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문장 (연희동 요리 선생 히데코의 인생 예찬)

음식과 문장 (연희동 요리 선생 히데코의 인생 예찬)

$13.50
Description
“음식과 문장이 모두 탄생하는, 좋아하는 것에 둘러싸인
창의적인 부엌이야말로 내가 있을 곳이다”

삶을 기록하고 사람을 기억하는 단단한 시간
연희동 요리 선생 나카가와 히데코의 또 다른 이야기
14년간 연희동 한자리에서 요리를 연구하고 가르쳐온 나카가와 히데코. ‘연희동 요리 선생’이라는 수식이 요리 선생으로서 그의 위치와 캐릭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요리 교실을 시작한 이후 열네 권의 요리책과 산문집을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입지 또한 공고히 해왔다. 『셰프의 딸』 『맛보다 이야기』 『나를 조금 바꾼다』에 이어 마음산책에서 네 번째로 선보이는 나카가와 히데코의 산문집은 『음식과 문장』이다. 그는 끊임없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와 레시피를 통해 이 나라에서 자기 정체성의 상실을 막아보려고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라고 털어놓는다.
저자의 창작욕에 불을 지피는 것은 다름 아닌 부엌이다. 대개 식생활을 영위하는 장소로 기능하는 부엌이 그에게는 음식과 문장을 탄생시키는 창조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음식과 문장』은 나카가와 히데코의 부엌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을 살뜰하게 담아낸 책이다. 특유의 꾸밈없고 직선적인 언어로 써 내려간 스무 편의 글에는 전작보다 깊고 내밀한 고백이 드러난다. 자궁 수술과 갱년기장애 등 오십대 중반을 지나며 마주한 몸의 변화부터 팬데믹으로 인한 요리 교실 운영의 어려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잇고 재정립하는 삶의 방식, 나에게 가치 있는 물건을 선별하는 안목을 기르는 법까지 한층 농익은 생각들이 톡톡하다.
특히 이번 산문집은 그간 저자의 책에서 초등학생 시절부터 틈틈이 등장했던 둘째 아들 박지훈 작가가 그림을 보태면서 더욱 뜻깊어졌다. 미대 조소과에 재학 중인 그의 새뜻한 그림들이 글에 생기를 더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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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카가와히데코

연희동요리연구가.일본태생의귀화한국인으로한국이름은중천수자.프랑스요리셰프인아버지와플로리스트인어머니아래서어릴때부터자연스럽게음식문화를배웠다.구서독의일본대사관전속요리장으로파견된아버지를따라여섯살때부터초등학교2학년때까지가족모두독일에서살았다.이삼십대를동독과서독,스페인에서보냈고1994년한국에정착했다.
연세대학교대학원국문과에서석사과정을밟으며한국외국어대학교외국어연수평가원과육군사관학교에서일본어를가르쳤다.궁중음식연구원에서3년간공부한최초의일본인수강생이다.한국인남편,두아들과살며2008년부터서울연희동자택에서요리교실‘구르메레브쿠헨’을운영하고있다.
지은책으로『셰프의딸』『맛보다이야기』『나를조금바꾼다』『지중해요리』『히데코의연희동요리교실』『모두의카레』『아버지의레시피』『히데코의사적인안주교실』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나의이야기는부엌에서시작된다

내삶의중요한마디
-오늘도1층으로출근합니다
-그남자의완두콩밥
-갱년기불면증특효약
-집콕과요리릴레이
-갑자기배만나와요

작은점들이무수한선으로
-우리곁의골드미스
-독거노인예비군vs요섹남
-모두의부엌
-우리사이거리는
-재미있어보이니까
-잃어버린식욕을찾아서
-요리하는남자들
-복숭아가열리기를기다리며

집착없이담백하게
-책도인연,사람도인연
-소금의품격
-모든것을담는그릇
-요리에도에필로그가있습니다
-히데코콜렉션
-써야만빛나는
-맛있는기억의공간

출판사 서평

몸과마음의안녕을위하여
온전히나에게집중하며나를돌보는시간

나카가와히데코는『음식과문장』을집필하기전후로맞닥뜨린중차대한내·외부적문제상황들을허심탄회하게술회한다.그는먼저이전까지구태여드러낸적없는자궁적출술과갱년기장애같이몸에찾아온변화들을들여다본다.자궁이곧여성성의상징이라고믿었던시기의두려움과번민,갱년기로인한불면증과정서적불안을극복하는과정그리고격변하는심리상태가구체적으로그려진다.

그렇게긍정적으로생각하면갱년기역시사춘기와마찬가지로인생의여러길목중하나에지나지않을것이다.자궁이없는내몸과어떻게마주할것인가.나의여성성은마음속에있는것이지,자궁이나난소안에들어있는것이아니다.─64쪽

코로나19확산으로유례없는휴식기에접어들었던요리교실에관한이야기도이어진다.그는늘어난시간을나에게집중하고앞날을모색하는데쓰려고분연히노력한다.그러나매일같이반복되던일상의루틴이깨질때의자유로움과해방감은오래가지못하는법이다.저자도마찬가지로모처럼의여유를즐길새도없이찾아온우울과무기력에요리교실에서만얻어지는에너지의소중함을깨닫는다.
안팎으로어수선한현실을타개해준매개체는역시나요리였다.갱년기불면증에는어두운새벽녘부엌에서홀로하는요리가특효약이었고,집에만갇혀지낼때요리에대한열망을깨워준것은‘SNS요리릴레이’였다.집에있는재료로만드는레시피를공유한이프로젝트는요리가어떻게사람과사람을연결시켜주는지,레시피의힘이얼마나위대한지보여줬다.

레시피는레시피를본사람의마음에머물면서그사람의요리습관,때로는삶의방식까지도바꿔놓는다.셰프나요리에종사해온프로가시행착오를겪으며갈고닦아온레시피에는훨씬큰힘이있다고믿는다.─51쪽


써야지만빛을발하는부엌과물건,
유행에휩쓸리지않고나를중심으로구성하는공간의맛

저자는일상생활에서가장중요한공간인부엌과자기주변을구성하는물건들도다룬다.유년시절을보낸구서독의가정마다설치되어있던시스템키친,엄마와고모가들어서면꽉찼던일본의구식부엌,궁리를거듭해최선의부엌을연출한쿠킹스튜디오까지그가살아오면서보고겪은다양한부엌들은묘사만으로흥미롭다.“앞으로의부엌은남녀할것없이‘식사를차리는사람’에게가장마음편한공간이되어야한다.”부엌의면면을살펴보며그가이른결론에는절로고개를끄덕이게된다.

부엌은식단이나순서,정리를고민하며조리에분투하는장이면서맛있는음식을만들며기쁨을느끼고행복을나누는즐거움의장이다.또타인과함께음식을만들면서대화를즐기는교류의장이기도하다.특히요리를좋아하는사람들에게는창의성으로가득찬설렘의장소다.─200쪽

‘물건’에대한나카가와히데코만의철학역시돋보인다.어릴적부터괜스레동경하던안경에대한고집,차한잔밥한끼에도만든이의마음이실린찻잔과그릇을사용하는마음은유별나다.반대로귀금속은놓아둔장소조차종종잊어버릴만큼관심을보이지않는다.저자는그차이를물건의‘영혼(본연의기능)’에서찾는다.집착을버리고누구도아닌나에게가치있는물건을고르는일,그리하여더욱충실한삶을꾸려나가자는그의제안은지금이라더욱든든한조언으로다가온다.

내나이쯤되면‘무언가갖고싶다는마음’이‘살아있다는실감’과마찬가지아닐까하는생각도든다.단,가장무서운것은집착이다.그래서나는‘이거면돼’와‘이게좋아’의균형을무척중요하게생각하고있다.심리적으로도통풍이잘되게살고싶다.─184~1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