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준 것 (양장본 Hardcover)

당신이 준 것 (양장본 Hardcover)

$16.80
Description
“어쩌면 이 책은
온전한 제 역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의 균열을 바라보는 작가,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 문지혁의 첫 짧은 소설
2010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폭넓은 장르적 스펙트럼을 선보여온 문지혁 작가의 첫 짧은 소설집 『당신이 준 것』이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SF 단편소설로 데뷔해 자전적소설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로 한국문학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다져온 작가는 신작 『당신이 준 것』에서 ‘작가 문지혁’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아우르는 열두 편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작가 지망생 시절 쓴 작품들, 그간 어디에도 수록되지 않았던 데뷔작 「체이서」, 근미래에 『고급 한국어』를 출간한 작중인물 ‘문지혁’을 그리는 최근작까지 담은 이 책은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끌어안고 한 작가의 ‘역사’를 드러낸다.
열두 편의 짧은 소설은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는 상황을 마주한 인물들의 면면을 다채로운 장르로 선보인다. 난데없이 찾아온 비극, 전하지 못한 말과 마음, 끝내 그 의미를 알 수 없어진 사건 앞에서 표류하는 인물들은 우리가 여상히 지나온 시간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여기에 각각의 소설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박선엽 작가의 그림은 이야기에 짙은 여운을 더한다.

검고 조용한 창에 비친 얼굴은 정말로 까맣게 젖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을 닮았다. 모든 것의 의미는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고 난 후에야 밝혀진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과거의 비밀처럼.
_「7초만 더」에서

문지혁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장편소설이나 소설집은 저의 특정한 한 시절을 담은 결과물이지만, 어쩌면 이 책은 온전한 제 역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라며 『당신이 준 것』에 대한 각별함을 표한다. 그 말처럼 이 책은 작가 문지혁이 걸어온 여정의 압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동안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실험해온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 무수한 변화 속에서도 흔적을 드러내는 작가 고유의 인장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문지혁

저자:문지혁
소설가,번역가.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와한국예술종합학교서사창작과전문사를졸업하고뉴욕대학교에서인문사회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2010년단편소설「체이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중급한국어』,『초급한국어』,『비블리온』,『P의도시』,『체이서』,소설집『고잉홈』,『우리가다리를건널때』,『사자와의이틀밤』,작법에세이『소설쓰고앉아있네』,번역서『동물농장』,『라이팅픽션』,『끌리는이야기는어떻게쓰는가』등이있다.문학과책을다루는유튜브채널[문지혁의보기드문책]을운영중이다.

그림:박선엽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조형예술을전공했습니다.절제된색감으로서사성있는일러스트와애니메이션을작업합니다.「조지오웰소설전집」시리즈중일부의표지작업을비롯하여국립중앙박물관의전시삽화,뮤직비디오등여러분야의작업에참여하였습니다.현재는개인작업인「이웃탐험」시리즈를이어가고있습니다.

절제된색감을사용하여서사성있는일러스트와애니메이션을그린다.출판,뮤직비디오,미술전시등다방면의작업에참여하였고,현재는개인창작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순간

KISS
강과맥주
7초만더
굿나잇,웨스트엔드
싱글허니문
핏자국
얼음과달
당신이준

추적

체이서Chaser
홀시커Hole-Seeker
다이아몬드는영원히

미래

멸종과생존

출판사 서평

“나는남겨진채무의미와싸워야했는데
그건인간으로서는도저히승산없는싸움이었다.”

불가해한비극앞에서반전되는삶의좌표

『당신이준것』에서문지혁작가는어떤이유도없이찾아온비극에반응하는인물들을들여다본다.소설은뉴욕의지하철에서방화목적으로뿌린시너를뒤집어쓰거나(「7초만더」),결혼을약속한애인의갑작스러운죽음을마주하거나(「싱글허니문」),살인범으로누명을쓰는(「체이서Chaser」)이들이그재앙앞에서어떤선택을하는지진중한시선으로담아낸다.그로써비극에정당한이유란없음을,일상을무너뜨리는사건이어떻게삶의방향을완전히뒤바꾸는지보여준다.

장례를치르는내내그말이귓가에맴돌았다.그리고마침내나는내가1만분의1이라는확률을한번도제대로이해한적이없다는사실을깨달았다.그것은0.01퍼센트를의미하는것이아니라1만명중누군가와그가족은날벼락같은비극을경험해야한다는뜻이었다.
_「싱글허니문」에서

“그러나아무리같은문장을반복해도
흐릿한그녀의얼굴은끝내분명해지지않았다.”

돌이킬수없는순간드러나는
이야기의이면

비극이한바탕의소란과충격을동반해인물을뒤흔든다면무심결에지나온과거는일상에잠복해있다가촉매제로인해모습을드러낸다.「당신이준」의‘나’는내키지않는가족여행을계획하다옛외국인동료가주고떠난선물의의미를골몰하고,「홀시커Hole-Seeker」에서억지로출장길에오른‘나’역시잘못들고온책으로인해이미결별한가족의이해할수없던행보를되새긴다.「다이아몬드는영원히」의‘수진’은자신과같은이름을가진동급생과의불길한조우이후,남편인‘나’와함께돌이킬수없는사건을겪는다.

아내는왜그런반응을보였던걸까.대체반지는누가보낸걸까.처음부터내가놓친게있었나.있다면뭘까.아내의행선지처럼답은묘연했다.어디선가희미하게가솔린냄새가났다.
_「다이아몬드는영원히」에서

외국인동료가건넨작별선물,어른이된후로떠올리고싶지않은부모,어릴적동경과모멸감을함께안겨준사건등은온전히그의미를파악하지못한채개인의삶에침입한어떤것이다.이렇듯‘당신이준것’으로인해일상에균열과틈이생기는순간떠오르는작은진실이이책곳곳에자리하고있다.『당신이준것』은우리가삶의매순간을이해하고있다는착각을가볍게깨뜨리고,금이간일상을계속살아나가야하는인물의고요하고도치열한투쟁을보여주며묘한위로를건넨다.

■작가(문지혁)의말

장편소설이나소설집은저의특정한한시절을담은결과물이지만,어쩌면이책은온전한제역사일지도모르겠습니다.역사란수많은시간과언어,선택과행동이모인결과겠지요.책의제목을두고고민하다가‘당신이준것’을선택한이유는여기담긴모든글이결국누군가저에게준것들을오랫동안간직하고지켜보며기록한결과라는생각에이르렀기때문입니다.좋은것도나쁜것도,슬프거나기쁜것도,이해할수없는고통이나분에넘치는사랑도모두당신이준것입니다.시간과장소와언어와얼굴을바꾸어가며만난당신이지금의저와이작고모난세계를만들었습니다.그당신이되어주셔서고맙습니다.
-2025년겨울문지혁