

농담에재능이없다.농담이농담으로받아들여지지않을때가많아서이다.농담임을밝혀야성립되는농담에웃음의전파력이잠재되어있을리없다.대신상황이나대화의흐름에맞지않는,농담과달리아무런의도나기획이없는말과행동으로누군가에게웃음을주는경우는종종있다.흐름에서이탈하는건내게다른세계로떠나는타임머신이제법많아서인지도모르겠다.다리도,다리와연결된몸도없이국경을넘고대륙을가로지른다.시대를오간다.그것이내일이고내모든것이라고생각한다.
소설쓰는사람으로18여년동안지내오면서소설집『천사들의도시』『목요일에만나요』『빛의호위』『환한숨』,장편소설『한없이멋진꿈에』『로기완을만났다』『아무도보지못한숲』『여름을지나가다』『단순한진심』『완벽한생애』를썼다.신동엽문학상,젊은작가상,이효석문학상,대산문학상,김만중문학상등을수상했다.
강인하고자유롭고싶다.애쓰는중이다.

목차

작가의말
X-이경
X-현석
상자
귀향
가장큰행복
귀환
종언
CLOSED

출판사 서평

“지구에서의마지막자정일까,
아니면오늘과내일의수많은경계선중에하나일뿐일까.”
예정되지않은미래를상상하며차곡차곡그려온이야기

여덟편의짧은소설에서가장돋보이는것은조해진이선보이는SF이야기들이다.그는작품의배경을보다먼미래로,지구너머우주로확장하며자신의소설세계를넓혀나간다.『우리에게허락된미래』속등장인물들은전지구적차원의사건과조우하면서절망과체념을동시에느끼며삶을영위한다.그사건이란더이상의삶을불가능하게만드는‘죽음’과맞닿아있기도하다.
연작「X-이경」과「X-현석」은소행성X와의충돌디데이26일에재회한옛연인,이경과현석의이야기를다룬다.25퍼센트라는애매한수치의충돌확률은일상을완전히앗아가지못하고,사람들역시어정쩡한자세로하루하루를보낸다.그러나죽음을보다예민하게감각하던이경은불현듯7년전헤어진현석의집으로찾아가생애마지막일지도모를26일을보내고자한다.장례지도사로수많은죽음을목도해온현석은도래하는‘그날’에대해서도이경의방문에도짐짓아무렇지않은체하지만,시간이흐를수록혼란은가중되고급기야이경에게두려움과분노가응축된감정을터뜨린다.현석에게이경은“X와함께온손님이자익숙하면서도새로운죽음의동반자”였다.

현석은X가발견되었다는소식이전해진날에도전날과똑같은일상을살았다.X가네번에한번지구와충돌한다는디데이엔수면제를먹고평소보다이른시간에잠들생각이었다.불길에휩싸여순식간에재가되어버리는순간이라면잠을자는동안에지나가길바랐으니까.그런현석에게이경은X와함께온손님이자익숙하면서도새로운죽음의동반자인셈이었다._「X-현석」에서

2254년,인류의마지막영토가된돔안을배경으로한「CLOSED」에서는사는것과죽는것에대한더욱깊은고찰이드러난다.‘생명연장프로젝트’의성공으로신체조건은사십대에고정된채233년째살아있는넬은외딴셀안에서외부와의교류없이우울에시달리는알코올중독자다.유일한대화상대인로봇수행원HN0034는매일같이그의상태를확인하고센터에데이터를보고한다.어느날넬은사실이돔안에사람이라고는자신뿐일것이라며의문을제기한다.HN0034는넬의말을망상이라고일축하면서도동요하는모습을보이며혹시생명연장을중단하고싶은건지묻는다.스스로숨을거두는행위조차불가능한세계에서어쩌면최후의인류일지도모르는넬은영원한고독의공포와마주한다.

HN0034를안은팔에힘을주며넬은말했다.넬은체온을나누고싶겠지만수행원의은빛표피에있는건잔량의전기에너지가발산하는열감뿐일터였다.인간의우울함은어디에서생성되는것일까.HN0034는문득궁금해졌다.(…)우울함에서파생되는여러감정은정해진수명에서자유로운인간을어째서이토록나약하게하는가._「CLOSED」에서

비일상적인사건이벌어지는세계에서인물들이느끼는두려움과불안은그대로독자를관통한다.작가는종말이유예된‘허락하고싶지않은미래’를그리며“미래세대가현재의과오와남용에서자유롭기를”바란다는내심을드러낸다.

“아이혼자다니기엔위험하잖아.여기가,아니,지금이.”
타인과함께빛으로나아가자는메시지

타인을향한다정한시선도여전히소설전반에드러난다.기후위기와자연재해로손쓸수없이부서져가는폐허에서살아가는수호의뇌에는어린시절사고로심은칩이있다.칩으로인해자신이온전한인간인지확신할수없던그는위험을무릅쓰고칩제거수술경험자를찾으러서울에서포항으로향한다.그곳에서홀로남은승재를발견한수호는아이의어머니가누군가에게끌려갔다는말을듣는다.그의엄마역시어린시절우주로떠난후돌아오지않아‘부재’상태였고,두사람은엄마의부재를채우려는것처럼함께서울로향한다.

아이의선택에상관하지말자고,걷는동안나는그렇게생각을정리해갔다.아이는그저제몫의남은시간을살아갈뿐이고,그과정에서날만난것이다행인지그반대인지나조차알수없는것이다.내가방속에는아직먹을것이조금남아있고서울에는두사람의식량을책임질만한텃밭이있다는것,나는내가가진그정도의행운을믿기로했다._174~176쪽「종언」

『우리에게허락된미래』는소설가조해진의새로운시도이자,타인을향한따뜻한시선의더깊은변주이다.그는미래를마냥낙관하지않는다.미래에도여전히소외된사람들이있을것이고,작가는그들을적극적으로등장시켜자기몫의목소리를낼수있도록돕는다.연민보다는체온만큼의온기를나누며서로의이야기를들어주자는그의진심어린호소가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