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13.62
저자

양영희

조선고등학교에서교사를하다가그만두고연극을했다.아버지는조총련계의교포와결혼하여평범한행복을누리기를원했지만,자신이원하는삶은아니었다.서서히논픽션에끌리기시작하고있을때,나이서른에북한에있는조카들의모습을찍어주기위해카메라를구입하게되었고이후실사의매력에푹빠지게되었다.뉴욕의뉴스쿨대학미디어연구학과에입학하여정식으로다큐멘터리를공부하였다.첫작품<디어평양>이호평을얻으며두번째작품인<선아,또하나의나>역시주목받고있다.

[필모그래피]
디어평양(2005)|감독
디어평양(2005)|각본
디어평양(2005)|카메라

목차

작가의말│계속해서이야기를나누고싶다
이책의용어에대하여

1결국은평범한사람들

이카이노여자들
미국놈,일본놈,조선사람
부모밖에못하지
식탁을사이에두고
마지막가족여행
‘커다란카메라’를들고
할머니,할아버지감사합니다
뉴욕에서평양으로
아버지의칠순잔치
잔인한질문
우리영희착하지

2카메라를꺼주세요

선화의미소
시냇물굽이굽이어디로가나
이사람은내고모입니다
기타치는새엄마
필사적인전화통화
마지막인사
매일잘먹고,조금웃자
아버지옆에누워

3모든행위가기도였다

기억의실을손으로감듯
세포에스며든노래
어머니,스무살
또한명의주인공
닭백숙을나눠먹으며
건오오빠의죽음
어머니의증언
충성의노래
70년만의제주도
초상화치우던날
부치지못할편지
어머니의기도

〈수프와이데올로기〉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박찬욱,고레에다히로카즈,김윤석,양익준극찬
다큐멘터리영화<수프와이데올로기>감독양영희
한국에서먼저출간하는첫산문집

다큐멘터리영화<디어평양>과<굿바이,평양>,극영화<가족의나라>로재일코리안가족의아픈역사를그려낸영화감독양영희가신작<수프와이데올로기>개봉에맞춰산문집『카메라를끄고씁니다』를선보인다.두편의자전소설『가족의나라』와『조선대학교이야기朝鮮大?校物語』가일본에서먼저출간된데반해,이번책은한국에서기획해국내에서처음공개하는산문집이다.
양영희감독은‘조선인부락’이라불리던오사카시이카이노(현이쿠노구)출신재일코리안2세로,열렬한조총련활동가부모밑에서자랐다.일곱살즈음,세오빠를이른바‘귀국사업’으로북에떠나보낸상실감이몸에새겨진그는,오랜세월자신을괴롭힌트라우마를원동력삼아가족의이야기를캠코더에담기시작했다.가족영화프로젝트는세편의다큐멘터리영화와한편의극영화를완성하기까지장장25년여의시간이걸릴만큼장대한과업이되었다.
2005년처음세상에내놓은<디어평양>으로제56회베를린영화제포럼부문NETPAC상,제22회선댄스영화제심사위원특별상등을받았고,<굿바이,평양>(2009)은베를린영화제를비롯한유수의국제영화제에초청되었다.첫극영화<가족의나라>(2012)로제62회베를린영화제포럼부문에서CICAE상을수상하며양영희는영화감독으로서입지를굳힌다.이영화는제85회아카데미상외국어영화상에일본대표작으로출품되는이례적인쾌거를거두기도했다.이번에개봉하는<수프와이데올로기>역시제13회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대상,제47회서울독립영화제집행위원회특별상을수상하며,일찌감치국내관객들에게눈도장을찍었다.영화에쏟아진박찬욱,고레에다히로카즈,김윤석,양익준등걸출한감독들의찬사는작품에대한기대를높이고있다.
『카메라를끄고씁니다』에는가족의삶을끈질기게응시해온양영희의기억이고스란히녹아있다.비극적인현대사위에켜켜이쌓여간애달픈가족의서사는그자체로재일코리안의역사를돌아볼수있는귀중한자료집으로기능할것이다.이미소설과칼럼에서탄탄한구조와톡톡한글쓰기로작가로서의역량을입증해보인바있는양영희는,이번산문집에서도생동감있는필치를통해가족에게렌즈를들이대던현장으로,역사속한복판으로독자를이끌것이다.

누군가는양영희를두고제식구들이야기를꽤나오래우려먹는다고손가락질할수도있겠습니다.하지만나로말할것같으면양영희에게이렇게요구하고싶습니다.“앞으로도한참더우려먹어주세요.”(…)영화<수프와이데올로기>는양영희의이전작품들처럼우리가오래도록곱씹어야할생각거리를제공합니다.양영희는계속우려먹고우리는계속곱씹어야합니다._박찬욱감독추천의말

“가족이란사라지지않고,끝나지도않아”
영화와책으로만날수없는가족을잇다

<수프와이데올로기>국내개봉에앞서양영희감독과마음산책은긴밀히산문집구상에들어갔다.총3부로구성된이책은<디어평양><굿바이,평양><수프와이데올로기>의타임라인을따라가며아버지?(분신과도같은조카선화를포함한)북의가족들?어머니의이야기로이어진다.이번책에는영화바깥의뒷이야기와촬영에피소드,차마말하지못했던내밀한일화들까지더해지면서가족다큐멘터리3부작의진정한완성을이루었다.

나는가족을만들고싶지않았다.직계가족에서도벗어나고싶은데타인과새로운가족을만들라니,제정신인가.아버지의딸,오빠들의여동생,여성,재일코리안같은명사들에서벗어나고싶었다.가족을향해카메라를든이유도,도망치기보다그들을제대로마주본다음에해방되고싶어서였다.영화하나만들었다고무엇에서해방될수있을지는모르지만,손목발목에주렁주렁차고있는그것들에서자유로워지려면그것들의정체를알아내야했다.알아야만비로소벗어버릴수있을것같았다._「미국놈,일본놈,조선사람」중에서,31쪽

<디어평양>을공개하자조총련은북한을부정적으로다루었다는이유로감독에게사과문을강요하지만,이를거부하자북한입국을금지한다.양영희는분노와반발심을응축시켜4년뒤보란듯이사과문대신<굿바이,평양>을발표함으로써부당한조치에굴하지않겠다는다짐을천명한다.감독은작가의말에“가족이란사라지지않고,끝나지도않아.아무리귀찮아도만날수없더라도언제까지나가족이다”라고썼다.가족이라는테두리에서한발짝떨어져그들을관찰하고기록하고공유함으로써,볼수없고만질수없어도가족은연결되어있다는확고한신념이엿보이는대목이다.

“이이야기는아무한테도하면안돼.4.3은특별해”
개인의비극을넘어선,우리모두가기억해야할이야기

양영희감독의어머니는전작들에서가족과일가친척을위해헌신하는‘가장’의모습으로등장하다,2018년이되어서야덮어두었던기억의뚜껑을열기시작한다.어머니는오사카에서나고자랐지만1945년오사카대공습을피해제주도로건너갔다.열여덟이되던1948년4월,제주4.3사건의끔찍한현장을눈앞에서목격한뒤어린동생둘을데리고밀항선에올라타다시일본으로돌아간어머니는그이후로마음속에서남한의존재를지운채살아간다.
연고라고는없던북한을지지하고맹목적으로조총련활동을하던부모에대한의문은<수프와이데올로기>에이르러서야풀린다.한국에서도오랜시간금기시되어온제주4.3사건은한가족의삶에,나아가한반도와재일코리안의역사에거둘수없는잿빛그늘을드리웠다.한국에서찾아온제주4.3연구소의연구자들앞에서증언을마친그날이후,어머니의알츠하이머는급속하게진행된다.여기에타이밍좋게등장한아라이카오루라는존재는가족에서벗어나고자발버둥친양영희에게새로운가족을선사한다.조선국적의어머니,한국국적의딸,일본국적의남편.세사람이함께뜨거운닭백숙의수프(국물)를나눠먹으면서꽁꽁언이데올로기는비로소녹아내린다.
양영희감독이전하는이야기는단순한기록물그이상의가치를지닌다.과거를똑바로마주하고,잊지않기위해자신이할수있는방식으로애쓰고,미래의희망으로이어가겠다는그의다짐은그래서더욱소중하다.개인적인체험을넘어시대와인종을불문하고누구와도공유할수있는보편적인이야기는관객과독자들에게원형적정서를체험케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