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림 : 세계 미술사의 획기적인 그림 51

오직, 그림 : 세계 미술사의 획기적인 그림 51

$27.60
Description
1세기경 로마시대 프레스코화부터 21세기 키키 스미스의 〈하늘〉까지
서양미술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51점의 회화작품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하며 34년 동안 현대미술의 이론과 현장을 두루 살핀 박영택 경기대학교 교수의 정수가 담긴 책 『오직, 그림』이 출간되었다. 서양미술사에서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회화작품 51점을 박영택 저자의 유려하고 섬세한 감상과 함께 소개했다. 현대에 접어들며 미술의 매체는 다양해졌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뿐 아니라 설치미술, 영상 작업 등도 주요한 미술의 갈래가 되면서 ‘회화의 종말’이 꾸준히 대두되었다. 『오직, 그림』은 미술의 본질로서 회화의 매력을 정립한다.
저자는 미술평론가로서 자신을 깊이 뒤흔든 작품들을 골랐다. 『오직, 그림』에는 서양미술사를 혁신한 그림 51점이 수록되었는데, 렘브란트, 반 고흐, 피카소처럼 국내에 널리 알려진 화가의 작품과 장 앙투안 바토, 모리스 위트릴로, 막스 베크만처럼 비교적 생소한 화가의 작품이 나란히 담겨 호기심을 자극한다. 키키 스미스, 게르하르트 리히터, 데이비드 호크니처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당대의 작가들의 작품도 책에 실려 있다. 회화의 가능성이 소진된 것처럼 보이는 시대에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캔버스에 담아내는 이들의 시도는 그 자체로 신선한 영감을 준다.
『오직, 그림』은 미술 애호가의 컬렉션이기도 하다. 박영택 저자의 소개를 따라 천천히 한 작품씩 응시하다 보면, 그림을 사랑하는 저마다의 이유를 새삼 되새기면서 자신만의 컬렉션을 꾸려보고 싶어질 것이다.

모든 이미지는 대상에 대한 감지와 관찰로부터 솟아오른다. 보는 것에서부터 이미지는 시작한다. 그러나 본다는 것은 단순히 망막에 비치는 상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직관과 경험, 기억과 연상, 감각기관의 접근과 개화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까 본다는 것은 인식하는 일이고 깨닫는 일이며 몸 전체가 반응하는 일이다.
_141쪽

저자

박영택

저자:박영택
서울에서나고자랐다.대학원에서미술사를전공하고뉴욕퀸스미술관에서큐레이터연수를마쳤다.10여년간금호미술관에서큐레이터로일했다.1999년부터현재까지경기대학교교수로재직중이며,한국현대미술,작품분석,전시기획,전시분석등을강의하고있다.1991년부터미술평론을시작해서그동안다수의전시리뷰와서문,칼럼등을썼고,60여개의전시를기획했다.제2회광주비엔날레특별전큐레이터,아시아프전시총감독,강정대구현대미술제총감독,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전시감독,대구예술발전소개관기념전전시감독등을역임했다.지은책으로는『예술가로산다는것』(2001),『식물성의사유』(2003),『애도하는미술』(2014),『한국현대미술의지형도』(2014),『민화의맛』(2019),『앤티크수집미학』(2019),『삼국시대손잡이잔의아름다움』(2022)을비롯해모두23권의저서와6권의공저가있다.논문으로는「박정희시대의문화와미술」「송현숙의서체적추상회화분석」등25편이있다.현재국립현대미술관운영자문위원,세화문화재단이사,아트페어평가위원,정부미술품운영위원등을맡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1물리적인벽을환영적공간으로만드는시선:작가미상,〈꽃을들고있는처녀〉
2입체적인환영의길을열다:조토디본도네,〈애도〉
3현재의시간으로살아돌아오는얼굴:로베르캄팽,〈여인의초상〉
4신의무한성과마주하는인간:프라안젤리코,〈수태고지〉
5타자의응시가남긴‘얼룩’:한스홀바인,〈두대사〉
6거대한색상덩어리로빚어내는형상:티치아노베첼리오,〈자화상〉
7부정할수없는개인성:엘그레코,〈가슴에손을얹은기사〉
8빛과어둠의환상적인조합:카라바조,〈엠마오의저녁식사〉
9사물을사유하게만드는그림:프란시스코데수르바란,〈컵속의물과장미〉
10마법처럼감각적인그림:디에고벨라스케스,〈교황이노센트10세의초상화〉
11빛나는여자의목덜미와진줏빛드레스:헤라르트테르보르흐,〈인물들이함께있는내부〉
12살아숨쉬는사물의현존성:요하네스페르메이르,〈진주목걸이를한여인〉
13얼굴에내재한삶의굴곡과주름:렘브란트하르먼스판레인,〈두개의원이있는자화상〉
14아름다움의환상속에깃든슬픔:장앙투안바토,〈제르생의간판〉
15재현될수없는눈과마음:프란시스코고야,〈알타미라백작부인과그녀의딸,마리아아구스티나〉
16신비스러운자연의정령:카미유코로,〈빌다브레〉
17세계의찰나성과우연성:에드가드가,〈리허설〉
18아름다운색채의향연:피에르오귀스트르누아르,〈고양이를안고있는여인〉
19공간의물질적속성들을이용하고작동시킨화가:에두아르마네,〈폴리베르제르의술집〉
20자기안의것을끄집어내는강력한힘:빈센트반고흐,〈아를에서그린자화상〉
21풍경을통해느낀감정의동요:에드바르뭉크,〈붉은집〉
22자연과지각의관계에관한회화:폴세잔,〈양파가있는정물〉
23현상으로부터해방된색채:알베르마르케,〈그랑오귀스탱강변길〉
24대상의형식을재현한그림:파블로피카소,〈여인의흉상〉
25세계를순진하게보아야한다는진실:앙리루소,〈방브수문좌측의방어시설경관〉
26덧없는도회지에서의삶의풍경:모리스위트릴로,〈방리외산누아거리〉
27색채를물고있는실내풍경:앙리마티스,〈붉은작업실〉
28비가시적인것을가시화하는작업:파울클레,〈밤의회색으로부터나오자마자〉
29지적이고도자기확신으로가득찬이상적인남자:막스베크만,〈턱시도를입은자화상〉
30빛과함께건져올려지는범속한사물:피에르보나르,〈정원이보이는식당〉
31불길한욕망이항시적으로머릿속을지배하는인간존재:발튀스,〈테레즈몽상〉
32오염되지않은지각의옹호:장뒤뷔페,〈지구파편〉
33색채와마티에르의대조와충돌:세르주폴리아코프,〈흰색과빨강,파랑〉
34처소없는재현:빌럼더코닝,〈여인5〉
35절박한몸부림에가까운붓질:필립거스턴,〈페인팅〉
36질료와형상,붓질과색채사이에서진동하는그림:조르조모란디,〈정물〉
37재현과추상의경계를문질러버리는그림:리처드디벤콘,〈앉아있는남자〉
38불확정성으로이루어진선의운명:사이트웜블리,〈파노라마〉
39화면의평면성과한정된테두리에대한인식:프랭크스텔라,〈게티의무덤〉
40추상적숭고를안기는화면:마크로스코,〈무제〉
41시각세계에매료된그림:데이비드호크니,〈일광욕하는남자〉
42전적으로비표상적인회화:로버트라이먼,〈무제〉
43자신의내면을시각화하는알레고리:아그네스마틴,〈무제〉
44전통적인존재론에질문을던지는얼굴:프랜시스베이컨,〈자화상을위한연구CR86-02〉
45사물이되어버린이미지:앤디워홀,〈레닌〉
46집단기억의망각과왜곡에대한시각적은유:게르하르트리히터,‘1977년10월18일’연작중〈총살당한남자〉
47의미작용으로환원되지않는새로운것의출현:안젤름키퍼,〈떨어지는별들〉
48리비도와에고사이에서부침하는유약한인간:루치안프로이트,〈푸른색발톱을가진플로라〉
49텍스트에걸려들지않는낯선얼굴:뤼크튀이만,〈루뭄바〉
50우리의일상적인비전과의투쟁:빌헬름사스날,〈카퍼와리타〉
51신비스럽고성스러운분위기아래연출된태피스트리:키키스미스,〈하늘〉

도판출처및저작권

출판사 서평

이그림만은꼭알아야하는이유에대한사려깊은통찰
한권의책으로정리하는그림의역사

『오직,그림』에는시대와화풍을아우르는작품들이실려있다.1세기경로마에서제작된프레스코화부터시작해르네상스,바로크와로코코를거쳐사진의등장이후회화를혁신한인상주의,입체파,추상표현주의등의사조가이어진다.각시기를대표하는그림들을역사순으로따라가다보면회화의변화양상이한눈에들어온다.
르네상스이후화가들은실제모습과유사한이미지의재현을목표로한다.한인간의얼굴을고스란히포착한벨라스케스의〈교황이노센트10세의초상화〉(1650)와시대의풍속을보여준장앙투안바토의〈제르생의간판〉(1721)이그사례다.그러나1839년사진이발명되면서대상을있는그대로재현하는것의의미가사라진다.이후반고흐의〈아를에서그린자화상〉(1888),에드바르뭉크의〈붉은집〉(1890)처럼실재하는대상을감정이라는프리즘에통과시켜표현한작품들이등장한다.세잔과피카소는하나의화면에여러관점을종합하기시작한다.사진의등장이후재현에서표현으로,구상에서추상으로변화하던회화는마크로스코의색면추상작품〈무제〉(1964)에서방점을찍는다.
이책은거기서그치지않고더나아간다.프랜시스베이컨,데이비드호크니처럼추상화라는회화사의흐름에저항하면서새로운형식의구상화를시도한작가들을소개한다.키키스미스,안젤름키퍼처럼회화작품안에신화적인형상을개입시키는작가들도이야기한다.『오직,그림』이전하는서양미술사는과거에서미래로나아가는선형적인역사가아니라과거와현재가끊임없이대화를주고받는원형적인역사다.박영택저자는그대화를귀담아들은뒤독자들에게전달한다.

회화란단순하게말해평면에환영을주는장치다.회화의개념은매시기마다조금씩다르게해석되고당대의테크놀로지와이미지사이의관계속에서새로운삶을부여받는다.모더니즘과포스트모더니즘을거치면서회화는사실상무력해졌다.구상과추상회화란이미과거의것이되었다.그러나회화는죽지않고매번새롭게,다르게출현해서다시살아날,그리고죽어갈기회를엿본다.
_417쪽

오래그리고깊이바라보는시선으로
우리가그림을사랑하는이유를증명하다

박영택저자는한그림을오래관찰한다.구석에있는작은붓터치하나조차놓치지않는끈기와세심함으로그림의이면을밝혀낸다.『오직,그림』은긴시간을들여바라봤을때에만감지할수있는작품의속삭임이있다는것을알려준다.
조토의프레스코화〈애도〉(1304~1306)에서는그림의구도와인물들의배치를살피면서예수의시신을둘러싼인물들의이야기를끌어낸다.마네의작품〈폴리베르제르의술집〉(1882)에서는그림우측에배치된두인물의미묘한형상을통해서그림의의미를확장한다.조르조모란디의〈정물〉(1954)에서는고요한사물들틈에서미묘한어긋남을발견하고,루치안프로이트의〈푸른색발톱을가진플로라〉(2000~2001)에서는그림하단에그려진그림자를통해성적인뉘앙스를포착한다.

훌륭한그림이란말을거는그림일것이다.그림은분명우리에게어떤말을하고있으며,그림의소리를들을수있을때그그림은진정살아있는그림이된다.
_159쪽

르네상스때까지만해도회화작품은성당이나왕궁에가야만볼수있는귀한것이었다.그러다캔버스가발명되고복제품이퍼지면서어디에서나쉽게볼수있는것이되었고,회화가지니던신비로움은옅어졌다.『오직,그림』은이차원평면위에물감이얹어졌을때삼차원의구체적대상혹은추상적인감정이살아나는회화의마법같은매력을복원한다.박영택저자의풍부한회화컬렉션은독자들에게왜자신이그림을사랑하는지생각해볼수있는계기를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