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질문하는 영화와 마주치기 위한 안간힘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신작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신작
35여 년간 평론가로, 때로는 감독으로 활동하며 오로지 영화에 복무하고 있는 정성일의 신작 『나의 작가주의』가 출간되었다. 그간 여러 책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단독 저서를 선보이는 것은 14년 만이다. 긴 시간 정성일의 궤적을 좇으며 글과 말을 통해 영화적 유대감을 구축해온 이들에게는 오랜만에 그의 글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왕빙, 영화가 여기에 있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중국 영화감독 왕빙王兵과 그의 작품에 대해 쓴 책이다. 왕빙은 중국 선양시의 스러져가는 공장단지 '톄시취鐵西區'를 담은 9시간 11분짜리 다큐멘터리 〈철서구〉로 2003년 등장하며 자신의 이름 두 자를 세계 영화계에 각인시켰다. 이후 〈세 자매〉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사령혼〉 〈흑의인〉 등 조국의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가에 의해 정체성이 훼손당하고 주변부로 내몰린 사람들을 계속해서 찾아다니며 촬영하고 있다.
정성일 역시 2003년 〈철서구〉를 처음 본 후 “영화를 보는 나를, 그렇게, 질문 앞으로 데려가는 영화. 그렇게 나를 다시 한번 처음으로 데려가는 영화”라고 상찬했고, 그때부터 줄곧 왕빙을 향해 경건한 존경과 사랑을 보내왔다. 왕빙의 촬영 현장을 따라다니며 〈천당의 밤과 안개〉라는 영화까지 만들 정도로, 정성일에게 왕빙은 각별하다. 그는 이 책에서 왕빙의 영화 아홉 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왕빙이라는 감독에 대해, 이름이 삭제된 이들에게 이름표를 붙여주는 작업과도 같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철저하게 써 내려간다.
정성일은 왕빙의 생애부터 영화평론, 부산에서 직접 나눈 인터뷰와 필모그래피까지 공력을 기울여 경애하는 감독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그는 종종 '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왕빙을 좋아하는가'라는 물음을 들어왔는데, 『나의 작가주의』로 그에 대한 답신을 갈음하게 되었다. 나아가 이 책은 동시대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 감독 중 하나인 왕빙을 바로 알 수 있는 유일한 한 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왕빙의 영화는 내게 당신은 영화를 왜 봅니까, 라고 물어보았다. 이 질문의 자리가 시작이 되었다. 그의 영화(들) 앞에서 나의 기쁨을 위해서, 라고는 대답할 수 없었다. 누군가 의무를 갖고 영화를 만들 때 반대편 자리에 앉은 사람은 책임 앞에 서게 된다. 나는 영화가 주장하는 모든 권리를 밀쳐내고, 그 권리의 바깥에 놓여 있는 거기, 그 장소, 그 장소에 있는 사람에게로 향할 때 비로소 영화와 세계 사이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_「책머리에」에서
'왕빙, 영화가 여기에 있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중국 영화감독 왕빙王兵과 그의 작품에 대해 쓴 책이다. 왕빙은 중국 선양시의 스러져가는 공장단지 '톄시취鐵西區'를 담은 9시간 11분짜리 다큐멘터리 〈철서구〉로 2003년 등장하며 자신의 이름 두 자를 세계 영화계에 각인시켰다. 이후 〈세 자매〉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사령혼〉 〈흑의인〉 등 조국의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가에 의해 정체성이 훼손당하고 주변부로 내몰린 사람들을 계속해서 찾아다니며 촬영하고 있다.
정성일 역시 2003년 〈철서구〉를 처음 본 후 “영화를 보는 나를, 그렇게, 질문 앞으로 데려가는 영화. 그렇게 나를 다시 한번 처음으로 데려가는 영화”라고 상찬했고, 그때부터 줄곧 왕빙을 향해 경건한 존경과 사랑을 보내왔다. 왕빙의 촬영 현장을 따라다니며 〈천당의 밤과 안개〉라는 영화까지 만들 정도로, 정성일에게 왕빙은 각별하다. 그는 이 책에서 왕빙의 영화 아홉 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왕빙이라는 감독에 대해, 이름이 삭제된 이들에게 이름표를 붙여주는 작업과도 같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철저하게 써 내려간다.
정성일은 왕빙의 생애부터 영화평론, 부산에서 직접 나눈 인터뷰와 필모그래피까지 공력을 기울여 경애하는 감독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그는 종종 '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왕빙을 좋아하는가'라는 물음을 들어왔는데, 『나의 작가주의』로 그에 대한 답신을 갈음하게 되었다. 나아가 이 책은 동시대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 감독 중 하나인 왕빙을 바로 알 수 있는 유일한 한 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왕빙의 영화는 내게 당신은 영화를 왜 봅니까, 라고 물어보았다. 이 질문의 자리가 시작이 되었다. 그의 영화(들) 앞에서 나의 기쁨을 위해서, 라고는 대답할 수 없었다. 누군가 의무를 갖고 영화를 만들 때 반대편 자리에 앉은 사람은 책임 앞에 서게 된다. 나는 영화가 주장하는 모든 권리를 밀쳐내고, 그 권리의 바깥에 놓여 있는 거기, 그 장소, 그 장소에 있는 사람에게로 향할 때 비로소 영화와 세계 사이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_「책머리에」에서
나의 작가주의 : 왕빙, 영화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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