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 : 영화 바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 : 영화 바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15.00
Description
“우리는 서로의 시선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영화에 살고 죽는 소설가와 번역가의 조우
영화 이야기를 통해 재현하는 삶의 장면들
영화를 전공한 소설가 서이제와 영화를 좋아하는 번역가 이지수가 함께 쓴 산문집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가 출간되었다. 서이제 소설가는 첫 소설집 『0%를 향하여』를 통해 영화 촬영이 필름에서 디지털 작업으로 이행되는 시절의 감각을 그려냈고, 이지수 번역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니시카와 미와 등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의 작품을 다수 번역했다. 이 책은 이처럼 영화와 밀접하게 관계 맺은 두 사람이 프레임 바깥에서 나눈 ‘마침표 없는 이야기’다.
언뜻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둘의 첫 만남은 이지수 번역가의 『키키 키린의 말』 북토크 진행을 서이제 소설가가 맡으면서 성사되었다. 그날의 풍경과 대화는 두 사람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자리 잡았고, 마침내 “영화에 관한, 영화관에 관한, 영화와 얽힌 사람들에 관한” 기억들을 눌러 담은 한 권의 책을 쓰기에 이르렀다. 하나의 주제 아래 한 편씩 글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영화를 보던 시간과 영화가 건네는 메시지를 서로의 시선을 통해 체험한다.
영화에서 출발한 스무 편의 글은 둘이 지나온 삶의 장면들을 경유해 지금에 도달한다. “‘영화’라는 말도 모른 채” 영화를 봤던 어린 시절, 극장에 간다는 설렘에 하굣길을 내달리던 청소년기, 좋아하는 걸 넘어 직접 영화를 찍게 된 대학 시절, 상사를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영화를 보러 간 직장 생활까지 영화는 과거의 곳곳에서 목격된다. 두 사람은 영화와 관련한 삶의 한때와 기억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이어감으로써 우리 각자의 서사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영화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시선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까 타인이 보는 세상을 나도 보고 싶었다.
─「에필로그」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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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이제,이지수

영화를전공한소설가.2018년「셀룰로이드필름을위한선」으로〈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0%를향하여』『낮은해상도로부터』가있다.
문학동네젊은작가상,민음사오늘의작가상,김만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_계속듣고싶은이야기(이지수)

처음이라는특별한의미
-뭐야,별거아니잖아?(서이제)
-어떤영화는이런식으로도특별해진다(이지수)

두번째만남
-다시는볼수없을사람에게(서이제)
-‘빨간맛’은이제그만(이지수)

각자혼자함께
-빛과함께사라졌다가(서이제)
-우리이제파전먹으러갈래요?(이지수)

나는이도시를사랑하게되었다
-가본적없는곳에애정을갖는일(서이제)
-사라졌지만이어지는것(이지수)

최고로,제일,가장
-추락하는필모에날개를……(서이제)
-멀리서응원봉을흔드는마음으로(이지수)

떠올리면언제든그계절로데려가는
-수박껍질같은사랑(서이제)
-여름햇살이축복처럼(이지수)

오묘하고깊은맛
-매일먹고사는일(서이제)
-50개의밤껍질을벗기며(이지수)

좋거나혹은별로거나
-차기작을기다리며(서이제)
-더많이보며실패하고성공하기(이지수)

마침내헤어질결심
-영화의언어를통해(서이제)
-사랑의시차(이지수)

당신을위한영화
-그래도아름다워(서이제)
-내가지금뭘본건가(이지수)

에필로그_아름다운시선하나(서이제)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다가오는영화속이미지들
영화의앞뒤로길게펼쳐지는이야기

두사람은먼저영화에관한여러‘첫번째경험’에관해이야기를나눈다.서이제소설가는처음갔던극장이라는낯선공간에서의외의포근함을느끼기도하고,처음본영화는아니지만영화속이미지를욕망하게만든〈하나와앨리스〉에‘첫번째’라는특별한태그를붙여주기도한다.이지수번역가는보다구체적인과거의장면들을길어올린다.어린시절극장에서먹던아이스크림,혼자극장으로달려가던하굣길,이성친구와어깨를맞대고영화를보던설렘의순간까지.그러나차례차례떠올린추억들이실은온전하지않을수도있다는사실을덧붙인다.

자의적으로편집한과거는영화의앞뒤에달라붙어하나의흐름을이룬다.나는이흐름을복기하는순간이좋다.거기에는대체로무채색인인생에서특정장면만선명하게채색되어떠오르는작은기적이있다.
─34쪽

누군가를열렬히좋아하는마음에대한이야기도진진하다.두사람모두‘최고,가장’이라는말앞에서결백해지고싶다며‘최애’라는단어를사용하는데주저한다.그러면서도데인드한을좋아하다못해그의가족까지‘덕질’하거나샤이아라보프를보기위해비를쫄딱맞으며기다린일(서이제)을고백하고,〈조제,호랑이그리고물고기들〉을반복해서보던마음이이누도잇신이라는감독에대한관심으로옮겨갔던일(이지수)을털어놓는다.한편으로는좋아하던대상의기행이나비윤리적스캔들,기대에어긋나는필모그래피에실망도하면서애증의존재를어떤마음으로바라볼것인가도진지하게고민한다.
이렇듯영화에대해이야기한다는것은우리가보내온시절을회고하는일과도닮아있다.두사람의이야기를듣다보면때로는제목이나내용보다,배우나감독보다영화바깥에펼쳐진삶에대해좀더들여다보게된다.영화를보러가기전과보고난후의감정,그날의날씨와분위기,시대의풍경등은영화와함께하나의큰덩어리를이루며우리삶곳곳에똬리를튼다.


사랑이라는단어없이사랑을말하는영화
두사람이쓰는〈헤어질결심〉

하나의‘주제’에대해주고받은글을엮은『사랑하는장면이내게로왔다』에서하나의‘영화’에대해이야기를나눈글이딱한편있다.바로한동안수많은밈을생성하며신드롬에가까운인기를누렸던〈헤어질결심〉이다.두사람은각자의방식대로영화를관람한후,상대방의시선으로다시한번영화를본다.
이지수번역가는사건도사랑도늘먼저알아채고앞서나아가는서래와,형사로서살인용의자를사랑하는일에끝없이갈등하는늦된해준이그려나가는궤적에주목한다.저자는이를영원히만나지못할‘돌림노래’에비유하며,해준처럼사랑의신호를뒤늦게해석한자신의시절인연을회상한다.한편,서이제소설가는“영화의언어가작동하는방식”에초점을맞춰이야기를풀어낸다.서래의말을알아듣기위해번역기를,서래를잘보기위해망원경을사용하며“사랑하는대상쪽으로한없이가까워지려고노력”하는해준을부각하기위해‘줌zoom’을효과적으로사용했다는것이다.

누군가혼자봤던영화를,다른시간다른공간에서나혼자봐도좋을것같다는생각이들었다.그럼그영화는우리가함께본영화가될수있을까?‘영화를함께본다는것’에대해생각하게된다.영화를함께본다는건,단순히영화가상영되는시간을함께경험하는것만을의미하진않을것이다.
─65쪽

이렇게다른시간다른공간에서같은영화를보고이야기나누는일또한‘함께영화를보는경험’이라할수있을터이다.영화를혼자보는것에익숙하고타인과영화에대한감상을주고받는일에서툰사람이라면,영화바깥에서펼쳐지는이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여도좋겠다.돌이킬수없는시절을다시마주하고,가본적없는곳에도애정을갖게되고,견고한취향의벽이무너지는경험을하게될지도모를테니까.

작가의말
서이제
나는그의시선을통해더많은것을볼수있게되었다.내가본적없는영화를볼수있었고,가본적없는곳에이를수있었다.그뿐만아니라,우리는서로를모르던때각자다른곳에서맞이했던영화적인순간들도나눌수있었다.나는이지수번역가가혼자극장에서영화를보았던시간과좋아하는영화의촬영지로향하던시간을알게되었다.그가삶에서만났던사람들과그때마다느꼈던감정들을느낄수있었다.세상을바라보는아름다운시선하나를더발견한느낌이었다.

이지수
우리가1년여에걸쳐나눈이야기를이제당신에게건넨다.이안에는영화에관한기억,영화관에관한기억,영화와얽힌사람들에관한기억이있다.우리의기억들이당신안의영화와관련된기억과이어져확장되는광경을상상해본다.언젠가당신의이야기를듣는우리를상상해본다.그또한우리가언제까지고계속듣고싶은이야기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