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마음 (양장본 Hardcover)

보내는 마음 (양장본 Hardcover)

$16.80
Description
상실의 순간을 마주한 사람들의 곁에서
보폭을 맞추어 걷는 마음

“비어 있는 손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다시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007년 창비장편소설상과 문학수첩작가상을 나란히 수상하며 등단과 동시에 주목받은 서유미 작가의 『보내는 마음』이 출간되었다.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18년 만에 선보이는 첫 짧은 소설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의 초상을 경쾌하면서도 핍진하게 그려 사랑받은 서유미 작가는 점차 다양한 주제, 폭넓은 세대로 시야를 확장하며 작품 세계를 갱신해왔다. 돌봄의 고단함, 연인과의 이별, 직장 동료나 이웃과의 갈등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할 법한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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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유미

저자:서유미
2007년『판타스틱개미지옥』으로문학수첩작가상을,『쿨하게한걸음』으로창비장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당분간인간』『모두가헤어지는하루』『이밤은괜찮아,내일은모르겠지만』『밤이영원할것처럼』,장편소설『당신의몬스터』『끝의시작』『틈』『홀딩,턴』『우리가잃어버린것』,산문집『한몸의시간』이있다.2023년김승옥문학상우수상을받았다.

목차


작가의말

돌보는사람
무너지는순간
변해가는것들
숲과호수사이
어떤여름
지금은우리가헤어져도
우리는무엇에기대어
리치빌
다정한밤
닮아가는사람들
미류의계절
보내는마음

출판사 서평

평범한사람들이지닌보통의마음을그린
일상의세밀화

극적인사건이나과장된서사,예외적인인물의힘을빌리지않고,삶의세목을정교하게그려내는서유미작가의소설은일상의세밀화라할만하다.작가가담백하지만신중한필치로포착하는‘일상성’은우리에게친숙하면서도분명눈길을끌만큼남다른데가있다.여기실린열두편의소설에는‘무너지고’(「무너지는순간」),‘변해가며’(「변해가는것들」),‘헤어지는’(「지금은우리가헤어져도」)순간들이담겼다.그러나서유미작가는누군가는되돌릴수없다고단념하는마음을그대로포기하지않는다.‘사이’에쉴공간을숨겨두고(「숲과호수사이」),가만히‘기댈’곳을마련해주며(「우리는무엇에기대어」),서로‘닮아가는’얼굴들(「닮아가는사람들」)을애정어린눈길로바라본다.

호수를보고있으면마음이차분해졌다.잔잔히펼쳐진물을보며어떤기분과감정을흘려보내곤했다.의도하거나약속하지는않았지만모와윤은지치고마음이다쳤을때마다그곳에갔다.그카페의창을통해사계절의풍경을보았다는건계절마다마음다치는일들이생겼다는뜻인동시에거기앉아있던시간덕분에일상으로돌아올힘을얻었다는증거이기도했다.
_「숲과호수사이」에서,62쪽

세상은“나쁜것과더나쁜것사이에끼어있지만”(「숲과호수사이」)서유미작가는부서지기쉬운일상의균열을숨쉴수있는작은틈새로전환시킨다.덕분에그의인물들은“지나갈기미가보이지않”는무더운계절에도잠시심호흡을하고“여름을정면으로바라”볼용기를얻는다(「어떤여름」).

다친감정을돌보고
내면의상처를회복하는이야기

이번소설집에서는인간관계에서빚어지는감정을둘러싼탐구와더불어,‘돌봄’에대한통찰이각별히빛난다.아이의초등학교입학을앞둔여성이육아도우미에게느끼는애틋함,각자‘엄마’와‘딸’에게는받지못했던따스한감정을나누는조카와이모할머니,길고양이를돌보고서로의건강을챙기는오랜친구사이등오늘의한국사회를구성하는다양한돌봄의양상을세심히살핀다.

의지할것없는세계에서무어라도부여잡고고요히자신을끌어안은사람들.많은것을잃었지만다잃지않은사람들의얼굴이거기있었다.이곳에할머니의사진이걸린다면어떤모습,어떤표정일까.인정은분명그사진앞에오래서있을것이다.
_「보내는마음」에서,196~197쪽

『보내는마음』속소설들은사람은누군가를돌보고,또자신역시누군가에게돌봄을받으며살아간다는사실을담담히일깨워준다.소설을읽다보면독자들은작품속인물에게위로를건네고싶은감정을느끼고,그러면서도리어위로받는경험에이르게된다.서유미작가가행간에숨겨둔다정하지도,무정하지도않은적당한온도의위로들은독자에게살며시다시한걸음을내디딜용기를불어넣는다.

곁에없는엄마와할머니의얼굴을생각했다.자신을지탱해준사람들과자신에게호의적이었던세계에대해.많은일이일어나고지나간뒤에도울지않던얼굴에대해.혹은실컷울고난뒤말갛게된얼굴에대해.가깝다고다정한것도아니고멀리있다고무정한것도아니었다.인정은비가내리는창너머의세계와창안의젖지않은테이블,그리고그위에놓인자신의손을보았다.
비어있는손은가볍지도무겁지도않았다.인정은두손을주머니에넣은채다시걸을수있을것같았다.
_「보내는마음」에서,198~199쪽

저자의말

소설속에는상처받은마음을주머니안에넣어두는인물들이나옵니다.저도삶의다양한순간에서생기는마음의조각들을모아두곤합니다.그것들은눈송이처럼금세녹아버리기도하고돌멩이처럼둥근모양으로가라앉아있기도하고반딧불이처럼환하게제안을떠돌기도합니다.짧은소설을쓰면서그조각들을자주꺼내보았습니다.(…)누군가를떠나보내고무언가를버리며걸어가는사람들의마음.그것이제가오래만지작거린조각이었습니다.거기에기대어책으로묶을용기를낼수있었습니다.이제그마음을당신에게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