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행각

애정 행각

$16.80
Description
세계적인 아티스트 니키리의 첫 번째 저서
에세이스트 임지은과 나눈 대화의 기록
〈프로젝트〉 〈파츠〉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아티스트 니키리의 첫 번째 저서 『애정 행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니키리가 절친한 친구인 에세이스트 임지은과 2년여에 걸쳐 나눈 대화의 결과물이다. 두 저자는 짓궂은 농담과 진지한 사유를 오가면서 예술과 사랑, 삶과 죽음, 인공과 자연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정 행각』은 예술가라는 것이 곧 정체성인 ‘본투비’ 아티스트 니키리를 조명한다. 니키리가 페인팅 작업에 처음 도전하는 이야기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일화, 좋은 예술이 지녀야 할 조건에 대한 대화가 펼쳐진다. 아티스트로서뿐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니키리가 삶에 관해 품은 생각들도 만나볼 수 있다. 임지은은 우정의 파트너이자 정확한 관찰자로 임하면서, 늘 재미있는 것을 찾아다니고, 나이 듦을 두려워하며,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오직 현재에 집중하는 ‘탐미주의자’ 니키리의 진솔한 모습을 끌어낸다.
이 책은 부로 나뉘지 않고 소제목이 계속 이어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곁에서 대화를 직접 듣는 것 같은 생생한 리듬을 느끼게 한다. 책 사이사이에는 니키리가 직접 쓴 짧은 글과 전시를 위해 작성한 작가 노트 등이 실려 있다. 책 표지로는 니키리가 직접 그린 그림이 사용되었다. 『애정 행각』에는 니키리의 글과 말, 그림이 모두 담겨 있어 그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임지은 니키는…… 움직여. ‘나는 너를 생각한다’를 말로만 해서는 전달 안 된다는 걸 아는 사람 같아. 나 너 챙긴다, 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나를 챙겨.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그냥 사랑을 하지. 세상을 사는 법을 말하는 대신에 세상을 살아. 삶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말하는 대신에 그냥 삶에서 움직이고 즐기고 다니지. 나는 그런 걸 훔치고 싶어.

니키리 난 애정 행각을 벌이고 다니는 거지.
-『애정 행각』에서
저자

니키리,임지은

저자:니키리
예술가.작업으로〈프로젝트〉〈파츠〉〈레이어스〉〈신즈〉가있으며영화〈니키리라고도알려진〉으로베를린영화제포럼부문에초청받았다.『언니에게보내는행운의편지』에짧은글을썼다.

저자:임지은
에세이스트.1990년서울에서태어났다.한결같이사람에게관심이많다.사람이라는단어가구겨지면‘삶’이라는단어가생겨난다고여긴다.『이유없이싫어하는것들에대하여』『헤아림의조각들』『연중무휴의사랑』,공저『우리둘이었던데는나름의이유가있겠지요?』『언니에게보내는행운의편지』를썼다.

목차


프롤로그

아티스트가뭔데?
싸가지없는아티스트
아름다운게최고지

예술,무서워서도망가고싶기도하고
그래서,좋은예술이뭔데?
좋은아트는다shit이야
예술은벽에다박아두는못같은것
나는네그림별로야
내그림이야하다고하더라
남자성기를그린거라고쳐
정말로그그림이좋았다고?
좋은작품을알아보는방법,있기는한가요
작업을하는사람이되는것과잘나가는작가가되는것
생의대부분을머뭇거리면서
예술가로서무언가를갖고태어났는지,아닌지
한국은예술말고예능이필요한것같아
막상하려니까,씨발떨려서죽겠는거야
오르가슴은아닙니다만
아티스트로살다가는인생조질것같은예감
아닌거들통날까봐,너무무서운거야
뽀록나면어떡하지
초코같지만전혀초코는아닌짙은고동색아이스크림
한번도사진을사랑해본적이없어
타협은잘해신념은딱히없고
내세계관을만들어야되는거군
나는쪽팔리는게제일싫어
말은남자가하고실천은여자가했구나
그남자는또누구야
남자가사라지고남는것
혼자시간을보내는문제를해결하는법
외로움을가질수있는환경에서의외로움
뉴욕같은외로움

매력은어깨에지고가야하는십자가같은것
나는고정된상태가아니야
서로무언가해주려는마음
“헤픈여자네”
애정행각
따뜻하다면그만입니다
우리는순간인가요,지속인가요?

죽음은미장센이야
세상이달라지더라도예술은그대로
각기다른남자와엉겨붙어키스를하고있는니키
가끔은정말무서우리만큼쿨해
1초의망설임
나는나를지키는것뿐이야
도처에죽음이있었어
행복에내는세금
그냥이사람은존나급한사람이라고요

재수없지만성공하고나서공허해졌습니다
목표가없어서행복합니다
너네도한번늙어봐라
남편은상관없어
예술하고앉아있네
어린남자가자고싶어하는여자
인공적인게뭐어때서
입체적으로못돼처먹은여자
연애는무서운거지만
모두가조금은개박살나봐야돼
예술가는직업이아니라작업이야
별거없어도개좋아
아,존나명쾌하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프로젝트〉부터페인팅작업까지
쉼없이변화하는니키리의작품세계

『애정행각』은니키리라는아티스트의출발점부터현재까지두루살펴본다.이책을읽고나면쉽게접할수없었던니키리의예술적세계와접속하게된다.
니키리는대학교에서사진을전공한뒤뉴욕으로유학을간다.뉴욕에서패션사진등을공부하다가예술가로서의여정에접어든그는졸업을위해만들었던작품〈프로젝트〉가주목을받으면서뉴욕미술계에이름을알리기시작한다.〈프로젝트〉는니키리가드래그퀸,댄서,노인,레즈비언,직장인등으로분장하고실제로그들의삶에동화되어살아가는모습을찍은작품이다.책은〈프로젝트〉작업을비롯해서니키리가뉴욕에서활동하던시기의이야기를풀어낸다.
이후〈레이어스〉〈신즈〉,영화〈니키리라고도알려진〉처럼사진및영상작품을만들어오던그는2023년무렵부터페인팅작업을시도한다.그림그리는기술을제대로배워본적없음에도불구하고자신이예술가로서의타고난재능이있는지시험해보기위해페인팅에도전한다.책에는그가그림을그리면서느낀두려움과설렘이고스란히담겨있다.

니키리그림그리는행위에는내몸에너지가들어가니까‘나의에너지로그린다’는정공법적인의미만남은거같다해야하나.유기체같은내감정이캔버스에담긴다는건,지적유희나컨셉추얼한것이라기보다는신체적인무언가에가깝게느껴져.진짜말그대로나의스태미나에가까운‘에너지’인거야.(…)물론그리면서내가뭘느낄지그림이어떻게될지는나도아직안해봐서몰라.
-『애정행각』에서

니키리는페인팅작업을할때어떤이미지를그려내겠다는의지를갖기보다는신체적인에너지에몰두하면서그기운을따라간다.자신의직관을신뢰하며끊임없이새로운시도를멈추지않는그의모습은깊은영감을준다.

자연스러워지기위한인공적인노력
새로운‘나’를만들어가는사랑의모험

『애정행각』은니키리와임지은이가꾼오랜우정의결과물이다.니키리는임지은의글에서사회가정해놓은선을거뜬히뛰어넘는용기를발견하고,임지은은니키리로부터최선을다해주어진현재의삶을사랑하는법을배워간다.
두사람은여러면에서다르다.창작자로서니키리가확신한다면,임지은은의심한다.니키리가현재에집중한다면,임지은은과거를곱씹는다.그럼에도두사람은부딪치고,깨지고,좌절하고,외로워지는경험을통해서무언가를배울수있다는감각을공유한다.임지은이글을쓸때스스로에게끝없이질문하고퇴고하는과정을거쳐통념에저항하듯이,니키리는매순간무엇이자신을살아있게하고가슴뛰게하는지찾아가면서새로운모험을감행한다.
흔히인공은부정적으로,자연은긍정적으로인식되지만,니키리와임지은은‘자연스러움’을얻기위한‘인공’의노력을지지한다.자연적으로주어진정체성대신새로운‘나’를만들어가는것을즐기는두사람은,『애정행각』을통해서상처받을것이두려워삶에뛰어들지못하는이들에게지금당장열렬하게살라고,마음껏‘애정행각’을벌이라고이야기한다.

어떤행동은그자체로권유가된다.(…)원하는걸반드시하고야마는니키,단한순간도허투루쓰는것없이자신의삶과자신의요구를긴급하게받아들이는니키를볼때마다깨닫는다.어쩌다보니나는나에게하고싶은걸똑바로마주보며살기를권유하는한아티스트와가까이지내는행운을누리고있다고.
-「프롤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