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양장)

애쓰지 않아도 (양장)

$14.50
Description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삶의 모난 부분을 보듬는 섬세한 시선과 폭력에 맞서는 단호한 태도 최은영 작가 신작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 등단 이후 줄곧 마음을 어루만지는 맑고 순한 서사, 동시에 폭력에 대한 서늘한 태도를 잃지 않는 작품을 발표해온 최은영 작가의 신작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가 출간되었다. 최은영 작가는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중요한 이름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두 권의 소설집(『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과 한 권의 장편소설(『밝은 밤』)을 발표하는 동안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는 등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가다.

앞서 발표했던 작품들에서 인물 간의 우정과 애정을 세심하게 살폈던 최은영은, 이번 짧은 소설집에서도 그 시선을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가 여리고 민감했던 시절, 몰두했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상처받아 뾰족해졌던 마음의 모서리를 쓰다듬는다. 상처를 응시하는 시선은 올곧고 바르지만, 이를 감싸는 문장은 사려 깊고 따뜻하다. 어긋난 관계로 인해 상처받았던 사람이라면, 최은영의 소설에서 정확한 위로를 받게 된다.

마음산책 열네 번째 짧은 소설로 출간되는 이번 책은 김세희 그림 작가가 함께했다. 풍경에 스미는 빛을 포착해서 캔버스 위에 옮겨놓는 김세희 작가의 작품들은 따스한 봄을 닮았다. 애틋함이 가득한 그림들은 최은영 소설 속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애쓰지 않아도』에는 짧은 소설 열세 편과 함께 원고지 100매가량의 단편소설이 한 편 수록되어 있다. 보다 자연스럽고 경쾌하게 진행되는 짧은 소설과 어우러진 단편소설에서는 최은영 특유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좀 더 묵직한 호흡으로 만나볼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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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은영

삼색고양이의날에태어나삼색고양이와고등어고양이와함께사는소설가.타고난집순이지만매일장기간의세계일주를꿈꾼다.여행,글쓰기,고양이,바다,친구,잠을좋아한다.콤플렉스와약점이라고여겼던것들의힘으로살아가고있다.

1984년경기광명에서태어났으며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2013년부터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소설집『쇼코의미소』『내게무...

목차

작가의말

애쓰지않아도
데비챙
꿈결
숲의끝
우리가배울수없는것들
한남동옥상수영장
저녁산책
우리가그네를타며나눴던말
문동
호시절
손편지
임보일기
안녕,꾸꾸
무급휴가

출판사 서평

“사랑은애써증거를찾아내야하는고통스러운노동이아니었다.”
애쓰지않아도타인에게마음을쏟는것이가능했던시절,
마음을할퀴고간자리를바라보다

표제작「애쓰지않아도」에서최은영은우리가서툴고미숙했던시절,누군가를동경하고사랑했던시절을세밀하게그려낸다.비밀을공유하며가까워졌다고느끼지만배신당하고,선망은사실열등감의다른이름이었다는사실을깨달아가는과정은핍진하여읽는사람에게한시절을다시경험하게한다.열병같았던시절을지나고,어느덧담담해진현재를마주하며상대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는이야기는우리모두의보편적인성장담으로다가온다.

그때우리는사랑과증오를,선망과열등감을,순간과영원을얼마든지뒤바꿔느끼곤했으니까.심장을줄수도있다고생각한사람에게상처주고싶다는마음이모순처럼느껴지지않았으니까.
_「애쓰지않아도」중에서,31~32쪽

관계에서상처는필연적일수밖에없다.특히무심하게주고받는말들은상대의마음을베곤한다.최은영은날선말과행동이마음을할퀴고지나간자리를가만히응시하며,들끓고넘치다가이내고요해지는한사람의내면의흐름을묘사한다.그리고상처를주는것도사람이지만결국그를봉합하고아물게하는것도사람이라는진실을보여준다.마지막에실린단편「무급휴가」에서는친구사이인두여성이나오는데,예술과가족,관계를아우르며어떻게상처를이겨내고공감에이르는지를보여준다.

진짜를가질자신이없어서늘잃어도상처되지않을관계를고르곤했다.어차피실망하게될거,진짜가아닌사람에게실망하고싶었다.정말사랑하는사람에게상처받으면조각난자기자신을복구할수없을것같아서였다._「무급휴가」중에서,228~229쪽

“불필요한고통을지어내는세상.
세상은온갖방식으로당신에게고통을안겼어.”
폭력을응시하는곧은자세와약한존재에대한애정

『애쓰지않아도』에서돋보이는것은아동과동물에대한폭력등을바라보는최은영의단호한태도이다.고기를먹지못했던작가의어린시절경험에서비롯했다는이야기(「호시절」),병아리가닭이될때까지키우며고기를먹는데반감을느끼게되는이야기(「안녕,꾸꾸」)등동물을바라보는작가의시선에서는,생명에대한애정이느껴진다.‘학대받은아이가자라서학대하는어른이된다’는식의지하철공익광고를보고상처받는인물을보여주며(「손편지」)폭력을보는무심하고게으른시선이야말로폭력적임을말하기도한다.이와같은작가의묘사를통해,폭력에둔감해지지않으려면부단히타인을이해하기위해애쓰고노력해야한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
약하고고통받는존재에대한최은영의한없는애정은,「우리가그네를타며나눴던말」에잘드러난다.우리가사는‘저쪽’세상에서상처를받았던‘당신’은,사회적폭력에시달린소수자성을띤존재다.평행우주인‘이쪽’세상에서함께나란히그네를타며,그를위무하는작가의목소리는따뜻하기그지없다.함께발을구르며그네를타고이야기를주고받는것.소설속문장그대로‘우리에게필요한건이런것들뿐’일것이다.

우리에게필요한건이런것들뿐인데.나란히앉아서그네를탈수있는시간,우리가우리의타고난빛으로마음껏빛날수있는시간,서로에게커다란귀가되어줄수있는시간말이야.
_「우리가그네를타며나눴던말」중에서,127쪽

깊이있는시선과문장,불의를바라보는올곧은시선,최은영이써내려가는관계와사회에대한이야기들은단단하고미덥다.폭력에무감해진우리의마음을두드리고일상의더께속에서막혔던감정이흐르도록물꼬를터주는그의작품들은,지금우리가왜최은영을읽어야하는가를보여준다.이야기의세계속을유영하다가마지막책장을덮는순간,익숙했던주변공기의흐름이조금달라졌다는것을,내가좀더나은사람이되어가고있다는것을알아차리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