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책 : 책은 삶이 되고 너는 내가 된다

살아가는 책 : 책은 삶이 되고 너는 내가 된다

$15.00
Description
“우리가 같은 영원 속에서 산다고 상상하는 것은 아름답다”

책은 한 권의 귀한 타인이다
섬세한 인문주의자의 책-사람 읽기
인문출판사 글항아리 편집장 이은혜의 신작 산문 『살아가는 책』이 출간되었다. 출판과 편집에 대한 고민을 풍부한 경험으로 써 내려간 『읽는 직업』 이후 3년 만이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매개로서의 편집자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저자는 『살아가는 책』에서도 중간자로서의 감각을 여실히 발휘해낸다. 책과 현실을 부드럽게 연결 짓고 확장하는 방식의 읽기와 쓰기를 통해서다.
서보 머그더의 『도어』에서 에메렌츠라는 인물은 실제로 저자의 집안 살림을 엄격한 태도로 돌보아준 서씨 아주머니와의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안내서』에서 언급되는 방황과 탐색의 여정은 저자와 동명인 친구의 자유로운 삶을 연상시킨다. 이렇듯 책과 현실이 맞물리며 읽는 경험이 확대되는 순간을 저자는 예민한 감각으로 포착하여 글로 적는다.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쓰이는 과정이었다”는 말처럼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연결하고 삶의 지평을 넓혀나가고자 한다. 그러므로 『살아가는 책』은 글을 읽다가 문득 잊었던 기억들이 떠올라 책장을 덮고 한참을 서성였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책이 친밀한 타인처럼 말을 걸어오고 활자 밖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준 경험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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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은혜

인문출판사글항아리편집장.대학과대학원에서정치학을전공했고,3년6개월간학술기자로근무했다.기자생활을하면서『최고의고전번역을찾아서』(전2권),『한국의미,최고의예술품을찾아서』(전2권),『한국의美를다시읽는다』등을기획했다.글항아리창립멤버로인문학·사회과학·과학·예술등다양한분야의책들을섭렵하며,[교수신문]기자를거쳐15년여간기획과편집을해왔다.제54회한국출판문화상편집상을받았고,[서울신문]과[한겨레21]에칼럼을기고하고있다.저자들의탄생,발전,만개,죽음을모두지켜본최초의목격자이자조력자이다.앞으로도책을써나갈그들을더잘돕는사람이되고싶다.

목차

머리말책,한권의버겁지만귀한타인

1사랑의기억
고슴도치의증오와사랑·서보머그더,『도어』
희망은무엇보다새로운사람들과의만남·시어도어젤딘,『인간의내밀한역사』
몸속깊숙이침투한에로틱한사랑이공적감정이되기까지·마사C.누스바움,『감정의격동:사랑의등정』
겉돌지않고낙관혹은비관쪽으로·데버라리비,『살림비용』
핏빛모국어를버리기·아글라야페터라니,『아이는왜폴렌타속에서끓는가』

2시간이우리를내려다본다
우리는풍경속에위치하고시간속에놓인다·캐슬린제이미,『시선들』
너희는우리보다오래살아남아야해·리처드파워스,『오버스토리』
어떤몸과돌이될것인가·리처드세넷,『살과돌』
산책하는걸음하나하나가시쓰기·한정원,『시와산책』
인간을부러뜨려공동묘지로돌려보내는전쟁의시간들·올가토카르추크,『태고의시간들』
판자를붙잡은난파자,물속으로한발들어가는구경꾼·한스블루멘베르크,『난파선과구경꾼』

3타자와기억
먼지나공기처럼부유하는아름다운소우주들·클라우디오마그리스,『작은우주들』
얕은관계가망치는삶과기억·윌리엄트레버,『펠리시아의여정』
자기비하에빠지는책읽기·줄리언반스,『예감은틀리지않는다』
여행에서모은잡동사니,천조각,폐지·이탈로칼비노,『보이지않는도시들』

4나자신에게서멀어지기
질서와이름속에포함되지않는빛나는존재·룰루밀러,『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잃으면넓어진다·리베카솔닛,『길잃기안내서』
내게없는몸을향한읽기와동경·얀그루에,『우리의사이와차이』
짐을꾸려우리최악의자아를떠나·레슬리제이미슨,『공감연습』
자아를치유하는형식되찾기·한병철,『리추얼의종말』
자기자신에서가장멀어지고타자화되는질병·앤보이어,『언다잉』

5늙어간다
당신도나도바스러진다·디노부차티,『타타르인의사막』
더이상젊지않은사람들을위한책·장아메리,『늙어감에대하여』
시대와엇박자를낼것·에드워드W.사이드,『말년의양식에관하여』
차가운현재와미래보다는과거로·존밴빌,『바다』

맺음말낭비하고우회하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새로운나를찾아가는책읽기

『살아가는책』에서저자는독서라는행위를통해예기치못한감정에사로잡히곤한다.“책상에앉아한발짝도움직이지않았는데모래바람을맞으며달을보았고,말울음소리를들”은듯한기분을느낀다.오랜편집자생활로진중한읽기가몸에밴만큼책속으로깊이침잠해들어가는것이다.그리하여저자는낯선세계를기꺼이헤매고다니며타자들과조우한다.생경한삶과이야기를제것처럼느끼며익숙한자신과조금씩멀어지기를시도한다.

길을잃는다는것은분명히장소성을의미해내가있는이곳의바깥을탐험한다는뜻이다.그러면서우리는처음만난타인들속으로들어가그곳에서“잠시라도타인의심신을걸쳐볼수있”게된다.거기서잃는것은‘과거의나’다.길을잃으면나를잃고(그런두려운처벌속에서)새로운자신을얻는다.길을잃으면들어갔던입구로도로나오는것이아니라새로운출구로빠져나오게된다._140쪽

저자는기존의‘나’를벗어나새로이자신을발명해내기위해책을읽는다.글속에서마주치는인물과상황에오래머물며섣불리다음으로넘어가지않으려애쓴다.“좋은것은기존의것이부서질때얻어질수있다”는말을심도있는독서로실천하는것이다.

작품과현실을잇는중간자로서의글쓰기

『살아가는책』에서언급되는책속이야기는저자가직접경험했거나인터뷰를통해들었던사연들을불러일으킨다.데버라리비의『살림비용』에서쉰이넘는나이에결혼을끝내고홀로서기를시작한화자를보며저자는이혼한지인들이가부장제적사회에서겪는다사다난한부침을상기한다.아글라야페터라니의『아이는왜폴렌타속에서끓는가』에서친족성폭력에노출된아이를보면서는“23년간하루도예외없이지옥에서살았어요”라고고백하던스물네살의예원을떠올린다.이렇듯저자는책을읽는도중에끊임없이현실의문제들이문장사이로틈입해오는경험을한다.자신의고통을책으로쓸수밖에없었던작가들처럼,그들의생을경유한감각으로섬세한문장들을써내려간다.

나는오랫동안읽기만하던독자에서최근쓰는쪽으로조금씩건너왔다.쓴다는것은자신을허물어뜨렸다가재구축하는과정이다.허물다보면스스로가한심해지지만,구축하다보면못생기고헐거운자신도견딜만해진다.(…)읽는데서나아가필연적으로나의삶이될글쓰기를향해한발한발같이내디뎠으면좋겠다._8~9쪽

읽었던책에대해글을쓰는일은결국먼곳의이야기들을제안으로불러들이는작업일것이다.타자와텍스트로촘촘히결속되는과정이자잇대어지고확장되는체험일것이다.그러므로『살아가는책』은열성적읽기와곡진한쓰기가우리의삶을얼마나풍요롭게만드는지보여준다.책과더불어살아갈때에만비로소맞이할수있는생의경이로운장면들을선사한다.

이은혜(지은이)의말

나는오랫동안읽기만하던독자에서최근쓰는쪽으로조금씩건너왔다.쓴다는것은자신을허물어뜨렸다가재구축하는과정이다.허물다보면스스로가한심해지지만,구축하다보면못생기고헐거운자신도견딜만해진다.그건좋은면모를가진타인들이내속에들어와계속뒤엉키기때문인데,나는네가되고너는내가되는것이바로이책이쓰이는과정이었다.

추천사

두개의이미지가떠오른다.하나는계단을나란히오르는두친구의이미지다.친구가옆에있어서다음날아침두사람은조금더계단을오를힘을갖게될것이다.또하나는낮은담장을사이에두고이야기를나누는두친구의이미지다.낮은담장에는오래된나무문이있다.문은결코닫혀있는법이없고두친구는자주서로의공간을방문한다.그공간에종종다른사람들도새가먹이를찾듯이날아든다.두친구중하나는사람이고다른하나는책이다.책은사람과함께살아간다.그냥은아니고우리의온갖시름걱정을나누면서.책의페이지에우리의사연을슬쩍끼워주면서.우리도읽다보면찾게된다.외로워도너무외롭지않을방법을,힘들어도아주힘들지않을방법을,두려워도품위있을방법을,『살아가는책』은그것을찾는것이주특기인사람이쓴글이다.모든좋은책은우리를혼자팽개쳐두지않는다.이글도그렇다.우리같이겪어내봐요,하는속마음이에너지가되어책의밑바탕에흐른다.귀기울이면졸졸소리가들릴것이다.
-정혜윤(라디오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