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16.00
Description
“세상은 내 마음을 형용사들로 가득 채우지.
심지어 나는 눈에 보이는 것 너머까지 상상하지”

생의 끝자락에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세상의 신비
영혼의 지평을 넓혀주는 시인, 메리 올리버
전미도서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미국 최고의 시인”(〈뉴욕 타임스〉)으로 불리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2024년 새해를 여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국내에 메리 올리버의 시와 산문을 꾸준히 소개해온 마음산책에서 『천 개의 아침』 『기러기』 『서쪽 바람』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은 살아생전 새벽같이 일어나 예술가들의 낙원인 프로빈스타운을 홀로 거닐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숲과 들판, 모래언덕, 바닷가를 누비며 온몸으로 자연 풍광을 보고 듣고 느끼려 애썼다. 불현듯 이 세상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듯한 감각에 휩싸이면 이를 노트에 아름답고 정연한 문장으로 써 내려갔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며 영혼의 지평을 넓히던 메리 올리버가 일흔 중반에 접어들며 쓴 시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오래 묵은 생의 고통을 떨쳐내고 죽음이란 신성한 법칙에 기꺼이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장하고 스러져가는 자연물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보며 느낀 삶의 유한성과 신비를 고스란히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종내 시인은 노쇠한 몸으로 “날개를 단 기분을 느끼는 날들”(「할렐루야」)을 맞이하기에 이른다.
생의 끝자락에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필멸의 감각을 두려움 아닌 겸허한 환희로 수용한 메리 올리버. 긴 세월 자연과 교감하며 만물을 사랑하고 자신도 사랑하게 된 그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따스하고 너그러운 품으로 세계를 끌어안는다. 그리하여 시인이 남긴 애틋하고 진솔한 시어들은 우리에게 은총과 같은 위안을 선사한다.

어떤 이가 // 내게로 와서 / 머물더니 / 서서히 // 삶을 바꾸는 / 모든 것이 되었지. / 오, 모든 이에게 // 그런 행운이 왔으면 좋겠어. _「아픈, 아프지 않은」 중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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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메리올리버

저자:메리올리버

시인.1935년미국오하이오에서태어났다.열네살때부터시를쓰기시작해1963년첫시집『여행하지않고NoVoyageandOtherPoems』를출간했다.1984년『미국의원시AmericanPrimitive』로퓰리처상을,1992년시선집『기러기』로전미도서상을받았다.『천개의아침』『서쪽바람』등의시집뿐아니라『완벽한날들』『휘파람부는사람』『긴호흡』등의산문집도꾸준히출간했다.예술가들의고장프로빈스타운에서날마다숲과바닷가를거닐며세상의아름다움을찬양하는글을쓰고소박한삶을영위했다.2019년1월17일,여든세살을일기로잡초우거진모래언덕으로돌아갔다.



역자:민승남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메리올리버의시선집『기러기』,시집『천개의아침』『서쪽바람』,산문집『완벽한날들』『휘파람부는사람』『긴호흡』을옮겼다.제15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노랑
백조
심장의시
독수리왕자
이태백과달
맴돌이를생각하며
쇠백로
제비꽃
그다음에파랑새가노래했지
우리기쁨에떠네

늘공책을들고다니는시인
또아까시나무
할렐루야
이른아침

당신이그것에대해참되게말하면,마음이그걸견디는데도움이되지
과수원의빈나뭇가지
제임스라이트에게받은교훈
깊은여름
거의대화에가까운
이책에는흉내지빠귀가많이있지
기도
연못에서
우선,달콤한풀
참으로섬세하고겸허한목소리를지닌들참새에게고마워하며
겨울의풍경
난아주단순한글을쓰고싶어
증거
나는서있어
슈베르트
달과물
나젊고가난했을때
클라리온강에서
필립의생일
내가되고싶은것
천사들에대하여그리고나무들에대하여
늑대를만나서
그냥비
수수께끼,그래
상상해봐
산미겔데아옌데에서의첫날들
나무들
아픈,아프지않은
독보적이고활기찬삶
또다른여름이시작되어

옮긴이의말
작가연보
메리올리버를향한찬사

출판사 서평

“그아름다움은선물이었지”
자연이건네준치유력과포용성

메리올리버는어린시절아버지에게성적으로몹쓸짓을당하고는집에있는걸견딜수없어월트휘트먼의시집을들고숲속을돌아다녔다.세상에서흔적도없이사라지고싶을만큼의고통을느꼈으나들판에피어난꽃,바람에넘실대는잎사귀,우렁차게흐르는강물,푸른달빛에몸을맡기며조금씩평안을되찾았다.그렇게자연속에서마음을치유했던경험을글로쓰던시인은세상을긍정하고찬양하는법을체득해갔다.노년에이르러서는“움직이지않는시커먼것”(「겨울의풍경」),“빛없는지하실”(「증거」)로부터벗어나“햇살쏟아지는길”(「산미겔데아옌데에서의첫날들」)로홀가분히걸음을옮길수있었다.

나는잠이깨어/어둠의/마지막시간을/달과단둘이//보내지./달은/마치좋은벗답게/내불평//들어주고/그빛으로/확실한위안주지._「달과물」중에서

과거의그늘에서자유로워진시인은한결너른포용성을보여준다.「연못에서」는시인과갓태어난아기기러기들의만남을그리는작품이다.이시에서여섯마리아기기러기중다섯은무럭무럭자라튼튼한날개를갖지만한마리는성장이더디더니끝내날아오르지못한다.그러자시인은가을이되어멀리떠나는기러기들을환송하고,남은한마리를조용히부둥켜안는다.

자연은많은수수께끼를품고있고//그중엔가혹한것들도있지./(…)/그리고내가/세상을받아들이는방식?/훨훨날아간/그다섯마리새끼와//두부모에대해선/기뻐하고/남아야만했던날개없는한마리는/가슴에품어주었지._「연못에서」중에서

“나는신성함의일부다”
삶과죽음을아우르는숭고한시선

『세상을받아들이는방식』에서메리올리버는삶너머의풍경까지예민하게감각한다.「맴돌이를생각하며」에서시인은어느오후에초록늪지를걷다가한쪽다리를저는사슴과마주친다.성치못한다리가허공에서맴도는모습을보며사슴에게‘맴돌이’라는이름을붙이고자신은“그저말이나웅얼거리는무해한웅얼이”라고칭한다.둘은종과언어를초월한교감을나누는데,오래지않아맴돌이는어느청년의화살에맞아생을마감한다.이때시인은사슴의죽음을슬퍼하거나연민하지않고“우리모두미완성의삶을”남길뿐이라읖조린다.
「클라리온강에서」도생사를초월한듯한태도는여실하다.이작품에서시인은오후내내강물의이야기를귀기울여듣는다.만약에신이존재한다면그것은버터이자행운일것이고,자신의개를죽인진드기,백합,숲,사막,녹아가는만년설,잠재적으로는우리모두일것이라상상한다.세상의모든존재에서신의모습을,일종의신성함을발견하는것이다.
이렇듯『세상을받아들이는방식』은우리가“신의의도와희망의작은조각”일수있다고말한다.만물을경외하는자세를통해삶에깃든숭고함을깨닫도록이끈다.

모든아름다운것은보는이들을감동시켜/숭고한생각으로이끄는본연의역할을하지./세상이라는훌륭한스승에게영광있으라._「증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