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바람 (양장)

서쪽 바람 (양장)

$14.00
Description
언어로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끝
자연의 충일한 관찰자이자 리포터 시인
메리 올리버 시집 『서쪽 바람』 출간
메리 올리버의 든직한 동반자로 꾸준히 국내에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마음산책에서 시집 『서쪽 바람』을 출간한다. 1992년 시선집 『기러기』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 시대 최고의 시인”(〈뉴욕 타임스〉)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획득한 메리 올리버. 『서쪽 바람』은 그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하던 시대의 흐름 속에서 공개됐다. 본격적으로 산문과 산문시를 쓰기 시작하던 무렵 나온 시집에는 길이도 형식도 자유로운 4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그 덕에 메리 올리버의 초기 산문시들을 접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반가운 것은 연작시 「가자미」(「가자미, 셋」)가 수록됐다는 점이다. 작고, 가시가 많고,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조화로운 물고기. ‘가자미’라는 제목 아래 놓인 일련의 시들에, 메리 올리버는 소로와 에머슨의 정신을 잇는 금언적인 경구들을 새겨 넣었다. 마음산책은 그간 『긴 호흡』 『휘파람 부는 사람』 『완벽한 날들』을 통해 총 9편의 연작시인 「가자미」 중 8편을 소개했고, 『서쪽 바람』의 출간으로 전편을 선보이게 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바지런히 바깥세상을 거닐며 풍경의 세부 사항들을 면밀히 눈에 담고 기록한다. 나아가 숲, 호수, 동식물, 날씨 등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하며 자연 세계와 자신이 나누는 내적 대화를 실체화한다. 평범해 보이는 순간들에서 발견하는 경이로움을 단순하고 명료한 단어로 치환해낸 그의 시는, 가히 언어로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끝이라 할 만하다. 독자는 시를 읽으면서 그가 노닐던 풍경 속에 놓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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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메리올리버

시인.1935년미국오하이오에서태어났다.열네살때시를쓰기시작해1963년에첫시집『항해는없다외NoVoyageandOtherPoems』를발표했다.1984년『미국의원시AmericanPrimitive』로퓰리처상을,1992년『새시선집NewandSelectedPoems』으로전미도서상을받았다.<뉴욕타임스>가“단연코미국최고의베스트셀러시인”이라고인정한메리올리버의시들은자연과의교감이주는경이와기쁨을단순하고빛나는언어로노래한다.월트휘트먼과헨리데이비드소로에게영향을받았으며내면의독백,고독과친밀하게지냈다는측면에서에밀리디킨슨과비교되기도한다.

미국시인맥신쿠민은소로가“눈보라관찰자”였던것처럼올리버는“습지순찰자”이며“자연세계에대한포기할줄모르는안내자”라고일컬었다.서른권이넘는시집과산문집을낸메리올리버는예술가들의고장프로빈스타운에서날마다숲과바닷가를거닐고세상의아름다움을찬양하는시를쓰면서소박한삶을살았다.2015년플로리다로거처를옮긴그는예술가의고장프로빈스타운에서소박한삶을살다2019년1월17일,여든세살의일기를마치고잡초우거진모래언덕으로돌아갔다.

『천개의아침』을포함한스물여섯권의시집이있으며『완벽한날들』,『휘파람부는사람』,『긴호흡』,등일곱권의산문집을썼다.

목차

1
흰나비일곱마리
라운드연못에서
검은떡갈나무
개가또달아나서
나,일찍일어나는사람아니던가
서부구렁이
그래서

별들
세가지노래
셸리
단풍나무
물수리
감미로운피리존클레어
가자미,셋
사십년
이번엔검정뱀
아침산책
비,나무,천둥번개
황홀
여우
감사
믿음에대해이야기하는작은여름시
개들
해변에서
그레이트연못에서

2서쪽바람
서쪽바람

3
검고긴나뭇가지들사이로들어가본적있어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작가연보
메리올리버를향한찬사

출판사 서평

“나고개숙여절하지”
변함없는세상의경이와끊임없는생명의순환을노래하다

『서쪽바람』은총3장으로나뉜다.1장은나비,뱀,여우,떡갈나무,단풍나무등동식물과,별,봄,천둥번개등자연현상을관찰하고탐구하는시들이이어진다.시인은오랜세월에걸쳐정신적으로,시적으로지대한영향을미친프로빈스타운을인상적으로묘사한다.그러면서수십년동안변함없이야생세계에서받은위무를부듯해하며지극한사랑과경외를보낸다.

경이로운건─내나이스무살때/내몸의모든움직임에달콤한평안이/초록지구의모든움직임에/파라다이스의암시가있었던것처럼,/내나이예순이된지금도,마찬가지라는거지.
─「나,일찍일어나는사람아니던가」중에서

메리올리버는줄곧삶과죽음을고찰하는시를써왔는데,『서쪽바람』에는유독죽음에대한암시와이미지가두드러진다.살아남지못한서부구렁이의몸뚱아리는죽음의“물렁한검은구조물”로남겨지고,어둠의새인올빼미는“죽음의사자”에다름아니다.그러나“편안한여름에도/자주죽음을생각”하듯,그의시에서죽음은두렵고부정적인관념이아니다.사는것만큼죽는것도중요하고경이로운일이라고말하는시인은“칠흑같은어둠으로부터/빛의흰눈밭나오리니”라며죽음에서다시이어지는생의감각을노래한다.

삶이죽음으로,다시부활로,다시소멸로,다시거듭남으로무한히이어지는생명의신성한순환속에서지금이순간은영원,이곳은세상모든곳,나는세상만물이된다.그리고날마다자연속을걷고또걷는메리올리버는이우주적합일의경이를거듭거듭목격하고환희와감사의목소리로노래한다.
─「옮긴이의말」중에서

“우리가무언가가되어야한다면,함께인게좋겠지”
자연에몸을맡기는기쁨과필요성에대한시인의메시지

2장에는표제작「서쪽바람」1편이실려있는데,1부터13까지번호로나뉜시들은연작으로도개별작품으로도읽을수있다.‘서쪽바람’이라는제목은메리올리버가일생흠모한시인퍼시비시셸리가,자연과생명의순환적세계관을드러낸「서풍에부치는노래」에서영감을얻은것으로알려진다.메리올리버는「서쪽바람」에서내세를바라보는관점,자연물과의합일에이르는경지,사랑에관한인식들을폭넓게다루고있다.

내생이라는게있다면,나와함께갈래?그때까지도?우리가무언가가되어야한다면,함께인게좋겠지.상상해봐!작은돌멩이두개,갈매기날개아래붙어안개를헤치고날아가는벼룩두마리!아니면,풀잎열장.레이스로드가장자리에뒤엉켜있는인동덩굴열줄기!해변자두!겨울숲으로미끄러지듯날아들어먼지빛깔리기다소나무와결합하며아주조그맣게//소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소리내는눈송이들.
─「서쪽바람1」중에서

3장은「검고긴나뭇가지들사이로들어가본적있어」라는단1편의시뿐이다.시인은“그러니,어서일어나,외투걸치고,책상앞을떠나!”라며적극적으로자연속에들어가라고부추긴다.원시적인에너지를뿜어내는숲과들판과바다에어긋남없이합체되도록쉴새없이고무적인격려를쏟아낸다.“자연속에서보고듣는것의가치”([라이브러리저널])가얼마나중요한지설파하는시인의메시지는독자에게세상만물을바라보는새로운관점을선사할것이다.

이봐,그저조금씩만숨을쉬면서그걸삶이라고부르는거야?//결국영혼은하나의창문일뿐이고,/창문을여는건얕은잠에서깨어나는것보다/어렵지않은일인데.
─「검고긴나뭇가지들사이로들어가본적있어」중에서

책속에서

이봐,야망이장화신은양발에번갈아체중을실으며
초조하게말하지─이제시작하는게어때?

왜냐하면내가거기,나무들아래,이끼깔린그늘에있거든.

그리고솔직히말하자면나는게으름의손목을놓아주기가
싫어,돈에내삶을팔기가싫어,
비를피해안으로들어가기조차싫어.
---「검은떡갈나무」중에서중에서

그어떤나라,그어떤구경거리,
그어떤장관이
햇살가득한아침이나빗속의
블랙워터숲만큼나에게완전한만족을줄수있을까?

경이로운건─내나이스무살때
내몸의모든움직임에달콤한평안이
초록지구의모든움직임에
파라다이스의암시가있었던것처럼,
내나이예순이된지금도,마찬가지라는거지.
---「나,일찍일어나는사람아니던가」중에서

언어는

강물도아니고
나무도아니고초록들판도아니고
검은개미또한아니지만
하루또하루

금빛페이지위를
씩씩하고겸손하게나아가지.
---「사십년」중에서

긴속눈썹아래
행성처럼빛나는

개들의눈을
봐들여다봐

당신이이름을불러주면그눈에행복이넘치지!
그눈엔자연스럽게우러난사랑가득하지!
---「개들」중에서

장미는온종일장미로서
책임감갖고모래위를하늘을
푸른바다를살펴보느라바빴으니

이제
작은안락
기쁨의잔물결누리지못할것도없지.
---「서쪽바람6」중에서

이세상이너에게그저즐거움만을선사한다고생각해?

바다에들어갈때는,물이너를받아들이기위해
완벽한예의를갖추어갈라지는것에주목하기를!
풀에누울때는,스스로풀이되기를!
공중에뛰어오를때는,너의심장이라는검은도토리위로
날개를활짝펼치기를!
---「검고긴나뭇가지들사이로들어가본적있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