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떠올리는 취미를 갖고 싶다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데 마음을 쓰지 않도록
‘까다로움’과 ‘좋아함’에 대하여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데 마음을 쓰지 않도록
‘까다로움’과 ‘좋아함’에 대하여
첫 책 『태도의 말들』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엄지혜 작가의 신작 에세이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이 출간되었다. 온라인 서점의 매거진 〈채널예스〉와 팟캐스트 〈책읽아웃〉을 만들며 책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온 작가는, 타인을 면밀히 관찰하고 타인의 행동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사람이다. 첫 책에서 인터뷰하며 들었던 말이나 책을 읽다가 발견한 문장 중 ‘혼자 알기 아까운 말들’을 모으고 엮어 존중과 배려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에서는 자신의 호오와 생각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 쓴다. 직장에 다니고, 독자를 만나고, 아이를 키우며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본 작가는, 좋아하고 의지하는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기준과 목록을 비교적 선명하게 지니고 있다. 구체적인 일화와 함께 제시된 이 목록을 차례로 읽다 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그 근원에 자리한 진심은 무엇인지 성찰하게 된다.
나는 사랑에 금세 빠지는 ‘금사빠’가 아니다. 굉장히 신중하게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한다. 나에게 실수를 했어도 악의가 없었다면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좋아하진 않을 뿐, 그리고 거리감을 둘 뿐이다.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고 싶은 욕망, 나에게 잘하지 않아도 좋은 사람이라면 좋아하고 싶은 마음, 나는 이런 마음에 대해 생각을 참 많이 하는 사람이다. _113~114쪽
“침묵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불편함을 감당하며 더 나은 관계를 쌓아가기
작가는 타인과 천천히 친해지는 사람이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법은 없다. 오래 지켜보다가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렇게 한번 마음을 열면 끝까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인간관계에 진지하고 까다로운 만큼, 매사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쉬이 넘어가지도 않는다.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경솔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서서히 닫는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 없고, 그러길 바라서도 안 되는 것이 타인의 마음”이라고 썼다. 섣불리 재단하거나 반응하지 말고, 타인의 상황을 신중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가 쓴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곧 ‘닮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 정확하게 칭찬하는 사람, 자발적인 사람 등 대부분 자신의 욕구와 호오를 선명하게 알고 표현하며 상대에게 부적절한 죄책감을 안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와 잘 지내려 전전긍긍하지 않고, 소수일지라도 진심 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으려 한다.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당장의 어색함을 마주하기 싫어서 침묵하거나 지나치게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고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인데, 내게 올 불이익을 생각하며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이 나는 더 좋다. _16쪽
작가는 불편한 관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만큼, 서로 존중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관계에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주변을 살핀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주었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진심은 행동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거나 힘들 때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모두 상대를 진심으로 염려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극히 사려 깊고 투명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귀한 마음’이다.
정말 귀하다고 생각하는 마음들이 있다. 나에게 어떠한 호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먼저 찾아와주는 사람. 도움을 줬지만 어떠한 보상이나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뻐하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_170쪽
“단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돌봄을 통해 이야기하는 관계의 확장
엄지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엄마, 독자, 직장인’이라고 쓰곤 했다. 끊임없이 읽고 쓰면서 육아를 하는 일이 자신의 작가적 바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돌봄과 관련된 책이 출간되면 애정으로 찾아 읽고 소개했으며, 돌봄에 대해 쓴 앤솔러지에 공저로 참여하기도 했다. 작업과 육아를 함께하는 작가들을 인터뷰할 때면 “작업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균형을 잡았는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돌봄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잘 쌓아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까닭이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에는 작가가 직장인으로서뿐 아니라 다른 엄마들과 쌓아가는 관계에 대해서도 쓰여 있다. SNS로 엄마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신생아로 태어나 돌봄을 수행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다시 돌봄을 받는 노인이 되기까지, 작가는 돌봄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삶도 이야기한다. ‘관계’의 의미를 일과 사회생활에서뿐 아니라 돌봄과 사회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을 통해 일터에서든 육아에서든, 타인을 섬세하게 살피고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더욱 조심스럽게, 신중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싶어진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나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할 때도 있으니까.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손 내밀어주길 바라는 사람의 신호를 모른 체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고마운 마음을 애써 꽁꽁 싸매지 않고 자주 표현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_「에필로그」에서
나는 사랑에 금세 빠지는 ‘금사빠’가 아니다. 굉장히 신중하게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한다. 나에게 실수를 했어도 악의가 없었다면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좋아하진 않을 뿐, 그리고 거리감을 둘 뿐이다.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고 싶은 욕망, 나에게 잘하지 않아도 좋은 사람이라면 좋아하고 싶은 마음, 나는 이런 마음에 대해 생각을 참 많이 하는 사람이다. _113~114쪽
“침묵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불편함을 감당하며 더 나은 관계를 쌓아가기
작가는 타인과 천천히 친해지는 사람이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법은 없다. 오래 지켜보다가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렇게 한번 마음을 열면 끝까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인간관계에 진지하고 까다로운 만큼, 매사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쉬이 넘어가지도 않는다.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경솔한 사람에게는 마음을 서서히 닫는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 없고, 그러길 바라서도 안 되는 것이 타인의 마음”이라고 썼다. 섣불리 재단하거나 반응하지 말고, 타인의 상황을 신중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가 쓴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곧 ‘닮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는 사람, 정확하게 칭찬하는 사람, 자발적인 사람 등 대부분 자신의 욕구와 호오를 선명하게 알고 표현하며 상대에게 부적절한 죄책감을 안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와 잘 지내려 전전긍긍하지 않고, 소수일지라도 진심 어린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으려 한다.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당장의 어색함을 마주하기 싫어서 침묵하거나 지나치게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 있어야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고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인데, 내게 올 불이익을 생각하며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다. 불편한 관계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이 나는 더 좋다. _16쪽
작가는 불편한 관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만큼, 서로 존중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관계에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주변을 살핀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먼저 손 내밀어주었던 사람들의 고마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진심은 행동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도와주거나 힘들 때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모두 상대를 진심으로 염려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극히 사려 깊고 투명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귀한 마음’이다.
정말 귀하다고 생각하는 마음들이 있다. 나에게 어떠한 호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먼저 찾아와주는 사람. 도움을 줬지만 어떠한 보상이나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뻐하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_170쪽
“단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돌봄을 통해 이야기하는 관계의 확장
엄지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엄마, 독자, 직장인’이라고 쓰곤 했다. 끊임없이 읽고 쓰면서 육아를 하는 일이 자신의 작가적 바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돌봄과 관련된 책이 출간되면 애정으로 찾아 읽고 소개했으며, 돌봄에 대해 쓴 앤솔러지에 공저로 참여하기도 했다. 작업과 육아를 함께하는 작가들을 인터뷰할 때면 “작업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균형을 잡았는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돌봄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아이와의 관계를 잘 쌓아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까닭이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에는 작가가 직장인으로서뿐 아니라 다른 엄마들과 쌓아가는 관계에 대해서도 쓰여 있다. SNS로 엄마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신생아로 태어나 돌봄을 수행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다시 돌봄을 받는 노인이 되기까지, 작가는 돌봄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삶도 이야기한다. ‘관계’의 의미를 일과 사회생활에서뿐 아니라 돌봄과 사회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을 통해 일터에서든 육아에서든, 타인을 섬세하게 살피고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 알아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더욱 조심스럽게, 신중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싶어진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나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할 때도 있으니까.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손 내밀어주길 바라는 사람의 신호를 모른 체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고마운 마음을 애써 꽁꽁 싸매지 않고 자주 표현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_「에필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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