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문장들 : 깊은 내면에서 울려오는 목소리 (양장)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 : 깊은 내면에서 울려오는 목소리 (양장)

$15.00
Description
세계가 사랑한 작가 헤르만 헤세,
그의 문장에 깃든 삶의 통찰과 깨달음

“오늘날의 고난과 요구에 직면해 우리가 어느 정도나마 인간적 품위를 유지한다면
미래에도 우리는 인간적일 수 있을 것이다.”
헤르만 헤세, 이름만으로도 내면에 고민으로 가득했던 사춘기를 다시 떠오르게 하는 그는 우리 모두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헤세는 청소년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히는 『데미안』을 비롯해 『수레바퀴 아래서』 『유리알 유희』 『싯다르타』 등 익숙한 책들의 작가로 독자 곁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 그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그건 그가 일생에 걸쳐 남긴 작품의 수가 상당할뿐더러 각각 저마다의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생전 수십 편의 소설과 시, 그 밖에 다양한 글을 발표한 그답게 헤세의 책들은 아직도 발굴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굵직한 대표작들 뒤에 숨겨져 있던 산문집들도 속속 번역되어 발간되고 있다. 그의 더 많은 글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로 인해 선택이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저자의 문장들을 글의 장르에 한계를 두지 않고 한데 묶어 소개하는 마음산책 ‘문장들’ 시리즈는, 이러한 선택의 막막함을 해소해주기에 적절하다.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은 헤세의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여러 에세이, 그가 주고받은 편지들까지, 헤세에게서 비롯된 다채로운 ‘문장들’을 여섯 가지 주제(자연, 여행, 책, 지혜, 사랑, 내면)로 엮은 책이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나목사인아버지와신학계집안의어머니밑에서자랐다.1890년신학교시험준비를위해괴핑엔의라틴어학교에다니며뷔르템베르크국가시험에합격했다.1892년마울브론수도원학교에입학했으나기숙사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시인이되기위해도망쳐나왔다.1899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하여첫시집《낭만적인노래》와산문집《자정이후의한시간》을...

목차

들어가며
이책에인용된저작물과편지들

Ⅰ풍경들
Ⅱ여행,일상의발견
Ⅲ글쓰기와책
Ⅳ삶의지혜와감정들
Ⅴ사랑과우정
Ⅵ더깊은내면으로

헤르만헤세연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아는척하고혹평하는사람이아니라
사랑하고인내하며용서할줄아는사람이늘승리했습니다.”
헤세가들려주는사랑의단상들

헤세의생애에관심을갖고있다면,그의섬세한묘사를잠시들여다보기만해도자연을향한그의사랑이익숙하게다가올것이다.어릴적부터높은산위를올라저편의세상을깊이동경했던그는,글쓰기의궁극적인목표를자연을이해하고그걸널리알리는일에두기에이르렀다.“나는방대한문학작품을통해현대인들이의연하고말없는자연의생명을이해하고사랑하게하고싶었다.자연의심장이뛰는소리를듣는법과자연전체의삶에참여하는법을알리고자했다.”
헤세가말하는자연에대한사랑은단순히풍경을바라보고감상하는것이아니다.기꺼이그생명의순환에뛰어들어흙을고르고씨앗을심고,자연의움직임을빠지지않고관찰해그와관계맺는일이다.보금자리를마련할때무엇보다도정원을중요하게여겼던그에게조경은취미이상의것이었다.정원을가꾸며그는창조자로서의기쁨과뿌듯함을느꼈고,그일에몰두함으로써자연과진실한관계를이루었다.

즐거운마음으로봄을기다리며조그만정원에콩과상추,목서초와금련화의씨를뿌리고,썩은찌꺼기로거름을준다.나는이런식물들을회상하고,다가오는식물의종을미리생각한다.다들그러듯이나역시이런질서있는순환을자명한일로,그리고진정아름다운일로받아들인다.
―「정원에서」『정원일의즐거움』중에서

책을향한그의사랑또한지극하다.그토록많은글을썼음에도헤세는쓰기에앞서읽기의중요성을강조하는데,이는그의글「독서에대하여」에서잘드러난다.“우리작가들이열배는더적게글을쓰게된다면그것은결코세상에해롭지않으리라.글쓰기가독서보다더나은것은아니기때문이다.”그에게독서는낯선이의사고방식과본질을이해하는,또하나의친구를얻는일과다름없었다.책과읽기의중요성을너무도강조한나머지헤세는독서의유형을구분해각각에따른효과를피력하기도하는데,가장이상적으로꼽는것은‘자유로운’독서다.궁극적으로가닿아야할이유형의독자는자신의개성과주관을한껏살려읽을거리에완전히자유로운태도를취한다.

이러한독자는어떤책에서멋진구절,지혜나진리가표현된구절을보면시험삼아일단뒤집어본다.모든진리는그역도진리임을그는진즉알고있다.그는모든정신적입장은하나의극極이며,거기에는등가의반대극도존재함을진즉알고있다.상상력과연상능력이최고조에이르는순간우리는더이상종이위에쓰인것을읽는게아니라,읽는것에서받은자극과착상의물결속에서헤엄쳐다닌다.
―「독서에대하여」『책들의세계』중에서

자연과책읽기에대한사랑이너무컸던탓인지,헤세는정작사랑하는사람들과의관계에서는늘어려움을겪곤했다.세번의결혼생활을한그는가정보다는작업에몰두했고,방랑과은둔을향한열망을이기지못하고걸핏하면여행을떠났다.심지어는아이가태어난지두달이채되지않았을때조차도여행을떠났는데,이탈리아,인도네시아등나라를가리지않고여행한경험은작가로서의그에게열린시각을가져다주었을지언정그의가족들에게는불행을안겨주었다.그의방황에대한기록은다음과같은문장에잘드러나있다.“이제어디로갈것인가?며칠정도나귀향을지연시킬수있을것인가?추측건대나는오랫동안여행할것이다.”그리고이문장이수록된『뉘른베르크여행』은실제로헤세의두번째이혼당시소송에서그의은둔과방랑에관한증거로인용되었다.
허나그의사랑이내내묵묵부답이었던것만은아니었다.그는세명의아내에게각각동화한편씩(「아이리스」「픽토르의변신」「새」)을헌정한바있으며,특히세번째아내니논에게는많은편지를비롯해그를‘달’에비유한시를바치기도했다.이마지막결혼에서안정을찾은헤세는생을마감할때까지그와함께하며,긴긴방랑에서돌아와비로소정착하게되었다.

“일찍이완전히자기자신이되어본자는아무도없었다.
그럼에도누구나자기자신이되려고노력한다.”
헤세의‘내면으로가는길’

우울과불안,이두병증은평생헤세를따라다니며끊임없이그를수렁으로밀어넣었다.처음정신적위기를맞았던1892년3월,학교에서도망친일을계기로바트볼요양원에입원한헤세는이후로도여러차례요양원을찾게된다(1907년몬테베리타,1909년부터1912년까지헤트비히요양원을찾았던그는이어1916년에는존마트의요양원을,1923년에는바덴의베레나호프요양호텔을방문한다).1916년부터는본격적으로정신분석치료를받으며이를바탕으로내면을탐구하는글쓰기를이어갔고,1년뒤분석심리학의기초를세운것으로알려진카를융과의만남을통해그는『데미안』의모티프를얻기도했다.
그의불안한내면은시대의혼란함과도연결된다.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고전쟁승리를위해온국민이단결되는분위기가지배적인가운데,평화를사랑했던그가전쟁에반대하는글을발표하자언론에서는그에게비난을퍼부었다.친구들도그에게서등을돌렸으며헤세는점점세상에서고립되어갔다.이러한상황속에서그는시선을내부로바꾸어스스로를성찰하기시작한다.그동안그림을그리고정원을가꾸며세상을관찰했던경험또한곧내면을탐색하는길로이어졌다.

아주큰새가알을깨고나오려싸우고있었다.그알은세계였고,그세계는산산조각이나야만했다.
―『데미안』중에서

헤세의문학에관해이야기할때이‘내면’을빼고논하기란어려운일이다.오랜기간고통받으며탐구해온신경증과그로인한세상과의끊임없는불화…….어쩌면그의온생애가혼란스러운내면을들여다보고,무의식에잠재된억압을해방하려는시도였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는언제나내면의소리에귀기울이고마음깊은곳에서들려오는그소리에괴로워할준비가되어있었다.심지어는그가자연과책에서진리와가르침을관찰했던것또한내면으로향하는과정중하나였다.“우리눈에보이는사물은우리마음속에있는사물인거요.우리가마음속에지닌것과다른현실은존재하지않아요.”그의말에따르면,이는새로운발명이라기보다는누구나본래적으로갖고있는내면을발견하는것으로,따라서헤세는이를곧잘어린아이의마음으로비유하기도한다.세계가정해둔목표에눈을빼앗긴자아가사라지면,가려져있던어린아이의기쁨이되살아나듯이.

그는오랫동안자신의변신에대해곰곰생각해보았고,기쁨에겨워노래부르는새소리에귀기울여보았다.그렇다면이마음속의새가그의내면에서죽지않았단말인가?그렇다,그의내면에서죽은것은다른무엇이었다.(…)죽은것은그의자아가아닐까?불안해하는작고오만한자아가아닐까?스스로와오랜세월동안투쟁했고,언제나다시자신을이겨냈으며,사멸한다음에도또다시살아나서기쁨을앗아가고두려움을느끼게했던바로그자아가아닐까?그렇다면그가지금어린아이처럼그토록확신에차서,그토록두려움없이기쁨에가득차있는것은그자아가죽었기때문이아닐까?
―『싯다르타』중에서

마음산책‘문장들’시리즈의네번째책으로선보이는『헤르만헤세의문장들』은,1970년독일의주어캄프출판사에서출간된전집을주텍스트로삼아헤르만헤세의소설과시,에세이그리고편지들을한데소개한다.여섯가지주제에따라분류된문장들은글의장르에관계없이어울리면서수많은저작을남긴그의문장에가까이다가갈수있도록보다편안하게독자들을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