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수업 - 사계절 나뭇잎 투쟁기

나뭇잎 수업 - 사계절 나뭇잎 투쟁기

$16.63
Description
흔들리는 잎 한 장 허투루 보지 마라
잎의 광합성이 없다면 지구의 하늘빛도 달라질 것!
열매와 꽃에 가려진, 나뭇잎의 일생 속으로
버려지다시피 했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물푸레나무를 찾아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도록 만든 사람. 사흘만 꽃을 피운다는 빅토리아수련의 개화를 지키고자 잠들지 못하는 사람. 한 그루의 나무를 적어도 세 해에 걸쳐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25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나무를 기록해온 칼럼니스트 고규홍의 『나뭇잎 수업』이 출간되었다. 나무의 생태뿐 아니라 나무와 인간 삶의 관계를 다룬 단정한 글로 주목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나뭇잎’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저자가 그간 열매와 꽃에 비해 연구가 깊이 이뤄지지 않았던 나뭇잎의 생명 활동에 특별히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따르면 나뭇잎은 광합성, 증산작용, 운동 등의 홛롱을 이어가는 ‘생명의 창’이다. 잎이 에너지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나무의 생존, 나아가 식물로부터 이어지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은 불가능할뿐더러, 엽록소의 공기정화 작용이 없다면 대기의 빛깔마저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뭇잎 수업』은 나뭇잎에 관한 가장 흔한 궁금증-가령 소나무잎과 전나무잎의 차이, 플라타너스가 가로수로 선택된 이유 등-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견 수동적으로만 보였던 나뭇잎의 왕성한 생명 활동을 조명한 식물학 교양서다. 저자는 잎의 구조와 가장자리 등 나뭇잎 관찰의 기본 요소부터 낮의 광합성에서 밤의 호흡에 걸친 나뭇잎의 24시간, 또 싹이 트고 낙엽하고 월동하기까지 사계절을 살피는 가운데 나뭇잎의 생애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탄탄한 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의 생생한 관찰 경험을 입말로 풀어간 이 책은 나뭇잎에 대해 전혀 모르는 독자에게도 친근한 나무 입문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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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인천에서태어나서강대를졸업했다.<중앙일보>기자생활열두해끝에나무를찾아떠났다.나무이야기를글과사진으로세상에전한지스물네해째다.

『이땅의큰나무』를시작으로『나무가말하였네』(1,2권)『고규홍의한국의나무특강』『천리포수목원의사계』(봄·여름편,가을·겨울편)『도시의나무산책기』『슈베르트와나무』『나무를심은사람들』등여러권의책을펴냈다...

목차

책머리에|나뭇잎한장에서생명의진화를읽어내기까지

1.나뭇잎의사계절생활
바람이없어도잎은움직일까?
봄,잎색깔의마술쇼
한여름에도연잎이젖지않는이유
식물이살아가는원동력,광합성3
초록은동색일까?
꽃이먼저필까,잎이먼저필까?
가을의색,단풍
낙엽은나무의월동준비
한겨울에도단풍든나무가있다?
플라타너스는24시간공기정화중
나뭇잎이돌아가는곳
이야기속나뭇잎1/나무이름은어떻게지을까?비자나무·팔손이

2.나뭇잎자세히보기
300년된느티나무는잎이몇장일까?
나무관찰의첫걸음,잎의구조
세상에서가장잎이큰식물
나뭇가지한가운데,꽃이피다
잎이나는방식
잎사귀의다채로운무늬
잎의가장자리는모두다르다
붉은잎,노란잎도바탕은초록
침엽수도잎이떨어진다?
가시도잎이라면
이야기속나뭇잎2/나무에도국적이있을까?가이즈카향나무
이야기속나뭇잎3/나뭇잎으로시작된피바람오동나무

3.나뭇잎의생존비결
수국꽃이오래피는이유
식물에게도지성이있다?
화살나무의방어전략
귀신도외적도막는,가시의활약
태초에박테리아가있었다
나무의진화
숲은어떻게이루어지는가
나뭇잎의구조조정
나뭇잎은미래를예측한다
이야기속나뭇잎4/법정스님의수목장나무는무엇일까?후박나무·일본목련

출판사 서평

가시를내고,소화불량효소를뿜고,꽃으로위장하고……
환경과의전투끝에이른생존전략
“식물에게도하등동물수준이상의지성이있다”

나뭇가지에매달린채제자리에서바람불면흩날리고,눈오면눈무게에잎이쳐진나뭇잎,나뭇잎은그저환경에반응하는수동적존재이기만할까?저자는오랜관찰과공부를통해바람이불지않아도나뭇잎은곤충으로부터스스로를보호하기위해,또때론주위기온을낮추기위해잎자루를흔들고있다는내용으로이책의첫장을연다.다양한식물들의각축장에서나뭇잎이필수적인양분을생산하는1차적인방식은증산작용과광합성이다.하지만과연그게다일까?생존의위협앞에서나뭇잎은어떤활약을펼칠까?
카스피해인근낙타가많은지역에서식하는이란주엽나무는낙타에게잎을빼앗기지않기위해낙타키높이만큼가시를낸다.바늘잎이가늘어광합성재료를풍부하게저장하기어려운소나무는곁의식물들에게독을내뿜는방식(타감효과)으로제영역을지킨다.꽃잎이작아벌이나나비같은매개곤충의눈에띄기어려운수국은꽃받침잎이꽃잎처럼위장해풍성한꽃차례를자랑한다.잎의이러한활약은이동과포식등으로목숨을잇는동물의방식과는다르지만,전략과전술이라는이름을붙이기충분하다.

나무는스스로를지켜내기위해낙타가다가서지못하도록가시를돋워낸겁니다.가시가아니라면낙타는잎사귀에서부터어린가지까지마구잡이로먹어치우겠지요.잎사귀를낙타에게다빼앗기면나무는살아남을수없습니다.광합성으로양분을만들어야할잎이없어지게되니까요.그래서나무는생존을위협하는최악의사태를막기위해가시를뻗어낸겁니다.(…)한곳에뿌리를내린뒤,꼼짝달싹못하고모든동물의공격을선채로당해야만하는나무들의자구책이재미있습니다.또꼭필요한만큼의방어수단으로살아가는나무살이의효용성을엿보게됩니다.
_222쪽

『나뭇잎수업』에서는우리곁의가까운나무들에대한지식과독특한나뭇잎들의생태를접할수있는점도흥미롭다.연잎의물방울은왜스미지않고굴러다닐까?다육식물이공기정화에도움이되는이유는무엇일까?플라타너스는어쩌다가로수로선택됐을까?홍단풍에는정말엽록소가없는것일까?잎위에사람이앉을수있는수련도있을까?저자는다양한궁금증에대해친절한해설은물론,직접찍은사진과일러스트를곁들여이해를돕는다.또한이과정에서다양한식물학저작들을접할수있는것도큰수확인데『공생자행성』(린마굴리스)을통한공생이론,『생명의도약』(닉레인)에소개된생명의진화과정,『광대한여행』(로렌아이슬리)이다룬꽃잎의탄생등은나무의세계를더깊이이해하고싶은독자들에게주요한참고문헌을제공한다.이목록을경유해다뤄진식물들의기지를보노라면“식물에게도하등동물수준이상의지성이있다”(『식물운동의원리』,1880년)는다윈의통찰에고개를끄덕일수밖에없을것이다.

기묘사화잎의정체에서예수의가시면류관에얽힌이야기까지
나뭇잎에대한인문지식과역사지식의향연

이파리에쓰인글귀하나로역적으로몰려죽음을면치못한조광조의기묘사화는우리에게익숙한이야기다.하지만사건의발단이된‘주초위왕走肖爲王’(조씨가왕이된다)이라는글자가적힌나뭇잎이무엇이었는지를아는사람은드물다.저자는조선중종대자라던이땅의나무들가운데한자네글자가쓰일수있을만큼잎이넓은나무가무엇인지를헤아리다그잎을‘오동나무’로추측한다.또한법정스님이평생아끼던나무이자당신의수목장나무로잘알려진후박나무가실은‘일본목련’이라며오류를바로잡기도한다.이처럼『나뭇잎수업』은식물학적지식뿐아니라동서양의전설,역사등나뭇잎을둘러싼인문적지식이촘촘히펼쳐져한편의나뭇잎서사라해도과언이아니다.
나뭇잎의생명활동을중심으로나무와식물,나아가지구상모든생명의활동원리까지조망한이책에서저자가강조하는궁극의지향점은공생이다.새잎이먼저나온잎의빛을가리지않게나는것,나무한그루가여타의나무와적절한거리를두어숲을이루는데에서우리네삶의지혜를배운다는것이다.자연계에서식물은제몸의생존을위해투쟁하지만결과적으로안정적인생존은공생을통해서가능하다는점,나무살이와사람살이의공통점이다.

나무에나타나는현상가운데수관기피현상이라는게있습니다(영어로는‘Crownshyness’라고부르는현상입니다).대개의숲에서볼수있지만특히침엽수숲에서보다또렷하게볼수있는현상이지요.수관기피현상역시나무가효율적으로광합성을하기위한생존전략의하나입니다.
나무의빛을수용하는부분에서빛을알아채고주변을인식해서,곁의나무와일정한거리를두는전략이죠.서로의양분제조과정,즉광합성을훼방하지않도록거리를유지하는겁니다.그런데나무가빽빽이들어찬숲에서는그거리를유지하기쉽지않겠지요?그러다보니,나무들은좁은자리를마치퍼즐맞추듯차곡차곡채워가되,서로의햇살을방해하지않는겁니다.
_2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