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이야기 (양장)

로마 이야기 (양장)

$16.80
Description
줌파 라히리의 4년 만의 신작 소설집
이름, 국적, 나이, 성별…… 주어진 정체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첫 소설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작가, 줌파 라히리의 4년 만의 신작 소설집 『로마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로 쓴 이번 작품에는 로마를 배경으로 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산문집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를 시작으로 『책이 입은 옷』, 소설집 『내가 있는 곳』 등을 이탈리아어로 썼던 줌파 라히리는, 『로마 이야기』를 통해 이탈리아어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와 함께 그동안 천착해온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끈질긴 질문을 던진다. 줌파 라히리는 『로마 이야기』의 영어 번역에도 직접 참여했고, 미국판은 국내 번역본과 같은 날인 10월 10일에 동시 출간되었다.
인도계 미국인 작가 줌파 라히리에게 이방인이라는 감각은 소설의 중심 테마였다. 그는 첫 소설집인 『축복받은 집』에서부터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가 느끼는 미묘한 불안을 그려왔다. 『로마 이야기』에서도 이방인성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며, 특히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쓰며 정체성을 발명했던 경험은 이방인성에 대한 풍부한 통찰로 이어진다. 줌파 라히리는 『로마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날 때부터 주어진 정체성이란 유동적이며, 인간은 모두 불가해한 세계를 떠도는 이방인이라고 묘사한다.
소설은 줌파 라히리가 수년간 거주했던 로마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로마는 유적으로 가득한 도시다. 두터운 역사로 쌓아올린 곳에서도 생생한 ‘지금’의 삶이 펼쳐지고 있듯이, 소설 속 인물들은 태생적으로 지닌 이름, 국적, 성별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분투한다.

살아남는 법을 배우려면 얼마나 오래 살아야 할까?
몇 번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까?
나는 여자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할 계획이다. 광장 위로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참 엿같은 도시야.” 우리 중 한 명이 침묵을 깨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_『로마 이야기』, 「단테 알리기에리」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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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줌파라히리

1967년영국런던출생.벵골출신의이민자가정에서태어났다.곧미국으로이민하여로드아일랜드에서성장했다.바너드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보스턴대학교문예창작과대학원에재학하면서단편소설을쓰기시작했다.같은대학에서르네상스문화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
1999년첫소설집『축복받은집』을출간해그해오헨리문학상과펜/헤밍웨이문학상을수상했고,이듬해퓰리처상을수상했다.2002...

목차


경계
재회
P의파티
밝은집


계단


택배수취
행렬
쪽지
단테알리기에리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인간은모두이방인이다
미묘한차별의풍경과경계에선인물들

줌파라히리의인물들은유동하는정체성때문에불안을느낀다.불안앞에놓인인물들은타자를배제하면서내집단을강화하거나세계바깥을유랑한다.『로마이야기』는이방인이라는정서의내부와외부를입체적으로포착한다.
소설에는로마로이주해온이민자들이주로화자로등장한다.그들의시선을통해서은근하고도집요하게행해지는차별의풍경이그려진다.피부색이다른이민자여성이식당에서화장실에가려고하자소녀가발을쭉뻗고앉아서길을막고(「재회」),초등학교보조교사로일하는이주자여성에게“네나라로돌아가”라는내용의종이쪽지가전해진다(「쪽지」).고국에서의전쟁을피해이주해온난민은힘겹게얻은집과가족을지키려다가주위이웃들의핍박으로인해반강제적으로쫓겨난다(「밝은집」).
소설은차별의피해자뿐아니라가해자도그려내면서서사를복합적으로확장한다.「P의파티」의화자인중년남성작가는로마에서태어나쭉살아온로마사람이다.그는외국인을그저대상화하며바라보는편견어린인물이지만,관심이있는외국인여성에게는이방인처럼소외당한다.줌파라히리는인간이라는존재는결국누구나이방인일수밖에없다고이야기하면서이름붙여진정체성너머의인간조건을탐구한다.

그들은내가속한그룹과너무나달랐다.즉로마에서나고자란사람들,걱정스러운로마의쇠퇴를한탄하면서도절대로마를떠나지못하는사람들과달랐다.서른살에단순히사는동네를바꾸고,새로운약국에가고,새로운신문가판대에서신문을사고,새로운바의테이블에앉아있는것이하나의출발,하나의큰움직임,하나의일탈을의미하는사람들과말이다.
_『로마이야기』,「P의파티」에서

줌파라히리의시선으로재구성한로마
한폭의프레스코화처럼펼쳐지는이야기

『로마이야기』에담긴아홉편의소설들은로마를배경으로하고있어로마라는도시의심장박동을공유한다.같은도시를무대로펼쳐지는이야기들은한작품에등장하는인물이다른작품에서도스쳐지나간다는상상을하게만든다.「택배수취」의이주자여성이타고있는버스에「경계」에나오는가족의어머니가타고있을수있고,「쪽지」에서외국출신여성에게폭력적인내용이담긴종이쪽지를주는초등학생이「계단」의불량한청소년들과함께어울릴수있는것이다.
무엇보다이런상상이가능한이유는소설에서장소의지명과인물들의이름,국적,나이등의구체적인정보가의도적으로배제되어있기때문이다.이야기의배경이되는장소는실제로마의지명이아닌‘계단’,‘광장’,‘거리’등으로표현된다.등장인물들은이름이라는고유명사가아닌‘어머니’,‘외국인’,‘형제’와같은보통명사로지칭된다.구체적인정보가사라지면서장소와장소,인물과인물사이의경계가흐려지고,아홉편의단편소설은로마라는도시를한폭의프레스코화처럼재구성한다.또한소설속인물들의이야기는곧우리모두의이야기가된다.

라히리는이름이가지는무게와중요성을알고있다.이름은규정하고구체화한다.이름은우리의태생이나모국어처럼부과된다.라히리는이름이부여하는정체성너머에있는개인의또다른본질에관심을가진다.이름을제거하는것은라히리에게어떤무게에서자유로워지는걸의미한다.이름이없으면경계가허물어지고의미가확장된다.
_「옮긴이의말」에서

『로마이야기』는‘단편소설의대가’라는수식어를얻은줌파라히리답게지극히명징하면서도아름다운작품들로이루어져있다.경계를오가며자신만의언어를탐구하는작가가보여주는세계를동시대에읽을수있다는건축복이다.“매혹적인폐허와생동하는삶으로가득한로마라는도시와닮아있는(〈보그〉)”이번소설집은줌파라히리의신작을기다려온독자들에게반가운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