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의 말 (자유로운 삶을 꿈꾼 자주적인 여성의 목소리 | 양장본 Hardcover)

보부아르의 말 (자유로운 삶을 꿈꾼 자주적인 여성의 목소리 | 양장본 Hardcover)

$17.17
Description
『제2의 성』과 『레 망다랭』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을 재발견하다
『제2의 성』으로 20세기 후반 여성운동의 등불을 켠 시몬 드 보부아르의 인터뷰집 『보부아르의 말』이 마음산책 말 시리즈 스무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1972년부터 1982년까지 여섯 번에 걸친 보부아르의 인터뷰가 담겼다. 인터뷰어는 저널리스트 알리스 슈바르처. 독일의 여성운동을 견인하는 젊은 페미니스트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노년의 지식인은 10년간 진행된 대담 내내 정력적인 에너지를 내뿜는다. 본래 비타협적인 성정인 데다 타인에게 곧잘 냉정한 평가를 내리던 보부아르지만, 서문에서 “페미니스트적이고 개인적인 우리의 우정 덕분에 그녀는 나의 관심을 끄는 것들을 곧장 질문했고, 나는 아주 자유롭게 답변할 수 있었다”라며 슈바르처를 향한 신뢰를 드러낸다.
보부아르는 대담이 이루어지던 당시 한창 꽃피우던 여성운동에 대한 참여와 그 과정에서 자신이 주도한 행동들을 상세히 술회한다. 또 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르트르를 비롯한 타자와의 사랑과 섹슈얼리티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논한다. 특히 한 번의 대담에는 사르트르도 동석하여 평소 잘 언급하지 않던 둘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한 세대를 뛰어넘은 두 여성의 대화는 모성, 여성과 일, 정치활동, 노년, 우정,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보부아르의 삶을 관통하는 주제들을 아우르고 있어, 보부아르라는 인물의 생의 궤적을 따라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련의 대담이 시작되기 전해인 1971년, 보부아르는 생애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을 맞닥뜨린다. 프랑스의 급진적 여성단체인 ‘여성해방운동(MLF)’의 요청으로 낙태와 피임 합법화를 요구하는 ‘343인 선언’ 선언문의 초안을 작성하고 서명까지 한 것이다. 그는 이를 기점으로 그때까지 거리를 두고 있던 여성운동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여생을 보낸다. 마지막 대담이 1986년 타계하기 몇 해 전 성사되었음을 생각하면, 『보부아르의 말』은 보부아르가 ‘여성의 동행자(친구)’로서 여성의 해방과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가장 뜨겁게 투신하던 시기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세기의 가장 탁월한 페미니즘 이론가가 21세기 벽두에는 거의 잊힌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그녀를 재발견하는 일이 시급하다! 왜냐하면 시몬 드 보부아르는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에게 제기하는 문제들에 정확히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_서문에서(알리스 슈바르처)
저자

시몬드보부아르,알리스슈바르처

SimonedeBeauvoir,1908~1986
프랑스의저명한작가이자철학자.1908년1월9일파리몽파르나스에서태어났다.유복한집안이었으나가세가기울어제1차세계대전즈음좁은공동주택으로이사한다.신실한가톨릭신자였던어머니의영향으로가톨릭계사립여학교를다니지만,열네살무렵신앙심을잃게된다.1926년소르본대학교에입학해철학공부를시작하고,1929년사상최연소로철학교수자격시험에합격한다.그해10월,사르트르와결혼,출산을하지않고서로의자유로운연애를허용하는‘계약결혼’을시작한다.
이후몇년간고등학교에서철학교사로재직하다1940년대초부터집필활동에전념하고,1943년첫소설『초대받은여자』를출간한다.1949년당시여성의상황을이론적으로분석한『제2의성』은많은논쟁에시달리지만,20세기여성운동의선구자역할을한것으로평가받는다.1954년에는미국작가넬슨올그런과의열정적인사랑이야기를형상화한소설『레망다랭』으로공쿠르상을수상하면서자신이그토록원했던‘작가’로서인정받는다.뿐만아니라『얌전한처녀의회상』(1958),『나이의힘』(1960),『상황의힘』(1963)등회고록과『특권』(1955),『노년』(1970)같은철학에세이까지왕성한저술활동을펼친다.
여성운동과거리를두던보부아르는1965년한인터뷰에서자신이‘전적으로’페미니스트임을천명한후프랑스의여성해방운동(MLF)에합류하고,1971년프랑스내낙태합법화를위한‘343인선언’의초안을작성하기도한다.나아가사르트르등과공동으로창간한비평잡지〈현대〉를통해성차별과여성문제에관해적극적으로기고하면서다양한형태로여성들과의연대를보여준다.계속해서여성운동에구체적이고실천적으로참여하던그는1986년4월14일,78세의나이로생을마감하고몽파르나스묘지에사르트르와함께안장됐다.

목차

서문│알리스슈바르처
프랑스어판서문│시몬드보부아르

나는페미니스트다
우리는모든비판으로부터보호받지못한다
『제2의성』30년후
회고록을다시써야한다면나는지금무엇을말할것인가
이세계에반대하는투표하나
여자라는것으로충분하지않다

옮긴이의말
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저는사르트르에게의존하고있지않았어요
제책들을,저자신의소설들을쓰고있었습니다”
독립적인삶에대한열망,실현을위한글쓰기

젠더규범이사회에의해의도적으로구축되고공고해졌다고주장한보부아르의역작『제2의성』은출간당시수많은항의와논쟁을불러일으켰지만,제2물결페미니즘초기의주요저작으로지금까지전세계에서널리읽히고있다.보부아르는그책말미에자신은페미니스트가아니라고썼다.사회주의가이룩되면자연스레성평등이이뤄지고여성문제가해결될것으로보았기때문이다.그러나책출간이후20여년이지나도록프랑스내여성의상황과조건들은나아지지않았고,사회주의국가에서도성평등이실현되지않았음을확인한그는공개적으로페미니스트임을천명하기에이른다.지식인의의무가여성을,나아가인류를억압하는모든것에저항하는것이라고생각한보부아르는변화를위해서는투쟁이필요하다고촉구한다.

즉여성조건을바꾸기위해서,물론계급투쟁과관계를맺되그것의외부에서이변화를사회의변화에완전히종속시키지않은채싸우는여자들,나아가남자들까지도페미니스트라고부릅니다.그래서저는오늘날저를이런방식으로페미니스트라고하겠습니다.왜냐하면우리가꿈꾸는사회주의가도래하기전에여성의구체적인조건을위해싸워야만한다는것을깨달았기때문이에요.다른한편으로사회주의국가에서조차이평등이이루어지지않았다는사실을깨달았어요.그러므로여자들은자신들의운명을걸머져야합니다.그결과저는지금여성해방운동과관련되어있죠._29~30쪽

한편,보부아르는일찍이여성을한자리에묶어두어서는안된다고지적했다.‘영원한여성’의신화와‘모성’의절대숭배,다시말해여성을가사노동에예속시키는상황을타파해야한다는말이었다.보부아르의말에따르면자신은독립적인삶을위해직업이필요했고,그직업은글쓰기를통해이룰수있었다고한다.여성의자유가극히제한적이던시대,여성들이직업적·경제적으로자율성을획득하고자립하는것에대한중요성을누구보다역설한것이다.

저는언제나제직업을갖고싶었어요.사르트르를알기훨씬전부터글을쓰고싶었죠.그를만나기한참전에이미환상,동경,욕망,관능같은것이아닌아주명확한꿈이있었습니다.그리고행복해지기위해서는자기삶을성취해야했어요.제가생각하는성취란무엇보다일을통해얻는것이었습니다._128쪽

“평화를유지하기위해서는,
또는평화를가져오기위해서는그것을위해싸워야합니다”
만년까지인류보편의가치를얻고자행동한지성

『보부아르의말』은보부아르가만년에천착했던연구주제인노년과나이듦에대해솔직한이야기를들려준다는점에서더욱흥미롭다.그는덜치열해진일상으로더많은자유시간을확보하게되어흡족하다면서도“나이를먹는다는건무한에서유한으로의이행”이며,“더이상미래가없고어쩌면최악일지도모”른다며아쉬워하는모습을보인다.또,외모는부차적인문제라고말하면서도“쉰,쉰두살무렵에마흔살때얼굴과비교해보고차이를확인하는게그다지행복하진않았”다고천진한구석까지내비친다.그러나두사람은거기서그치지않고,보부아르의주관적인노년체험을넘어노년층이겪는빈곤이나고립감,남성과여성간노년의차이에까지논의를확장해간다.

사람들은예전보다훨씬더오래살고노인들의삶의조건은정말끔찍합니다.저는그들의경제적·사회적문제를사회복지사친구들덕분에,우리가읽는모든것을통해꽤가까이서알고있었어요.노인들에대해많은아픔과호감을느끼고있었죠.그에대해이야기하고싶었습니다._104쪽

젊은시절,정치적사안에대해‘관중’의태도를견지하던보부아르는오히려나이를먹어가면서더욱목소리를높인다.1960년에는알제리독립을지지하며‘121인선언’에서명했고,베트남전쟁에도반대의사를확고히표명했다.나아가선거에서정당을선택하는원칙,후보와투표에대한자신의신념에대해서도밝힌다.

선거를보이콧하고자한다면소극적으로해서는안되고적극적인모습을보여야해요.우리가왜다시그정당들과의회원칙을문제삼는지말해야합니다.집에가만히있어서는안되고투표소에가서투표함에백지용지를넣거나아무것도넣지말아야해요.그것이결국선거보이콧이우파에득이될부메랑으로바뀔위험을피할수있는유일한방법이에요.하나의보이콧은바로완전히의식적인투표,즉있는그대로의이세계에반대하는투표가되어야할것입니다!_115쪽

현대여성운동의기수로손꼽히는글로리아스타이넘은“만약누군가한사람이현재국제여성운동에영감을준것으로인정받을수있다면,그는시몬드보부아르다”라고했다.이처럼보부아르는일생동안책과행동으로여성지식인의책무를다하고자분투했고,그진실된생애는후대여성들에게뿌리깊은영향을미쳤다.이책은독자들에게폭넓은연대의장을만들려고했던위대한인물의초상을덧그려볼기회를제공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