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그만두고싶지만,한편으로는일이즐겁기도하다”회사부적응자에서신문사첫여성출판팀장이되기까지
수습시절곽아람은직장에쉬이적응하지못했다.회사생활에이렇다할재미를붙이지못했고돌발상황이잦은업무탓에과도한스트레스를받기도했다.이직업이자신의적성에맞는지오랫동안속앓이하며번민했다.그렇지만저자는고달픈시절을보내는와중에도현장에서마주친다른언론사기자들과깊은우정을쌓았다.동경하던예술가들을만나인터뷰를진행하며겸손과예술에대한사랑을배웠다.자신과결이다른선배들에게수없이‘데스킹’을받으며기사문쓰는방식과세상을바라보는시야도넓혀나갔다.갈팡질팡헤맸으나한걸음씩꾸준히정진하여마침내2021년,출판팀장의자리에올랐다.그러자이전에는보이지않던것들이눈에들어오기시작했다.
저자는지면에대한권한을갖게되었을때오히려자기도모르게‘여성적이지않은’시선을견지하게되었음을고백한다.20년전이나지금이나국내언론인여성비율이30퍼센트도되지않으며그마저도연차가높아질수록현저하게수가줄어든다는사실을곱씹는다.이러한성찰을통해자신이앞으로나아가야할길을가늠한다.그동안은자신의성장을위해일을해왔다면이제는다음사람을위해,언론의균형잡힌시각을위해직무에충실해야함을느끼는것이다.
“일은일이고나는나였다”단단한버팀목이되어준주말의글쓰기
곽아람은신문기자로서괴로움을느낄때마다에세이스트로서글을썼다.회사생활이못견디게힘들어블로그에쓴이야기로첫책을내면서어느덧아홉번째산문『쓰는직업』에이르기까지‘선데이라이터SundayWriter’로서자신을정립했다.
객관성을중시하고사적감정을배제해야하는기사문과정반대되는글쓰기를통해오히려기자일을지속할수있는동력을얻은것이다.그러므로이책『쓰는직업』은신문기자의삶을곡진하게다루는동시에자아를회복시키는글쓰기의힘을보여준다.나를지키고사랑할수있을때비로소나의일도지키고사랑할수있다는전언으로직장생활에지친우리에게다정한위로를선사한다.
-곽아람(지은이)의말
책속에서
창작하는이에게사랑하는대상은뮤즈가된다.애틋하고산뜻한연인뿐아니라파괴적이고불량한애인도영감을준다.귀엽고다정한상대는아니었지만일역시나의뮤즈였다.일은내심장을움켜쥐고,숨을막히게해불안과슬픔으로자아낸글을토해낼수밖에없도록했다.일이힘들수록나는더많이썼다.쓰는것만이나를견딜수있게해주었기때문에.-「책머리에」
내겐일이전부가아니었다.나는항상쓰는사람이었지만,주말엔주중과다른글을쓰는사람이었다.직장에서내가어떤사람인지와상관없이‘나’인것만으로충족되는단단한세계가있었다.그세계덕에,20년을견뎠다.-p.218
팀장아니라팀원일때는페미니즘책도적극적으로발제해서리뷰하곤했지만막상지면에대한결정권을갖게되니그러기가쉽지않았다.‘여자니까지면저렇게만드는거아니야?’라는말이나올까두려웠다.의식적으로무거운책을골라회의석상의다수를차지하는남자들이트집잡지않을지면을만들려고노력했다.지면이여성적이라는말은비난이었다.-p.100~101
내게일이란내것이었으면좋겠지만결코온전히내것이될수없는어떤것이다.내것이라생각하고열과성을다했는데알고보니회사것이라는걸깨닫는순간낙담이찾아든다.슬픔과고통이온다.그래서결국일과는‘밀당’할수밖에없다._7쪽
세월이흐르고나서돌이켜보니또래집단과거리가먼집단을위해글을쓴다는것이그다지나쁜일만은아니었다.내가아닌타인이되기위해분투하면서,우리는조금더남에대한이해의폭을넓혀가고한발짝더성장한다._24~25쪽
나는안다.일이라는건대충하면그저월급받는대가에그치고말지만열과성을다하면그누구도빼앗아갈수없는자산이되어내안에남는다는걸._86쪽
모든책에는배울점이있다는지론아래,단한명의독자에게라도그책이의미가있으면좋겠다는마음으로책을읽는다.그렇게포착해낸책의미덕이돋보이도록끙끙대며리뷰한다._90쪽
새로움에대한강박이꼭좋은작품을낳는다고는생각하지않는다.인생의어느순간부터사람은자기가제일잘하는것을기반으로싸우는편이낫다._134쪽
가장하기싫은일은유족취재다.가족을잃은슬픔으로가득찬사람에게“몇시쯤세상을뜨셨나요?마지막으로남기신말은없나요?”따위를물어야만하는이놈의직업._173쪽
방황을많이했기때문에내가어떤사람인지알수있었고,성공에대한욕망도인정받고싶은욕구도내려놓을수있었다._218쪽
20년전의나를만난다면몸과마음을상해가면서까지버틸필요는없다고,힘들면그만둬도괜찮다고다독이며꼬옥안아주고싶다._2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