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의 말 : 글쓰기의 경이 -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양장)

김혜순의 말 : 글쓰기의 경이 -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양장)

$18.04
Description
“시는 인간 존재를 다른 곳으로, 더 나은 곳으로 이끕니다”

경계를 무너뜨리며 흘러넘치는 목소리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삶과 글쓰기에 대하여
40년 넘는 시력으로 한국 현대시의 저변을 넓혀온 김혜순 시인의 인터뷰집 『김혜순의 말』이 출간되었다. 황인찬 시인이 인터뷰어로 참여하여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서면으로 주고받은 대화를 묶은 책이다. 시란 무엇이고 시인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뿐 아니라 삶과 예술에 대한 폭넓은 사유를 두 시인의 밀도 높은 언어로 담고 있다. 육체성과 타자성, 죽음과 고통, 가족과 시대의 억압, 여성으로서의 글쓰기 등 김혜순의 작품 세계에서 도드라지는 주제 의식들을 그의 생애와 겹쳐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기도 하다.
『김혜순의 말』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고통’이다. 이 인터뷰집에서 우리는 몸의 고통을 어떻게 사유할 수 있을지, 그로 인해 어떻게 타자와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시적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하여 시인은 끝없이 시인 자신을 타자화해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타인의 고통을 감각하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위치에 우뚝 선 김혜순 시인. 그의 강렬하고도 지성 어린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글 쓰는 삶의 충만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는 시인의 것이면서 독자의 것입니다. 시인과 독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장소에서 은밀히 만납니다. 시인은 유령처럼 독자의 시선에서 다시 탄생합니다. 그 만남의 장소 없이 시인은 존재하지 않지요. _233쪽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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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순

대상을주관적으로비틀어만든기괴한이미지들과속도감있는언어감각으로자신의독특한세계를구축해온김혜순이시를통해끈질기게말하는것은죽음에둘러싸인우리삶의뜻없음,지옥에갇힌느낌이다.그죽음은생물학적개체의종말로서의현상적,실재적죽음이아니라,삶의내면에커다란구멍으로들어앉은관념적,선험적죽음이다.그의세번째시집제목이『어느별의지옥』인것도우연은아니다.『어느별...

목차

서문

몸과죽음
타자와동물
어머니의죽음,남겨진달
하기,은유를넘어
문학이라는학교
문학과정치
예술과삶,미래의책

연보

출판사 서평

몸의고통으로새로운전망을여는시

『김혜순의말』에는시인이어린시절부터외할머니를어머니처럼따르며성장한일,대학에진학하여처음으로시를쓰게된정황,동인활동을통해여성주의를익혀간나날,출판사에서편집자로근무하던중경찰서로불려가폭행을당한사건,서울예술대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겪었던에피소드등이고스란히담겨있다.그러므로시인의삶과작품세계가서로어떠한영향을주고받으며변모해나갔는지를살펴볼수있다.또한시인이오랫동안몰두해온집필방식도발견할수있는데,이는곧‘나’라는한계를벗어나고자하는글쓰기이다.

저는제고통이극에달한밤,제몸에돋는거대한날개를목도합니다.그리고고통받는여자의어깨에투명한날개가돋았다고씁니다.더나아가여자의고통이여자를하늘에올렸다고씁니다.그것뿐입니다.오직즉각적인상상력에의해서만우리의고통을쓸수있을뿐입니다._85쪽

시인은제몸의고통을경유한글쓰기로만자신을벗어나잠시나마‘우리’가될수있다고말한다.물흐르듯쏟아져나오는비탄의언어를통해서만타자와나의구분을무너뜨리고지워내는시학이가능하다고설파한다.이러한글쓰기는김혜순시인이직접겪어내야했던가부장제와가족주의,독재정권,성차별,팬데믹사태등을관통하는동시에새로운시적전망을열어젖힐수있는동력이되어주었다.

시를씀으로써,글쓰는행위자체가저를이비탄의바깥으로향하게도했습니다.이런저의생각이시의비탄으로여는일종의시적전망이라고부를수있다면좋겠다고생각했습니다._93쪽

시인으로사는일의모든것

『김혜순의말』에서시인은문학에빠지게된계기로고등학생시절친구의집에서세계문학전집을빌려읽은이야기를들려준다.문학의강렬한첫체험으로귄터그라스의『양철북』을꼽는다.한때강은교,이승훈의시를즐겨읽었으며보들레르의시와니체의아포리즘을직접번역해가며공부했다고도말한다.데뷔하고교수로임용되어오규원시인과함께근무하던시절을술회하면서는강의준비가자신의글쓰기에미친영향을되짚고자신만의시론을정립해나가게된바탕을설명한다.

학생들에게강의하기위해준비한,시어와는다른명증한산문적언어들이시학이라는산문을쓰기위한연습이될수있었어요.그리고시에대한정의는시마다다를수있다는생각을,저의글쓰기로달성하고싶다는욕망이생겼지요.(…)제시론은우리나라에서비평가들이나시론가들이여성시인들을따로떼내어서,여성시인들만의시를논하면서도여성시에대한이해가없었기때문에,제가나서서여성시에대한시론을전개하게된결과물입니다._194~195쪽

시인은진중한문학론외에도개인적으로즐기는힙합음악과영화,미술작품등에대한애정을아낌없이드러낸다.과거에티베트와네팔을여행하며목격한불교의만다라(曼陀羅)형상에대한관심도그중하나이다.시인은우리몸에숨어있는이도형과무늬가우리에게서시의목소리를내어놓도록이끈다고말한다.

역동적인리듬과파동으로서의글쓰기를내어놓게하는게시인안에들어찬만다라인지도모르지요.리듬도만다라도모두반복을밑그림으로갖고있지요.만다라는대개이차원으로그려져있지만우리안에는제가포탈라궁에서본삼차원의만다라가세워져있겠지요.그삼차원만다라가다시보이지않는공간까지포섭하면서바깥으로터져나가겠지요._266쪽

이렇듯『김혜순의말』은예술을향한시인의지대한관심과열정,그로인한시적통찰의순간들을다채롭게펼쳐놓는다.한국문학계에서독보적인영역을개척한시인의삶을총체적으로조망하며,그의담대한생각과경험을진솔한목소리로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