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 희망으로 연결된 SF 세계, 우리의 공존에 대하여 -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 희망으로 연결된 SF 세계, 우리의 공존에 대하여 -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26.29
Description
SF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작가
인종, 성, 권력 등의 문제들을 탐구해온
옥타비아 버틀러의 국내 첫 인터뷰집
과학기술에 대한 상상력뿐만 아니라 인종과 성별, 환경, 정치 및 종교 문제 등을 녹여낸 작품들로 SF와 판타지의 폭을 넓혀온, 작가들의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 그의 글쓰기 인생을 총망라하는 방대한 분량의 인터뷰집이 국내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남북전쟁 이전으로 시간 여행을 해 노예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흑인 여성(『킨』), 17세기 아프리카에서 횡행했던 노예무역을 모티프로 한, 사람들을 교배, 개량하려는 불사의 인물과 그 계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치유자의 공존(『와일드 시드』), 기후변화와 계급사회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혐오를 담아낸 디스토피아 세계(‘우화’ 시리즈) 등 그가 보여준 다채로운 장면들은 역사와 미래를 오가며 SF와 판타지의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 그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버틀러의 작품 세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이 책 곳곳에 실렸다.
더불어 책에는 그동안 만나볼 수 없던 버틀러의 사적인 이야기들도 수록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가 작품 속 인물들의 다양성만큼이나 복합적인 인물이었음을 알게 된다. 스스로를 글 안에 담으면서도,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흑인 여성 SF 작가’라는 한정적인 분류에 불편함을 내비쳤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개인의 정체성이 작품을 통해 서서히 그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옥타비아 버틀러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늘 소름 끼치게 끔찍하고 슬프도록 아름다운데, 이 인터뷰집은 어느 한쪽으로 분류할 수 없는 그 다면적인 인간들만큼이나, 버틀러 자신도 복잡성을 지닌 매력적인 사람이었음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들이 출발점으로 삼은 아이디어와 작품의 구체화 과정, 소설 이면의 고민 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미 버틀러의 팬인 독자뿐 아니라 버틀러를 이제 막 만나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선물 같은 한 권의 책이다.
-김초엽(소설가)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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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옥타비아버틀러

OctaviaButler,1947~2006
1947년6월22일,옥타비아마거릿가이와로리스제임스버틀러사이에서‘옥타비아에스텔버틀러’라는이름으로태어났다.구두닦이였던아버지를일찍여의고,가사도우미로일하던어머니와외할머니슬하에서자랐다.수줍음탓에다른아이들과잘어울리지못했고,글을읽고쓰며시간을보냈다.열두살에판타지소설을쓰기시작했으며,이후로꾸준히SF를써나갔다.패서디나칼리지,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로스앤젤레스에서수학했고,같은시기미국서부작가조합의오픈도어워크숍에서SF작가S.L.스테벨과할란엘리슨의가르침을받았으며,클라리온SF작가워크숍에도참여했다.
1976년‘패터니스트’시리즈의첫권인『패턴마스터Patternmaster』를출간하며본격적인작가의길을걸었다.이시리즈와더불어1979년출간한『킨』의성공으로다른일들을그만두며글쓰기에전념하게되었고,이후‘제노제네시스’3부작,‘우화’시리즈등을출간해대중과평단의사랑을모두받았다.과학기술을통한상상력뿐만아니라인종과젠더,사회적위계,공동체,종교등의광범위한문제들을깊이있게탐구하며,‘아프로퓨처리즘’의선구자로도꼽힌다.1984년에발표한중편「블러드차일드」로네뷸러상과휴고상,로커스상을수상했고,1995년에는SF작가로서는처음으로이른바‘천재상’이라불리는명망높은맥아더펠로십을받았다.2005년시카고주립대학교의국제흑인작가명예의전당에올랐다.
2006년2월,시애틀의자택근처에서쓰러진후회복되지못하고58세의나이로생을마감했다.그가남긴원고를비롯한자료들은버틀러와오랜관계를유지했던헌팅턴도서관에기증되었다.

목차

서문│콘수엘라프랜시스

전주어지는대로받기가싫어요
우리가살고있는세상과조금비슷한세상
라벨붙이기
있을법한일들에대해
글로캐낸삶의조각들
우린같은레코드판을계속돌리고있어요
작가가되기위해서
라디오상상력
SF도다른어느분야만큼폭넓고다양해요
아이디어의문학
문자해독능력
SF의통찰과경고
인종차별에대한에세이
크게생각하는사람
끔찍함으로부터상상하기
살아남은이야기
관심을기울이게되는것들
종교는어디에나존재하죠
제겐써야할소설들이있었고그래서썼어요

옮긴이의말
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어떤종류든중요한변화야말로SF의핵심이에요”
우리를공존으로이끄는변화에대하여

옥타비아버틀러는작가의의무를가리켜“모든인간의차이에대해쓰고독자들이그걸받아들일수있게돕는것”이라고말한다.실제로버틀러의작품은흑인과백인,여성과남성,인간과비인간을아우르며,어느한쪽으로치우치지않는세계의가능성을보여주었다.특히그는‘공감’을이용해차별을무력화하는데,‘우화’시리즈(『씨앗을뿌리는사람의우화』『은총을받은사람의우화』)에서‘초공감증후군’으로설명되는이절대적인공감능력은“모두가다른모두의고통과쾌락을느낄테니,누군가를해치기가무척어려워지겠”다는생각에서비롯되었다.
버틀러의이러한공존에대한아이디어는필연적으로‘변화’로이어지며,서로를향해있던대립의에너지를변화라는한방향의에너지로돌려놓는다.외계종족과인간의공존및결합을다룬그의소설「블러드차일드」역시궁극적으로생존자들의‘변화’를다루고있다.또한버틀러는변화를위해서는우주로나가는것도하나의방법이라고제안한다.그는그것이“우리가성장할수있는최선의길”이라며우주를생각해내는데,“지구가아닌곳에서사는방법을익혀야하는스트레스”를이용해우리의에너지를붙들어매면,우리가성숙할시간을가질수있다고덧붙인다.버틀러는1960년대의우주경쟁을가리켜,실제전쟁은하지않으면서경쟁하는동시에과학기술분야에많은성과를거둔훌륭한방법이었다고회고하며,차이의대립에그치지않는변화의가능성을다시한번강조한다.

사람들은선과악에대한이야기를더좋아하지만,저는선과악을가르는게지루하다고생각해서잘쓰지않아요.밖으로나가서대의를찾고100퍼센트선한사람들과100퍼센트악한사람들을찾기는어렵죠.그래서히틀러가그렇게인기가좋은가봐요.정말쉽게미워할수있는대상이니까요.하지만저는사람들끼리의투쟁에대해쓰는편이에요.무엇인가를향한투쟁,또는무엇인가에서벗어나려는투쟁,성장하거나어떤변화를해결하기위한투쟁이요.
-101쪽

겉돌던아이에서작가가되기까지
멈춘적없던글쓰기여정

어릴적수줍음이극도로심해다른아이들과잘어울리지못했던버틀러는읽고쓰는일로외로움을달랬다고고백한다.그러던중TV에서방영된한SF영화를보고자신이그보다낫게쓸수있겠다고생각해글을쓰기시작했다.글을쓰던초창기에는참고할만한작품이나선생을만나지못해,당시주류를차지하고있던“술과담배를지나치게하는서른살짜리백인남자가나오는”소설들을썼던버틀러는점차자신을“글에집어넣었”고,그결과오랜기간백인남성의장르로여겨졌던SF의문법을비틀어대중의사랑과평단의찬사를모두성취했다.

제가SF를쓰기시작했을때는,아니제가SF를읽기시작했을때는어떤작품에도제가보이지않았어요.흑인이라고는가끔등장하는캐릭터,아니면이해력이너무나빠서무엇하나제대로해내지못하는캐릭터밖에볼수없었죠.전저자신을글에집어넣었어요.저는저고,여기있으며,글을쓰고있으니까요.
-7쪽

버틀러의책들은광범위한작품세계를구성하는만큼그수도적지않은데,일생을글쓰기에헌신해온작가의노력이빛나는대목이다.소설한권을쓰기위해도서관에서산더미같이많은책을빌려와파고들고,버스를타고나라를횡단하고,때로는아마존탐험까지불사하는그는“하나도모르는화려한뭔가를쓰고싶다는욕망”만으로SF에접근하는사람들에게비판적인태도를취한다.“제가SF를계속쓰는건,그안에서는거의무엇이든할수있기때문이에요.하지만어떤재료를가지고놀려면그전에그에대해알아야하기에,저도먼저조사작업부터하죠.”
더크고다양한세계를그리기위해자신에게있는공포를마주하고,기꺼이다른몸이되어보는작가옥타비아버틀러.그과정을낱낱이보여주는이번인터뷰집은버틀러의유산이집요한탐구가낳은그의소설들에있음을알리는동시에각각의작업이‘흑인여성SF작가’라는분류에갇힐수없는진실을다루고있음을증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