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와 겐지의 문장들 : 자연과 우주를 사랑한 미야자와 겐지의 세계 (양장)

미야자와 겐지의 문장들 : 자연과 우주를 사랑한 미야자와 겐지의 세계 (양장)

$15.00
Description
“인간이 있고, 종이가 있고, 펜이 있어, 꿈처럼 이 풍경을 쓴다”
자연과 우주를 사랑한 미야자와 겐지의 문장들
“칭찬도 받지 않고/고통도 주지 않는/그런 사람이/나는 되고 싶네”. 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미야자와 겐지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쓴 작품이다. 맑은 눈으로 세계를 응시하며 자유로이 상상력을 펼치던 그는 죽음을 예감한 순간에도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시인이자 동화작가, 농업학자였던 미야자와 겐지는 어린 시절부터 산천을 거닐며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까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했다. 그리하여 자연 풍경과 생명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는 물론이고 지극히 인간적인 소망과 환희, 슬픔의 정조까지 녹여낸 글을 써 내려갔다.

『미야자와 겐지의 문장들』은 그가 쓴 동화, 시, 편지, 농민예술론에서 엄선한 문장들을 엮은 책이다. 자연과 우주, 삶과 죽음, 현실과 이상에 대한 성찰이 담긴 그의 문장들은 여전히 많은 이에게 회자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 작은 이야기의 조각들이 마침내는, 당신을 위한 맑고 깨끗한 식량이 되기를 제가 얼마나 바라는지 모릅니다(『주문이 많은 요리점』 초판본 서문).”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널리 영감을 주며 오늘날 일본의 국민 작가로도 불리는 미야자와 겐지. 그의 정수가 담긴 『미야자와 겐지의 문장들』을 통해 우리는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르고 순수하게 정진하는 사람은 시간의 뒤편에 하나의 거대한 예술을 만듭니다. 저기를 보세요. 푸른 하늘 저편에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가지요. 새들은 모두 자기 뒤에 궤적을 남깁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않지만 저는 본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두 우리 뒤에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이 모든 이의 가장 숭고한 예술이에요. _「말리브랑과 소녀」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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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야자와겐지

일본의대표적인동화작가이자시인이면서농예과학자이다.이와테현하나마키시의독실한불교집안에서태어났다.중학교2학년때부터일본의시조라할수있는단가를짓기시작한겐지는열여덟살무렵부터동화를지어형제들에게읽어주었다고한다.1921년에는무작정도쿄로상경하여동화를창작했는데,겐지동화의초고는대부분이시기에쓰여졌다.이후농업학교교사로일하면서왕성한창작활동을계속...

목차

들어가며

Ⅰ환상의세계로·동화
Ⅱ별자리의노래·시
Ⅲ부디행복하시기를·편지
Ⅳ올바르고굳세게살아가기·농민예술론

연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독특하고기발한상상력의동화
인간과자연의조화를담은시

미야자와겐지는1896년일본이와테현하나마키에서태어났다.전당포업을하는아버지의일을도우며성장기내내곤궁한농민들의생활을가까이서지켜보며자랐다.그러다보니안타까운현실속에서가장소외된위치에놓인아이들에게즐거움을주고싶다는소망으로동화를쓰기시작했다.손님을골탕먹이고함정에빠뜨리는「주문이많은요리점」,인간의성장과책임의식에관한「구스코부도리의전기」,환상적은하계여행록「은하철도의밤」등을꾸준히집필하며독특한상상력과공생의세계관이담긴이야기들을펼쳐냈다.

여기이은하수를진짜강이라고한다면,이작은별들하나하나가강가에수없이흩어진모래나자갈알갱이라고할수있겠지요.또이것을거대한젖줄이라고한다면,은하수와더욱비슷할겁니다.말하자면이별들은젖속에떠다니는작은지방알갱이가되겠지요.그렇다면강의물에해당하는것은무엇일까요.바로일정한속도로빛을전달하는진공입니다.태양과지구도그진공속에떠있습니다.말하자면우리도은하수라는물속에살고있는것이지요._「은하철도의밤」에서

미야자와겐지는동화뿐아니라시창작에도진중한열의를보였다.숲길을산책하거나밭을일구던중불현듯떠오르는심상들을그때그때언어로스케치하는방식을선호했다.그는인간이깜박이는불빛처럼세상에잠시머물다사라지는존재라여겼기에자신을에워싼들과산,바람,별의가없는아름다움을종이에한글자한글자남겨놓는작업에몰두했다.인간과자연의조화를,현실과환상의경계를섬세하고풍부한어휘로묘사했다.

나는숲과들판의연인/갈대숲사이를바스락바스락가다보면/수줍게접힌녹색편지가/어느새주머니속으로들어오고/숲속어두운길을가다보면/초승달모양입술자국이/팔꿈치와바지에가득하구나_「잇폰기들판」에서

불운한나날에써내려간편지
무구한창조를꿈꾼농민예술론

미야자와겐지는1924년동화집『주문이많은요리점』과시집『봄과아수라』를출간했으나큰호응을얻지못했다.건강이좋지않아농사일을하다가도금세숨이차헉헉대기일쑤였고글쓰기를위해가업을물려받지않은탓에경제적으로궁핍하게지냈다.그럼에도미야자와겐지는세상을향한애정과인간적인삶에대한사유를멈추지않았다.병세가심각해져앓아누운와중에도옛제자에게다음과같은편지를써보냈다.

바람속을자유롭게걷는다든가,분명한목소리로몇시간이나대화를할수있다든가,자기형제를위해몇엔이든선뜻내놓을수있다든가,이제그렇게하지못하는제게는그것이신의경지에다다른일이나마찬가지입니다.(…)부디지금당신이누리고있는그생활을소중히지키세요.건성으로지나치지말고,제대로침착하게,한때의감격이나흥분을피하며,즐길수있는건즐기고괴로워해야할건괴로워하며살아갑시다._겐지37세,하나마키농업학교시절제자야나기와라쇼에쓰에게

세상과인간에대한관심은그의농민예술론에서도드러난다.창작활동과더불어벼작법및비료설계등을연구하고강연했던미야자와겐지는농민에의한,농민을위한예술의필요성을주창했다.도시의예술과는사뭇다른,흙과나무와빛속에서만길어올릴수있는맑고즐거운창조의방식을꿈꾸었다.

우리는새로운아름다움을창조하자/미학은끊임없이이동한다/‘아름다움’이라는말이사라지기전까지는끝없이확장하리라/우리는갈림길과나쁜길을경계해야만한다/농민예술이란우주감정을땅의사람개인이구체적으로드러낸표현이다_「농민예술개론강요」에서

이렇듯『미야자와겐지의문장들』은길지않은생애동안그가남긴다채로운저작의핵심들을고스란히담고있다.불운한환경에서도끝끝내글쓰기를포기하지않았던미야자와겐지의삶과예술적성취를한권의책으로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